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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욤뮈소입니다~

사토리군은 여주인공을 정하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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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욤뮈소
작품등록일 :
2022.05.02 13:08
최근연재일 :
2022.09.04 12:28
연재수 :
8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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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글자수 :
37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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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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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간접 키스

DUMMY

"너. 좋아하는 사람은 있어?"


예상치 못한 돌직구에 사토리는 더욱 심하게 얼굴을 붉히며 당황한 표정으로 물었다.


"왜.. 왜 그런 질문을!!"

"응? 여주인공이 미정인 상태잖아.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있으면 여주인공을 정하는데도 도움이 될 테고."


아무렇지 않은 듯 자연스럽게 대답했지만 사실은 호시야도 자신이 던진 갑작스러운 질문에 놀라 두근거리고 있는 상태였다.


혹시라도 그에게 좋아하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 불안해 하면서도 호시야는 묵묵히 대답을 기다렸다. 몇 번이고 입을 열었다 닫기를 반복하던 사토리는 작게 심호흡을 하고서 쑥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응.. 좋아하는 사람.. 있어.."


보리차가 담긴 컵을 들고 있던 호시야의 손이 그 대답에 흠칫하더니 이내 그녀의 마음은 점점 괴로워지기 시작했다.


"..그래?"


애써 아무렇지 않은 얼굴을 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이런 질문을 하는 게 아니었다며 후회하던 그녀는 머지않아 고개를 푹 떨구고서 입을 다물었다.


"두 번이나 차였지만..하하.."


조금만 더 늦었다면 눈물이 흐를 것 같았던 호시야는 이미 두 번이나 차였다는 그의 말에 깜짝놀라 고개를 들고서 물었다.


"차였다니.. 그것도 두 번이나?"


어느새 소설의 여주인공에 대해서는 완전히 잊어버린 호시야는 그저 사토리의 고백을 두 번이나 차버린 여자가 대체 누구인지 궁금해하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저기.. 호시야 씨.. 혹시 지금 이거 소설이랑 관계없이 그냥 내가 차인 이야기를 들으려고 하는 거 아니지..?"

"응. 절대 아니야. 그러니까 자세하게 말해봐."


말과 표정이 전혀 다른 호시야의 재촉에 못 이겨 사토리는 자신이 처음으로 좋아하고 두 번이나 고백했던 첫사랑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으음.. 그러니까.. 고등학교에 다니기 전.. 말하자면 중학교를 다닐 때였는데 그 때 학교를 거의 안나오던 여자애가 있어서 반장이었던 내가 중요한 안내문을 건네주려고 그 아이 집을 찾아간 적이 있어."

"네가 반장이라는 점부터가 신빙성이 떨어지는 이야기네."


현재는 친구 한 명 사귀지 못하고 혼자서 소설만 쓰고 있는 그가 자진해서 반장을 했을 리 없다고 확신하며 호시야는 예리하게 지적했다.


"나도 원해서 했던 게 아니야..! 반장은 귀찮을 것 같다고 애들이 나한테 표를 몰아주는 바람에.."


너무나 현실적인 이유를 듣고나니 충분히 납득할 수 있게된 호시야는 이야기를 계속 할 것을 희망했다.


"그 아이의 이름은 메이 히토미였는데 집에 찾아간 나는 그 아이의 어머님께 왜 학교에 나오지 않는지..

아니, 방 안에서 나오지 않는지를 들었어. 알고보니까 그 애는 남자를 극도로 무서워하더라."

"남성공포증 말이지?"

"응. 뭐, 그래도 솔직히 말하면 히토미는 호시야 씨만큼 인기가 많을 정도로 귀여운 편이었어."


가만히 이야기를 듣고 있던 호시야는 그가 첫사랑을 성이 아닌 이름으로 부르는 것에 살짝 불쾌한 기분이 들었지만 애써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넘어갔다.


