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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별곡 인생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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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Hi에나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3
최근연재일 :
2024.07.26 08:00
연재수 :
45 회
조회수 :
2,186
추천수 :
132
글자수 :
182,741

작성
24.07.26 08:00
조회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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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9쪽

45화. 외계침공(4)

DUMMY

“선영아!”


그 안에는 선영이가 외계인들을 갈기갈기 찢어 버리고 있었다.


외계인 것으로 예상하는 잔해들과 피로 추측되는 초록색의 끈적한 액체가 사방 천지에 튀어 난장판을 이루고 있었다.


가만히 보니 선영이의 눈깔이 돌아가 있었다.


“제발, 데려가 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놈들이 날 이곳으로 데려 온 이유가 이거였다.


그들은 우리나라 말로 정중히 부탁하고 있었다.


“지금 쟤 데리고 가면 또 지구에 쳐들어 올거잖아. 여기서 아예 네놈들 씨를 말려 버리자.”


“지구별에 다시는 오지 않겠습니다. 지구에는 스트롱맨들이 너무 많습니다. 우리의 피해가 큽니다.”


“그럼, 각서라도 쓰던가.”


내가 일러 주는 대로 다시는 지구를 침공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썼다.


“너희 이 각서 어기고 또 쳐들어오면 그땐 우리가 너희 별로 찾아갈 거야. 명심해!”


“네, 알겠습니다.”


심지어 그들은 울먹거리기까지 했다.


“그래도 보험은 들어놔야지. 여기다 너희 집 주소 찍어.”


내가 내민 전화기에 놈들이 떨리는 손으로 메모를 하고 있었다.


“너 이거 맞나 안 맞나 나중에 확인해 볼 거야.”


내 엄포에 놈들은 더 겁에 질린 표정을 하고 있었다.


“쟤 데려가기 전에 뭐 하냐만 물어 보자. 지구에는 왜 쳐들어 온 거냐?”


놈들 말에 따르면, 그들이 사는 별은 인구 과밀화로 인해 더는 살 수 없는 별이 되어 버렸다.


검색하던 중 수억 광년 떨어진 곳에 지구라는 살기 좋은 별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수많은 회의 끝에 그들은 이 지구에 정착하기로 마음먹었다.


일차로 운석에 괴물들을 숨겨 보내 자질구레한 것들과 자기네가 살기 좋은 지형들로 바꿔 버리고, 이차로 본진이 들어와 지구인들을 몰살시킬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야, 이 새끼들아. 사정해도 모자랄 판에 전부 죽일 생각을 해! 나 갑자기 화가 나는데, 나 그냥 갈래.”


돌아서는 나를 보고는 놀란 놈들이 내 바짓가랑이를 붙들고 늘어지기 시작했다.


“이거 놔! 바지 찢어져.”


이 끈적거림이 정말 싫었다.


“저 밖에서 날아다니는 양반 보이지. 이것도 너희 작품이냐?”


“사실, 저 분이 드신 건 파워스톤이라고 저희도 어렵게 구한 건데. 실수로 그만 괴물이 먹어 버리는 바람에 그렇게 됐습니다.”


어렵게 구했다는 그 말이 참 슬프게 다가왔다.


“하나 더 꼬불쳐 둔 건 없고? 뒤져서 나오면 진짜 나한테 뒤진다.”


내 협박에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거로 봐서는 거짓말은 아닌 거 같았다. 그래서 난 더 슬펐다.


“한동안 몸이 안 움직이던데 그건 어떻게 된 거야?”


“파워스톤과 연결된 스위치가 있는데, 저희가 지구를 침공하는데 방해가 될 게 분명하기에 전원을 내려 버렸습니다.”


“다시 움직인 건?”


“저분이 우주선에 돌을 던지는 바람에 전원이 다시 들어왔습니다.”


“이런 멍청이들. 그걸 잘 지켰어야지!”


놈들은 내말 뜻을 이해하지 못 했다.


“그럼, 전원 스위치는 어디 있어?”


그들이 가리킨 곳을 보니 망가져 있었다.


“저거 고치는 기술자 있을 거 아니야.”


“방금 저분이 찢어 버리셨습니다.”


“저거 다른 사람은 못 고쳐?”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저 파워스톤인가 뭔가 하는 거 유통기한 같은 건 없냐?”


“없습니다. 무한대입니다. 쓰면 쓸수록 더 업그레이드됩니다.”


