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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에나님의 서재입니다.

학원별곡 인생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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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Hi에나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3
최근연재일 :
2024.07.26 08:00
연재수 :
45 회
조회수 :
2,188
추천수 :
132
글자수 :
182,741

작성
24.05.27 22:20
조회
26
추천
2
글자
9쪽

23화.

DUMMY

그는 만족한 듯 나를 그대로 링 바닥에 내팽개치고 두 손을 들어 소리를 질렀다.


정신이 혼미해질 만큼 아찔한 고통이었지만, 고함 소리에 겨우 정신을 붙잡았다.


링 위에 서 있는 놈을 봤을 때, 웬 곰이 서 있나 싶었다.


놈이 오더니 나를 거꾸로 들더니 이번에는 내 머리를 땅에 그대로 내려 꽂았다.


보통 사람이었다면 아마 목이 부러져 죽었을 것이다.


머리가 살짝 까지긴 했지만, 그렇게까지는 아프지 않았다.


“이 놈아, 내가 너 땜에 죽겠다.”


밑을 보니 범털이 내 밑에 깔려 있었다.


녀석이 쿠션 역할을 한 범털을 보더니 들어서 저멀리 휙 던져 버렸다.


그 틈에 난 숨을 돌릴 수 있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타이머를 보니 이제 겨우 10초가 지났다. 체감 상으로는 몇십분 흐른 거 같았다.


놈이 날 잡으려 할 때, 재빨리 몸을 굴러 그의 다리 사이로 빠져나갔다.


그리고 뒤로 가서 놈의 거시기를 있는 힘껏 찼다.


프로레슬링 기술은 사부들한테 배운 적이 없지만, 죽기 전 TV로 보았던 기술들을 떠올리고 최대한 활용해 보기로 했다.


당시 경고문구가 집이나 학교에서는 따라 하지 말랬는데.


“여긴 집도 아니고, 학교는 더더욱 아니니 괜찮겠지.”


난 놈의 머리를 두 손으로 잡고 스터너를 먹였다.


그 충격으로 거대한 몸이 그대로 뒤집어졌다.


놈에게 쉴 틈을 주지 않고 링 포스트 위로 올라가 너무 부상 위험이 커 금지한 기술인 다이빙 헤드 벗을 놈의 머리 위에 시전했다.


왜 기술들을 집이나 학교에서 따라 하지 말랬는지 이젠 알 거 같았다.


충격에 놈이 전기에 감전된 것처럼 바닥에 누워 몸을 팔딱거렸고, 나 역시 목이 떨어져 나가는 것 같았다.


난 고통을 꾹 참고 일어나 놈의 한쪽 다리를 잡고 발목을 꺾어 버렸다.


이건 예전부터 꼭 해 보고 싶었던 기술이었다.


놈이 기절했는지 아무리 발목을 꺾어도 반응이 없었다.


바닥에 축 처져 있는 놈의 몸뚱아리를 힘겹게 밀어 링 밖으로 내보냈다.


팟!


뭔가 따끔하더니 내 오른쪽 팔이 피로 물들기 시작했다.


다친 팔을 감싼 채 앞을 보니 한 사내가 장검을 들고 서 있었다.


날이 바짝 서 있는 칼을 보자 웃음도 나오지 않았다.


이번엔 정말 답을 찾을 수 없었다.


내가 아무리 남들보다 세다고 한들 검을 이길 수는 없었다.


‘죽음의 관리자가 50년 후에나 보자고 했는데, 그럼, 팔, 다리가 잘려서 한평생을 보내야 하나.’


하고 생각하고 있을 때, 신발 한 짝이 내 앞에 떨어졌다.


“뭐 하고 있냐? 어서 싸워야지!”


범털이었다.


내 앞에 떨어져 있는 신발을 보니 앞쪽에 칼날이 뾰족하게 나와 있었다.


처음 상대했던 놈의 것이었다.


그것을 집어 싸우기 위한 자세를 취했다.


빈틈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나저나 내 앞에서 검을 들고, 나와 맞서고 있는 그의 자세를 보니 놈의 사부가 누군지 대충은 알 것 같다.


“나와 사부가 겹치는 거 같은데, 좀 봐주면 안 될까요?”


그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거 참, 야박하게 굴지 좀 말고. 사형.”


