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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에나님의 서재입니다.

학원별곡 인생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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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Hi에나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3
최근연재일 :
2024.07.26 08:00
연재수 :
45 회
조회수 :
2,197
추천수 :
132
글자수 :
182,741

작성
24.06.05 08:00
조회
28
추천
2
글자
9쪽

33화.

DUMMY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가보니 한쪽 담장이 무너져 있었다.


“저게 무슨 일이데요?”


그들 역시 갑작스럽게 일에 대해 불안한 기색을 보이고 있었다.


바로 그때, 할아버지의 탄식 소리가 들렸다.


“나름 튼튼하게 짓는다고 지었는데, 이곳마저 뚫려 버리다니.”


“저건 밖에서 허물고 들어온 게 아닙니다.”


무너진 곳을 살피던 정원술 이사장이 할아버지에게 다가가 보고했다.


“밖에서 허문 게 아니라면.. 설마..”


“네, 회장님, 허물어진 형태로 봐서 안에서 밖으로 무너뜨린 게 확실합니다.”


그의 한마디에 그곳은 순식간에 공포에 휩싸였다.


우리는 팀을 나눠 학교를 수색하기 시작했다.


“무슨 일 있으면 소리부터 지르고, 무조건 사부들 뒤에 숨어.”


“야, 우리도 무섭다.”


“그래도 모두 고수들이니까, 우리들보다 낫겠죠.”


무거워진 분위기를 바꾸려고 루카 사부와 농담을 주고받았지만, 그 농담이 분위기를 더 가라앉혔다.


“미진이 너 정말 괜찮겠어?”


한층 더 불러진 배를 하고 미진이도 따라나섰다.


“괜찮아. 걱정할 거 없어. 지금은 안에 혼자 있는 게 더 위험해.”


“지은아, 미진이 좀 부탁할게.”


“알았어.”


나야 지금 목숨을 잃는다고 해도 여한이 없지만, 친구들만큼은 꼭 지켜주고 싶었다.


그러고 보니 세월이 지날수록 오성현에 대한 기억은 점점 사라지고 오현태에게 동화되어 가고 있었다.


저들은 이제 내 아버지도, 친구도, 직장 상사도, 군대 상관도 아니었다.


보다 믿을만한 선영이 쪽으로 붙고 싶었지만, 애석하게도 떨어지게 되었다.


“이 의리 없는 새끼야! 저만 살겠다고 팀 나누는 데서 떼를 쓰냐? 쪼잔하게. 새끼야!”


진환이가 갑자기 시비를 걸어왔다.


“약육강식, 적자생존의 세계에서 나라도 살아남아야 너희들 명복이라도 빌어 주지.”


이 모든 건, 이 한 몸 희생해 친구들을 웃기겠다는 나의 살신성인이었다.


“차라리 악담을 해! 악담을. 이 새끼야!”


배 속의 아기 때문에 지금껏 참아왔던 미진이 마저 내게 욕을 퍼부었다.


미진이까지 폭발하게 했으면 친구들을 웃기겠다는 내 계획은 대성공이다..


“저 새끼 잡아!”


지은이의 한마디에 모두가 몰래 저쪽 팀으로 가려는 나를 쳐다봤다.


이런 내 계획도 모르고 나를 보던 선영이마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결국, 난 내가 있는 팀 제일 앞에 서게 되었다.


‘솔직히 나 죽기 싫어.’


“사부가 셋이나 있는데, 왜 제가 앞에 서야 되요?”


“너 한 번만 더 말하면 그 입 꿰매 버린다.”


루카 사부의 말에 난 입을 꾹 닫았다.


두 팀으로 나눠 학교를 샅샅이 수색했지만, 우려완 달리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아침을 먹고 우리는 무너진 담장을 다시 쌓기 시작했다.


“오늘은 일단 상황을 보고 내일은 우리 셋이 더 멀리까지 나가 보도록 하자.”


보수 공사를 마친 우리는 모여서 대책회의를 했다.


“선영이는 안 데려가시게요?”


“이곳에 남아 있는 사람들을 지켜야 하지 않겠니?”


“사부님이 남아서 지키시면 되잖아요.”


보다 못한 마르테오 사부가 내 뒤통수를 쳤다.


“너, 우리를 못 믿는 것이냐?”


“어제 기억 안 나세요? 어제 사토리인가 하는 놈한테 속수무책으로 당하셨잖아요. 두 분 다.”


