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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욤뮈소입니다~

사토리군은 여주인공을 정하지 못해!

웹소설 > 일반연재 > 로맨스, 라이트노벨

차욤뮈소
작품등록일 :
2022.05.02 13:08
최근연재일 :
2022.09.04 12:28
연재수 :
85 회
조회수 :
2,674
추천수 :
12
글자수 :
37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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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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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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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인기와 비례하는 괴롭힘

DUMMY

"미안.. 내일부터는 내가 옥상에 안 올 테니까. 그러니까 호시야 씨가 여기서 편하게 밥 먹어."

"..뭐?"


처음에는 쫓아내려해도 반응조차 하지 않던 그가 갑자기 옥상을 양보하겠다고 말하자 호시야는 살짝 놀라는 반응을 보였다.


"역시 남자들한테 그런 시선을 받으면서 밥을 먹으라니.. 내가 생각해도 그런 건 무리라고 생각해. 뭐, 그래도 나는 어디서 밥을 먹더라도 아무도 관심을 주지는 않을테고."


애써 괜찮다는 듯 서투르게 웃어보이는 사토리를 보며 호시야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래? 그럼 고맙게 양보받을게."


그리고는 문을 열어주며 나가달라는 시선을 보내는 그녀를 지나치며 사토리는 입술을 잘근 깨물고 학교 안으로 들어갔다.


드디어 혼자 남겨진 호시야는 먼 경치가 훤히 보이는 난간 앞에 앉아 자신이 싸온 도시락을 꺼내서 식사를 시작했다.


그 날 이후 옥상에 더 이상 갈 수 없게된 사토리는 수차례 장소를 바꿔가며 점심식사를 해결했다. 운이 좋게 강당이 열려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화장실이나 복도 비상계단에 앉아서 밥을 먹고는 했다.


'하아.. 이게 뭐하는 짓인지..'


이런 배려가 자신을 더 이상한 사람으로 만든다는 것을 그 역시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사토리는 더 이상 호시야가 다른 남자들의 시선을 받지 않고 편하게 밥을 먹을 수 있다는 사실에 괜히 웃음이 터져나왔다.


"저 남자애.. 조금 이상하지 않아..?"

"내버려 둬. 저 애 맨날 혼자서 이상한 소설이나 쓰고 있다던데? 분명 엄청난 오타쿠일걸.."

"우와.. 기분나빠.."


물론 사토리 역시 관심을 전혀 받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지나가는 여학생들이 그를 볼 때마다 사실도 아닌 온갖 험담을 내뱉거나 기분나쁜 시선으로 바라볼 뿐.


밥을 먹으러 옥상으로 올라가다 여학생들의 그런 뒷담을 엿듣게 된 호시야는 비상계단에 혼자 앉아서 식빵을 물고 있는 사토리를 발견하고는 성큼성큼 걸어가 그의 손을 잡아끌었다.


"어..? 자, 잠깐.. 호시야 씨?!"


말없이 사토리를 데리고 옥상에 도착한 호시야는 잔뜩 화가 난 얼굴로 소리쳤다.


"너 뭐야? 그딴 곳에서 혼자 밥 먹으려고 나한테 옥상을 양보한 거야?!"

"저기.. 왜 화가 난 건지 모르겠는데.. 나는 그냥.."


호시야는 그 역시 다른 남자들과 별반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옥상에서 처음 만난 그 날. 자신에게 집요하게 말을 걸어오는 모습이 그렇게 판단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제 됐어. 그냥 여기서 밥 먹어."


옥상을 자신에게 양보하고서 정말 모습을 비추지 않던 그가 사실은 다른 곳에서 억울하게 사실도 아닌 이야기로 뒷담을 받는 모습을 호시야는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아니,아니!! 난 정말 괜찮아..! 호시야 씨야말로 교실에서 밥 먹기 곤란하니까.."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나도 당연히 여기서 밥 먹을 거야."

"..응?"


얼떨결에 호시야와 점심을 함께 먹게 된 사토리는 순간 상황을 바로 이해하지 못하고 굳어버렸다.

그 인기 많은 호시야와 점심시간에 단 둘이서 함께하는 식사. 사토리는 그 상황을 생각하는 것만으로 괜스레 얼굴이 붉어졌지만 도시락을 먹던 호시야가 싸늘한 목소리로 그의 달콤했던 상상을 완전히 부숴버렸다.


"대신 절대 나한테 말 걸지마. 20M 이내로도 절대 다가오지 말 것. 알았어?"

