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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에나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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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Hi에나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3
최근연재일 :
2024.07.26 08:00
연재수 :
45 회
조회수 :
2,194
추천수 :
132
글자수 :
182,741

작성
24.06.11 19:00
조회
11
추천
2
글자
9쪽

36화.

DUMMY

“으아악”


미진이가 고통스러워 할수록 진환이의 얼굴은 더 일그러져 갔다.


“의사!”


지금 필요한 건 바로 의사였다.


다행히 며칠 전에 온 사람 중에 의사가 몇 명 있었다.


우리는 그들을 데려와 미진이를 보여줬다.


“내가 돈은 얼마던지 줄테니 얼른 좀 봐 주시오.”


냉혈안 같던 오 회장 조차 나서서 의사들을 독려했다.


하지만, 그들은 난색을 표했다.


“대체 왜 못하겠다는 거요?”


“저희가 전문의는 맞습니다. 그렇지만..”


“그렇지만 뭐요?”


“저희 중에 산부인과 전문의는 없습니다.”


너무 기가 막힌 나머지 우리는 동시에 이마를 탁하고 쳤다.


“당신들 지금 장난해? 지금 그런 거 따질 때야!”


참다못한 진환이가 소리를 질렀다.


“아무리 산부인과 전문의가 아니더라도 위급 상황인데, 좀 봐줄 수는 있잖아요.”


“너희들 정말 이러기야!”


내가 사정도 해 보고 오 회장이 불을 내뿜으며 위협도 해봤지만 소용 없었다.


우리가 지체하는 사이 미진이의 상태는 더 안 좋아졌다.


“불만 내뿜지 마시고, 그걸로 물 좀 끓여 오세요.”


바로 그때, 뒤에서 이 상황을 묵묵히 지켜보던 선영이가 나섰다.


“뭘 멍청하게 서 있어요. 빨리 서두르지 않고!”


우리는 선영이의 지시에 따라 물을 끓이고, 사람들을 내 보냈다.


“넌 애 아빠라는 놈이 어딜가?”


사람들과 함께 나가려던 진환이가 다시 미진이 곁으로 왔다.


“우리 미진이 제발 좀 살려 주십시오. 전 뭘 하면 되나요?”


“재수 없는 소리 하지 말고, 미진이 손이나 꼭 잡아주고, 산모와 아기 모두 무사하게 해 달라고 기도해.”


자신에게 극존칭을 하는 진환이를 선영이가 한번 쳐다봤다.


선영이의 말대로 진환이는 미진이 곁에 무릎꿇고 앉아 미진이의 손을 잡고 간절히 기도하기 시작했다.


“쟤, 저러다 방언도 터지겠는데.”


유리문을 통해 본 진환이의 모습이 참 낯설게 느껴졌다.


“응애, 응애.”


잠시 후, 건물 전체를 울리는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너나 할 거 없이 우리는 새생명이 태어난 교실로 뛰어 들어갔다.


“아기 놀라겠다. 좀 살살 다녀.”


“우리 발소리보다 애 아빠 얼굴 보고 더 놀라겠다.”


범털의 한마디에 우리는 빵터졌다.


“미진이는?”


“아기와 엄마 모두 건강하고 엄마는 잠시 쉬는 중이야.”


우리 중에 제일 기뻐해야 할 진환이가 가만히 엎드려 있었다.


“얘들아, 이 새끼 운다. 울어.”


가만히 가 확인해 보니까 어깨를 들썩거리며 진환이가 울고 있었다.


“으흐흐흑, 얘들아, 내가 잘할 게. 나 이제 나쁜 짓도 안 하고, 친구들도 안 괴롭힐 거야.”


엉뚱한 진환이의 말에 웃을 법도 했지만, 우리 또한 몰래 눈물을 훔쳤다.


“한번 안아 봐.”


“정말 내가 안아 봐도 돼?”


“네가 애 아빠 아니었어! 그럼 다른 사람한테 먼저 안아 보라고 그래야 되겠다.”


선영이의 말에 진환이가 조심스레 아기를 안는다.


“이 오밀조밀 모여 있는 눈코입하며, 봐, 이 고추도 날 닮았어.”


