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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욤뮈소입니다~

사토리군은 여주인공을 정하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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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욤뮈소
작품등록일 :
2022.05.02 13:08
최근연재일 :
2022.09.04 12:28
연재수 :
8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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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12
글자수 :
37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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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08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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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엇갈린 마음

DUMMY

"하아.. 죄송해요.. 사치 이 녀석.. 생각해보니 우리 가게에 처음 왔을 때부터 이런 녀석이었거든요."

"그 이야기! 자세히 들려줄 수 있을까!!"


사토리에 관한 이야기에 눈을 빛내며 부탁하는 그녀의 모습에 고다는 묵묵히 고개를 외면하고 있는 사토리를 향해서 물었다.


"어이~ 사치! 누님한테 과거 이야기를 들려줘도 괜찮은 거지?"

"..안 된다고 해도 어차피 다 말할거면서.."

"하하!! 그건 그렇지! 역시나 나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니까!!"


코우카는 사토리와 정말 친한 것처럼 대화를 나누는 고다가 내심 부럽게 느껴졌다. 그런 코우카를 똑바로 바라보며 고다는 그녀가 듣고싶어 했던 과거의 사토리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했다.


"실은요, 누님. 처음 이 녀석을 알게 된 건 비가 오는 날에 이 녀석이 아버지를 떠나보내고 혼자서 가게를 찾아온 적이 있었는데 표정이 엄~청 암울했거든요.

저희 엄마가 그 모습을 발견하고 공짜로 음식을 만들어줬는데 평범한 햄버그를 먹으면서 얼마나 서럽게 울던지.


그 때 알게 됐어요.

사치의 아버지가 병으로 돌아가시고 집에 자기 혼자 남게 되었다는 소식을."


작가 사치 오모이의 죽음을 인터넷을 통해서 알았던 그녀는 혼자 남겨진 사토리의 입장을 안타까워 했었기에 이야기를 듣자마자 절로 숙연해졌다.


"그래서 앞으로는 혼자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주말에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를 찾아다니고 있었는데 그 때 이 녀석이 뭐라고 했는지 알아요?"


고다는 집중해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그녀에게 그 때 당시의 사토리의 목소리와 말투를 최대한 재연하며 말을 이었다.


"어디를 가도 저같은 불행한 녀석이 있어도 될 것 같은 장소는 보이지 않아서요.. 이랬다니까요?"

"과연.. 확실히 사치 군 다운 말이로군."

"머, 먼저 일어난다.."


코우카 선배마저 고다가 내는 자신의 흉내를 긍정하자 괜시리 민망해진 사토리는 붉어진 얼굴로 먼저 다 비워낸 식기를 들고서 주방으로 도망쳤다.


사토리가 있을 때는 짓궂게 그를 놀리던 고다는 사토리가 자리를 떠나고서야 코우카 선배를 향해 진지하게 부탁했다.


"누님. 제가 용기내서 저 녀석에게 고백하고 게다가 이미 거절당했다는 누님한테 이런 말을 하는 게 정말 실례라는 건 잘 알고 있지만.

혹시라도 다른 남자를 좋아하게 된 게 아니라면 저 녀석을 잘 좀 부탁드릴게요.

저 녀석.. 누님의 고백을 거절한 것도 절대 진심이 아닐 거에요. 다른 건 몰라도 그것만은 제가 보장할 수 있어요."


친구를 향해서 고개까지 숙여가며 부탁하는 고다의 모습에 그녀는 자신의 고백을 거절하던 사토리의 모습을 떠올렸다.


"선배!! 저는 선배가 꼭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이런 한심한 남자도 진심으로 좋아한다고 말해준 선배가..!!

이런 한심한 남자랑 사귀면서 힘들어 하지 않고 꼭 선배에게 어울리는 능력있는 남자와 만나서 제 몫까지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비록 고백을 거절당했어도 그 이유가 자신이 싫어서가 아닌 자신이 행복해지기를 바래서라며 당당하게 소리치던 사토리의 모습.


그 모습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그녀는 절로 기분좋은 웃음을 지어보였다.


"자신감도 없고 비관적이면서 여자를 대하는 방법도 서투른 저런 녀석이지만.. 사치에게는 누님같은 사람이 꼭 필요해요. 그러니까.. 누님. 사치를 포기하지 말아주세요."

"아아, 물론이다. 이렇게 좋은 친구를 둔 사치 군이 얼마나 좋은 남자인지는 나 역시 잘 알고있으니까. 한 두 번 고백을 거절당해도 나는 꼭-


사치 군의 여자친구가 될 예정이다."


확고한 그녀의 마음에 안심한 고다는 다행이라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럼 누님! 조심해서 들어가세요~!!"

"아아! 점심, 맛있게 잘 먹었다!"


그렇게 코우카 선배가 가게를 떠난 뒤 빈 식기를 들고서 주방으로 돌아온 고다는 새빨갛게 물든 얼굴로 주저앉아 있는 사토리를 발견하고는 씨익 웃으며 말했다.


"저렇게까지 좋아해주는 여자라면 제대로 책임져. 네가 노력해서 행복하게 만들어주려고 한다면 저 누님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해할 거야."

"괜한 참견이야.."


그렇게 오후 타임까지 아르바이트를 마치고서 집으로 돌아가던 사토리는 문득 발걸음을 멈추고서 휴대폰을 꺼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뚜르르---

뚜르르----


"큰일이네.. 역시 단단히 화가 난 모양인데.."


아무리 기다려도 상대가 전화를 받지 않자 사토리는 왔던 길을 되돌아 어딘가를 향해서 허겁지겁 달려가기 시작했다.


