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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에나님의 서재입니다.

학원별곡 인생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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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Hi에나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3
최근연재일 :
2024.07.26 08:00
연재수 :
45 회
조회수 :
2,184
추천수 :
132
글자수 :
182,741

작성
24.05.08 10:04
조회
310
추천
11
글자
9쪽

1화.

DUMMY

「딩동댕동」


점심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림과 동시에 4교시 담당 교사가 교실 밖으로 나가고 엎드려 있던 몸을 일으켰다.


“야. 어디가! 밥은?”


뒤에 앉아 있던 태환이 부르는 소리에도 꿋꿋이 교실을 벗어나고 있었다.


“저 새끼가 또 생까네.”


“오늘은 밥보다 빵이 땡긴다.”


손에 쥐고 있던 녀석의 카드를 흔들어 보이고는 유유히 교실을 빠져나왔다.


“오전 내 자빠져 자더니만 내 카드는 또 언제 슬쩍했냐?”


이런 일이 비일비재 했기에 그 누구도 신경 쓰거나 하는 사람은 없었다.


입학한 지도 한 달이 다 되어 가고, 슬기로운 학교생활도 어느덧 익숙해졌다.


곧장 매점으로 달려가 햄버거 두 개랑 콜라 하나를 사 자리를 잡고 앉았다.


햄버거 하나를 게 눈 감추듯 먹어치우고는 두 번째 빵에 손을 대는데, 학생들이 우르르 매점으로 몰려들었다.


개중에는 낯익은 얼굴들도 몇몇 보였지만, 크게 신경 쓰거나 하지는 않았다.


“너 우리 반이지?”


손에 쥔 햄버거를 한참 탐닉하려는데, 똑단발의 여자애가 내게 아는 척을 했다.


고딩 치고는 조금 왜소해 보였지만, 난 개의치 않고 여전히 손에 들려진 햄버거에 집중했다.


무관심에 뻘쭘했던지, 그 애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더니 이내 내 곁을 지나갔다.


“왜 이러세요? 이거 놓으세요.”


“귀엽게 생겼는데, 이리와 봐. 오빠가 예뻐해 줄게.”


매점을 나가려는 그 애를 한 무리의 남학생들이 뒤에서 허리를 끌어안고 추태를 부렸다.


‘2학년? 일진?’


그 모습을 지켜만 볼 뿐, 난 여전히 햄버거에 집중하고 있다.


‘그 어떤 것도 내 소중한 식사시간을 방해할 순 없다.’


매점 안에 꽤 많은 사람이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지만, 나서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놈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한 그 애의 얼굴은 점점 일그러졌다.


매점에서 파는 값싼 빵조각이라 그러려니 했는데, 의외로 괜찮았다.


‘앞으로 자주 사 먹어야겠는걸.’


뜻밖의 발견에 기분이 좋아졌다.


식사를 마치고 매점을 나오며, 손에 들고 있던 콜라를 녀석의 머리에 그대로 부어 버렸다.


“무슨 짓이야!”


“어. 미안. 냄새가 너무 나길래 화장실인 줄.”


내 앞에서 씩씩대는 녀석을 가볍게 무시한 채, 그곳에서 벗어나려 발버둥 치던 그 애의 손목을 끌어당겼다.


“이 새끼가 뒤지려고 환장했나!”


여러 사람 앞에서 망신을 당한 녀석이 나를 향해 팔을 뻗었지만, 허공에서 바람만 일으킬 뿐 나에겐 이렇다 할 데미지는 주지 못했다.


빡!


카운터 펀치를 맞은 녀석이 그대로 바닥에 고꾸라졌다.


아무렇지 않은 듯 주먹을 바지에 쓱 닦은 후, 그 애를 데리고 그곳을 빠져나왔다.


나를 뒤따라 오는 놈은 없었다.


그 애를 데리고 교실로 향하는데, 운동복을 입은 덩치들이 내 옆을 스쳐 지나갔다.


***


점심을 먹고 입가심이나 하려고 애들을 데리고 매점으로 향하던 유도부 주장인 종석은 어떤 여자애의 손목을 잡고 스쳐 지나간 남자의 얼굴을 보고는 다시 한번 그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에이. 아닐 거야.’


