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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에나님의 서재입니다.

학원별곡 인생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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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Hi에나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3
최근연재일 :
2024.07.26 08:00
연재수 :
45 회
조회수 :
2,195
추천수 :
132
글자수 :
182,741

작성
24.05.23 08:00
조회
34
추천
3
글자
9쪽

19화.

DUMMY

“너 어떻게 된 거야?”


반가운 마음도 잠시, 두 사람의 얼굴을 보자 걱정부터 되었다.


“우리 내년에 생일 지나자마자 혼인신고부터 할 거야.”


진환이 입에서 뜻밖의 말이 나왔다.

“네 짓이냐?”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다. 미안하다. 현태야.”


진환이는 미안한지 나와 눈도 못 마주치고 있었다.


“그걸 지금 나보고 믿으라고! 얼굴만 보면 서로 으르렁거리던 너희인데. 뭐 싸우다가 정이라도 들었다고 그럴래?”


“더는 묻지 말고 축하만 해주면 안 될까? 현태야.”


“넌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거냐!”


순간 화가 나 버럭 소리를 질렀다.


“진환이는 아무 잘못 없어. 모두 내 잘못이야.”


지금껏 고개도 못 들던 미진이 입을 열었다.


“실은 몇 달 전부터 만나던 사람이 있었어.”


“너 설마 원조했니?”


“그런 건 아니야.”


미진이가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들었다.


얼마나 운 건지 눈이 팅팅 부어 있었다.


“우린 정말 사랑했다고. 비록 유부남이었지만.”


미진이의 말에 더욱더 기가 찼다.


“애까지 있는 유부남이 여고생을 가지고 논 게 그게 사랑이니!”


우리의 얘기를 듣고 있던 진환이가 소리를 지르며 화를 냈다.


그 바람에 그곳에 있던 시선들이 모두 우리를 주목했다.


“넌, 왜 애한테 소리를 지르니? 계속해봐. 미진아.”


“그 사람을 만나게 된 건 아주 우연히였어.”


미진이는 그때를 회상했다.


지금으로부터 5개월 전, 병원에 입원한 지은이의 병문안을 다녀오는 길에 미진이는 가벼운 접촉사고를 당했다.


“어휴, 괜찮으세요?”


“네, 괜찮아요. 그냥 가세요.”


“어떻게 그냥 가요? 사람이 다쳤는데.”


“살짝 까졌는데, 괜찮아요.”


“학생, 날 뺑소니범 만들일 있어요? 어서 업혀요.”


그 남자는 넘어져 있는 미진이에게 자신의 등을 내어주었다.


태어나 지금껏 부모의 사랑은 받아본 적 없던 미진이에겐 그 남자의 등이 무척이나 넓고 따뜻해 보였다.


그러나 그건 의도된 접근이었다.


며칠 전부터 사냥감을 찾아 헤매던 들개의 눈에 미진이가 그의 레이더망에 걸려든 것이다.


그때 미진이는 그 남자로부터 사랑을 느꼈다고 한다.


“미진이 너 영리한 줄 알았더니 아주 맹순이구나.”


“우리 사랑을 모욕하지마!”


미진이는 아직도 그 남자를 못 잊은 듯 보였다.


그날 그렇게 눈이 맞은 두 사람은 사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주말에만 잠깐씩 보기 시작하다가 만나는 시간이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진작에 눈치를 챘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게 한스러웠고 미진이에게 참 미안했다.


일 핑계를 대고 늦은 밤에 미진이를 불러내는 날이 많아졌다.


“이 오빠가 우리 미진이 집에 바래다줘야 하는데, 술을 너무 많이 마셨네.”


어느 날 저녁, 그날은 뭔가 좀 달랐다.


직장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날은 미진을 만나기 전부터 남자는 술에 취해 있었다.


“미진이한테 너무 미안한데, 오늘은 오빠가 너무 취해 좀 쉬었다 갔으면 하는데, 어때?”


“네, 좋아요.”


미진은 아무런 의심 없이 그 남자를 따라 모텔로 들어갔다.


그날 미진은 그놈을 따라 들어가지 말았어야 하는데, 그게 화근이었다.


“오빠가 지금 기분이 엄청 좋아서 그러는데, 맥주 딱 한 캔만 더 할까?”


