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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에나님의 서재입니다.

학원별곡 인생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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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Hi에나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3
최근연재일 :
2024.07.26 08:00
연재수 :
45 회
조회수 :
2,190
추천수 :
132
글자수 :
182,741

작성
24.05.22 08:00
조회
29
추천
3
글자
9쪽

18화.

DUMMY

“이놈들아. 그것밖에 못 하냐? 자세를 더 낮추란 말이다!”


우리에게 허락된 여유도 잠시, 다시 고된 훈련의 시작이었다.


“어제 비가 내린 관계로 오늘은 특별히 밤에도 수련을 계속하겠다.”


여기저기서 아이들의 웅성대는 소리가 들렸다.


“왜 불만인가? 그럼 나와 대련을 해서 이겨라.”


“참아!”


보다 못한 선영이 나서려 했는데, 내가 막아섰다.


“때로는 무관심하고 무책임해질 필요가 있어.”


그 말에 선영이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오현태 네가 나설 볼 텐가?”


“제가 어떻게 사부님의 상대가 되겠습니까.”


루한 사부는 의도적으로 우리에게 싸움을 걸고 있었다.


“정권 찌르기를 그거밖에 못 하나!”


분노를 유발해 화를 다스리고 잠재된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그들만의 훈련 방식이다.


“자세를 좀 더 낮추고, 팔을 더 힘차게 뻗으란 말이야. 인마!”


“읔!”


루한 사부가 내지른 주먹에 그의 앞에 있던 애가 고꾸라졌다.


“맞은 게 억울하고 분한가? 그럼 나한테 덤벼 봐!”


그 아이는 울분을 삼킨 채 일어나 다시 자세를 취했다.


“한심하기는.”


과연 할아버지가 우리를 이렇게 단련시키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다.


내 곁으로 오려던 루한 사부가 분노에 휩싸인 선영을 보고는 못 본 척 스쳐 지나간다.


하루 종일 운동장을 돌고, 산을 타며, 기본적인 것들을 차츰 익혀 나갔다.


“현태야, 좀 일어나 봐.”


“꼭두새벽부터 무슨 일이야?”


“사부들이 없어.”


“뭐! 그게 무슨 소리야?”


“화장실 갔다 오다가 사부들 숙소 문이 열려 있길래 슬쩍 들여다봤더니 아무도 없더라고.”


“정말이야? 너 또 장난치고 그러는 거 아니지.”


“얘가 속고만 살았나? 저기 봐 학교 정문도 열려 있어.”


딱 한 달만이었다. 굳게 닫혔던 정문이 한 달 만에 열렸다.


“너 기뻐서 막 소리 지르고 해야 하는 거 아니냐?”


“글쎄.”


그 사이에 정이라도 든 것인지 누구 하나 기뻐하는 사람은 없었다.


우리는 한 달 만에 꿈에 그리던 하교를 할 수 있었다.


다음날, 우리는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가방을 메고 등교를 했다.


지난 한 달 동안 있었던 일은 서로 약속이라도 한 거처럼 아무도 언급하는 사람이 없었다.


평범하고 평온한 하루를 모처럼 만에 보내고 있을 때, 저 멀리 싸이렌 소리가 들렸다.


“진환아, 너 또 사고 쳤냐?”


“이거는 뭐만 있으면 나래. 너하고 나 한 달 동안 학교에 감금되어 있었잖아.”


난 그냥 궁금해서 물어본 거뿐인데, 진환이가 급 정색을 한다.


잠시 후, 교실 문이 열리고 교감이 들어왔다.


“저기 오현태 학생, 나 좀 잠깐 볼까요?”


교감은 나를 데리고 밖으로 나왔다.


밖에는 경찰차가 서 있었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라도 하듯 경찰들이 둘러싸고 있었다.


난 그때야 뭔가 잘못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오현태 학생 맞습니까?”


“그런데 무슨 일입니까.”


“우리와 같이 좀 가죠.”


그 순간 경찰 두 명이 내 양팔을 붙잡아 뒤로 꺾더니 내 두 팔에 수갑을 채웠다.


“갈 때 가더라도 무슨 일인지는 좀 알고 갑시다.”


