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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월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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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배
작품등록일 :
2022.12.01 19:17
최근연재일 :
2024.07.04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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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77,983

작성
23.02.24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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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93. 강력한 마나를 상대하는 방법은

DUMMY

-쿵. 쿵. 쿵. 쿵.

머리 위 천장에서 빛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린다.

운이 좋았다.

잔해 속에서 몰래 빠져나와 아리나와 합류하려 했으나 벨라가 눈치채고 피렌의 앞을 가로막았지만, 다행스럽게도 지하로 가는 계단을 찾아내 몸을 던진 덕분에 그 자리에서 죽지는 않았다.

크람의 지하까지 벨라의 별이 뚫고 오기에는 약간의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에 피렌에게도 회피하는 데 있어서 조금의 여유가 더 주어졌다.

단점이라면.. 크람의 지하이기 때문에 넓게 이동하지 못해서 직선으로 달리는 것이 최대한 피할 방법이라는 점이다.

여기서 또 운이 좋았던 점은 피렌은 바람을 타고 이동할 수 있으므로 마나만 있다면 지치지 않고 날아갈 수 있었으며, 갑판을 부순 것 때문인지 벨라는 손에서 만들어내는 광선공격을 더는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운이 안 좋은 부분은···

“ 이런.. 어느새 여기까지 와버렸나. “

아리나와 합류하기도 전에 프렌첼이 만들어놓은 빛의 장벽에 의해 길이 막혀버렸다.

크람의 지하에 존재하는 수많은 통로 중 넓은 로비에 있었기에 망정이지 좁은 통로에서 길이 막혔더라면 손쉽게 죽었을 것이다.

“ 하필이면 이런 곳에서 갇히다니~ 너도 참 운이 없네~ “

아무래도 이곳에서 피렌과 벨라. 둘 중 하나는 죽어야만 끝날 것 같다.

지하로 들어온 것은 악수였나 싶기도 하지만 그 상황에서는 지하로 오는 것이 최선이었으며, 시간도 어느 정도 끌었으니 아군의 지원이 올지도 모른다고 판단했다.

“ 후··· 그건 너도 마찬가지 아닌가? 아무래도 여기서는 자유롭게 공격하기는 힘들 텐데. “

전신에 바람을 두르고 손에서는 마나를 모은다.

몇 달 전이었더라면 꿈도 꾸지 못했을 두 가지 사고를 동시에 해내면서도 어떻게 전투를 이끌어갈지 생각하고 있다.

“ 하하! 맞는 말이야.. 너네가 사는 땅이었다면 망설임 없이 파괴했겠지만.. 여기서는 난감하긴 하지. “

마치 어딘가에서 만들어낸 것처럼, 어느 순간부터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벨라의 손에는 크람의 사람들이 죽었을 때 떠올랐던 마나가 있었다.

저 마나로 무엇을 하려는 것일까..?

부활 콘솔은 이미 부숴버렸기에 사용할 수 없을 텐데..

그런데도 자꾸 불안한 기분이 들고 있다.

“ 그 마나로 무엇을 하려는 것이지? 부활이라도 시킬 셈인가? “

아니다.

불안함이 가시지 않는다.

“ 너네가 부숴놓고선 부활이라니? 뭐.. 안 부서졌어도 부활시킬 생각은 없지만 말이야..! “

벨라는 양손으로 마나를 쥐고 그대로 피렌을 향해 던진다.

그 순간 마나가 쪼개지며 아까까지 피렌이 피해왔던 빛과 똑같은 모습의 공격이 날아온다.

피렌은 이미 둘러두었던 바람 덕분에 이동하여 피하는 데 성공한다.

“ 설마··· 저 우주에 있는 빛들도.. “

“ 응? 아.. 그것들? 당연한 거 아냐? 저만한 마나를 어디서 구하겠어? “

순간 두려워졌다.

우주에서 빛나던 그 수많은 빛이 전부 누군가가 죽은 흔적이라면..

