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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커피일요일 님의 서재입니다.

잿빛 까마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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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일요일
작품등록일 :
2022.05.05 22:07
최근연재일 :
2022.11.0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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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0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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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잿빛 연옥

DUMMY

“게다가 제가 여기서 당신들을 그냥 무시하고 지 하루에 게로 안내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계속 망각하는 것 같습니다 몽상가 선생님?”


청년은 슬슬 인내심이 바닥나고 있었고, 슐츠가 그것을 모를 리가 없었다.


“청년, 자네는 몽상가들이 어떤 일을 행할 수 있는지 모르는 것 같네. 당장 자네가 우리의 말을 무시하고, 지 하루에게 데려다 주지 않는다. 선언했을 때 자네의 입에서 신음조차 흘릴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한 고통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하네, 자네가 경멸의 의미로 카산드리아를 다른 이름으로 불렀지만, 그녀가 왜 그런 이름으로 불렸는지 조금만 생각해 보면 자네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상상이 어느 정도 될 거야. 현실은 그것보다 더욱 참혹하겠지만 말이네.”


“날 겁주려는 겁니까?”


“겁주려고 노력한다 해서 겁이란 걸 줄 수 있다면 그렇겠지. 자네는 겁먹었는가?”


청년은 카산드리아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이전에는 그렇게 보이지 않았지만 카산드리아의 아름다운 외형 저너머에 숨겨있는 잔인함이 등골을 타고 내려와 심장 언저리에 안착하는 듯했다.


“아.. 아니요. 제가 왜 그렇겠습니까?”


“그렇지? 솔직하게 말해줘서 고맙네, 답례로 자네가 이해할 수 있게 붉은 에테르가 어떻게 생성되는지 알려주겠네. 그리고 혹시 어떻게 생성되는지 알려줬다고 어떻게 소멸하는지는 묻지 말게 나도 모르니.”


청년은 떨고 있는 육체를 어떻게든 안정시키려 노력하면서 고갯짓했다.


“붉은 에테르는 죄악, 그 잿가루에 달러부터 형성되네, 자연상태에서는 쉽게 붉은 에테르가 발견되지 않는 이유가, 아무리 타락한 세상이라 하더라도 잿가루로써, 그것이 물질 상태로 나타날 정도로 많은 죄악이 나타나는 건 흔하지 않기 때문이네! 사실 없다고 봐도 무방하지. 하지만 자네도 그 정돈 알 거야. 지금 이 지구에는, 이 세계에는 너무나 많은 죄악이 퍼져있고, 잿가루가 없는 곳이 없다는 것을!”


슐츠는 열변을 토해냈지만 거짓말이었다.


붉은 에테르는 필멸 자의 감정에 반응해 나타난다.


청년은 소리치며 말하는 슐츠에 압도되었지만 그래도 의심하는 자세는 잃지 않았다.


“그럼 죄악이 가득하다면 여기에서도 붉은 에테르를 만들어 낼 수 있겠네요?”


“그럼 가능하지.”


슐츠는 당연하다는 듯이 기만했다.


“그럼 만들어 보여주십쇼.”


청년은 슐츠에게 그렇게 말했지만, 슐츠는 청년의 말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만들 수야 있겠지만, 이 광장을 중심으로 이 일대가 소멸할 거야. 그걸 원하는가?”


“그럼 그게 실제 한지 어떤지 못 보여준다는 말입니까?”


“뭐.. 이 정도로 자네를 이해시키지 못했다면 카산드리아의 방식대로 지 하루에게 안내를 ‘요청’ 할 수도 있겠지.”


슐츠는 진심으로 안타깝다는 말투로 청년에게 말했다.


“알겠어요. 알겠어요. 살벌하게 그러지 마세요.”


청년은 그렇게 말하며 숨을 돌렸다.


“파비안, 당신이 지 하루의 친구라는 건 잘 알겠습니다. 그럼 남은 건 저 꼬맹이겠네요.”


세르쥬는 청년의 말에 얼굴에 말 그대로 의문을 띄웠다.


“저요?”


“그래 너요. 넌 왜 왔니?”


