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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커피일요일 님의 서재입니다.

잿빛 까마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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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일요일
작품등록일 :
2022.05.05 22:07
최근연재일 :
2022.11.0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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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0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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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만월과 메데스비홀스작센

DUMMY

"나는 지금부터 파우스트를 구하러 갈 거야. 미리 말해두지만 널 신경 써줄 여력이 없어."


"걱정 마세요. 제겐 이 활 이 있거든요."


스벤은 지금까지 자신이 애용해 온 활을 보이면서 말했다.


스벤은 마을에 맹수가 들어올 때마다 그 맹수를 죽이거나 쫓은 적이 빈번했다. 훌륭한 사냥꾼 까지는 아니어도 그럭저럭 솜씨가 괜찮은 사냥꾼이라고 불러줄 수 있는 실력의 소유자였다.


"그래도 위험해지면 맞서 싸우지 말고 최대한 도망치려고 노력해 알겠지? 한번 잡히면 너도 나도 끝장이야."


"당연하죠. 그리고 제가 봤는데 저놈들은 이곳 지리를 잘 알지 못해요. 그래서 저만 아는 숲길을 통해서 가면 큰 어려움 없이 촌장님께 갈 수 있을 거예요."


슐츠는 원래라면 스벤의 도움을 거절하고 스스로 파우스트 에게로 향하는 길을 찾았겠지만, 붉은 에테르에 의한 후유증으로 당장에는 에테르의 힘을 빌릴 수 없었다.


"그것 참 잘됐구나. 길을 인도해 주렴."


"바짝 붙어서 따라와요. 풀숲에도 몇몇이 주변을 경계하며 서 있더라고요."


스벤은 왼손에 들린 활을 다시 등에 고쳐 메고는 슐츠의 앞을 지나갔다.


슐츠는 그런 스벤의 발걸음을 뒤쫓아 갔다.


보름에 걸맞게 완벽한 원의 형태를 띠고 있는 달은 그들에게 푸른빛을 보내고 있었다.


***


"그 몽상가가 어디로 갔는지 말해!"


리워야딘은 파우스트에게 발길질했다.


밧줄을 잡고 있는 손의 힘을 조절해 튕겨져 나갈 때 느슨하게 해 파우스트가 땅 위를 뒹굴게 했고, 다시 밧줄을 잡아당겨 이리저리 움직이게 했다.


파우스트의 흰 수염이 찢어진 얼굴 상처에서부터 흐른 혈액에 의해 축축해져 얼굴에 붙어있었다.


파우스트는 고개를 들더니 덜덜 떨리는 손으로 가까이 오라는 식으로 손짓했다.


"이제 말할 생각이 들었나 보지?"


리워야딘은 밧줄을 잡아끌더니 자신의 정면을 대면하게 했다.


파우스트는 리워야딘의 얼굴을 보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충분히 시간을 두는 느긋한 동작이었다.


"카악.. 퉤!"


리워야딘의 안면에 피와 가래가 섞인 노인의 침이 그 점성에 의해서 천천히 늘어나며 밑으로 흘렀다.


리워야딘은 최대한 입을 다물어 더러운 것이 최대한 들어오지 못하게 한 체로 자신의 말로 돌아와 손수건을 찾아 얼굴을 닦았다.


"헤헤헤.."


파우스트는 기력 없는 몸을 축 늘어뜨린 채로 만족스럽다는 듯이 비웃었다.


"아씨!"


손수건 전체를 더럽혀도 냄새가 가시지 않은 리워야딘은 물통을 꺼내 얼굴에 부어 흐르는 물에 얼굴을 씻었다.


"왜 북부 놈들의 말을 믿어서는 안 된다고 다들 말하는지 알겠구먼! 저놈들은 혓바닥 부터 썩어있어 악취를 내뿜는 게 방금 증명되었다."


"마음에 들어?"


파우스트는 씩 웃어 보였다.


"그럼 기대 이상이야."


리워야딘은 그렇게 대답하면서 주먹을 들었다.


파우스트의 안면을 박살 낼 준비를 모두 마친 리워야딘의 주먹은 주춤했다.


"응?"


리워야딘이 이상한 기척을 느꼈기 때문이다.