“진환아, 아무리 아기가 좋아도 그건 좀.. 악!”


뒷말을 하려는 순간 내 등으로 선영이의 강 스파이크가 들어왔다.


“새끼가 아무리 찐친이라도 할말이 있고 안할말이 있는데, 너 또 그런 소리 하면 네 옥수수 싹 다 털어 버린다!”


얼마나 세게 때렸던지 나중에 확인하니 등이 퉁퉁 부어 있었다.


“이 세상 최고 부자인 회장님께서 증손자 이름 좀 지어 주시죠.”


별 반응을 보이지 않던 오 회장도 아기의 재롱에 입이 귀에가 걸렸다.


“음.. 이름이라.. 내가 못 다 이룬 꿈 네가 이루라는 뜻에서 우주란 이름이 좋겠구나. 우주 정복의 꿈은 네가 꼭 이루거라.”


지금 그가 저렇게 좋아하는 거로 봐서 여차하면 내가 아닌 녀석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물려 줄 거 같았다.


오늘부로 우주는 우리의 마스코트이자 희망이 되었다.


우주에게 만큼은 모든 것이 무너진 아포칼립스 세상이 유토피아에서 살게 하고 싶었다.


그렇게 또 며칠이 더 지났다.


분명 전날까지만 해도 무덥고 비까지 내려 후덥지근했는데, 아침에 눈을 떠보니 날씨가 조금 쌀쌀해졌다.


밖에는 안개까지 자욱하게 껴 있었다.


“뭔데요? 저도 좀 같이 압시다.”


“아무것도 아니다. 넌 알 필요 없다.”


안개를 보고는 사부들이 자기네들끼리 서로 눈빛을 주고 받는 게 보였다.


“뭐만 물어 보면 알 필요 없대. 그렇다고 자기들이 일을 제대로 처리하는 것도 아니고..”


난 괜히 혼자 투덜거렸다.


우리는 팀을 나눠 땔감과 식량을 구해 오기로 했다.


‘근데 왜 내가 식량을 구하러 가는 건데! 나도 우주와 놀고 싶다고.’


혹시 있을지 모를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선영이와 친구들이 학교에 남아 미진이와 우주를 보호하기로 했고, 제일 위험할 거 같은 식량을 구해 오는 일은 오 회장과 나, 그리고 마르테오와 사마엘 사부 이렇게 네 명이 맡았다. 나머지는 산으로 땔감을 구하러 갔다.


“이거 어떤 영화에서처럼 안개속에서 괴물 막 튀어 나오고 하는 건 아니겠죠?”


순간 나머지 세 사람이 나를 정색하며 노려봤다.


난 괜히 딴청을 부렸다.


이들과 학교 밖을 몇 번 나가 봤지만, 오늘처럼 날을 잔뜩 세운 적은 없었다.


심지어 사마엘 사부는 자신의 검까지 뽑아 들었다.


짙게 깔린 안개에 날씨까지 서늘한 게 을 씨 년 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으니 다들 조심하고, 특히 현태 넌 지금이라도 돌아가도 좋다.”


“여기까지 왔는데, 끝까지 한번 가 보죠.”


그순간, 무언가가 우리를 향해 날아오고 있었다.


핑! 슉! 퍽!


“괜찮느냐?”


어딘가에서 날아온 그것은 내 팔을 스치고 지나 벽에 가 박혔다.


사마엘 사부가 검으로 쳐내지 않았다면 아마 내 심장으로 날아와 꽂혔을 것이다.


“괜찮습니다.”


팔을 스치고 지나가긴 했지만,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


“또 날라온다.”


퓽! 척!


이번에 날아오는 것은 오 회장이 손으로 낚아채 잡았다.


그의 손에 들려 있던 건 화살이었다.


“지금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아직도 이런 구시대적 유물을 들고 다니는지.”


오덕만 회장은 자신의 손에 있던 화살을 가볍게 꺾어 버렸다.


“무림 강호다!”


사부들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수많은 표창이 날아왔다.


파바밧바!


마르테오 사부가 앞으로 나아가 표창들을 모두 손으로 잡았다.


“역시 마르테오 그대 답구나.”


