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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에나님의 서재입니다.

학원별곡 인생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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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Hi에나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3
최근연재일 :
2024.07.26 08:00
연재수 :
45 회
조회수 :
2,202
추천수 :
132
글자수 :
182,741

작성
24.06.04 07:00
조회
19
추천
2
글자
9쪽

32화.

DUMMY

“뭔 개소리야? 얘가 한 끼 안 먹었다고 헛것이 보이는 모양이네.”


진환이가 손으로 가리킨 쪽을 보니 입에서 불을 내뿜는 진짜 용이 하늘을 날고 있었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 너무 어이가 없어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이제, 어쩌지?”


나완 다르게 아주 심각한 얼굴로 태환이 내게 물어왔다.


“어쩌긴 뭘 어째. 저거라도 잡아서 먹어야지.”


“넌, 지금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하니? 잡는다고 치자 그럼, 뭐로 잡을 건데?”


“다 무기 하나씩은 가지고 있잖아.”


우리들 손엔 범털이 밤새도록 직접 깎아서 만든 죽창이 들려 있었다.


“그리고 놈은 한 마리뿐이고, 우리는 다섯이잖아. 충분히 해 볼만하다고 생각하는데.”


“너는 무슨 치킨 한 마리 잡는 거쯤으로 생각하네.”


“치킨이랑 별반 다를 게 없어. 다만, 보통의 치킨보다 조금 더 크고, 입에서 불을 뿜고, 날카로운 발톱을 가졌지만.”


“얘가 구치소 한 번 가더니 완전히 미쳐서 나왔네. 미쳐서 나왔어.”


“또 언제까지 선영이와 사부들만 의지할래? 이왕 이렇게 된 거 바뀐 환경에 우리도 적응해야지.”


이번 건 내가 한 말이지만 꽤 멋진 말이라 생각했다.


“적응하는 게 맞는데, 지금은 아니다. 야! 어서 피해!!”


내 자뻑이 보기 싫었던지 용이 입에서 불을 뿜으며, 우리 쪽으로 날아오고 있었다.


우리가 숨을 곳을 찾아 헤매는 사이 닫아 놓았던 정문이 열리고 섬광이 번쩍하고 내 옆을 지나갔다.


나를 스치고 날아간 섬광은 놈을 정확히 반으로 잘랐다.


뒤를 보니 검술의 대가 소드마스터 사마엘 사부가 위엄을 뽐내고 서 있었다.


“사부 일어나셨군요.”


“배고프다. 어서 먹자.”


할 일을 마친 그는 손에 쥐고 있던 검을 집어넣으며 쿨하게 들어가 버렸다.


“어이, 오현태 씨, 바뀐 환경에 적응하자며? 어떻게 된 거야!”


“적응해야지. 급하게 서두르면 탈이 날 수도 있으니, 천천히.”


“새끼가 말이라도 못하면.”


반으로 갈라진 용을 우리는 낑낑대며, 학교 안으로 끌고 들어왔다.


식량 걱정은 당분간 하지 않아도 될 거 같았다.


그나저나 무슨 연유로 인해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용이 실제로 나타났는지 의아했지만, 현재로서는 알 길이 없었다.


며칠이나 지났는지 이제는 날짜에 감각도 사라진 지 오래다.


사마엘이 잡은 용도 다 먹어가고 새로운 식량을 찾기 위해서라도 밖으로 나갈 필요가 있었다.


치!


그날은 아침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는데, 밖으로 나가려고 한발 내가 딛는 순간 신발에서 삼겹살 굽는 소리가 났다.


재빨리 신발을 벗어 확인하니 비를 맞은 부분이 타들어 가고 있었다.


그때서야 주변을 살펴보니 풀과 외벽이 녹아 있었다.


“그동안 산성비, 산성비 말로만 들었는데, 이건 진짜 산성비인 거 같구나.”


“사부님이 축지법을 써서 파바밧 나갔다 오시면 안 될까요?”


“요 녀석이 못 하는 소리가 없구나.”


마르테오 사부가 날 떠미는 바람에 머리에 땜빵이 하나 생길 뻔했다.


“좋은 수가 생각났다. 진환아 따라와 봐.”


“저 새끼는 만만한 게 나지.”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진환이를 데리고 식료품 창고로 갔다.