“그건 우리가 몸을 회복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랬다고 내가 누누이 설명했잖아.”


옆을 보니 그 어느 순간에도 냉철함을 유지하던 사마엘 사부가 잔뜩 흥분한 상태로 나를 향해 검을 뽑으려 하고 있었다.


다음 날, 마르테오, 사마엘, 그리고 나 우리 세 사람은 남들보다 먼저 일어나 학교 밖으로 나갔다.


“자, 이거 가다가 사부님들이랑 먹어. 조심하고.”


막 길을 나서려는데, 선영이가 도시락을 챙겨 주었다.


“그래, 잘 먹을게.”


우리는 선영이의 배웅을 받으며 길을 나섰다.


“너도 참, 친구들 기분 풀어 주느라 애쓴다.”


“아셨어요?”


“어떻게 모를 수가 있겠냐? 네가 티를 팍팍 내는데.”


“세상이 이렇다고 해서 우울해하고 있을 필요는 없잖아요.”


“사실, 나도 너의 장단에 맞춰주느라 고생했다.”


“사부님은 절 진짜 베시려던 거 아니셨어요?”


사마엘 사부가 검에 손을 가져다 대려 하자 난 재빨리 화제를 바꿨다.


“하루아침에 모든 게 변해 버렸고, 용에다가 요괴까지 대체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요?”


“그러게 말이다. 앞으로 또 무슨 일이 일어날지 걱정이구나.”


무언가에 의해 부서진 잔해들을 보며 우리는 한숨을 내쉬었다.


충격에 버틴 건물들도 간간이 눈에 보였지만, 그렇지 못한 곳이 더 많았다.


“오늘은 늦었으니 여기에서 짐을 풀도록 하지.”


꽤 멀리까지 왔는데, 특별한 것은 없었다.


“꼭 귀신 나올 거 같은데, 다른 데서 자면 안 될까요?”


어둠을 피하려고 들어간 곳은 음습함이 마치 흉가처럼 느껴졌다.


“지금 우리가 찬밥 더운밥 따질 때냐! 그리고 이렇게 너저분해야 놈들도 접근하지 않을 거 아니냐?”


퀴퀴한 냄새며, 겹겹이 쌓인 먼지들로 인해 눈살이 절로 찌푸려졌다.


허기가 졌지만 거기에서는 도저히 밥 먹을 용기가 나지 않았다.


“사부님들 지금이라도 다른 데로 옮기시죠.”


하지만 그들은 요지부동이었다.


‘암튼 평소에는 사랑하는 제자니 마음에도 없는 소릴 하면서 이럴 때는 개소리로도 안 들어요.’


“두 분은 여기서 주무십시오. 전 다른데를 찾아 보겠습니다.”


“쉿!”


투덜대며 짐을 싸 밖으로 나가려던 그때, 사마엘 사부가 날 급하게 붙잡았다.


“사부, 저게 도대체 뭐예요?”


우리 셋은 모두 몸을 움추렸다.


코끼리 같기도, 공룡 같기도 한 거대한 생명체가 괴상한 소리를 내며, 우리가 있는 곳을 서성이고 있었다.


울음소리가 얼핏 들으면 누군가의 비명처럼 들리기도 했으며, 동물의 그것 같기도 했다.


어젯밤, 학교에서 들었던 그 울음소리였다.


그것이 발을 내디딜 때마다 땅이 들썩이며 쿵쿵 울렸다.


“저기에 깔리면 뼈도 못 추스르겠는대요.”


위성 안테나처럼 넓적하고 커다랗게 생긴 귀로 내가 하는 소리를 들었는지 기다란 귀로 우리가 있는 건물을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예상치 못한 놈의 반응에 우리는 몸을 바닥에 더 밀착시키고 옆에 있던 거적대기로 몸을 덮었다.


오물과 먼지가 뒤섞인 역한 냄새에 금방이라도 박차고 뛰쳐나가고 싶었지만, 헤드라이트보다 밝은 놈의 눈을 보는 순간 생각을 접었다.


놈의 코가 마치 뱀처럼 길게 늘어나 건물 이곳저곳 꽤 오랜 시간 수색하며 돌아 다녔다.


그것이 위를 지날 때마다 우리는 공포에 떨어야만 했다.


한참을 그렇게 돌아다닌 끝에 우리 식량 주머니를 발견하고는 약탈해 갔다.