그들의 말을 듣고 나니 오늘따라 해맑게 외계인들을 찢고 있는 선영이가 더 원망스러웠다.


놈들과 이야기를 하는 동안 우주선이 입는 피해는 더 커져만 갔다.


지금 이 상태대로 더 진행된다면 우주선이 추락할 것이고 그럼 지구에 더 큰 피해가 있을 게 자명했다.


난 서둘러 선영이를 불렀지만, 이미 눈깔이 돌아 날뛰는 선영이는 통제 불능이었다.


난 날뛰고 있는 선영이에게 다가가 와락 안아 버렸다.


선영이를 안는 과정에서 내 몸도 갈기갈기 찢어질뻔 했다.


“현태야..”


겨우 정신을 차린 선영이가 그제서야 나를 알아봤다.


“할 일 다 했으면 그만 가자.”


우리는 그들이 내어 준 작은 우주선을 타고 아래로 내려갔다.


큰 우주선을 벗어나자 와하고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우리가 땅에 도착하자 땅에 있던 외계인들과 얼마 남지 않은 작은 우주선들이 큰 우주선으로 돌아가고, 큰 우주선 역시 우리의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사람들이 기쁨에 차 모두 만세를 불렀다.


이제 모든 위험은 사라진 듯 보였다. 하지만, 예상에도 없던 위험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는 하루 빨리 제자리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했다.


“회장님, 진짜 괜찮으시겠어요?”


“또 모으면 되니까 걱정할 필요 없다. 시간은 충분해.”


남을 위해 십 원 한 장 내놓지 않던 할아버지가 그동안 뭘 깨달으신 것인지 가지고 있던 전 재산을 선뜻 내놓으셨다.


3년 뒤 나에게 물려 주기로 한 건 어디로 간건지.


할아버지 덕에 우리나라는 남들보다 빠르게 일상을 회복할 수 있었다.


“형님들, 이왕 이렇게 된 거 우리 다시 시작합시다.”


사부들을 모아 놓고 이 말을 하는 희망에 찬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는 나는 더 절망에 빠졌다.


‘내가 죽기 전에 저 양반의 재산을 물려받을 순 있는 건지?’


시간이 지날수록 할아버지의 모습이 더 젊어졌다.


한편, 제자리로 돌아간 VIP 역시 실각한 내각을 빠르게 구성하고, 사라진 이들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선거를 치렀다.


정치인이라는 것들의 종특인지 언제 그랬냐는 듯, 서로를 깎아내리기 위해 혈안이 되어 으르렁거리기에 바빴다.


관심도 없거니와 간섭하기 싫어 피하려 했지만, 육시랄 것들이 15세까지 선거권을 확 낮춰버렸다.


거기서 거기인 뻔한 후보들에 지키지도 못한 공약들이 참 우스워 보였다.


진짜 하기 싫었지만 나에게 주어진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최악보다는 차악을 선택했다.


“회장님도 공이 크신데, 이번에 출마하시지 그러셨어요.”


“현태, 너도 알아둬야 할 게 장사꾼과 정치는 엮여서 좋을 게 없다.”


‘그걸 잘 아는 인간이 정치권과 결탁해 하나뿐인 아들을 죽였는가?’


목구멍까지 넘어온 이 말을 겨우 되삼켰다.


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간 그때, 바람이 이상한 쪽으로 불고 있었다.


그동안 낭설로만 떠돌던 VIP의 비리가 도마 위에 오르락내리락하기 시작했다.


급기야는 촛불을 든 사람들이 하나둘, 거리로 나왔다.


작은 촛불은 금세 들불처럼 타올라 횃불이 되고, 거리를 가득 메웠다.


그곳에 모인 사람들은 VIP의 퇴진을 요구하고, 법의 심판을 받기를 원했다.


이유는 외계인들이 침공했을 때, 다른 나라의 지도자들처럼 나서지 않고 왜 숨어 있었냐는 것이다.


그들의 주장이 황당했지만, 어느 정도 이해는 갔다.


“그때 제가 그들과 같이 죽었어야 했나요?”


“그랬으면 지금처럼 이런 추악한 꼴은 당하지 않을 수도.”


“뭐라고요?!”


“농담일세. 농담. 너무 그렇게 역정 내지 말게. 무서워.”


답답했던지 할아버지를 찾아와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에 의논했다.