“밥 먹은 지 얼마나 됐다고. 왜? 또 배고파? 이것도 얼마 안 남았는데, 이제 좀 아껴 먹어야 하지 않을까?”


“너무 아끼다 똥 되는 거야. 잠자코 있어 봐.”


고기를 손질하기 위해 옆에 벗겨 놓은 용의 가죽을 조금 뜯어다가 비가 오는 밖에 두고 관찰했다.


“역시 내 예상이 맞았어. 봐봐. 저건 멀쩡하잖아.”


“네 돌머리도 쓸모 있을 때가 있군.”


기특한지 진환이가 내 머리를 쓰담쓰담 해줬다.


우리는 남아 있는 용의 가죽으로 비옷을 만들어 입고 밖으로 나왔다.


“한번 살펴보고 오죠.”


나도 모르게 어느새 리더 역할을 하고 있었고, 다른 사람들도 잘 따라 주었다.


“혹시 모르니 두 분은 절 따라가시고, 나머지는 여기에 남아 사람들을 보호하시죠.”


“현태야, 너 그런데 이거 반칙 아니냐?”


나가려는데, 범털이 날 급하게 불렀다.


“저도 살아야지 어떻게 하겠어요.”


그도 그럴 것이 친구 다섯 놈과 사부 중 제일 싸움을 잘하는 마르테오와 사마엘, 그리고 맨 앞에는 선영이를 세웠다.


처음에는 이제 곧 태어나는 아기, 유복자 만들기 싫다고 가지 않으려고 발악하던 진환이도 세 사람을 보고는 흔쾌히 따라나섰다.


학교 밖으로 나와보니 전멸했을 거라 여겼던 우리의 생각과는 달리 꽤 많은 이들이 살아 있었다.


자기들 나름대로 변해 버린 환경에 적응하며 새로운 가족을 만들어 군락을 이루고 살고 있었다.


“가만 보니 세상과 차원이 아주 믹스가 된 거 같구나.”


주위를 살피던 마르테오 사부가 뭔가를 느낀 듯싶었다.


바로 그때, 최하수인 나도 느낄 만큼 어마무시한 살기가 느껴졌다.


나와 친구들은 세 사람 뒤에 몸을 숨겼다.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는데, 우리 앞으로 인자하게 생긴 스님 한 분이 지나갔다.


“저건 사람이 아니다.”


마르테오 사부의 말에 공감이 가는 게, 살이 탈 정도로 강한 산성비를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온전히 맞고 있었다.


가만히 보니, 비를 맞는 게 아닌 비가 몸에 닿기 전에 모두 튕겨내고 있었다.


“눈 마주치지 마라. 마주쳐 봤자 좋을 건 없다.”


마르테오 사부의 말에 우리는 눈을 밑으로 내리깔았다.


이제는 갔겠거니 눈을 드는 순간,


“넌 이 세상 사람이 아니구나.”


그것과 눈이 마주쳤다.


“왜? 내가 네 정체를 알아채서 놀랐나 봐.”


놈은 내 마음을 정확히 읽고 있었다.


“내가 눈 마주치지 말라니까!”


놈은 마르테오의 공격을 쉽게 피했다.


“나약한 중생아, 네 실력으론 나를 이기지 못하느니라.”


그것이 이번에는 부처의 흉내를 내고 있다.


사마엘 사부도 검을 꺼내 들고 놈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있잖아, 내가 재미난 사실 하나 알려 줄까?”


그렇게 말하고는 놈이 한참이나 깔깔대고 웃었다.


“실은 말이야. 너희가 공격하는 거 다 보여.”


바로 그때,


“그럼, 내 공격도 한번 피해 봐!”


선영이 엄청난 속도로 놈의 후두부를 강타했다.


“이게 어떻게 된 거지. 분명 네 생각을 읽었는데.”


놈이 당황하는 사이 이번에는 선영이 놈의 대퇴부를 있는 힘껏 찼다.


우두둑하는 소리와 함께 놈이 주저앉았다.


“제가 고수를 몰라뵙습니다. 제발 살려 주십시오.”


한 두어대 맞더니 놈이 싹싹 빌기 시작했다.


“사부님은 알고 계신 거 같은데, 정체가 뭡니까?”


“놈은 일본에 사는 사토리라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는 요괴다.”


“요괴가 왜 여기 있어요?”


“그걸 네가 알겠냐? 내가 알겠냐?”