“ ···너는 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인 거지? “

벨라가 새로운 마나들을 손에 집어 든다.

“ 킼.. 너가 봤을 때 크람은 어때? 굉장히 넓은 것 같지 않아? “

머리 위에서 진동이 느껴진다.

아무래도 피렌이 시간을 끌던 것을 벨라 역시 이용하여 우주에서부터 빛을 불러온 모양이다.

“ 거대한 행성의 사람들을 전부 옮겨 담았으니까 굉장히 넓은 게 맞아! “

점점 이 로비에 잔해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자칫 잘못하면 천장이 무너지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한다.

“ 그런데.. 넓은 거에 비해서 사람이 없다고 느껴지지 않았니? “

벨라의 양쪽 입꼬리가 올라간다.

“ 그래.. 다 죽였어. 크람 인구 대부분을 다 잡아먹었지. “

“ ..정신 나갔군.. “

날아오는 빛들을 피하며 주위에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을 찾는다.

아리나는 분명 근처에 있을 텐데.. 불러올 방법이 없을까?

혹은.. 춘향이라도..

춘향이라..

“ 나약한 녀석들의 마나를 사용하는 것이 정신 나갔다니 큭큭.. 세상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거 아냐? “

-콰과과과!!!

결국, 빛들이 천장을 뚫고 피렌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아주 많은 숫자는 아니었지만, 벨라가 꾸준히 쏴대는 마나와 천장을 뚫고 피렌의 머리를 노려오는 빛을 동시에 피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웠다.

“ 수많은 사람을 죽이고 그 힘을 휘두르는 것이 얼마나 윤리적으로 어긋난 행동인지 모른다는 것인가? “

그 순간 벨라의 공격이 잠시 멈춘다.

벨라는 눈을 몇 번 깜빡이더니 아주 배를 부여잡고 웃기 시작했다.

“ 푸하하하하하!!!! 진짜 원시인이냐? 아하하하하하!! 정말.. 이런 녀석들한테 여기까지 몰렸다는 게 한심한 수준이야..! “

피렌을 바라보는 눈이 더욱더 매서워졌다.

“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아. 더 많이, 더 빠르게 마나를 모아서 강해지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어. 너희의 지구도 그런 멍청한 생각을 하고 있다면 우리가 아니더라도 금방 없어질 행성이야. “

지금까지 마나를 하나씩 분해해서 날렸다면, 이번엔 어떤 심적인 변화가 생긴 것인지 수많은 마나를 동시에 쪼개어 피렌에게 날리려 한다.

피렌은 자신의 손에 모인 마나의 양을 체크한다.

“ 우리는 그렇게 야만적인 방법을 사용하지 않아도 충분히 강해. 너희가 생각한 대로 호락호락 당하지 않을.. “

“ 아니. 무조건 멸망해. 우리가 그랬듯, 너네도 분명히 당할 거야. “

단호하게 말하는 벨라를 의아하게 바라보며 모아두었던 마나에서 바람을 한줄기 뽑아낸다.

피렌은 이 마법을 준비하기 위해 대화를 하며 시간을 끌었다.

벨라 역시 시간을 끌면 끌수록 우주에서 빛을 불러올 수 있으므로 피렌의 대화에 어울려 주었다.

그 대화의 주제가 점점 흥미로워지고 더욱더 듣고 싶었지만..

‘ 미안하군.. 더 오래 들어주고 싶은데.. 아직 다른 감각에 할애할 만큼 집중을 잘 못 해서 말이지.. ‘

“ 우리 크람의 늙은이들이 너희처럼 안일한 생각을 하고 있다가 행성을 통째로 빼앗겨버렸지. 우리는 그때를 가슴에 새기고 동족을 죽이며 마나를 먹어 힘을 키워냈다. “

벨라 역시 꾸준히 말을 하며 하나씩 하나씩 마나들을 활성화 시킨다.