한 번도 쉬지않고 달려서 그가 도착한 장소는 바로 딱 한 번 와본 적이 있었던 호시야의 집 앞이었다.


"후우.."


딩-동!


...

..

.


"안에 없는 건가..?"


긴장한 모습으로 초인종을 누르고 호시야가 나오기만을 기다렸지만 좀처럼 문이 열리지 않자 사토리는 다시 한 번 초인종을 눌렀다.


딩-동!


"당연한 결과인가.. 말도 걸지 말라고 했을만큼 화가 났는데.. 만나줄 리가 없지.."


결국 단념한 사토리가 아쉬운 마음으로 돌아서는 그 순간이었다.


덜컥-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밖으로 나온 호시야의 모습을 마주하고서 사토리는 마른침을 삼킨 뒤에 다짜고짜 머리를 숙여 사과했다.


"미안, 호시야 씨!!"

"..갑자기 찾아와서 뭐하는 짓이야."


아무런 설명도 없이 머리부터 숙이는 사토리의 행동에 호시야는 여전히 싸늘한 목소리로 물었다.


"호시야 씨의 말대로 이런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이 있었는데.. 내가 자신을 부정하는 건 해서는 안 되는 짓이었어..!!"


어색한 침묵.

여전히 고개를 들지 않는 사토리.

호시야는 사과를 받아줄 때까지 고개를 들지 않으려는 사토리를 보고서 깊게 한숨을 내쉰 뒤에 입을 열었다.


"하아.. 너는 왜 내가 해준 말을 한참 지나고서야 이해하는 거야?"

"미.. 미안.. 정말 많이 반성하고 있어.."


조금 많이 늦긴했지만 제대로 반성을 한 것 같은 사토리의 모습에 호시야는 희미하게 드러난 미소를 애써 감추고서 말했다.


"일단 알았으니까.. 이제 그만 고개 좀 들어줄래..?"


사토리가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자 이제껏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던 무언가 각오를 한 듯한 그 모습에 호시야는 괜히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호시야 씨.. 나 꼭 호시야 씨에게 말해야 하는 게 있어.

아니, 제일 먼저 호시야 씨가 들어줬으면 하는 이야기야."


붉게 물든 하늘과 결의를 한 좋아하는 남자.

그리고-


"뭐.. 뭐야.. 갑자기 그렇게 진지한 얼굴로.. 말해두겠지만 난 아직 너를 완전히 용서한 건 아니니까..!"

"응.. 알고 있어. 그렇지만 호시야 씨 덕분에 정할 수 있었던 이 마음은 제일 먼저 호시야 씨에게 알려주고 싶어."


마치 고백을 할 것 같은 이 분위기에 취해 호시야는 희미하게 얼굴이 붉어져 있었다.

심장소리가 빨라지고 마침내 그가 자신에게 고백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호시야.


하지만 그가 들려준 이야기는 결코 자신을 설레이게 만드는 달콤한 소식이 아니었다.


"나.. 후유 선배의 고백을 받아주기로 결심했어."


예상치 못한 분위기와 전개속에서 호시야는 멋대로 실연을 당해버리고 말았다.


"..그래..?"


그녀 역시 알고는 있었다.

사토리가 그 날 자신을 도와주기 위해서 했던 행동이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그럼에도 초조해하지 않았던 것은 그가 지금껏 아무에게도 관심받지 못했던 사치 사토리였기 때문이었다.


메이 히토미에게 두 번이나 차이고 연애소설을 쓰는 주제에 여주인공 하나 제대로 정하지 못할 만큼 한심한 남자였으니까.

그런 사토리를 정말 진심으로 좋아해 줄 수 있는 여자는 이 세상에 자신 뿐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고마워, 호시야 씨! 호시야 씨가 아니었으면 나.. 절대 용기내지 못했을 거야!"

"응.."


응원한다는 빈말조차 스스로 용납하지 못하고 짧게 대답한 호시야는 스스로가 비겁하다는 걸 알면서도 애매한 말을 뱉었다.


"힘내."

"응! 그럼 잘자, 호시야 씨!"


그렇게 사토리가 떠나가고 집으로 들어온 호시야는 굳게 닫힌 현관문에 등을 기대고서 스르르 주저앉아 아무 말 없이 눈물을 흘렸다.


좋아하는 남자가 모처럼 행복해 질 수 있도록 도와주었는데-

이제와서 그 행복이 오래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자신이 호시야는 너무도 비겁해서 경멸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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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유원지 데이트 22.05.08 27 0 9쪽
17 들켜버린 광경 22.05.08 28 0 9쪽
16 첫사랑과 단 둘이 22.05.08 27 0 9쪽
15 빼앗긴 사랑 22.05.08 28 0 9쪽
» 엇갈린 마음 22.05.08 28 0 9쪽
13 돌아선 마음 22.05.08 28 0 9쪽
12 거절의 이유 22.05.08 29 0 9쪽
11 뜻밖의 고백 22.05.08 36 0 9쪽
10 움직이는 마음 22.05.07 36 0 10쪽
9 전쟁의 서막 22.05.06 40 1 9쪽
8 자신감 22.05.06 44 0 9쪽
7 예상치 못한 재회 22.05.05 39 0 9쪽
6 간접 키스 22.05.05 51 0 9쪽
5 신뢰받는 남자 22.05.04 53 1 9쪽
4 막다른 길 22.05.04 62 2 10쪽
3 고백의 현장 22.05.03 67 2 9쪽
2 인기와 비례하는 괴롭힘 22.05.03 79 1 10쪽
1 곰돌이무늬 팬티를 입은 소녀 22.05.02 173 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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