“놈이 사부님들 공격은 다 피했는데, 왜 선영이의 공격은 못 피한 거죠?”


“저 애의 스피드가 워낙 빠르다 보니, 놈도 그 속도를 못 따라간 거지.”


“그럼, 사부님들이 선영이 보다 한 수 아래란 말씀이시네요.”


“우리가 자리를 털고 일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아니, 근데 요 녀석이 우리를 은근히 무시하네. 우리한테 한번 혼나 볼 테냐!”


“뉘예뉘예, 변명 잘 들었습니다.”


“이 새끼들이 그래도!”


놀리는 데는 모두가 한마음 한뜻이다.


티격태격하는 사이, 눈치를 보던 놈이 우리를 피해 달아나기 시작했다.


“마무리는 내가 한다.”


농간에 놀아나 열이 받을 대로 받은 사마엘 사부가 시뻘게진 얼굴로 손에 쥐고 있던 검을 놈을 향해 휘둘렸다.


검기에 맞은 놈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제야 한껏 달아올랐던 사마엘 사부의 얼굴이 천천히 식었다.


“뭐가 떨어져 있는데요.”


놈이 사라진 곳을 가보니 보석 같은 게 떨어져 있었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챙겨두거라.”


우리는 많은 것이 바뀌어 버린 탓에 어두워지고 나서도 한참을 헤맨 후에야 학교에 도착할 수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 우리처럼 먹이를 구하러 나온 것인지 하늘을 배회하던 용 한 마리를 잡았다.


뭣 모르고 우리를 향해 날아오던 놈을 선영이가 한 방에 보내 버렸다.


“미진아, 너무 늦게 와서 미안해. 우리 걱정 많이 했지?”


“걱정하긴 누가 걱정을 해? 힘센 사람은 다 데리고 가 놓고선. 우리가 공격받을까 봐 걱정이었지.”


미진이의 팩폭에 우리는 고개를 숙여야만 했다.


우리가 정찰을 나가고 난 뒤, 학교 주변으로 이상한 동물들의 울음소리가 들려 막커스 사부가 사자후로 몇 번이고 침입하지 못하게 막는 바람에 목이 완전히 갔다.


회복하려면 또 며칠이 걸릴 것이다.


늦은 저녁을 먹고 고단한 몸을 뉘었는데, 낮에 들렸다던 정체를 알 수 없는 동물들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이거 뭐, 밀림의 왕 타잔도 아니고.”


이 생각 저 생각을 하며 뒤척이다가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는지 웅성대는 사람들 소리에 눈을 떴다.


“아침부터 뭐가 이렇게 시끄러워?”


난 무거운 몸을 억지로 일으켜 소리가 나는 쪽으로 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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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44화. 외계침공(3) 24.07.25 8 0 9쪽
43 43화. 외계침공(2) 24.07.24 11 0 9쪽
42 42화. 외계침공(1) 24.07.23 12 0 9쪽
41 41화. 외계침공 24.07.22 13 0 9쪽
40 40화. 24.07.19 14 0 9쪽
39 39화. +2 24.06.14 22 2 9쪽
38 38화. +2 24.06.13 15 2 9쪽
37 37화. +2 24.06.12 18 2 9쪽
36 36화. +2 24.06.11 12 2 9쪽
35 35화. +6 24.06.10 21 3 9쪽
34 34화. +4 24.06.06 27 4 9쪽
33 33화. +4 24.06.05 29 2 9쪽
» 32화. +2 24.06.04 20 2 9쪽
31 31화. +2 24.06.03 22 2 9쪽
30 30화. +2 24.05.31 22 2 9쪽
29 29화. +2 24.05.31 23 2 9쪽
28 28화. +2 24.05.30 27 2 9쪽
27 27화. +2 24.05.30 21 2 9쪽
26 26화. +2 24.05.29 22 2 9쪽
25 25화. +2 24.05.29 21 2 9쪽
24 24화. +2 24.05.28 20 2 9쪽
23 23화. +2 24.05.27 27 2 9쪽
22 22화. +2 24.05.24 32 2 9쪽
21 21화. +2 24.05.24 27 2 9쪽
20 20화. +2 24.05.23 32 2 9쪽
19 19화. +4 24.05.23 35 3 9쪽
18 18화. +4 24.05.22 30 3 9쪽
17 17화. +2 24.05.21 32 3 9쪽
16 16화. +4 24.05.20 37 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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