냉철하게 상황을 분석하는 눈빛, 사마엘 사부와 아주 판박이였다.


마치 사부와 대련하기 위해 서 있는 거 같은 착각마저 들었다.


“스승님이 같다고 해서 봐주는 건 없다.”


녀석이 서서히 내 곁으로 다가왔다.


순간, 번쩍하고 섬광이 일자, 내 뒤에 있던 링의 로프가 그대로 잘려나갔다.


피하지 않았더라면 지금 내 몸이 저렇게 두 동강 났을 것이다.


‘이게 사부가 그렇게 말하던 검기라는 건가?’


예전, 사부한테 검술 훈련을 받을 때, 지루해하는 나에게 사마엘 사부가 검기라는 걸 보여 준 적이 있었다.


그 검기라는 것은 어느 정도 검술의 경지에 이른 고수가 검을 휘두르지 않고도 검의 기만으로 상대를 벨 수 있는 기술이다.


그때 사부가 내 앞에서 나무와 바위를 두 동강이 내는 퍼포먼스를 보여줘 몇 번 따라 해 보긴 했지만, 단시간에 되는 것도 아니고 끝내 그 경지에까진 이르지 못했다.


‘그때 왜 착실하게 배우지 않았을까?’ 후회되기 시작했다.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 이번엔 검기가 내 목을 노렸다.


피하면서 살짝 스친 감이 없진 않지만, 목은 몸뚱아리에 그대로 붙어 있었다.


쓰라려서 손을 갖다 대 확인하니, 피가 살짝 묻어 나왔다.


나와는 달리 놈은 진심을 다하고 있었다.


“오늘 사부님 제자 중 한 명은 잃겠구나. 이거 괜히 미안해지는데.”


그 제자 중 한 명이 나일 거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그런 놈을 보고 나도 자세를 고쳐 잡았다.


비록 손에 쥐고 있는 검의 길이는 다르지만, 우리는 서로 같은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이번엔 너의 목을 베어 버리겠다.”


놈의 눈빛을 보니 정말 그럴 것 같다. 하지만, 순순히 앉아서 내 목이 떨어져 나가는 걸 두고만 볼 생각은 없었다.


“그래, 한번 해 보자. 어서 들어와!”


우리는 서로를 향해 소리를 지르고 달려들었다.


그 순간, 놈이 앞으로 고꾸라지더니 몸을 부르르 떨기 시작했다.


“고마워요. 범털 삼촌. 삼촌 아니었으면 정말 죽을 뻔했어요.”


범털의 손에 테이저건이 들려 있었다.


“어휴, 놈의 신경을 돌리느라 진짜 식겁했네.”


내가 링 위에서 놈과 맞서고 있는 사이 범털이 자신의 부하들과 함께 교도관들에게서 테이저건을 빼앗았다.


“이 녀석아. 나가면 크게 한턱 쏴라. 으악!”


범털과 승리를 만끽할 때, 누군가 링 위로 올라와 범털과 부하들을 단숨에 때려눕혔다.


그의 손에선 핏물이 뚝뚝 떨어졌다.


몇 해 전, 이종격투기계를 접수하고 챔피언에 오른 자가 있었다.


파워와 실력 모두 갖춘 그를 이길 자는 아무도 없었다.


그를 끌어내린 것은 바로 불법 약물이었다.


도핑 테스트 결과 그는 챔피언 자리를 박탈당했고, 영구 제명당했다.


그자가 다름 아닌 내 앞에 서 있었다.


그는 몸이라도 풀 듯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범털의 얼굴을 사정없이 때리고 있었다.


‘내 얼굴도 곧 저렇게 되겠지.’


난 이 모습을 온전히 지켜보고 있을 할아버지가 미웠다.


“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너무 화가 나 나도 모르게 발악이라도 하듯 소리를 질렀다.


이런 내 모습을 보고 놈이 내 앞으로 다가왔다.


그는 보란 듯이 엄지로 자신의 목을 긋는 시늉을 했다.


“씨발! 그래 해봐!”


그의 주먹이 내 배에 닿았고, 그 충격에 난 피를 토해냈다.


놈에게 한 방 맞고 나니 정신이 아득해졌다.


승부고 뭐고 그냥 이대로 잠들어 버리고 싶었다.


