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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에나님의 서재입니다.

학원별곡 인생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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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Hi에나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3
최근연재일 :
2024.07.26 08:00
연재수 :
45 회
조회수 :
2,199
추천수 :
132
글자수 :
182,741

작성
24.06.06 08:00
조회
26
추천
4
글자
9쪽

34화.

DUMMY

죽은 줄로만 알았던 선영이가 내 앞에 떡하니 나타났다.


너무 기쁜 나머지 선영이를 꼬옥 끌어안았는데, 내 멱살을 꽉 움켜잡았다.


“선영아, 보고 싶었어. 캑캑!”


“너 똑바로 말해! 어떤 년이랑 바람났는지.”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바람이라니. 근데 이거 좀 나 줘. 나 숨 막혀 죽을 거 같아.”


“네가 아까 그랬잖아. 날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그게 무슨 말이겠어? 날 버리고 다른 여자 만나서 지켜준다는 얘기 아니냐고!”


“아니야. 선영아. 오해야.”


“오해는 무슨 오해? 너 바람피우면 내 손에 죽는다고 했지. 너 한번 죽어봐라.”


내가 아무리 발버둥 쳐 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렇게 난 정신을 잃고 말았다.


한참 만에야 난 눈을 뜰 수 있었다.


정신을 잃은 날 옆에서 열심히 간호하고 있는 선영이를 보고 나도 모르게 경기를 일으켰다.


“정말 미안해. 현태야. 내가 그만 오해를 해 버렸어.”


무릎을 꿇은 선영이가 상체를 숙이고 손을 비비며 빌고 있었다.


“내가 오해라 그랬잖아.”


난 그제야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아니, 난 그냥, 네가 다짜고짜 울고 있길래.”


“그거 말고, 벽이고 뭐고 전부 무너져 있고, 분명히 어젯밤에 괴물들이 습격했는데, 어떻게 다들 무사하냐고? 설마 선영이 네가 다 해치운 거야?”


“처음엔 그러려고 했지, 근데 놈들이 너무 많이 몰려오는 거야.”


“그래서?”


“그래서 너희 할아버지가 지하에 만들어 놓은 대피소에 숨어 있었지.”


“아이 씨!”


난 괜히 짜증이 나 발버둥을 쳤다.


“정신이 좀 드니?”


내가 깨어났다는 소식을 들은 사람들이 몰려 왔다.


“할아버지, 왜 저한테는 말씀을 안 하셨어요?”


“뭘 말이냐?”


“학교에 지하 벙커가 있다는 거요.”


“네가 안 물어봤잖아.”


“햐. 씨.”


열은 받지만 맞는 말이기에 할 말이 없었다.


한바탕 해프닝이 지나고, 다음날부터 우리는 망가진 곳을 수리하기 시작했다.


“어우 씨, 이놈의 냄새는 씻어도 씻어도 안 없어지는 거 같아.”


근처 냇가에서 살이 벗겨질 정도로 박박 문질렀지만, 괴물을 피하기 위해 흉가에서 뒤집어쓴 거적때기에 있던 오물들의 냄새가 인이 백인 거 같았다.


“냄새 안 나.”


“안 나기는 뭐가 안 나? 선영이 얜 또 자기 남친이라고 감싸는 거 봐.”


진환이에겐 좋은 건수였다.


“야, 너 우리 미진이한테 오지마. 냄새나니까.”


진환이가 코를 움켜잡고는 나를 무슨 똥을 보듯 하며 놀린다.


“그래, 알았어. 오늘은 특별히 미진이를 꼬옥 껴안고 자겠어.”


장난으로 그 말을 했다가 선영이에 의해 영원히 잠들어 버릴 뻔했다.


“근데, 저건 저렇게 그냥 둘 건가?”


운동장 한복판에는 선영이가 때려잡은 괴물의 잔해들이 남아 있었다.


“진환아, 가자.”


“또 나냐?”


“난 한 놈만 팬다.”


창고에 있던 손수레에 투덜대는 진환이를 싣고 잔해가 있는 곳으로 갔다.


“이거 뭐냐?”


잔해들을 손수레에 담고 있는데, 진환이가 날 불렀다.


진환이가 가리킨 쪽을 보니 뭔가가 반짝거리며 빛나고 있었다.