"..그럼 그렇지.."


작게 한숨을 내쉬며 투정을 부리는 것도 잠시.

사토리는 그녀가 자신을 여기까지 데려와주고 같은 장소에서 식사를 함께 해준다는 사실만으로도 굉장히 기뻤다.


"고마워, 호시야 씨."



*


"사토리.. 무서워.."

"괜찮아..!! 내가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줄테니까!!"

"..응!"


주륵-


또 다시 꿈에 나타난 첫사랑의 기억.


이제는 미련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꿈에서 그녀의 미소를 볼 때마다 사토리는 자신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눈물을 닦고서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학교에 갈 준비를 하던 그 때.


지잉-


갑자기 도착한 메일 알림에 사토리는 빠른 속도로 휴대폰을 집어 메일을 확인했다.


고등학교에 와서 누구와도 번호 교환을 하지 않았기에 가질 수 있었던 기대감. 혹시라도 첫사랑이었던 그녀에게 연락이 온 것은 아닐까라며 희망을 가진 게 방금 도착한 메일로 딱 20번째였다.


"아아.. 제길!! 또 스팸이냐!!"


내용을 보자마자 휴대폰을 닫고서 다시 학교에 갈 준비를 마친 사토리는 오늘도 신발장 앞에 서서 작은 목소리로 인사했다.


"다녀오겠습니다.."


통학로를 걷다보면 어느순간 주변에는 서로 짝을 지은 채 나타난 학생들의 모습으로 가득했다. 그 사이에서 혼자 학교로 향하고 있는 사람은 그 혼자..


"저기 봐. 오늘도 호시야 씨 되게 예쁘지않냐?"

"완전 기품있는 아가씨라는 느낌이라니까! 진짜 한 번이라도 좋으니까 호시야 씨랑 대화해보고 싶다.."


정확히는 많은 학생들의 시선을 받으며 나타난 호시야까지 단 두 명뿐이었다.


그녀를 바라보는 일부 남학생들 중에는 여자친구가 있는 학생도 있었지만 호시야의 등장으로 남자친구와 함께 학교로 향하던 여학생들의 표정은 굉장히 심기가 불편해보였다.


'..괜한 일은 없었으면 좋겠는데..'


사토리가 이런 생각을 하는 건 그저 이야기를 만드는 작가로써 가지는 망상일 뿐이었다. 소설은 수많은 사건사고가 일어나기도 하고 때때로는 현실성 넘치는 복잡한 문제를 담고 있기도 했으니.

하지만 작가로써 가지는 그 망상이 절대로 현실에서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법은 없었다.


늘 그렇듯이 수업을 듣고 지루했던 인내 끝에 찾아온 점심시간.

옥상에 먼저 도착해서 편의점에서 산 주먹밥을 꺼내 먹기 시작한 사토리는 잠시 후 옥상에 도착한 호시야의 복장을 보고 돌처럼 굳어버렸다.


여기저기 심하게 찢어지고 낙서가 그려진 체육복을 입고서 옥상에 올라온 그녀가 걱정이 되는 사토리였지만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묵묵히 도시락을 먹기 시작하는 그 모습에 차마 어떻게 된 거냐며 물어볼 수가 없었다.


'다녀올까.'


본래라면 밥을 다 먹고 남은 점심시간동안 소설을 쓰는 게 사토리의 일상이었지만 오늘만큼은 식사를 마친 그가 곧장 자리에서 일어나 교실로 돌아왔다.


'왜 아무렇지 않은 척 하는 거야, 그 바보가..'


그리고는 자신의 체육복을 챙겨 다시 옥상으로 향한 사토리는 이미 식사를 다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호시야의 앞을 가로막아섰다.


"..뭐야?"

"이거. 내 체육복이라 조금 클지도 모르지만 이거라도 입어."


호시야는 사토리가 건네는 체육복을 강제적으로 받게 되면서 차가운 눈빛으로 노려보며 물었다.


"내가 왜 네 체육복을 입어야 하는데?"


그녀가 다 찢어진 체육복을 입고서 옥상에 올라온 순간부터 사토리는 이미 짐잠하고 있었다.


그녀의 체육복을 엉망으로 만든 것도.

갈아입을 교복을 숨긴 것도.


모두 호시야를 질투하는 일부 여학생들의 괴롭힘이라는 것을.

그녀가 교복이 아닌 엉망이 된 체육복으로 옥상에 나타난 게 그 모든 상황을 설명하고 있었다.


