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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욤뮈소입니다~

사토리군은 여주인공을 정하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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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욤뮈소
작품등록일 :
2022.05.02 13:08
최근연재일 :
2022.09.04 12:28
연재수 :
85 회
조회수 :
2,768
추천수 :
12
글자수 :
37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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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08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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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돌아선 마음

DUMMY

"제대로 대답해 준 모양이네."


교문에서 사토리가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호시야는 그에게 시원한 주스를 건네주며 말했다.


"호시야 씨.. 히토미는..?"

"걱정하지 않아도 무사히 집까지 바래다줬어."

"그렇구나.. 고마워, 호시야 씨."


그 뒤로 말없이 길을 걷는 동안 호시야는 죽상이 된 사토리의 얼굴을 보고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게 풀이죽을 거였으면 그냥 코우카 선배의 고백을 받아주면 됐잖아."

"응..? 내가 선배의 고백을 거절했다는 걸 어떻게 알아..?"

"고백을 받아주고 그렇게 풀이죽지는 않을 거 아니야."


당연하다는 듯 아무렇지 않게 대답하는 호시야의 말은 분명 틀리지 않은 말이었다. 실제로 사토리는 이기적이라도 코우카 선배의 고백을 받아줬다면 자신은 조금 더 행복해졌을 것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무리야.. 나는 선배같은 사람을 행복하게 해줄 수 없을 테니까.."

"그건 변명이야. 그렇지 않고서야 어째서 넌 메이 양에게 두 번이나 먼저 고백을 한 건데? 메이 양이라면 능력없는 너라도 불행하지 않을 거라고 단정지은 거야?"


사토리는 그 질문에 차마 어떤 대답도 할 수가 없었다.

그녀의 말대로 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사랑하는 사람을 행복하게 해줄 수 없다면 자신이 히토미를 좋아해서 고백한 이유 역시 납득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찰싹-


호시야는 자신의 말에 아무런 대답도 못하는 사토리의 뺨을 힘껏 후려치고서 소리쳤다.


"정신 똑바로 안 차려?! 말했잖아!! 너 자신을 좋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호시야 씨.."


얼얼한 뺨을 어루만지며 사토리는 호시야의 앞에서 했던 말을 떠올렸다.

분명히 그 때 했던 말은 빈말이 아닌 사토리 자신이 스스로 지키고 싶은 약속이었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좋아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호시야의 말에 용기를 얻고서 스스로도 변화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었다.


하지만-


아무리 긍정적인 이상을 바라고 변화를 꿈꾸어도 결국에는 과거 자신의 부모님이 보여준 결과를 직접 목격했던 사토리에게 있어 그 모든 것은 결코 확신할 수 없는 불안과 두려움일 뿐이었다.


"우리 아빠는.. 마지막으로 오로지 사랑하는 엄마를 위해서 소설을 썼어. 병때문에 힘들어 하면서도 엄마를 기쁘게 해주고 싶다며 매일같이 펜을 잡았지만 엄마는 아빠의 소설이 잘 팔리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그 소설을 읽어보지도 않고 이혼한 뒤에 집을 나갔어.."


호시야는 주먹을 꽉 쥔채 이야기하는 사토리가 어느새 눈물을 흘리고 있는 모습을 보고 그대로 굳어버렸다.


"나도 알고 있었어!!! 아빠가.. 작가로서 재능이 없었다는 건.. 능력이 없어서 인정받지 못하는 거라면.. 차라리 처음부터 사랑을 바라지 않는 게.."


지금까지 사토리의 고백을 두 번이나 거절한 히토미를 나쁘게만 생각하고 있던 호시야는 지금 이 순간부터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뀌어버렸다.


원래는 같이 귀가할 생각으로 교문에서 기다리고 있었지만 호시야는 사토리를 내버려두고 매몰차게 등을 돌리며 말했다.


"..널 잘못봤어. 다시는 나한테 말 걸지마.. 너 같은 남자한테 고백받은 메이 양이 진심으로 불쌍해질 정도니까.."


그 말을 끝으로 호시야는 혼자서 집으로 가버렸고 혼자 남겨진 사토리는 곧장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내일 아르바이트가 있는 패밀리 레스토랑 가게로 향했다.


"어서 오세.. 응? 뭐야, 사치! 몸은 좀 괜찮냐?"