“저거 그거잖아. 저번에 잡은 사토리인가 머시긴가에서 나온 거와 똑같은 거잖아.”


치우던 걸 멈추고 우리는 그것을 들고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갔다.


“지난번에 나왔던 것과 똑같은 게 또 나왔는데요.”


“과연 이게 뭘까?”


“스스로 빛이 나는 게 평범한 보석 같지는 않습니다. 회장님.”


“그럼, 한번 먹어 볼까?”


“노망 걸리셨어요? 그걸 왜 먹어요. 할아버지.”


우리가 말릴 새도 없이 할아버지는 그걸 바로 입으로 가져가셨다.


“이놈의 새끼가 오냐 오냐 키웠더니 이 할애비한테 못 하는 소리가 없네!”


너무 갑작스럽게 벌어진 일이라 나도 모르게 마음에 담아 두었던 말이 튀어나왔고, 내 도발에 할아버지는 노발대발했다.


“으아악!”


고통스러운지 갑자기 소리를 치더니 그대로 쓰러지셨다.


“왜 이러세요? 할아버지.”


그를 죽이고 싶을 만큼 미웠지만, 이렇게 복수하는 건 싫었다.


우리가 손 쓸 새도 없이 공중에서 우리를 지켜보던 익룡이 어느새 날아와 바닥에 엎드려 있는 할아버지를 단숨에 낚아챘다.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우리는 그저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끼이이익!”


바로 그때, 하늘에서 칠판을 긁는 듯한 익룡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쿵!


그리고, 앨범에서 보아오던 젊은 시절, 그 모습 그대로의 오덕만이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밑으로 떨어졌다.


그의 양손에는 자신을 잡아갔던 익룡이 찢긴 채로 들려 있었다.


“회장님, 이게 어떻게 된 일입니까?”


지금 우리 앞에 나타난 그는 나보다 몇 살 더 많은 20대 초 중반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우리는 모두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다시 태어난 것 같이 몸이 가뿐하구먼.”


그는 꽤 만족한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것을 삼키니까 몸이 타는 듯이 뜨거워지더니, 몸의 세포들이 다시 살아나는 게 느껴졌어.”


목소리까지 예전의 그로 돌아와 있었다.


“근육들도 활성화되고.”


상체에 힘을 주니 그가 걸치고 있던 옷이 근육에 의해 갈기갈기 찢어졌다.


무엇보다 지금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포스가 장난 아니었다.


움직임 또한 예사롭지가 않았다.


만약 그가 여기에서 폭주라도 하게 되면 그를 당해낼 자는 아마 아무도 없을 것이다.


동료를 죽인 그에게 복수하기 위해 자신을 향해 날아오던 또 다른 익룡을 가볍게 제압해 버렸다.


“천상천하, 유아독존!”


나의 사부 6인방은 그를 향해 무릎을 꿇고 다시 한번 충성을 맹세했다.


“앞으로 현태 네가 나한테 뭐라고 부르면 좋을까? 겉으로 봐선 할아버지라 부르는 건 좀 아닌 거 같고.”


“그냥 다른 사람들처럼 회장님이라고 부를게요. 겉모습이 얼마 차이 안 난다고 해서 형이나 삼촌으로 부르는 건 좀 그렇잖아요.”


잠시 생각하던 그는 쿨하게 오케이를 했다.


혹시나 해 남아 있던 걸 씹었더니 쓴맛을 내며, 모래알처럼 부서졌다.


아마 다른 하나가 능력을 모조리 흡수한 모양이다.


한 하늘 아래 두 개의 태양이 뜰 수는 없는 법. 그날 저녁 선영이 그에게 도전했지만, 보기 좋게 한방에 나가떨어졌다.


이제 웬만한 괴물 따위는 명함도 못 내밀 듯하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들보다 이제는 왠지 오덕만 그가 더 무섭고 두려운 존재가 된 거 같았다.


그날 밤, 다른 날보다 유독 울음소리가 요란해 밖으로 나가 보니 엄청난 양의 짐승들이 학교를 향해 진격해 오고 있었다.


무엇보다 더 심각했던 건 운동장 한가운데 싱크홀 같은 구멍이 생겨나더니 그곳에서 괴물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었다.


“이제 담벼락이 왜 안에서 밖으로 무너졌는지 이유를 알았군.”