청년은 세르쥬에게 편히 말했다.


“전 이 어른들한테 길을 안내 해 주는 김에 , 지 하루라는 사람의 면상이 어떻게 생겼는지 확인하려 왔죠.”


“뭐?”


“이분들이 그렇게 안 보이겠지만 이곳까지 오는 데 길을 좀 잘 잃거든요. 중앙제국의 지리를 잘 아는건 저밖에 없어서요.”


세르쥬는 청년이 내뱉는 의성어 이후에 바로 치고 들어가 말했다.


“하지만 방금 안젤리 신부가 이곳까지 오는데 니콜라이 신부에게 가르쳐 주어서 왔다고 했잖아?”


청년은 레이븐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그건 이 멍청한 미궁 길을 알려줬다는 말이잖아요. 저는 타지에서 헤센부르크 까지 오는 길을 안내해 줬다는 이야기고요.”


“멍청한 미궁?”


청년은 재빠르게 치고 들어오는 세르쥬의 말 중 거슬리는 것에 딴죽을 걸었다.


“네 멍청한 미궁이요. 한심하고, 복잡하고, 쓸데없고, 비상식적이고, 낭비적이고, 따분하고..”


“그만..”


슐츠는 미궁을 비하하는 단어들을 열거하는 세르쥬를 제지했다.


“저 꼬맹이는 도대체 뭡니까?”


청년은 누군가가 설명해 주길 바랐다.


“저 아이는 원래 저래요. 당신이 신경 쓸 정도로 주의할 인물이 되진 못할 거에요. 파비안의 먼 친척인데, 상단에서 일하는.. 수단 좋은 아이죠.”


레이븐은 불쌍하게 바닥에 엎드러진 상태로 청년에게 말했다.


레이븐은 죄악으로 만신창이가 된 육체를 고통스럽게 움직이면서 조금씩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런 레이븐을 본 슐츠는 그를 부축해 일으켰다.


“고마워요. 수··· 음험! 파비안.”


그는 하마터면 슐츠의 이름을 그대로 부를 뻔했다.


하지만 그는 바로 그것이 의성어 인척 했고, 바로 파비안으로 고쳐 불렀다.


분명 레이븐이 한 그 말들은 부자연스럽지만, 청년은 문제 삼지 않았다.


“세르쥬 라고 했나? 어디 출신이지?”


“부모님은 본 적 없어서 모르고 어릴 때부터 길거리에서 작게 장사 하면서 살았어요. 이곳저곳을 오고 다니면서 행상 일을 한 거죠. 그래서 어디 출신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네요.”


“그럼 주로 어디서 활동했는데?”


“서부 제국이랑 중앙제국이요. 북부 왕국은 통행로가 그리 깔끔하지가 않아서 다니기가 꺼려지거든요.”


청년은 그 말이 뭔가 모순을 찾은 것인지 눈썹을 치켜뜨고는 세르쥬 에게 다가갔다.


“통행로가 깔끔 하지 않아서 북부왕국을 잘 안 가는데, 서부 제국은 자주 다닌다? 사막지역이 넌 편했나 봐?”


“저기 아저씨. 행상 인의 고충을 몰라서 그러는 거 같은데요. 아저씨는 여기 이 헤센부르크 말고 북부 왕국에 필립 상단 지부나 아니면 다른 어떤 상단이 있는 걸 본적이 있나요?”


“음.. 그건 별로 관심이 없어서 잘 모르겠는데?”


청년은 잠시 고민하더니 자신 없는 목소리로 세르쥬에게 말했다.


“내가 말하는 통행로가 깔끔하지 않다는 말은 그런 것도 다 일괄해서 말하는 거에요. 북부 왕국에 왜 상단 이 별로 없겠어요? 무역 하는 데에 있어서 건수가 적거나 번거롭다는 이야기고, 그러면 왜 무역이 드문드문하겠어요?”


“왜지?”


“북부왕국은 헤센부르크로 도착하기 전에 산을 지나고, 늪을 지나야 하기 때문이에요! 알겠어요? 거긴 야생동물도 많고, 운이 정말 나쁘면 산적들한테 걸려서 죽을 수도 있죠. 그런데 내가 왜 북부 왕국으로 가겠어요?”