불안한 마음을 애써 부정하며, 종석은 매점 문을 열고 들어섰다.


매점 바닥에는 자신을 따르는 2학년 후배가 정신을 잃고 큰 대 자로 뻗어 있었다.


“이 새끼 왜 이러냐?”


한 놈이 다가와 그간 있었던 일을 종석에게 보고했다.


“감히 어떤 놈이 우리 애를 건드려! 얘 이렇게 만든 놈 학교 마칠 때까지 몇 학년 몇 반인지 알아 와.”


***


“아.. 손 좀.. 너무 아파.”


“어, 미안.”


그 애의 손목에 내 손자국이 선명하게 나 있었다.


“고마워..”


“괜찮.”


“근데, 나 왜 도와줬어?”


“네가 아까 말했잖아.”


“??”


“우리 같은 반이라고.”


난 아무 일 아니라는 듯 그 애를 지나쳐 교실로 왔다.


그나저나 배도 든든하게 채웠겠다, 눈꺼풀이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어차피 공부랑은 담을 쌓은 지 오래고, 선생들도 터치하지 않으니 난 그대로 책상에 엎드려 잠에 빠져들었다.


“흐헉!”


얼마나 잔 건지 눈을 떴을 땐 수업은 이미 끝나 있었고, 저마다 이 감옥과 같은 학교를 탈출하기 위해 분주했다.


‘3년! 딱 3년만 죽은 듯이 있자!’


이것이 꼰대 영감과 한 약속이었다.


멍하게 있던 나 역시 애들과 뜻을 같이하기 위해 짐을 챙겼다.


막 자리를 뜨려는데, 앞문과 뒷문이 세게 열렸다.


앞을 보니 우락부락하게 생긴 놈들이 인상을 더 구긴 채 서 있었다.


그들 사이로 아까 매점에서 나에게 맞아 뻗었던 놈의 얼굴이 보였다.


그놈 역시 나를 봤는지 일행을 데리고 내 앞으로 왔다.


“혀..현태야.. 너 이 반이었어..”


“형. 오랜만이야. 근데 형이 뭔가 착각한 거 같은데, 여기 3반이야.”


내 조크에 여기저기 탄식하는 소리가 들렸다.


“오.. 오랜만이야.. 난 네가 여기 있는지 진짜 몰랐어. 정말이야.. 믿어줘..”


“형 똘마니 복수해 주기 위해 온 거 같은데, 나가자. 뒷산은 조금 멀고. 옥상이 좋겠다.”


내 말에 녀석의 얼굴이 잿빛으로 바뀌는 게 보였다.


“농담이야. 농담. 형은 농담을 뭐 심각하게 받아들여. 사람 민망하게.”


농담이란 말에 녀석이 그제야 안심하는 듯했다.


“정말 고마워. 현태야 살려줘서.”


“알았으니까 얼른 가. 나도 가야 되니까.”


그들은 서둘러 교실을 빠져나갔고, 나 역시 학교를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


***


“아니. 선배님. 그놈이 어떤 놈이길래 그렇게 벌벌 떠세요? 분명히 제 복수 해 주신다고 그러셨잖아요.”


“야. 이 새끼야! 까불어도 사람을 봐 가면서 까불어! 우리 방금 죽다 살았어.”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너 일 년 전에 있었던 일 알지?”


“그 갓 고등학교에 입학한 애 하나가 이 일대 주먹을 평정했다던.. 혹시 아까 그 녀석이 그 전설 속 인물이에요?!”


“그래. 새끼야! 정말 믿을 수 없는 일이었지. 그 뒤로 홀연히 사라져 죽었다는 소문도, 잡혀갔다는 소문도 돌았지만, 아무도 행방을 몰랐는데, 일 년 만에 다시 나타난 거야.”


한동안 대화가 끊겼다 다시 이어졌다.


“오현태. 그 녀석 얼굴을 보는 순간 솔직히 난 무서웠다. 행여나 또 한 번의 피바람이 몰아칠 거 같아서.”