"잔말 말고 입어! 사라진 네 교복은 나도 최대한 찾아볼 테니까."


사토리는 그렇게 말하고서 혼자 옥상에서 내려와 호시야의 교복이 숨겨져 있을 법한 장소를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각층의 화장실과 사람이 적은 도서실. 분실물 보관소까지 모두 다녀왔지만 점심시간이 끝나기 전에 그녀의 교복을 찾아내는 것은 불가능했다.


이내 다시 수업이 시작되었지만 사토리는 조금도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호시야의 교복이 숨겨져 있을 만한 장소를 유추해내기 시작했다.


각 수업이 끝날 때마다 주어지는 쉬는 시간은 넓은 강당 안을 모두 찾아다니는데 사용했고 종례를 마친 후에는 학교에 남아 분리수거장 안까지 뒤지고 다녔다.


"여기도 없나.. 남은건 체육창고 뿐인데.."


해가 저물기 시작한 시간이 되어서도 호시야의 교복을 찾아다니던 사토리는 마지막으로 찾아보지 않은 체육창고 앞에 도착했다.


'뭐야.. 문이 열려있잖아..?'


원래라면 수업이 끝나고 잠겨있어야 할 체육창고가 오늘은 어째서인지 잠겨있지 않았다.


사토리가 체육창고를 제일 먼저 의심하지 않았던 이유 역시 당연히 문이 잠겨있을 거라고 생각해서였지만 문이 열려있는 것을 보고 조심스레 창고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늦었네."

"호시야 씨..?"


놀랍게도 그 안에는 이미 자신의 교복을 되찾은 호시야가 뜀틀 위에 앉아서 사토리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어떻게.."

"당연히 숨긴 녀석들을 찾아가서 직접 알아냈지. 이런 짓을 해놓고 당당하게 "제가 교복을 숨겼습니다."라는 식으로 떠들고 다니는 멍청한 녀석들이었거든."

"다행이다.. 무사히 찾아서.."


이 늦은 시간까지 학교에 남아 곳곳을 뛰어다녔음에도 사토리는 그저 호시야가 무사히 교복을 찾았다는 사실에 기뻐하며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너는.. 왜 네 일도 아니면서 그렇게까지 하는 거야?"


호시야는 어쩐지 평소보다 조신한 모습으로 나지막이 물었다. 누군가가 자신을 위해서 필사적으로 도와준 사람은 지금 눈앞에 있는 사토리가 처음이었기 때문이었다.


"왜냐니.. 그야 호시야 씨도 그런 복장으로는 돌아다니고 싶지 않았을테고.."


사토리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서며 마음속에서 튀어나온 진심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었다.


"역시 호시야 씨가 불행해지는 모습은 보고싶지 않으니까."


물론 사토리가 뱉은 이 말은 처음으로 사귄 친구가 불행해지지 않았으면 한다는 의미였지만 그 사실을 알지 못한 호시야는 드물게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아..! 그러고보니 오늘 타임세일을 잊고 있었어!!! 미안해 호시야 씨..!! 교복 무사히 찾았으니 나는 먼저 가볼게!!"


식비를 최대한 절약하기 위해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마트에서 하는 타임세일을 놓친 적이 없었던 사토리는 그렇게 호시야를 혼자 남겨두고서 허겁지겁 마트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점점 멀어지는 그의 뒷모습을 붉어진 얼굴로 바라보던 호시야는 처음으로 희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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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들켜버린 광경 22.05.08 28 0 9쪽
16 첫사랑과 단 둘이 22.05.08 27 0 9쪽
15 빼앗긴 사랑 22.05.08 27 0 9쪽
14 엇갈린 마음 22.05.08 27 0 9쪽
13 돌아선 마음 22.05.08 28 0 9쪽
12 거절의 이유 22.05.08 29 0 9쪽
11 뜻밖의 고백 22.05.08 35 0 9쪽
10 움직이는 마음 22.05.07 36 0 10쪽
9 전쟁의 서막 22.05.06 40 1 9쪽
8 자신감 22.05.06 43 0 9쪽
7 예상치 못한 재회 22.05.05 39 0 9쪽
6 간접 키스 22.05.05 51 0 9쪽
5 신뢰받는 남자 22.05.04 53 1 9쪽
4 막다른 길 22.05.04 62 2 10쪽
3 고백의 현장 22.05.03 67 2 9쪽
» 인기와 비례하는 괴롭힘 22.05.03 79 1 10쪽
1 곰돌이무늬 팬티를 입은 소녀 22.05.02 172 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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