그러는 사이 인터넷에는 그를 조롱하는 콘텐츠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것 봐. 이거. 흉내 내는 게 자네와 똑같아.”


“아버지!”


VIP가 되기 전, 그는 아들을 잃은 할아버지, 아니, 오 회장을 그렇게 불렀다.


“너는 기분이 더럽겠지만, 오랜만에 그 소리를 들으니 기분은 좋구나. 옛날로 돌아간 거 같고.”


“여기서 제가 잘못되면 아버지도 좋을 게 없으시다는 걸 잘 아시잖아요!”


“지금 나를 협박하는 것이냐? 좀 진정하고 차차 방법을 찾아보자꾸나.”


누군가에서 온 메시지를 확인한 오 회장은 서둘러 그를 돌려보냈다.


“저놈도 그때 같이 처리했어야 했나!”


인사를 하고 자신의 방을 나가는 VIP를 보고 오 회장이 나지막이 읊조렸다.


방을 나오며 그의 말을 들었지만 애써 무시해 버렸다.


“들어오라고 해.”


VIP가 떠나고 한 사내가 회장실 문을 두드렸다.


“그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회장님!”


“그래. 용케도 살아 있었구만.”


90도로 인사를 하고 일어서는 사내의 정체는 다름아닌 국방부 장관이었다.


“녀석, 신경이 훨씬 날카로워졌어. 일은 잘 진행되어 가고 있겠지.”


“의원들을 만나 입을 다 맞춘 상태라 염려하지 않으셔도 되십니다. 회장님!”


“그래, 자네가 일 하나는 확실하게 처리하니 걱정을 하지 않네. 다만..”


오 회장은 목이 타는 듯 잔에 있던 위스키를 한모금 삼켰다.


“녀석을 끌어내리기 위해선 그럴만한 명분을 만들어야 하네. 무턱대고 끌어내리려 했다간 역풍을 맞을 수 있어.”


“잘 알고 있습니다. 회장님.”


“배우들 몇 명 섭외해 그럴듯한 분위기를 만들어서 선동 좀 해봐.”


“네, 알겠습니다. 회장님!”


“내가 왜 자네를 그 자리에 앉힐려고 하는 지 아나? 이 나라는 나약하기에 어떠한 상황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강인한 군 출신이 다스려야 하네.”


그는 회장의 말을 귀 기울여 경청하고 있었다.


“암튼, 이번 일만 성공한다면 내 확실히 자네를 밀어 줄테니까 어디 한번 잘 해봐.”


그는 오회장에게 거수경례를 한 뒤 방을 나갔다.


“현태야, 내방으로 좀 와 보거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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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5화. 외계침공(4) 24.07.26 7 0 9쪽
44 44화. 외계침공(3) 24.07.25 8 0 9쪽
43 43화. 외계침공(2) 24.07.24 10 0 9쪽
42 42화. 외계침공(1) 24.07.23 11 0 9쪽
41 41화. 외계침공 24.07.22 13 0 9쪽
40 40화. 24.07.19 13 0 9쪽
39 39화. +2 24.06.14 22 2 9쪽
38 38화. +2 24.06.13 14 2 9쪽
37 37화. +2 24.06.12 18 2 9쪽
36 36화. +2 24.06.11 11 2 9쪽
35 35화. +6 24.06.10 21 3 9쪽
34 34화. +4 24.06.06 26 4 9쪽
33 33화. +4 24.06.05 28 2 9쪽
32 32화. +2 24.06.04 19 2 9쪽
31 31화. +2 24.06.03 22 2 9쪽
30 30화. +2 24.05.31 22 2 9쪽
29 29화. +2 24.05.31 22 2 9쪽
28 28화. +2 24.05.30 27 2 9쪽
27 27화. +2 24.05.30 21 2 9쪽
26 26화. +2 24.05.29 21 2 9쪽
25 25화. +2 24.05.29 20 2 9쪽
24 24화. +2 24.05.28 20 2 9쪽
23 23화. +2 24.05.27 26 2 9쪽
22 22화. +2 24.05.24 32 2 9쪽
21 21화. +2 24.05.24 27 2 9쪽
20 20화. +2 24.05.23 31 2 9쪽
19 19화. +4 24.05.23 34 3 9쪽
18 18화. +4 24.05.22 29 3 9쪽
17 17화. +2 24.05.21 32 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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