방금까지만 하더라도 바로 옆의 풀숲 속에 서있던 병사 두 명이 안 보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풀숲을 거닐고 있는 병사가 10명은 족히 되어 보였기 때문에 만약 공격이라도 당해 사라졌다면 그들이 눈치채지 못했을 리가 없다. 잠시 고민하는 듯하더니 기분 탓으로 돌렸다.


"재수 없는 날이구만."


리워야딘은 주먹을 거두고는 리워야딘의 옆을 지키고 있던 병사에게 파우스트를 결박한 밧줄을 건넸다.


"놓치면 오늘 죽은 야만인들과 하데스의 길동무가 될 거다."


병사는 리워야딘의 말에 자세를 바로 잡으며 밧줄을 더욱 꽉 쥐었다.


리워야딘은 파우스트를 뒤로 하고 슐츠의 타다 만 주택 안으로 들어갔다. 거실에는 석판을 열려고 병사 다섯이 덤벼들어 망치를 석판을 향해 내려치고 있다.


리워야딘이 가까이 오자 병사들은 일제히 하던 일을 멈추고 자리를 뒤로 비켜주었다.


"람세스 거긴 괜찮나?"


리워야딘은 석판 안에 갇혀있을 람세스에게 들릴 수 있도록 복식호흡으로 단련된 발성으로 말했다.


"새로운 건 없네 리워야딘. 파우스트는 뭐라 입을 열던가?"


돌판 저 아래에 갇혀있는 람세스는 따분하다는 듯이 대답했다.


리워야딘과는 다르게 람세스는 평소 목소리로 이야기 말해 목소리가 매우 작게 들렸다.


"아니.. 유감스럽게도 아무 말도 안 해."


리워야딘의 대답에 잠시 침묵이 감돌았다.


"그럼 여기서 뭐 하는 건가? 수색을 해서 찾아내든 아니면 더 쥐어짜든 해야지? 아니면 너도 도와서 이 석판을 깨부수든가."


목소리가 작아 놓친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 때쯤 람세스의 목소리가 들렸다.


"좋은 의견이야 람세스."


리워야딘은 뒷걸음치며 석판으로부터 멀어졌다.


병사들은 리워야딘의 곤란한 표정을 바라보며 어찌해야 될지 몰라 가만히 서 있었다.


"뭐해? 다들 하던 거 마저해."


리워야딘이 명령하자 그제야 병사들은 망치를 들고는 다시 석판을 향해 내려치기 시작했다.


"아오..."


리워야딘은 복잡한 머릿속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몽상가가 람세스의 정체를 알아채긴 했지만 별로 신경 쓰지 않아도 될 인물이 아닐까 생각했다.


왜냐하면 메데스비 홀스작센 같은 산골마을에 주거하는 몽상가라면 분명 도시에서 밀려났거나 죄를 지어 명예가 실추된 몽상가 일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만약.. 아주 만약.."


슐츠가 은퇴한 명성이 자자한 몽상가 일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영향력 있는 몽상가도 도시에서 노년을 보낼 것 같지 이런 아무것도 없는 작은 마을에서 있진 않을 것이다.


"그래."


리워야딘은 그 희박한 가능성을 배제시켰다.


그가 누군진 몰라도 분명 앞길에 장애물이 될만한 인물은 아닐 것이다.


리워야딘은 천천히 걸어와 파우스트를 결박한 밧줄을 건네준 병사에게서부터 밧줄을 다시 건네받았다.


"별말 없었나?"


"예. 딱히 없었습니다."


"그래..."


리워야딘은 아까부터 이상하게 불편했다.


어딘가 모르게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았다.


몽상가 때문인가? 물론 그럴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미지의 영역에 의한 불안함이지 지금같이 당장에도 일어나는 일을 알지 못하는 것 같은 낌새는 아니었다.


리워야딘은 주변을 둘러봤다.


"아."


그러자 이상한 점을 포착할 수 있었다.


풀숲을 거닐고 있는 병사가 확실히 줄어든 것이다!


열명 언저리였던 병사들이 이젠 다섯 명도 안보였다.


"모두 집합!"


리워야딘이 크게 소리치자 그것에 맞추어서 풀숲에서부터 화살이 날아왔다.


화살은 리워야딘이 밧줄을 쥐고 있는 팔을 명중시켰고, 리워야딘은 그로 인해 밧줄을 잠깐 놓쳤다.