“그냥 내버려 둬!”


내 머리 위로 지나갈 때, 주머니를 가로채려 했으나 마르테오 사부가 날 급하게 말렸다.


선영이가 날 위해 정성스럽게 싸준 도시락을 구경도 못 하고 몽땅 놈에게 빼앗겨 버렸다.


지금 당장이라도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놈에게서 그것을 빼앗아 오고 싶었으나 엄청난 체급차이로 인해 생각을 접어야만 했다.


한참의 시간이 지나고 놈이 사라진 후에야 우리는 몸을 일으킬 수 있었다.


“에헤, 이 먼지 어떡할 거야!”


몸에 묻은 끈적거리는 오물들을 털어내며 짜증이 밀려왔다.


“근데, 놈이 사라진 방향이..”


우리는 서둘러 놈을 뒤쫓기 시작했다.


놈이 사라진 쪽이 바로 학교가 있는 방향이었다.


축지법을 사용해 왔던 길을 빠르게 되돌아 갔으나 놈을 따라잡는 건 역부족이었다.


결국, 한낮이 다 되어서야 학교에 도착할 수 있었다.

우리가 학교에 도착했을 땐, 놈이 이미 지나간 뒤여서 그러는지 모든 게 엉망진창이었다.


그동안 적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던 정문과 벽은 벌써 허물어져 있었고, 운동장 이곳저곳이 움푹 파여 있었다.


학교에 남아 있던 사람들 걱정에 안으로 한달음에 달려갔다.


“모두 다 당한 건가?”


인기척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혹시나 해 올라간 뒷산에도 샅샅히 뒤진 교실 그 어느 곳에도 사람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학교를 비우는 게 아니었는데..”


내가 저지른 만행에 후회가 되기 시작했다.


내가 학교를 벗어나지만 않았더라도, 어쩌면 놈을 처치할 수 있었을 텐데.


비록, 놈의 상대가 되지 않더라도 친구들과 끝을 같이 할 수 있었을 텐데.


밀려오는 죄책감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현태야, 너 왜 여기서 울고 있어?”


눈물로 흐려진 시야 사이로 희미하게 선영이의 환영이 보였다.


“미안해. 선영아, 널 지켜 주지 못해. 정말 미안해.”


“너, 나 몰래 바람 폈니?”


“너무 보고 싶은 마음에 이제는 환청까지 들리는구나.”


순간 불이 번쩍하고 일었다.


“너, 이 새끼. 똑바로 말해! 나 내팽겨치고 딴년이랑 붙어 먹었냐고!”


그 소리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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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45화. 외계침공(4) 24.07.26 7 0 9쪽
44 44화. 외계침공(3) 24.07.25 8 0 9쪽
43 43화. 외계침공(2) 24.07.24 10 0 9쪽
42 42화. 외계침공(1) 24.07.23 11 0 9쪽
41 41화. 외계침공 24.07.22 13 0 9쪽
40 40화. 24.07.19 14 0 9쪽
39 39화. +2 24.06.14 22 2 9쪽
38 38화. +2 24.06.13 14 2 9쪽
37 37화. +2 24.06.12 18 2 9쪽
36 36화. +2 24.06.11 12 2 9쪽
35 35화. +6 24.06.10 21 3 9쪽
34 34화. +4 24.06.06 26 4 9쪽
» 33화. +4 24.06.05 29 2 9쪽
32 32화. +2 24.06.04 19 2 9쪽
31 31화. +2 24.06.03 22 2 9쪽
30 30화. +2 24.05.31 22 2 9쪽
29 29화. +2 24.05.31 23 2 9쪽
28 28화. +2 24.05.30 27 2 9쪽
27 27화. +2 24.05.30 21 2 9쪽
26 26화. +2 24.05.29 22 2 9쪽
25 25화. +2 24.05.29 21 2 9쪽
24 24화. +2 24.05.28 20 2 9쪽
23 23화. +2 24.05.27 27 2 9쪽
22 22화. +2 24.05.24 32 2 9쪽
21 21화. +2 24.05.24 27 2 9쪽
20 20화. +2 24.05.23 32 2 9쪽
19 19화. +4 24.05.23 35 3 9쪽
18 18화. +4 24.05.22 30 3 9쪽
17 17화. +2 24.05.21 32 3 9쪽
16 16화. +4 24.05.20 37 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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