종석은 두려움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너희들, 목숨 부지하고 싶으면, 얌전히 찌그러져 있어!”


***


“여.. 여기에 앉아.”


“일부러 자리 맡아 둔 거야?”


집으로 가기 위해 버스를 탔는데, 아까 그 애가 기다리고 있었다.


“아까 고맙기도 하고, 네가 그랬잖아. 우리 같은 반이라고.”


그 애의 엉뚱함에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났다.


“네가 안 도와줬으면 난 아마 끔찍한 일을 당했을 거야.”


“그만! 지나간 일 자꾸 생각해봤자 머리만 지끈거리고 싹 잊어버려.”


내 옆에 앉은 그 애는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아까 나 너 도와준 거 아니야. 나 햄버거 먹는데 놈이 자꾸 시끄럽게 해서 그랬던 거야.”


내 눈에 씨익 하고 웃는 그 애의 모습이 들어왔다.


“암튼, 고마워. 그리고 내 이름은 선영이야. 최선영.”


“어.. 내 이름은.. ㅎ..”


“현태 맞지. 오현태.”


난 그 애. 아니···. 선영이의 말에 괜히 주눅이 들었다.


“나 여기서 내려.”


“그..래.. 잘 가. 내일 보자.”


버스에서 내리기 전, 선영이는 나를 향해 한 번 더 미소를 지어 주었다.


“야. 이 멍청한 놈아. 안 따라 내리고 뭐해?”


선영이가 내린 곳을 보며, 멍하니 있는데, 태환이가 다가와 핀잔을 준다.


“여자가 자기 내리는 곳을 알려주는 이유는 따라오라는 거잖아. 이놈은 싸움만 잘하지 완전 쑤맥이야. 쑥맥.”


태환의 코치에 정신이 번쩍 든 난 급하게 버튼을 눌렀다.


“나, 간다. 내일 보자.”


“내일? 저 새끼가 뭔 짓을 하려고? 오늘 또 애 하나 잡는 거 아냐?”


버스에서 내리는데 친구 놈들의 키득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이 새끼야! 살살 다뤄!”


뭘 살살 다루라는 건지. 나에게 소리 지르는 놈들을 향해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인사하고는 선영이 사라진 곳으로 뛰어갔다.


일 년 전, 내가 큰 사고를 치고, 잠깐 어디를 다녀올 동안 친구 놈들이 자신들의 무책임한 친구를 위해 스스로 유급을 당한 멍청이들이 있었다. 그 멍청이들에게 늘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지만 겉으로 내색은 하지 않는다. 그놈들도 그걸 바라지 않고.


백 미터의 거리를 유지한 채, 선영의 뒤를 따랐다.


“너. 나 집에까지 바래다주는 거야?”


코너를 도는데, 갑자기 선영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게 말이지.”


어정쩡한 내 모습에 한참을 웃던 선영이가 갑자기 내 팔짱을 꼈다.


그녀의 도발에 화들짝 놀라 팔을 빼려고 움찔대다가 팔꿈치 부분에 뭔가 물컹한 것이 느껴졌다.


놀란 나와는 달리 아랑곳하지 않고, 선영이는 더더욱 내 팔에 자신의 몸을 밀착시켰다.


“아저씨, 바래다주려면 좀 제대로 바래다주셔야지요.”


팔에 마비라도 온 듯 꼼짝없이 선영에게 포박되어 끌려 그녀의 집으로 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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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43화. 외계침공(2) 24.07.24 10 0 9쪽
42 42화. 외계침공(1) 24.07.23 11 0 9쪽
41 41화. 외계침공 24.07.22 13 0 9쪽
40 40화. 24.07.19 13 0 9쪽
39 39화. +2 24.06.14 22 2 9쪽
38 38화. +2 24.06.13 14 2 9쪽
37 37화. +2 24.06.12 18 2 9쪽
36 36화. +2 24.06.11 11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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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27화. +2 24.05.30 21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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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1화. +2 24.05.24 26 2 9쪽
20 20화. +2 24.05.23 31 2 9쪽
19 19화. +4 24.05.23 34 3 9쪽
18 18화. +4 24.05.22 29 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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