파우스트는 아까부터 그 낌새를 눈치채고 있었기 때문에 전속력으로 풀숲으로 뛰어 들어갔다.


"뭐해! 잡아!"


리워야딘은 그의 주변으로 집합해오는 병사들을 향해 외쳤다.


그러자 병사들은 파우스트를 잡으려고 달려들었다.


파우스트는 두 손이 묶여 있었기 때문에 움직임이 불편했다. 그 점을 이용해서 병사들은 파우스트에 묶여있는 밧줄을 쥐었고 그러자 감쪽같이 사라졌다.


다른 병사들도 따라서 밧줄을 쥐었는데 그럴 때마다 그 병사 들은 푸른빛을 남기며 원래부터 없었다는 듯이 사라졌다.


"으아악!"


사라진 병사들은 공중에 다시 나타나더니 땅으로 곤두박질쳐졌다.


병사들은 밧줄을 잡지 않고 이번에는 파우스트의 몸을 자신의 몸으로 덮치려고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풀숲 어딘가에서 화살이 날아왔고, 파우스트를 덮치려던 병사의 관자놀이와 반대쪽 관자놀이가 화살에 꿰어졌다.


"한꺼번에 덮쳐!"


리워야딘은 병사들이 하나하나 화살에 쓰러지자 명령했다.


병사들은 옆에 나란히 달리는 병사들과 함께 파우스트와의 거리가 좁혀졌다. 그러자 방금 전까지는 없던 은발의 중년 남성이 나타나더니 푸른빛을 내며 그 주변 일대의 병사들과 함께 사라졌다.


병사들은 다시 공중에서 나타났는데 이번에는 리워야딘을 향해 발사되듯이 비스듬히 땅으로 추락했다.


리워야딘은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병사들을 몸을 던져가며 피했다. 그탓에 리워야딘은 파우스트가 어디로 도망쳤는지 놓치고 말았다.


"무능한 놈들!"


리워야딘은 땅바닥에 누워있어 기절해 있는 병사들을 발로 걷어차며 말했다.


"이 숲 주변 일대를 수색한다! 포위망을 구축하고 저들을 잡아!"


리워야딘은 제정신을 유지하고 있는 병사들에게 명령했다.


하지만 스벤에게는 병사들의 추적이 마치 장님과의 술래잡기처럼 느껴졌다.


병사들은 메데스 비 홀스 작센의 지형을 전혀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낭떠러지에 떨어지기도 했고 숨기 딱 좋은 장소도 스벤은 자신의 안방처럼 속속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병사들은 코앞에서 슐츠 일행을 지나쳐가기 일수였다.


하지만 병사들도 그냥 당해줄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수적 우세를 이용해 점점 좁혀오는 원형을 이루며 그들을 안쪽으로 조여왔다.


"스벤. 잠시 숨어 있을 공간이 필요해."


"왜요? 더 이상 못 달리겠나요?"


"아니 이대로라면 우리가 잡힐 거야. 나한테 다 방법이 있어. 잠깐. 한 1분 정도 몸을 숨길수 있는 곳으로 가야 돼."


스벤은 머릿속에 숲의 지리를 펼쳐보았다. 그러고는 주변을 둘러보더니 슐츠의 손을 잡고 이글 었다.


"이쪽이에요."


슐츠는 파우스트 의 등을 떠밀으며 스벤의 걸음에 맞추어 따라갔다.


스벤이 이끈 곳에는 언덕 위에 자라 있는 나무가 있었고, 그 나무의 뿌리 밑에는 뚫려있는 공간이 있었다.


"저기로 들어가요."


"다 같이 들어와야 돼."


한 명이 들어가기에는 충분했지만 세명이 모두 들어가기에는 썩 넓어 보이지는 않았다.


"하.. 뭐 어찌어찌 몸을 구겨서 들어가면 될 거예요."


스벤은 그렇게 말하며 파우스트를 먼저 구덩이 안으로 들어가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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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40. 안개속 표류 22.09.30 25 0 12쪽
39 39. 안개속 표류 22.09.28 26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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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30. 정의의 유보 22.09.07 23 0 11쪽
29 29. 푸른빛의 몽상가 22.09.05 26 0 11쪽
» 28. 만월과 메데스비홀스작센 +1 22.09.02 36 0 10쪽
27 27. 푸른밤의 수난 +1 22.08.31 28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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