남자는 냉장고에서 캔맥을 두 개 꺼내 하나는 미진이한테 주고, 다른 하나는 자신이 마셨다.


그전에도 간간이 음주를 즐겼던 터라 캔맥 하나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맥주를 따 한 모금 마시자 미진의 몸은 휘청거렸다.


“왜 그래? 미진아.”


“아니에요. 컨디션이 좀 안 좋아서..”


“그래. 그럴수록 한잔 쭉 들이키고 푹 쉬어야지.”


지금에 와 생각하면 참 의심스러운데, 눈에 뭔가가 씐 미진은 그때까지도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았다.


그의 말대로 한잔 쭉 들이킨 미진은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간간이 남자들이 떠드는 소리가 들렸지만, 미진은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었다.


“미진아. 미진아. 정신 차려 봐. 얘 완전히 맛이 갔다. 이제 나와라.”


“진짜 맛 간 거 맞아?”


“이렇게 툭툭 건딜어도 안 움직이잖아.”


숨어서 미리 기다리고 있던 들개떼 같은 놈들에게 정신을 잃은 미진이는 좋은 먹잇감이었다.


“야. 야. 나중에 다른 말 못 하게 확실하게 찍어 둬.”

“걱정하지마. 뭐 한두 번 해봐.”


“나쁜 새끼들!”


미진이의 말에 나도 모르게 너무 화가 나 테이블을 주먹으로 쳤다.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상황이 끝난 뒤였어.”


담담히 얘기하던 미진이 북받친 듯 울기 시작했다.


그 일이 있고 며칠 뒤, 모르는 번호로 온 전화를 받고 나가보니 약속장소에는 남자의 부인이 기다리고 있었다.


“너 이제 어떻게 할 거니!”


“뭐를요?”


“어머. 얘 좀 봐. 순진한 남의 남자 꼬셔 놓고선 모르는 척하는 것 좀 봐. 여우 같은 계집애!”


여자가 앞에 있던 물을 미진이에게 끼얹었다.


“나 너 고소할 거야.”


“고소라뇨?”


“네가 우리 그이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해 한 건 크게 챙기려고 했잖아.”


얼토당토않은 말에 미진이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내 동생 같기도 하고, 또 너도 아직 스무 살도 안 됐는데, 벌써 교도소 들락거리고 그러면 안 좋잖아.”


“그래서요?”


“그래서 말인데, 내가 해결할 방법을 알려줬으면 하는데.”


처음과는 달리 여자는 미진에게 매우 호전적으로 다가왔다.


“네가 우리한테 약간의 합의금만 주면 없었던 일로 해줄게.”


여자는 숨겨뒀던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아직 학생이고 하니까 천만 원 정도면 될 거 같은데.”


참 날강도가 따로 없었다.


“제가 그렇게 큰돈을 어디서 구해요?”


“아르바이트 몇 개하고 원조 몇 개 뛰면 금방 만들잖아. 내가 방법까지 알려 줘야 해.”


평소대로라면 미진이는 그 여자를 반쯤은 죽여놨을 것이다. 하지만 미진은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너, 그 영상 퍼지면 네 인생 ㅈ대는 거야.”


여자가 떠나며 남긴 한마디가 비수가 되어 날아와 가슴팍에 꽂혔다.


차마 친구들에게 사실을 알릴 수 없었던 미진은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잠이 많은 녀석이 잠자는 시간까지 아껴가며, 이른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쉬지 않고 일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건 원조는 하지 않았다.


그렇게 고생해가며 한 달 동안 번 돈이 200만 원 조금 안 되었지만, 뭔가 희망이 보이는 거 같았다.


그것도 잠시 더 큰 절망이 미진을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미진이가 임신을 한 것이다.


처음에는 미진이도 몰랐다고 한다.


속이 매스껍고 소화도 되지 않아 체한 줄 알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가 그날이 지났는데도 아무 소식이 없자 소화제를 사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임신테스트기도 함께 샀다.


“임신입니다.”


테스트기에서 나온 결과를 믿을 수 없었던 미진은 병원에서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그래서 지금 몇 개월째야?”


“2개월 조금 더 됐을 거야.”


진환이가 대신 얘기했다.


“아직 3개월 안 됐으니까 지우자.”


“싫어.”


이번에는 미진이었다.