평일이라 손님이 많지 않아서 혼자 접객과 서빙을 하고 있던 사장님의 아들인 고다 켄은 사토리와 나이는 같지만 학교가 달라서 아르바이트 날을 제외하고는 거의 만나지 못하는 사이였다.


붉은색 단발머리에 날카로운 눈매를 하고 있어서 겉으로는 잘 노는 사람이라 오해받지만 실제로는 공부도 착실하게 하고 불의를 못 참는 상냥함을 가진 남성이었다.


"고다.. 미안한데 오늘 휴게실에서 좀 재워줘.."

"뭐?! 너 말이야.. 휴게실이 네 방도 아니고.."


사토리의 터무니없는 부탁을 거절하려던 고다는 그의 눈시울이 붉어져 있는 모습을 발견하고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다.


"하아.. 엄마한테 말해볼게."

"..고마워."


그렇게 사토리는 그 날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서 가게 휴게실에 누워 하루를 보내게 되었다.

단단히 화가 난 얼굴로 더 이상 말도 걸지 말라며 떠나버린 호시야의 모습이 자꾸만 떠올라 사토리는 그 날 밤 한참을 뒤척이다 잠에 들었다.


그리고 찾아온 다음 날 아침-


가게가 문을 열기 전에 일어나 화장실에서 가볍게 세안을 마친 사토리는 아침 일찍 가게에 도착한 고다와 함께 유니폼을 입고 일을 시작했다.


주말은 평일보다 기본적으로 손님이 더 찾아오는 편이었지만 그렇다고 가게가 꽉 찰 정도는 아니었기에 별다른 사고 없이 오전 시간이 지나갔다.


"여어- 사치! 점심 먹자!"


식당에서 파는 메뉴로 점심을 해결하는 게 일상이었지만 사토리에게 있어 이런 점심은 굉장히 호화로운 식사였다.

가지각색의 야채를 고명으로 담은 햄버그를 눈앞에 두고서 사토리는 천천히 고기를 잘라 한 조각 입안에 집어넣었다.


느끼함을 잡아주는 새콤한 소스가 육즙과 섞여 입안으로 퍼지면서 빠르게 식도를 타고 넘어갔지만 어째서인지 사토리는 큰 허전함을 느꼈다.


"..그러고보니 아주머니는..?"

"오늘 급한 일이 생겨서 일찍 퇴근한다더라. 덕분에 나만 죽어나가잖냐.. 손님이 많지 않은데도 요리하랴 접객하랴.. 쉬는 시간이 없다니까?"


실컷 불만을 늘어놓던 고다는 어두운 표정으로 햄버그를 먹는 사토리를 바라보다 천천히 포크를 내려놓고서 나지막이 물었다.


"무슨 고민이라도 있는 거야? 나라도 괜찮으면 들어줄 테니까 말해봐."

"그런 거 없어."

"없기는 무슨.. 너 말이야. 어제 가게에 왔을 때부터 인생이 끝나버린 사람 같은 꼴이었거든?"


차라리 속 시원하게 털어놓는다면 조금은 개운해지지 않을까-


평소의 사토리라면 절대 가지지 않았을 생각이었지만 심적으로 많이 힘들어하고 있던 탓에 사토리는 아무렇지 않게 그런 의심을 가지고 말았다.


"실은.."


사토리가 마음을 굳게 먹고서 고다에게 상담을 받으려는 그 순간.


딸랑-


가게 문이 열리면서 울리는 종소리에 사토리와 고다의 시선은 동시에 입구쪽으로 향했다.


"아, 손님! 죄송하지만 저희가 지금은 식사시간이라.."


고다가 자리에서 일어서며 가게로 들어온 손님에게 양해를 구하기 시작했지만 사토리는 그 손님이 코우카 선배인 것을 확인하고는 황급히 테이블 밑으로 몸을 숨겼다.


하지만-


쿵-!


"응?"

"..사치.. 너 뭐하는 거야."


다급하게 몸을 숨기려다 테이블에 머리를 부딪히면서 사토리는 오히려 두 사람의 시선을 끌어버리고 말았다.

게다가 고다가 대놓고 사치라는 성을 부르는 바람에 몸을 숨긴 남성이 사토리라는 걸 알게 된 그녀는 희미하게 미소지으며 말했다.


