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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에나님의 서재입니다.

학원별곡 인생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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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Hi에나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3
최근연재일 :
2024.07.26 08:00
연재수 :
45 회
조회수 :
2,187
추천수 :
132
글자수 :
182,741

작성
24.05.31 10:20
조회
22
추천
2
글자
9쪽

29화.

DUMMY

가장 슬픈 날로 역사에 영원히 기록될 그 날을 하늘도 직감한 것일까. 그날은 새벽부터 예고에도 없었던 부슬비가 내렸다.


“아기가 나오려나 봐요.”


때에 맞춰 덕만의 아내도 산기를 느끼고 있었다.


덕만은 아내를 데리고 병원으로 향했다.


“이대로 가다간 산모가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청천벽력과 같은 의사의 말이었다.


이른 아침부터 계속된 산고는 저녁 늦게까지 이어졌다.


“이 부장, 자네 왜 이러나? 제발 그 총부터 내려 놓고 말하세.”

덕만의 아내가 고통에 몸부림치던 그때, 청와대에서는 거사가 진행 중이었다.


“야, 인마! 지 실장. 너 너무 건방져!”


탕!


한발의 총성이 울리고, 비서실장이 쓰러졌다.


총을 다시한번 쏘려는데, 총알이 나오지 않았다.


밖으로 나갔다 들어온 남자의 손에는 다른 총이 들려 있었다.


탕!


엎드려 있던 비서실장에게 또 한번의 총을 쐈다.


그리고,


“이게 지금 뭐 하는 짓인가? 당장 그만두지 못해!”


“각하! 각하도 자꾸 저 딴 놈에게 휘둘리지 마십시오!”


탕!


그를 향해 날아간 총알은 가슴과 머리에 꽂혔다.


그들이 있던 방은 금세 피로 물들었다.


일은 저질렀지만, 뒷수습을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했던 남자는 잠깐 동안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바로 그때, 남자의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가는 한 인물이 떠올랐다.


청와대에서 되돌릴 수 없는 큰일이 벌어지고 있던 그 시각, 병원에서는 산모의 마지막 고통이 시작되고 있었다.


“여보, 내게는 당신이 더 중요하오. 그러니 이쯤에서 그만합시다.”


“그럴 수 없는 거 당신이 더 잘 아시잖아요.”


덕만은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다.


“회장님, 이런 상황에서 말씀드리기 송구스러운데, 전화 좀 받아 보셔야 할 거 같습니다.”


이제 그녀가 마지막 힘을 짜내려 할 때, 간호사가 다가왔다.


“지금 이 상황에 내가 전화나 받고 있게 생겼나? 귀찮게 하지말고 저리 꺼져!”


“저, 이 부장님이라는 분이 이렇게 전하면 될거라고 말씀하셨는데요.”


그러면서 간호사가 자신의 엄지 손가락을 펴 위에서 아래로 향하는 행동을 취했다.


“중요한 전화 같은데 다녀 오세요.”


그녀 또한 그 의미를 알 수 있었다.


덕만은 아무 말도 없이 전화를 받으러 갔다.


“어, 오 회장.”


“일은 확실히 끝마치셨습니까?”


“내가 확인 사살까지 했네. 이제 난 뭘 하면 되나?”


“그럼, 육본으로 가십시오.”


“뭐? 육본! 중정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지금 중정으로 가시면 더 위험하십니다. 그러니 제 말대로 육본으로 가십시오. 그러면 저도 그쪽으로 가겠습니다.”


“그래, 알았네. 그럼, 이따가 봄세.”


남자와 통화를 마치고 어디론가 전화를 하려는데, 귀가 째질듯한 여자의 비명이 들렸다.


불길한 예감이 든 덕만은 수화기를 내려 놓고 분만실로 달려 갔다.


분만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갓난 아기의 울음 소리가 들렸다.


아기를 보기 전, 덕만은 아내의 상태부터 살폈다.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은 아내는 힘없이 축 처져 있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본 덕만의 눈에선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울컥 쏟아져 나왔다.