“사람을 죽여 놓고선 뻔뻔하기는. 얼른 타기나 해!”


아까완 달리 그들은 날 강압적으로 차에 태웠다.


이를 본 친구들이 달려왔지만, 소용이 없었다.


“금방 올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친구들에게 웃어 보이고는 차에 올랐다.


“도대체 제가 누굴 죽였다는 겁니까?”


경찰서에 도착한 조사실에서 본격적인 수사를 받았다.


내 앞에 있던 두 명의 형사는 내가 하는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해주지 않았다.


“그럼, 질문을 바꿔 보죠. 이것도 우리 할아버지가 시킨 겁니까?”


그들의 얼굴을 보니 내가 생각하고 있던 게 확실해졌다.


“내가 누구를 죽였다고 각본을 짜랍니까?”


“여선생..”


나에게 수를 들킨 형사가 얼떨결에 대답했다.


“여선생이라면, 아! 그 교장과 싸바싸바하던.”


그들은 더 이상 대답하지 않았다.


“몸매가 끝내주긴 했지만, 내 스타일은 아니던데.”


두 형사가 우물쭈물하는 사이 난 그들 앞에 있던 노트북을 내 쪽으로 돌렸다.


“이 봐. 내 이럴 줄 알았어. 강간 및 상해. 아주 날 파렴치한으로 만들기로 작정하셨구만.”


난 내 앞에 있는 두 놈을 노려보았다.


“그래, 당신들이 무슨 죄가 있겠어. 위에서 시키니까 마지못해서 하는 거지.”


둘을 보니 거의 울기 일보 직전이었다.


“내용 좀 바꿉시다. 내가 또 나이 40 먹은 여선생을 건드는 찌질한 변태는 되기 싫거든.”


난 직접 키보드를 두들겼다.


“음. 뭐가 좋을까? 우발적 살해. 이게 좀 적게 나오겠네.”


그들은 나와 내 뒤쪽에 있는 유리를 번갈아 가며 보고 있었다.


“왜? 거울 뒤에 누가 있어?”


조금 뒤, 누군가 조사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와 나에게 공손히 인사를 했다.


“성가시게 해 드려 죄송합니다. 전 여기 서장입니다.”


“됐고. 그분이 뭐랍니까?”


반쯤 벗겨진 그의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일 처리도 제대로 못 하냐고 된통 깨졌을 것이다.


“저기 도련님이 하고 싶으신 대로 하십시오.”


많은 돈을 투자해 인재를 키우고 자기편으로 만들어 말 잘 듣는 사냥개로 만든다.


사냥이 끝나고 언제든 된장을 바를 수 있는 그런..


“당신들이 쩔쩔매는 걸 보니 날 쉽게는 풀어 주지는 않을 거 같고, 이렇게 된 거 다 때려눕히고 정문으로 당당하게 걸어 나갈까.”


내 말을 들은 서장이 사색이 되어 내 앞에 무릎을 꿇었다.


“내가 너희 다 때려죽여도 너희는 나 못 건드리잖아. 몇 년 뒤에 너희 새로운 주인이 될 건데 말이야.”


“제발, 살려 주십시오. 도련님.”


서장이 거의 울다시피 내 앞에 엎드려 싹싹 빌었다.


“걱정하지마. 그분이 시키는 대로 내가 들어가 줄 테니까.”


뭐 때문에 이러는지 이유를 알고 싶어 괜히 이들을 건드려 할아버지의 의중을 떠봤던 것이다.


난 할아버지의 뜻대로 구치소에 수감되었다.


구치소 생활이 어떨지 기대된다고 하면 너무 싸패 같아 보일까.


암튼 내 슬기로운 구치소 생활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입소 첫날, 소장이 날 자기 방으로 불렀다.


“드시고 싶은 거나 필요하신 거 있으면 말씀만 하십시오.”


“나한테 굽신대는 걸 보니 아저씨도 할아버지한테 많은 도움을 받으신 모양이네요.”


“회장님께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도련님을 누추한 곳에 모시게 되어 매우 송구스럽습니다.”

소장은 내게 특실에서 지낼 것을 제안했지만, 난 단칼에 거절해 버렸다.