다른 사람들관 달리 오덕만 회장은 너무 천하태평이었다.


밖으로 나온 그는 수많은 괴물의 위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학교 뒷산으로 가 커다란 고목나무를 뽑아다가 그 싱크홀을 막아 버렸다.


설마 저걸로 되겠어? 했는데, 정말로 됐다.


싱크홀을 막고 위풍당당하게 우리 쪽으로 걸어오더니, 선영이를 살살 도발했다.


“나 혼자서도 충분하긴 한데, 꼬마 아가씨, 나를 좀 도와주겠나?”


“누가 꼬마예요!”


도발에 넘어간 선영이 발작 버튼이 눌러진 듯, 거기에 반응하며 씩씩거렸다.


뭐라 말하고 싶었지만, 도저히 말할 타이밍이 아니었다.


그 둘은 경쟁이라도 하듯 자신들의 파워를 마음껏 뽐내고 있었다.


“이봐. 꼬맹이, 난 입에서 불도 나간다.”


오덕만 회장이 자신의 입에서 불을 내뿜었다.


“정말, 나 꼬맹이 아니라니까!”


열을 받을 대로 받은 선영이가 있는 힘껏 소리를 내 질렸다.


우리는 일제히 막커스 사부를 쳐다봤다.


“나 아니야. 난 사자후를 저분한테 가르쳐 드린 적이 없다고.”


당황한 나머지 막커스 사부가 자기보다 몇십 살은 어린 선영이에게 극존칭을 썼다.


“아마 스스로 각성을 한 거 같군.”


“각성이요?”


옆에서 지켜보던 마르테오의 설명이 이어졌다.


“회장님의 도발에 넘어간 선영이가 불을 내뿜을 수 없으니 스스로 사자후를 터득한 거 같군. 저 두 사람을 보니 이제 나 같은 건 뒷방 늙은이 신세가 됐군.”


수천만 마리의 괴물들이 둘을 향해 달려들었지만, 두 사람은 순식간에 괴물들을 해치웠다.


괴물보다 더 괴물 같은 두 사람을 피해 도망치는 잔챙이들은 나를 필두로 한 나머지 사람들이 힘을 모아 해치웠다.


혹시나 해 살펴보았지만, 더는 괴물들에게서 벌크업을 시켜주는 요상한 돌은 나오지 않았다.


하루아침에 먼치킨이 된 오덕만 회장과 스스로 업그레이드를 하는 선영, 이제 저 두 사람을 막을 존재는 이 세상에 없는 거 같았다.


그 일이 있고 며칠이 지난 어느 날, 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 보며 운동장 한복판에 서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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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45화. 외계침공(4) 24.07.26 7 0 9쪽
44 44화. 외계침공(3) 24.07.25 8 0 9쪽
43 43화. 외계침공(2) 24.07.24 10 0 9쪽
42 42화. 외계침공(1) 24.07.23 12 0 9쪽
41 41화. 외계침공 24.07.22 13 0 9쪽
40 40화. 24.07.19 14 0 9쪽
39 39화. +2 24.06.14 22 2 9쪽
38 38화. +2 24.06.13 14 2 9쪽
37 37화. +2 24.06.12 18 2 9쪽
36 36화. +2 24.06.11 12 2 9쪽
35 35화. +6 24.06.10 21 3 9쪽
» 34화. +4 24.06.06 27 4 9쪽
33 33화. +4 24.06.05 29 2 9쪽
32 32화. +2 24.06.04 19 2 9쪽
31 31화. +2 24.06.03 22 2 9쪽
30 30화. +2 24.05.31 22 2 9쪽
29 29화. +2 24.05.31 23 2 9쪽
28 28화. +2 24.05.30 27 2 9쪽
27 27화. +2 24.05.30 21 2 9쪽
26 26화. +2 24.05.29 22 2 9쪽
25 25화. +2 24.05.29 21 2 9쪽
24 24화. +2 24.05.28 20 2 9쪽
23 23화. +2 24.05.27 27 2 9쪽
22 22화. +2 24.05.24 32 2 9쪽
21 21화. +2 24.05.24 27 2 9쪽
20 20화. +2 24.05.23 32 2 9쪽
19 19화. +4 24.05.23 35 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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