안개속에서 중후한 목소리가 들려 왔다.


“사부님, 아는 자들이에요?”


“글쎄다.”


“그대여, 벌써 나를 잊었는가?”


“장난 그만 치고, 이제 정체를 밝혀라!”


이번에는 안개속에서 기다란 창이 날아왔다.


창은 잡으려던 오 회장의 손을 피해 어깨에 박혔고, 그 힘으로 인해 뒤쪽으로 날아가 쳐 박혔다.


“윽!”


서서히 안개가 그치고 베일에 싸여 있던 자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풉”


그들의 모습을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


안개속에 왜 숨어 있었는지, 그 이유를 어렴풋이 알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낸 그들의 복장이 마치 아주 옛날 케이블TV 영화 채널에서 틀어주던 홍콩 무협 영화에서 속 배우들이 입던 옷과 똑같았기 때문이었다.


보니까 변발까지 했다.


“저러다가 황비홍에 동방불패, 거기다가 강시까지 나오겠어요.”


“가만히 좀 있거라.”


계속해서 깐족거리다가 마르테오 사부에게 꿀밤을 한 대 맞았다.


그러다 문득, 내 얼굴에서 웃음기가 싹 하고 사라졌다.


“사부님, 이게 어떻게 된 거예요?”


우리가 맞서고 있는 무리 중 한 명이 마르테오 사부와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형님, 벌써 나를 잊은 거요?”


“부모를 죽이고 사부를 죽인 네놈을 내 아우로 둔 적이 없다.”


“이거 왜 이러시우. 그들은 죽을 만해서 내 손에 죽은 거요.”


“네놈에게 비기를 전수 해 주지 않는다고 그게 네 손에 죽을 일이냐?”


“형님이 내 입장이 안 되어 봐서 모르나 본데 그게 얼마나 엿 같은지 아시우? 어찌 됐든 그들이 가르쳐 주지 않았어도 내 힘으로 알아냈지만.ㅎㅎ”


마르테오 사부를 똑 닮은 그는 꽤 만족스러운 듯 웃고 있었다.


“긴말할 필요 없다. 어서 덤벼라. 이놈아! 내 오늘은 기필코 네놈의 숨통을 끊어놓아 줄 테다!”


“성질 급한 건 예나 지금이나 똑같으시구려. 그때는 내가 속절없이 당했지만, 이제는 상황이 좀 달라졌거든.”


피용! 퍽!!


두 형제가 서로를 보며 으르릉 대고 있을 때, 뒤쪽에서 창이 날아와 놈 옆에 있던 녀석의 이마에 정통으로 꽂혔다.


엄청난 살기에 뒤를 돌아보니, 오 회장이 눈에 불을 켜고 걸어오고 있었다.


“괜찮나? 오 회장.”


“저런 이쑤시개로는 날 죽일 수 없단 걸 형님도 잘 알잖소.”


“그대도 능력자인가?”


조금 전, 창에 맞은 곳은 흔적도 없이 싹 나았다.


“나한테 당할 때, 절대 못 잊는다고 해 놓고 벌써 내 얼굴을 잊었는가?”


오덕만 회장의 말에 깜짝 놀라며 놈이 다시 한번 그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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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43화. 외계침공(2) 24.07.24 10 0 9쪽
42 42화. 외계침공(1) 24.07.23 11 0 9쪽
41 41화. 외계침공 24.07.22 13 0 9쪽
40 40화. 24.07.19 14 0 9쪽
39 39화. +2 24.06.14 22 2 9쪽
38 38화. +2 24.06.13 14 2 9쪽
37 37화. +2 24.06.12 18 2 9쪽
» 36화. +2 24.06.11 12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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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33화. +4 24.06.05 28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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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27화. +2 24.05.30 21 2 9쪽
26 26화. +2 24.05.29 22 2 9쪽
25 25화. +2 24.05.29 21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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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2화. +2 24.05.24 32 2 9쪽
21 21화. +2 24.05.24 27 2 9쪽
20 20화. +2 24.05.23 31 2 9쪽
19 19화. +4 24.05.23 34 3 9쪽
18 18화. +4 24.05.22 30 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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