“새로 들어온 신입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아야. 넌 뭣 땜에 들어왔냐? 나이도 어린 거 같은데.”


“네, 실수로 사람을 죽였습니다.”


살인이라는 중범죄를 저지르고 들어 온 거 치고는 너무 해맑은 거 같아 나도 모르게 실소가 나왔다.


“얘들아. 저게 여기에 들어오니까 정신이 나간 거 같다. 정신이 다시 들어오게 교육 좀 시켜라.”


“이게 그 말로만 듣던 신고식이라는 건가?”


“TV 같은 데서 많이 봤지. 이 꽉 깨물어라. 강냉이 다 털린다.”


파바팟팟!


앞으로 내가 지내게 될 방에 불꽃이 튀고 나를 제외한 나머지 놈들이 바닥에 뻗어 있었다.


“춘식이파 두목 박춘식이. 참 오랜만이다.”


“저를 아시나요?”


죽기 직전에 내가 잡아넣은 잡범 중 하나였다.


“그건 알 필요 없고, 여기 있는 동안 조용히 있다 갈 테니까 나 제발 좀 건드리지 마라.”


그 후로도 몇 번이나 나를 린치하려고 했지만, 언제나 결과는 똑같았다.


“야. 너 이리 와 봐.”


자유시간을 맞아 뜰에 누워 있는데, 누군가가 나를 불렀다.


“네가 창식이 방에 새로 왔다는 놈이냐?”


난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너 좀 친다며, 그러지 말고 내 밑으로 들어와라.”


“늑대가 어떻게 똥개 밑으로 들어가냐? 싫다.”


“허. 이 새끼 봐라. 간이 붓다 못해 아예 배 밖으로 튀어 나왔네.”


잠시 후, 내 자유시간을 방해한 그놈은 갈비뼈가 배 밖으로 튀어나와 병원에 실려 갔다.


그 벌로 난 한 달 동안 독방에 갇혔다.


모두가 끔찍한 장면을 목격한 뒤로는 나에게 시비를 거는 놈은 없었다.


내가 구치소에 수감되는 날부터 선영이는 매일 같이 찾아와 면회 신청을 했지만, 볼 면목이 없어 거절했다.


그러던 어느 날,


“3128번 면회입니다.”


교도관이 찾아와 면회가 왔음을 알렸다.


“내가 안 한다고 했잖아. 제발 나 좀 귀찮게 굴지마.”


“이번에는 두 명인인데요.”


면회자의 이름을 듣는 순간 한달음에 면회실로 달려갔다.


그곳에는 진환이와 미진이가 와 있었다.


면회실로 들어오는 나를 보고는 둘도 아는 척을 했다.


그 둘과 가까워질수록 미진이 몸이 뭔가 다르다는 걸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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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44화. 외계침공(3) 24.07.25 8 0 9쪽
43 43화. 외계침공(2) 24.07.24 10 0 9쪽
42 42화. 외계침공(1) 24.07.23 11 0 9쪽
41 41화. 외계침공 24.07.22 13 0 9쪽
40 40화. 24.07.19 14 0 9쪽
39 39화. +2 24.06.14 22 2 9쪽
38 38화. +2 24.06.13 14 2 9쪽
37 37화. +2 24.06.12 18 2 9쪽
36 36화. +2 24.06.11 11 2 9쪽
35 35화. +6 24.06.10 21 3 9쪽
34 34화. +4 24.06.06 26 4 9쪽
33 33화. +4 24.06.05 28 2 9쪽
32 32화. +2 24.06.04 19 2 9쪽
31 31화. +2 24.06.03 22 2 9쪽
30 30화. +2 24.05.31 22 2 9쪽
29 29화. +2 24.05.31 23 2 9쪽
28 28화. +2 24.05.30 27 2 9쪽
27 27화. +2 24.05.30 21 2 9쪽
26 26화. +2 24.05.29 21 2 9쪽
25 25화. +2 24.05.29 20 2 9쪽
24 24화. +2 24.05.28 20 2 9쪽
23 23화. +2 24.05.27 27 2 9쪽
22 22화. +2 24.05.24 32 2 9쪽
21 21화. +2 24.05.24 27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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