그 모습을 보며 피렌은 뽑아냈던 바람을 땅에서부터 천장까지 아주 거대한 원을 그리며 돌린다.

바람이 지나가는 길이 푸르게 물들기 시작한다.

마나에 피렌이 원하는 생각과 상상을 담아 공기의 흐름에 맡겨 흘려보낸다.

“ 그런데 재밌는 건 말이지..? 처음에는 우리가 이상한 줄 알았는데.. 이미 이 우주는 모든 곳에서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더라고..? 그때 알았지.. 아.. 비정상적인 것은 인간을 잡아먹는 게 아닌, 나약한 채로 살아가는 것이구나 라고. “

피렌이 만들어낸 거대한 원, 바람으로 만든 마법진 안에서 공기의 흐름이 심상치 않게 흔들리기 시작한다.

머리가 아파져 오고 코피가 흐르고 있으며, 손을 들고 있을 힘이 나지 않는다.

당장이라도 주저앉아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었지만 피렌의 머릿속은 오직 마법진을 만들어내는 데에만 집중하고 있다.

“ 단지 너희는 나약하기 때문에 사냥당할 뿐인 거야. “

시간이 되었나 보다.

수많은 빛이 정면에서, 그리고 천장을 뚫으며 동시에 피렌에게 날아온다.

“ [바람이여] “

공기의 흐름이 만들어낸 길에 이미 수많은 마법을 담은 마나 들을 흘려보냈기에 긴말은 필요 없다.

피렌이 만들어낸 거대한 마법진이 더욱 빠르게 회전하고 그 안에서 수많은 바람의 화살이 정면에서 날아오는 모든 빛들을 각각 조준하고 날아간다.

빛의 마나와 바람의 마나가 서로 격돌하며 상쇄시키며 강력한 빛과 바람이 사방으로 튀고 있다.

그런데도 아주 조금씩 피렌 쪽으로 밀리는 것이 느껴진다.

“ 큿.. 조금만···.! “

눈으로 빛을 확인하고 마법진에서 화살을 쏘아낸다.

간혹 놓친 빛들이 피렌의 몸을 관통하고 지나가지만, 전혀 신경 쓸 틈이 없다.

일부의 빛을 제외하고 전부 쳐낸 피렌이 힘겹게 자리에 서 있다.

“ ···이걸 맞고도 버틸 줄 몰랐네. “

피렌의 입꼬리가 올라간다.

“ 하아.. 하아.. 너의.. 비밀을 알아버렸기 때문이지.. “

피렌이 봤을 때 벨라의 공격은 미묘하게 다른 점이 있었다.

손가락에서 나오는 광선공격은 논외라고 치고, 우주에서 날아와 꽂히는 공격은 매우 강력한 것에 비해 눈앞에서 날리는 마나는 피렌의 화살로도 상쇄시킬 수 있는 수준이었다.

“ 네 마나의 위력은.. 마나 자체의 힘에 우주에서부터 낙하하는 속도를 더한 공격이었어.. “

작은 돌이라도 높은 곳에서 떨어뜨리면 아주 위험한 무기가 된다.

벨라는 우주에 흘려보낸 마나를 한순간 목표로 한 지점을 향해 당겨 운동에너지가 최고점에 도달할 수 있도록 만들어 말 그대로 빛 자체를 때려 박는 공격이었다.

“ 그렇기 때문에.. 단순한 빛과 마나만으로도.. 이 단단한 땅이 부서질 수 있는.. 것이겠지.. “

팔크리아의 빛 광선과 벨라의 손에서 나왔던 광선들은 전부 땅을 녹였다.

하지만 지금 벨라가 쏘고 있는 공격들은 전부 땅을 파괴했다.

그 차이를 알아낸 피렌이 지하에서는 벨라의 위력이 줄어들 것이기에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다.

“ 흥. 그걸 알아서 뭐 어쩌라는 거지? 나에겐 아직 수많은 빛이 남아있어. “

피렌이 피가 흐르는 옆구리를 손으로 누르고 입에서 피를 토해내며 웃는다.