"식사중에 실례했군. 다음에 다시 오마."

"저.. 저기..!!"


명백하게 자신을 피하는 모습에 코우카 선배가 신경을 써주는 게 미안해서 사토리는 가게를 나서려는 그녀를 불러세웠다.


"괘.. 괜찮다면.. 같이 식사하실래요..?"


스스로도 고백을 거절한 코우카 선배에게 같이 식사를 제안하는 자신이 한심하다고 생각했지만 그녀는 기뻐하는 얼굴로 고다에게 함께 식사해도 괜찮냐고 물었다.


"뭐, 사치랑 아는 사이인 것 같으니 준비해 드릴게요."


그렇게 사토리의 옆자리에 합석하게 된 그녀에게 고다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누님은 사치랑 어떤 관계인가요?"

"어이, 고다..!! 그냥 평범한 학교 선후배 사이니까..!"


코우카 선배에게 묻는 질문에 사토리가 대신해서 답하며 얼버무리는 모습에 고다는 단단히 큰 착각을 해버리고 말았다.


사실은 사토리가 그녀를 좋아하고 있으며 어제부터 상태가 이상했던 것도 그녀와 전혀 진전이 없어서 그랬다는 착각을 말이다.


하지만-


"내가 사치 군에게 고백했다가 실연당했다!"

"...."


미모도 예쁘고 스타일까지 좋은 그녀가 오히려 사토리 같은 남자에게 고백하고 심지어 차이기까지 했다는 말에 고다는 망가진 로봇처럼 고개를 돌려 사토리를 바라봤다.


거짓말이라고 부정하지 않고서 면목없다는 듯 고개를 외면하는 사토리의 행동에 고다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사토리의 멱살을 붙잡고서 소리쳤다.


"네가 아주 정신이 나갔구나!! 이렇게 예쁘고 몸매좋은 여성분을 네가 차버렸다고?!! 네가 그러고도 남자냐!!"

"..그치만.. 나같은 남자랑 사귀면 후유 선배가 불행해질 뿐이니까.."


그제야 고다는 사토리의 멱살을 놓아주며 깊은 한숨을 내쉬고 그녀를 향해 말했다.


"하아.. 죄송해요.. 사치 이 녀석.. 생각해보니 우리 가게에 처음 왔을 때부터 이런 녀석이었거든요."

"그 이야기.. 자세히 들려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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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마음만 있다면 요리는 못해도 괜찮잖아? 22.05.10 31 0 11쪽
25 두근두근 주사위 게임 (2) 22.05.10 28 0 10쪽
24 두근두근 주사위 게임 22.05.09 30 0 10쪽
23 바보는 사랑을 잃고 사랑을 얻는다 22.05.09 27 0 10쪽
22 시험받는 사랑, 그리고.. 22.05.08 34 0 10쪽
21 첫 키스 22.05.08 39 0 10쪽
20 확인하고 싶은 마음 22.05.08 28 0 9쪽
19 호시야 미유키의 여동생 22.05.08 29 0 9쪽
18 유원지 데이트 22.05.08 27 0 9쪽
17 들켜버린 광경 22.05.08 29 0 9쪽
16 첫사랑과 단 둘이 22.05.08 28 0 9쪽
15 빼앗긴 사랑 22.05.08 28 0 9쪽
14 엇갈린 마음 22.05.08 28 0 9쪽
» 돌아선 마음 22.05.08 29 0 9쪽
12 거절의 이유 22.05.08 30 0 9쪽
11 뜻밖의 고백 22.05.08 36 0 9쪽
10 움직이는 마음 22.05.07 37 0 10쪽
9 전쟁의 서막 22.05.06 40 1 9쪽
8 자신감 22.05.06 44 0 9쪽
7 예상치 못한 재회 22.05.05 40 0 9쪽
6 간접 키스 22.05.05 52 0 9쪽
5 신뢰받는 남자 22.05.04 54 1 9쪽
4 막다른 길 22.05.04 63 2 10쪽
3 고백의 현장 22.05.03 68 2 9쪽
2 인기와 비례하는 괴롭힘 22.05.03 80 1 10쪽
1 곰돌이무늬 팬티를 입은 소녀 22.05.02 174 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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