세르쥬의 대답에 부끄러워진 청년은 다시 입을 열었다.


“그건 중앙 제국도 마찬가지 아닌가? 분명 중앙제국의 수도로 들어가려면 산맥을 타야 하잖아.”


“뭘 모르는 소리 하시네요. 중앙제국에는 미케니움을 가로지르는 통행로가 만들어진 지 30년이 지났어요. 이미 마을 하나가 그 통행로 사이에 만들어졌다고요. 당신은 흑색 성당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죠? 그 통행로에 만들어졌다는 마을 주변에 있는 가파른 절벽 위에 있어요.”


“니콜라이 이 말이 사실이요?”


레이븐은 청년에게 말할 것도 없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청년은 세르쥬를 바라보며 더 뭔가 꼬투리 잡을 만한 것이 없나 생각하고 있었고, 슐츠는 그런 청년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이정도 하면 되지 않나 젊은이? 이제 좀 가자고, 내 오랜 친구 얼굴 만나는 게 이렇게 어려워서야..”


청년은 슐츠가 그렇게 다그치자 손을 내밀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알았어요. 그전에 하나만 더 물어보죠.”



청년은 집게손가락을 펴 보이며 말했다.


“뭔데요?”


먼저 세르쥬가 청년에게 그 물을 것이 무엇인지 물었다.


“뭔가?”


슐츠는 빨리 물어보지 않는 청년에게 다시 물어보았다.


“뭡니까?”


레이븐은 질문하지 않고, 쓸데없이 시간만 버리고 있는 청년에게 마지막으로 물어보았다.


카산드리아는 따분하다는 듯이 돌 바닥 위에 앉아 딴청을 피우고 있었다.


“그럼 세르쥬! 넌 어떻게 이 사람들을 전부 이끌고 헤센부르크로 온 거지? 중앙제국에 는 별로 오지 않았다고 네가 말했잖아? 근데 어떻게 길을 잘 아는 거야?”


“오.. 이런.. 아저씨, 방금 내가 한 그 말 때문에 중앙제국에 한 번도 발을 딛은 적이 없다고 생각하는 거군요? 뭐.. 그런 사람도 있는 거겠죠. 세상은 넓으니까··· 중앙제국이 꺼려진다고 말은 했지만, 비교적으로 적게 중앙제국을 다녔다는 말이지 완전히 중앙제국을 한 번도 가본 적 없다는 말이 아니에요. 그 두 말의 차이를 당신을 알까요?”


청년은 세르쥬의 말을 듣고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그래.. 다 잘 알겠습니다. 제가 먼저 지 하루 선생께 가서 여러분의 방문 사실을 알릴게요. 근데 그전에.. 저 뼈랑 피 웅덩이 여러분이 왔을 때도 있었나요?”


청년이 슐츠 일행에게 묻자 일제히 뼈 무더기와 웅덩이가 고여있는 바닥을 바라보았다.


“슐츠라는 몽상가의 뼈와 피다.”


카산드리아 는 그렇게 말했다.


방금까지 아무런 말없이 가만히 앉아 있던 카산드리아의 말이었기에 청년은 의외라는 듯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당신이 죽인 건가요?”


“응.”


청년의 물음에 카산드리아는 간단히 대답했다.


청년이 물어보긴 했지만, 농담 반의 질문이었지만 그대로 대답하는 카산드리아의 대답에 청년은 혼란스러웠다.


“아하.. 알겠습니다. 전 선생님께 가 볼게요.”


“같이 가. 뭘 왔다갔다 번거롭게 그러냐.”


“선생께서 그렇게 해 달라고 하셔서요.”


“난 그렇게 하고 싶지 않은걸?”


청년은 대놓고 반발하는 카산드리아의 태도에 황당했다.


‘카산드리아! 갑자기 왜 이러는 건가? 지 하루 에게 가는데 얼마 남지 않았는데 다 망칠 셈인가?’


슐츠는 카산드리아의 갑작스러운 언행에 대해 걱정이 되어 에테르를 통해 카산드리아와 이야기했다.