“수고했어요. 여보.”


그녀는 손으로 덕만의 얼굴을 어루 만졌다.


“사실, 저 당신을 사랑했어요. 고마웠어요. 그리고.. 미안해요..”


그 말을 마지막으로 자신의 눈물을 닦아 주던 그녀의 손이 힘없이 툭 떨어졌다.


덕만은 사랑하는 아내를 잃었다는 슬픔보다 자신을 이렇게 비참하게 만든 놈들에게 복수하고 싶다는 마음이 더 강했다.


그는 전화기로 달려가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총장님, 저 태양의 오덕만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남산에 이 부장이 지금 그쪽으로 가고 있으니 보이는 즉시 체포하십시오!”


“아니, 오 회장,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인가? 중정의 이 부장을 체포하라니?”


“그놈은 각하를 시해한 살인범입니다!”


“자네, 지금 한 말이 사실인가?”


“제가 놈에게 직접 들었습니다. 그러니 놈을 당장 붙잡으십시오!”


덕만이 아내의 장례를 치르는 동안 마르테오를 비롯한 6인방은 혹시라도 있을 불상사를 위해 중정으로 가 남아있던 부하들을 모조리 해치웠다.


“육본에서 나왔습니다. 같이 좀 가 주셔야겠습니다.”


장례식 마지막 날, 군복을 입은 군인 둘이 와서 덕만을 데려갔다.


“걱정할 거 없어. 금방 나올 테니까.”


그의 말대로 육본으로 끌려간 덕만은 간단한 조사를 받고 금방 풀려났다.


“형님, 도대체 어딜 가시길래 다짜고짜 끌고 오세요?”


며칠이 더 지나고 이른 아침부터 마르테오가 덕만과 아이, 두 사람을 납치하듯 차에 태웠다.


“내가 알고 지내는 역술가가 있는데, 아이 이름도 지어줘야 하고, 또 기분 전환도 할 겸 지방으로 바람이나 쐬러 가자고.”


“정말 괜찮다니까요.”


“네가 아무리 나의 오너라도 오늘만큼은 잔말 말고 이 형님 말 좀 들어.”


세 사람은 세 시간 남짓 차를 몰아 어느 시골 외딴집으로 들어갔다.


그들은 간단한 인사를 한 뒤, 본격적으로 아이의 이름을 짓기 시작했다.


“성현이란 이름이 좋겠습니다.”


아이의 사주를 살피던 역술가이 한참 만에야 입을 열었다.


“밝을 성(晟)에 솥귀현(鉉), 신의와 정의를 지켜 존경받는 인물이 되라는 뜻에서 그렇게 지어 봤습니다.”


“선생님, 제게 아직 하지 않은 말씀이 있는가요?”


“실은 아이의 사주를 보다 보니, 회장님과 상극입니다.”


“상극이라면?”


“좋지 않을 경우 서로가 서로를 죽이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역술가의 말대로 아이는 무럭무럭 자라 법과 정의를 수호하는 검찰이 되었다.


예전에 만났던 역술가의 말이 생각난 덕만은 성현이 검사가 되는 걸 탐탁지 않아 했지만, 정해진 운명이란 건 피할 수 없다는 걸 알았다.


검사가 된 성현은 회사의 이곳저곳을 들쑤시며 다니더니, 해외에 빼돌려 놓은 비자금이 있다는 사실까지 알아냈다.


결국 덕만은 자신의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죽이기로 마음 먹었다.


그리고 성현이 해외 출장을 다녀온 일주일 되는 날,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회장님 처리했습니다.”


“알았네. 수고했어.”


자신이 직접 나서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일, 그래서 덕만은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의 손을 빌리기로 했다.


우선 친구인 최석훈을 포섭했다.


물론 처음엔 완강히 거부했지만, 정치에 대한 그의 야망을 익히 잘 알고 있었기에 쉽게 성공할 수 있었다.