놈의 주먹이 내 얼굴로 다가오는 게 보였다.


퍽!


날 때리려던 놈이 공중에 떠 있었다.


쿵!


한참을 공중에 떠 있던 놈이 링 바닥에 떨어졌다.


그 소리에 정신을 차려 보니 내 오른쪽 팔이 어퍼컷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내 추측이긴 한데, 위협을 느낀 내 몸이 방어하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움직인 거 같았다.


하지만, 그 후폭풍은 꽤 강력했다.


내 어퍼컷에 당하긴 했지만, 데미지는 크게 없는 것 같다.


바닥에 누워 있던 놈이 금세 일어나 날 잡아먹을 듯한 기세로 달려들었다.


놈의 주먹이 내 몸 여기저기 두들겼고, 내 몸은 금방 만신창이가 되었다.


‘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놈의 약점을 찾아야 한다. 근데 약점이 보이지 않았다.’


주먹을 피하려고 해 봤지만, 워낙 빨라 내지르는 족족 맞았다.


“관절이야!”


묵사발이 된 얼굴로 범털이 내게 소리쳤다.


“놈은 관절이 약해.”


그러곤 다시 정신을 잃었다.


‘이왕 알려 줄 거면 공략법도 알려 줄 것이지. 그리고 관절이 한두 갠가.’


주먹을 맞으며, 놈의 약점을 어떻게 파고들 것인가를 계속 생각했다.


그러다 전에 봤던 신문 기사를 떠올렸다.


지금 나를 샌드백 치듯 패고 있는 챔피언에 관한 기사였다.


기사의 제목은 「역경을 이겨내고 챔피언의 자리에 오르다.」였다.


기사는 어릴 적 교통사고를 당해 무릎 관절이 좋지 않은데, 그걸 극복하러 혹독한 훈련으로 고통을 견뎌내어 챔피언의 자리에 올랐다는 내용이었다.


기사의 내용을 떠 올린 나는 놈의 무릎을 사정없이 찼다.


내 기대완 달리 쓰러지기는커녕 오히려 놈의 화만 돋았다.


다른 쪽인가 싶어 반대쪽도 쳐 봤지만, 결과는 똑같았다.


뜻밖의 일격을 당한 놈의 펀치의 위력이 더 세졌다.


거기다가 이번에는 더 때려 보라는 식으로 니킥까지 들어왔다.


니킥 한방에 숨이 막히는 느낌이 들었다.


아무래도 갈비뼈가 분질러진 거 같았다.


차라리 기권하자는 식으로 바닥을 쳤지만, 놈의 공격은 계속 이어졌다.


너무 힘이 든 나머지 땅에 손을 짚었는데, 손에 무언가가 닿았다.


내가 들고 있다가 놈에게 맞으면서 떨어뜨린 신발 한 짝이었다.


인정사정 없이 놈에게 계속 두들겨 맞으며, 언젠가 막커스 사부가 해준 말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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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43화. 외계침공(2) 24.07.24 10 0 9쪽
42 42화. 외계침공(1) 24.07.23 11 0 9쪽
41 41화. 외계침공 24.07.22 13 0 9쪽
40 40화. 24.07.19 13 0 9쪽
39 39화. +2 24.06.14 22 2 9쪽
38 38화. +2 24.06.13 14 2 9쪽
37 37화. +2 24.06.12 18 2 9쪽
36 36화. +2 24.06.11 11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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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34화. +4 24.06.06 26 4 9쪽
33 33화. +4 24.06.05 28 2 9쪽
32 32화. +2 24.06.04 19 2 9쪽
31 31화. +2 24.06.03 22 2 9쪽
30 30화. +2 24.05.31 22 2 9쪽
29 29화. +2 24.05.31 23 2 9쪽
28 28화. +2 24.05.30 27 2 9쪽
27 27화. +2 24.05.30 21 2 9쪽
26 26화. +2 24.05.29 21 2 9쪽
25 25화. +2 24.05.29 20 2 9쪽
24 24화. +2 24.05.28 20 2 9쪽
» 23화. +2 24.05.27 27 2 9쪽
22 22화. +2 24.05.24 32 2 9쪽
21 21화. +2 24.05.24 27 2 9쪽
20 20화. +2 24.05.23 31 2 9쪽
19 19화. +4 24.05.23 34 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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