“ 나도 마찬가지야.. 이 거대한 마법진이 고작 그 정도의 힘만 가지고 있을 리가 없잖아..? “

피렌의 뒤에서 거대한 마법진이 마치 자신의 본모습은 사실 이것이 아니라는 것처럼 점점 더 빠르게 회전한다.

점점 더. 더. 더 빠르게 회전하며 확장한다.

“ 크윽······!! [돌풍이여]!!!!! “

-콰아아아아아아

점점 강해지는 돌풍이 우주에서 쏟아져 내려오는 빛까지 휘감아 버린다.

벨라의 표정이 점점 좋지 않다.

분명.. 이만한 마나는 예상하지 못했다.

지구인에게서.. 문명 레벨도, 지식도, 마나도 압도적으로 부족한 지구인이 어떻게..

“ 큭.. 이만한 에너지를.. 대체 언제 모은 거지···?! “

피렌의 한쪽 입꼬리가 올라간다.

다시 크람을 공격하기로 정했을 때 춘향이 던졌었던 마나를 그대로 사용했을 줄 꿈에도 모르겠지.

내가.. 니녀석과 똑같은 방법으로 마법을 사용했을줄은.. 정말 꿈에도 모를 것이다.


피렌의 돌풍은 점차 커지고 확장되더니 모든 것을 삼킬 듯 벨라를 휘감아 마나를 타고 우주로, 저 우주의 지구에 닿을 듯이 날아가 버린다.

‘ 아.. 나도 이제 끝인가.. ‘

피렌 역시 자신의 역량보다 너무나도 큰 마나를 소모하며 사용한 대규모 마법에 몸을 가누지 못하고 있었다.

억지로 버티고 있었지만.. 이대로 기절하는 순간 벨라처럼 날아가 버리겠지..

마나를 사용한 마법은 자신에게 피해를 주지 않겠지만, 공기의 흐름이라는 녀석은 전혀 다르다.

오직 그 마나를 타고 이동하며 바람을 일으키고 있을 뿐이었다.

점점 버틸 힘이 빠지고 한순간 돌풍에 빨려 들어가는 그때 누군가가 손을 잡는다.

“ 피렌!! 정신 차려!! “

“ ···라티안..?! “

피렌이 의식을 잃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한 라티안이 활짝 웃으며 바닥에 박아놓은 검을 온 힘을 다해 붙잡는다.

“ 이거 너가 한거지?!!!! 멈출 수 없어??!! 충분히 생각할 때까지 버텨볼게!!!! 그러니 정신 똑바로 차려!!! “

이 거대한 돌풍은 자신의 마나를 사용한 것이 아니다.

그렇기에 지금의 몸 상태로 자유롭게 멈추기에는 힘이 들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점점 바람이 옅어지며 떠올랐던 피렌의 몸이 점점 가라앉았다.

“ 헉.. 헉··· 헉···. 진짜 날아가는 줄 알았어···! 괜찮아 피렌?! “

이 거대한 돌풍을 한 손에는 피렌을 붙잡고, 한 손으로 검의 손잡이를 잡고 버텨내다니..

참 무식하지만 좋은 친구를 두었다.

“ 다 끝나니까 도와주러 오는··· “

나름 괜찮다는 의미를 담아 농담을 건네려던 그때, 라티안의 몸은 쌩쌩해 보였지만 옷이 찢어지고 타들어 갔으며, 피로 범벅이 되어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웃음이 나왔다.

“ 서로 고생이 많았네. “


작가의말

나도 고생이 많은데..

더 고생해야겠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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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115. 표류 23.03.18 260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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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95. 마지막 한 수 23.02.26 263 1 12쪽
98 94. 자신만의 영역 23.02.25 267 1 13쪽
» 93. 강력한 마나를 상대하는 방법은 23.02.24 265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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