‘몽상가 양반, 지금 따라가지 않으면, 지 하루가 우리에게서 도망칠 수 있다는 거 모르는 거야? 저 청년은 당장 우리에게서 도망가고자 한다고, 지금 우리에게서 저 청년 벗어나면 지 하루마저 놓치는 거라고.’


슐츠는 한숨을 깊게 쉬고는 광장을 한번 둘러보았다.


비밀 통로의 중간지점이 되는 이곳에서는 그들의 머리 위로 죄악이 흘러 지상으로 빠져나가고 있었다.


***


슐츠와 슐츠 일행은 청년이 지 하루를 찾아 나섰을 때 뒤를 밟아 직접 지 하루를 만나기로 했다.


청년은 카산드리아의 말에도 거절한 후 홀로 지 하루를 만나러 갔지만, 그의 발걸음에 맞추어 저만치 떨어져 따라왔다.


청년이 그들을 발견하지 못하게끔 카산드리아와 슐츠는 신비를 통해 공간을 왜곡하여, 자신들의 모습을 부연 안개처럼 보이게끔 했고, 청년은 두 눈으로 슐츠와 일행이 따라온 다는 것을 봤지만 동시에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청년은 복도를 지나 지나쳐온 많은 수많은 방문과 별다르지 않은 문을 열었다. 그리고 가만히 서 있었다.


슐츠는 그대로 청년을 밀치고 지하구를 급습할 까 했지만, 어딘가 청년의 모습이 이상했다.


방 저 안에서부터 흰 광원들이 일렁이며 방 밖으로 삐져나오는 것 같았고, 슐츠는 그것이 지 하루의 신비라는 것을 알았다.


“엎드려!”



슐츠는 곧바로 그렇게 외치며 가만히 서 있는 세르쥬에게 몸을 던져 가며 세르쥬를 넘어뜨렸다.

백색광원 디테일 적은 버젼.png

바로 다음 순간 백색의 광선이 일직선으로 나오더니 청년의 몸을 가로로 베었다.


청년은 자신의 상반신이 잘려 회백색의 돌 바닥 위에 그 하반신과 상반신의 놓임이 따로 되었다. 그 순간에도 청년은 스스로의 죽음을 실감하지 못했다.


본능적으로 에테르를 모은 슐츠는 청각이 예민해 져 있었고, 방안에서부터 들리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동생아, 넌 어떻게 제대로 하는 일이 없니?”


방 저 안에서 나오는 목소리는 분명 지 하루의 목소리였다. 슐츠는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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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50. 정화 22.10.22 35 0 13쪽
49 49. 번제 22.10.21 38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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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47. 종말의 서막 22.10.17 24 0 12쪽
46 46. 몽상가들 22.10.14 26 0 12쪽
45 45. 몽상가들 22.10.12 23 0 12쪽
44 44. '지 하루' 라는 몽상가 22.10.10 25 0 13쪽
43 43. 재회 22.10.07 21 0 11쪽
42 42. 창조자 데미우르고스 22.10.05 30 0 11쪽
41 41. 안개속 표류 22.10.03 19 0 11쪽
40 40. 안개속 표류 22.09.30 25 0 12쪽
39 39. 안개속 표류 22.09.28 27 0 11쪽
38 38. 별세 22.09.26 23 0 10쪽
37 37. 흑색신전 22.09.23 27 0 11쪽
36 36. 귀향 22.09.21 25 0 11쪽
35 35. 카산드리아 22.09.19 23 0 11쪽
34 34. 안개속의 마녀 +1 22.09.16 27 0 11쪽
33 33. 불멸 +1 22.09.14 24 0 11쪽
32 32. 잿빛 까마귀 22.09.12 26 0 11쪽
31 31. 잿빛 까마귀 +1 22.09.09 30 0 11쪽
30 30. 정의의 유보 22.09.07 24 0 11쪽
29 29. 푸른빛의 몽상가 22.09.05 26 0 11쪽
28 28. 만월과 메데스비홀스작센 +1 22.09.02 36 0 10쪽
27 27. 푸른밤의 수난 +1 22.08.31 28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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