"호시야 씨라면 잘 알 거라고 생각해. 원하지도 않는 관심과 집착을 받는게 어떤 기분인지.. 물론 나는 잘 모르지만 히토미도 그 외모 때문에 지나친 집착을 받은 적이 있거든."


그제야 그녀는 왜 사토리가 자신에게 옥상을 양보하려고 했었는지를 알 수 있었다.

자신이 남자들에게 느끼는 시선이 어떤 기분인지를 그가 어렴풋이나마 짐작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는 것을.


입장은 같은데도 그 메이 히토미라는 아이가 방에서 나오지 않을만큼 남성에게 강한 공포를 갖게 된 이유를 호시야는 듣지도 않고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렇구나. 그 아이 강간당한 거지?"

"어, 어떻게 알았어..?!"


호시야의 예상은 정확했다. 중학생인데도 귀여운 외모를 갖고 있던 히토미는 어느날 집으로 귀가하던 중 어른들에게 차 안으로 납치를 당하고 집단강간을 당했다고 했다.


그 이후 남성에 대한 두려움이 생긴 히토미는 학교는 커녕 집 밖으로 나가는 것조차 두려워하게 된 것이었다.


"그래서? 넌 어떻게 남자를 무서워하게 된 그 아이하고 친해졌고 두 번이나 고백을 할 수 있었던 건데?"

"그런 이야기를 듣고나니까 이대로 히토미를 그냥 외면할 수가 없어서 사실은 매일 히토미의 집을 찾아갔거든. 물론 히토미는 한 번도 만나주지 않았지만 히토미네 어머님은 내게 매번 고맙다면서 히토미의 휴대폰 번호를 알려줬어. 처음에는 혹시 무서워할까봐 전화는 하지 않고 학교에서 전달해주는 중요한 안내만 전달해줬는데 방에서 지내면 답답할까봐 조금씩 밖의 풍경들을 찍어서 히토미한테 보내줬다고할까.."


쑥스러워하며 말을 하던 사토리에게 호시야는 관심을 보이며 물었다.


"흐응. 반응은 어땠는데?"

"완전 무시."

"그렇겠지."


사토리는 냉랭한 그녀의 대답에 멋쩍은 듯 웃어보이고는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래도 히토미가 반응해 준 사진이 딱 하나 있었어."

"무슨 사진인데?"

"..산 정상에서 해가 떠오르는 순간을 찍은 사진."


호시야는 순간 자신의 귀를 의심하며 휘둥그레진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 산 정상에서 해가 떠오르는 순간을 찍기 위해서는 상당히 많은 수면시간을 포기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답장은 없었지만 히토미가 처음으로 내가 보내준 사진을 봤다고 생각하니까 그 날 이후로는 매일 그 사진을 찍으러 산에 올라가게 되버렸지만.. 그래도 기뻤어.

남자뿐이라면 몰라도 이렇게 예쁜 경치까지 외면하고 살아가는 건 너무 아깝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만 됐어."


그녀는 더 이상 이야기를 듣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두 번이나 거절당한 첫 사랑의 이야기를 하는 사토리의 모습이 너무나도 행복해보였기 때문이었다.


정말 아직까지도 첫 사랑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는-

그런 그의 사랑을 받고 있는 메이 히토미라는 여자가 호시야는 그저 부러울 따름이었다.


"아, 호시야 씨..! 늦었으니까 집까지.."


쾅-!


단단히 화가 난 모습으로 거칠게 문을 닫고서 혼자 집으로 돌아가는 그녀를 사토리는 차마 붙잡을 수가 없었다.

어째서 갑자기 화가 났는지도 모르는 자신이 따라가 봐야 그녀의 기분을 풀어줄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가고 다시 찾아온 아침.

잠에서 깨자마자 사토리는 아주 큰 고민에 빠져있었다.


호시야에게 도시락을 얻어먹는 조건으로 직접 쓴 소설을 보여준다는 거래를 하긴 했지만 아직 소설은 여주인공조차 정해지지 않았을뿐더러 어제도 단단히 화가 난 모습으로 돌아간 그녀가 도시락을 챙겨줄 거라는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아.. 역시 따로 챙겨가야겠지.."