다음은 아들의 선배인 정원술, 아무리 정의감에 불타는 검사라 할지라도 돈 앞에서는 장사가 없었다.


마지막으로는 덕만의 말이라면 진짜 죽을수도 있는 군시절 자신을 따랐던 후임 하나를 시켜 일을 벌렸다.


“정말, 우리한테는 피해 안오게 해 주십시오. 회장님.”


“두 분만 입 다물면 아무 일도 없을 테니 염려 마십시오. 미래의 검찰청장님, 그리고 대통령님.”


군대 후임이 뒤처리를 마치고 돌아오는 동안 나머지 세 사람은 불안한 마음을 감추기 위해 덕만의 사무실에서 위스키를 마시고 있었다.


“일을 처리하고 온 거 같으니 이제 마무리를 하러 가실까요?”


네 사람은 성현의 집으로 가 성현의 아내도 살해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거처럼 일을 꾸몄다.


악마도 울고 갈 만큼 잔인한 덕만이었지만, 이제 두 살이 된 자신의 손자는 도저히 죽일 수가 없었다.


‘너희를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으니 어쩔 수 없었다.’


‘난 아직 죽기 싫거든, 그리고 따지고 보면 넌 내 친아들도 아니잖니?’


‘어찌 됐든 미안하다. 장례는 내가 섭섭지 않을 만큼 치러줄 테니 원망 따윈 하지 말거라.’


‘그리고 손주 놈은 내가 남 부럽지 않게 키우마.’


덕만은 장례를 치르는 동안 영정 앞에 빌고 또 빌었다.


장례의 마지막 날, 마르테오와 그 역술가가 덕만을 찾아왔다.


문상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부모의 영정 앞에서 해맑게 놀고 있는 아이를 본 역술가의 얼굴이 몹시 더 굳어버렸다.


“선생님, 뭐 잘못된거라도 있으십니까?”


심상치 않음을 느낀 덕만이 역술가에게 물었다.


“인연이 또 이렇게 이어지나 봅니다.”


“무슨 말씀이신지?”


뜸을 드리던 역술가가 입을 열었다.


“저 아이, 회장님이 모시던 그분의 환생입니다.”


충격에 멍해 있는 덕만에게 그는 한마디를 더 남기고 그곳을 떠났다.


“저 아이를 죽이지 않으시면, 회장님이 위험하십니다.”


한참이나 아무것도 모른 채 놀고 있는 자신의 손자를 바라보던 덕만은 다짐을 했다.


그 이후로 덕만은 자신의 손자를 죽이기 위해 시도했지만, 빈번히 실패에 그쳤다.


결국, 그는 자신의 손자를 구치소에 가두고 현상금까지 걸어 죽기를 바랬지만, 보기 좋게 살아서 돌아왔다.


“회장님, 현태 도련님이 깨어나셨습니다.”


덕만이 옛 생각에 잠겨 있을 때, 비서가 좋은 소식이자 나쁜 소식을 전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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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41화. 외계침공 24.07.22 13 0 9쪽
40 40화. 24.07.19 13 0 9쪽
39 39화. +2 24.06.14 22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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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37화. +2 24.06.12 18 2 9쪽
36 36화. +2 24.06.11 11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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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33화. +4 24.06.05 28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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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30화. +2 24.05.31 22 2 9쪽
» 29화. +2 24.05.31 23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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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27화. +2 24.05.30 21 2 9쪽
26 26화. +2 24.05.29 21 2 9쪽
25 25화. +2 24.05.29 20 2 9쪽
24 24화. +2 24.05.28 20 2 9쪽
23 23화. +2 24.05.27 26 2 9쪽
22 22화. +2 24.05.24 32 2 9쪽
21 21화. +2 24.05.24 27 2 9쪽
20 20화. +2 24.05.23 31 2 9쪽
19 19화. +4 24.05.23 34 3 9쪽
18 18화. +4 24.05.22 29 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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