“너 미쳤어!”


“싫어. 싫다고!”


다음에 이어진 진환이의 말을 듣고는 미진이에게 더는 말을 할 수 없었다.


“자기처럼 아기를 버릴 수가 없데.”


아주 어릴 적부터 부모에게 버림받고 보육원에서 자란 미진이 입장에선 낙태 또한 자신의 뱃속에 든 아기를 버리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우리에게 숨기고 싶었던 미진은 배가 서서히 나오자 복대로 배를 감추었다.


그러다가 얼마 전 퇴원한 지은이에게 들키고 나머지 친구들에게 알려졌다.


이야기를 다 듣고 난 후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 고개를 돌렸다.


친구를 지켜주지 못한 죄책감에 미진이의 얼굴을 볼 수 없었다.


“근데, 혼인신고는 또 뭐냐?”


“애한테 아빠도 있어야 하지 않겠냐. 수많은 경쟁자 놈들을 물리치고 내가 한다고 했다.”


참 그런 진환이가 고마웠다.


“그래서 그 새끼는?”


“애들이 찾고는 있는데, 어디 숨었는지 안 보이네.”


“그 새끼 찾지 마. 찾더라도 아무것도 하지 마.”


“그놈 보자마자 죽여버릴 건데 왜?”


“죽여도 내가 죽여. 그러니 그놈 건들지 마.”


마음 한구석에서 말로는 다 표현하기 힘든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전화 한 통만 씁시다.”


애들을 돌려보내고 소장실을 찾아갔다.


소장은 아무런 말 없이 자신의 자리를 내어주고는 그곳을 나갔다.


“접니다.”


“그래, 잘 지냈냐? 도움을 못 줘 미안하구나. 회장님의 명령이라 나도 어쩔 수 없었단다.”


정원술 이사장이었다.


“아저씨, 옛날 라인 아직 살아 있습니까?”


“네가 그걸 어떻게.. 근데 뭣 때문에 그러냐?”


“내가 주소 하나 보냈는데, 그 영상 싹 다 못 뜨게 좀 해주십시오. 이건 부탁이 아니라 명령입니다.”


“그래 알았다. 내 바로 지시해 놓을게.”


친구들이 자기를 찾아다닌다는 얘기를 전해 들은 녀석이 궁지에 몰리자 그날 찍어뒀던 영상을 인터넷에 올린 것이다.


미진이는 괜찮다며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에게서 잊혀진다 했지만, 내가 괜찮지 않았다.


그렇게 난 출소할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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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45화. 외계침공(4) 24.07.26 7 0 9쪽
44 44화. 외계침공(3) 24.07.25 8 0 9쪽
43 43화. 외계침공(2) 24.07.24 10 0 9쪽
42 42화. 외계침공(1) 24.07.23 11 0 9쪽
41 41화. 외계침공 24.07.22 13 0 9쪽
40 40화. 24.07.19 14 0 9쪽
39 39화. +2 24.06.14 22 2 9쪽
38 38화. +2 24.06.13 14 2 9쪽
37 37화. +2 24.06.12 18 2 9쪽
36 36화. +2 24.06.11 12 2 9쪽
35 35화. +6 24.06.10 21 3 9쪽
34 34화. +4 24.06.06 26 4 9쪽
33 33화. +4 24.06.05 28 2 9쪽
32 32화. +2 24.06.04 19 2 9쪽
31 31화. +2 24.06.03 22 2 9쪽
30 30화. +2 24.05.31 22 2 9쪽
29 29화. +2 24.05.31 23 2 9쪽
28 28화. +2 24.05.30 27 2 9쪽
27 27화. +2 24.05.30 21 2 9쪽
26 26화. +2 24.05.29 22 2 9쪽
25 25화. +2 24.05.29 21 2 9쪽
24 24화. +2 24.05.28 20 2 9쪽
23 23화. +2 24.05.27 27 2 9쪽
22 22화. +2 24.05.24 32 2 9쪽
21 21화. +2 24.05.24 27 2 9쪽
20 20화. +2 24.05.23 31 2 9쪽
» 19화. +4 24.05.23 35 3 9쪽
18 18화. +4 24.05.22 30 3 9쪽
17 17화. +2 24.05.21 32 3 9쪽
16 16화. +4 24.05.20 37 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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