긴 고민끝에 편의점에 들려 주먹밥을 산 사토리는 그대로 학교까지 전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늘 그렇듯 지루한 수업을 참아내고 점심시간의 종이 울리면서 사토리는 편의점에서 샀던 주먹밥을 들고 옥상에 도착했다.


호시야가 아직 도착하지 않아서 아무도 없는 텅 빈 옥상에 앉아 사토리는 주먹밥의 포장을 뜯어내고 크게 한 입 베어 물었다.


쾅-


그와 동시에 옥상의 문을 열고 나타난 호시야와 눈이 마주친 사토리는 입안에 있는 주먹밥을 씹지도 못하고 고개를 푹 떨군 채 굳어버렸다.


성큼성큼 다가오는 발소리에 식은땀까지 흘러내리는 그의 앞에 멈춰선 호시야는 화를 낼 줄 알았던 예상과는 달리 직접 만든 도시락을 내밀었다.


"어..? 받아도 돼?"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어제부터 네 몫의 도시락까지 챙겨오겠다고 말했잖아."


마음같아선 당장 그녀가 건네는 도시락을 받고 싶었지만 제대로 된 소설도 보여주지 못하고 도리어 화가 나게 만들었던 어제가 떠올라 사토리는 한참을 주저하기 시작했다.


그런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었던 호시야는 직접 그의 손에 도시락을 쥐어주고는 말했다.


"어제는 미안했어. 딱히 네가 뭘 잘못해서 화가 났던 게 아니야. 그러니까 신경쓸 필요 없어."

"아니.. 그래도 난 아직 제대로 된 소설도 보여주지 못했고.. 역시 이런 상황이면 내가 호시야 씨한테 그냥 얻어먹기만 할 뿐이잖아."


자기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하지 않고 누군가에게 민폐를 끼치고 싶어하지 않는 사토리의 상냥함을 잘 알고 있던 그녀는 살짝 긴장한 모습으로 말했다.


"..그럼 그 주먹밥.. 한 입 먹어도 될까."


도시락을 쥔 반대쪽 손에 들고 있던 주먹밥을 보며 사토리는 화들짝 놀란 모습으로 대답했다.


"정말 그걸로 괜찮아? 아무리 그래도 너무 양심에 찔리는데.."

"괜찮은 거지?"

"아, 응. 그래도 잠깐 기다려봐. 내가 한 입 먹은거라 조금 잘라내서.."


그가 먼저 입을 댔던 부위를 떼어내려는 그 순간이었다.

머리카락을 옆으로 쓸어넘기며 호시야는 그가 입을 댄 주먹밥을 주저않고 한 입 작게 베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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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유원지 데이트 22.05.08 27 0 9쪽
17 들켜버린 광경 22.05.08 28 0 9쪽
16 첫사랑과 단 둘이 22.05.08 28 0 9쪽
15 빼앗긴 사랑 22.05.08 28 0 9쪽
14 엇갈린 마음 22.05.08 28 0 9쪽
13 돌아선 마음 22.05.08 28 0 9쪽
12 거절의 이유 22.05.08 30 0 9쪽
11 뜻밖의 고백 22.05.08 36 0 9쪽
10 움직이는 마음 22.05.07 36 0 10쪽
9 전쟁의 서막 22.05.06 40 1 9쪽
8 자신감 22.05.06 44 0 9쪽
7 예상치 못한 재회 22.05.05 39 0 9쪽
» 간접 키스 22.05.05 52 0 9쪽
5 신뢰받는 남자 22.05.04 53 1 9쪽
4 막다른 길 22.05.04 62 2 10쪽
3 고백의 현장 22.05.03 67 2 9쪽
2 인기와 비례하는 괴롭힘 22.05.03 79 1 10쪽
1 곰돌이무늬 팬티를 입은 소녀 22.05.02 173 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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