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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욤뮈소입니다~

사토리군은 여주인공을 정하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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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욤뮈소
작품등록일 :
2022.05.02 13:08
최근연재일 :
2022.09.04 12:28
연재수 :
85 회
조회수 :
2,666
추천수 :
12
글자수 :
371,004

작성
22.05.03 23:00
조회
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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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고백의 현장

DUMMY

황금같은 주말을 앞둔 금요일의 아침.

사토리는 오늘도 어김없이 알람에 맞춰 일어나 학교에 갈 준비를 마치고서 집을 나섰다.


수많은 학생들과 같은 길을 걸으며 같은 장소를 향하고 있지만 사토리의 표정은 다른 학생들과 확연하게 차이가 있었다. 모두가 친구와 함께 등교를 하는 상황속에서 혼자 쓸쓸하게 걷고 있는 자신이 조금은 한심하다고 생각되기 시작한 것이었다.


이제껏 늘 그래왔고 아무렇지 않았던 등교길에 이런 심리적인 변화가 생긴 이유라고 한다면..


"어이, 어이.. 호시야 씨다.."

"어떡하지..? 나 정말 한 번 고백해볼까..?"

"관둬라. 저 호시야 씨라고. 아마 어지간히 잘생기고 능력있는 남자가 아니면 벌레보듯이 무시할걸."


사토리가 이 학교에 오고나서 처음으로 생긴 친구.

호시야 미유키라고 하는 여성때문이었다.


어제까지만해도 그녀를 불쾌하게 노려보던 몇몇 여학생들은 호시야가 모습을 보이자마자 겁에 질린 얼굴로 달아났지만 사토리는 그 이유를 알고 있었기에 당당히 그녀를 존경할 수 있었다.


"역시 호시야 씨는 대단해."


그렇게 중얼거리며 다시 혼자 학교를 향해 걷기 시작한 사토리는 그녀가 비록 아주 잠깐이었지만 자신을 보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자, 다들 조용! 오늘만 버티면 너희가 좋아하는 주말이니까 말썽 일으키지 말고 열심히 수업에 임해라!"

"네~"


평소와 다르지 않은 조례. 따분하기만 한 수업.

그 기나긴 지루함을 견뎌내고서야 사토리는 스스로에게 보상이라 할 수 있는 점심시간을 맞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없어!! 왜 없지..?!!"


점심시간에 먹을 밥을 집에 두고 온 사토리는 깊은 절망에 빠졌다. 사토리에게 있어 유일하게 친구라고 생각하는 호시야와 함께 할 수 있는 점심시간.

그 소중한 시간을 자신의 실수로 날려버린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그는 하얗게 재가 되어버렸다.


물론 매점에서 빵을 산다는 선택지도 존재하긴 했지만 학교매점은 기본적으로 물가가 비싸기때문에 사토리에게는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선택지였다.


"하아.. 안 그래도 얼마 먹지도 않으면서 제일 중요한 점심을 안가져오다니.. 어쩌지.. 그냥 올라가서 소설만 쓰다가 내려올까.."


그렇게 생각하며 노트를 들고 옥상으로 향하려던 사토리는 불현듯 한 가지 상황이 머릿속으로 그려지면서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건 바로 밥을 먹지 않는 자신때문에 괜히 그녀를 걱정하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라는 헛된 망상이었다.


진지하게 그녀를 친구라고 생각중인 사토리는 절대 그런 상황을 만들고싶지 않다며 결국 옥상으로 향하던 발걸음을 돌리게 만들었다.


"그래.. 한 끼 안 먹는다고 죽는 것도 아닌데.."


아무도 없는 비상계단에 앉아서 조용히 노트를 펼친 사토리는 어떻게든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열심히 펜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30분 정도 시간이 흘렀을 즈음.


"여기서 뭐하고 있는 거야?"


집중하고 있던 사토리를 화들짝 놀래키며 옥상에 있어야 할 호시야가 당당히 비상계단에 나타났다.


"호시야 씨..?"


다만 어째서인지 엄청 화가 나 보이는 그녀의 모습에 압도되어 사토리는 식은 땀을 뻘뻘 흘리며 굳어버렸다.


"여기서 뭐하고 있는 지 물었잖아."

"아..그게.."


결국 이번에도 그녀에게 붙잡혀 옥상으로 오게 된 사토리는 결국 밥을 집에 두고와서 옥상에 가지 못했다는 사실을 전부 털어놓게 되었다.


"너 바보야? 그럼 매점에서 빵이라도 사먹으면 되잖아."

"아니.. 그렇긴한데.."


사토리 역시 그 방법을 떠올리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처음으로 사귄 친구라고 생각하는 그녀와 함께 밥을 먹고 싶었기에 잠깐이나마 현실을 잊어버리고 고민없이 매점에 가고 싶다고 생각하긴 했었다.


하지만..


"그.. 매점은 가격이 좀 비싸잖아..? 아무래도 혼자서 살아가려면 꽤 절약해야 하거든.."


현실은 아무리 도피하려 해도 외면할 수가 없었다. 학생의 신분으로 주말에 하는 아르바이트는 임금이 높은 것도 아니었기에 절대 사치를 부릴 수 있는 형편이 아니었다.


"혼자 산다니? 부모님은?"


사토리는 처음으로 누군가 자신에 대해서 물어봐 주는 게 기뻤지만 그와 동시에 꺼내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입밖으로 내야만 하는 게 슬퍼지기도 했다.


"엄마는 내가 어릴 때 이혼하고 집을 나갔고 아빠는 병으로 세상을 떠났거든."


긴 시간이 흘러 아물었다고 생각했던 마음의 상처는 고작 입에 담는 것만으로 다시 상처가 벌어졌다.

지금껏 잊고 살았던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불러온 눈물은 어느새 사토리의 눈가에 희미하게 고여있었다.


"..그래?"


호시야는 그가 이미 맺혀버린 눈물을 필사적으로 꾹 참고 있다는 걸 알고서 일부러 짧게 대답했다.


사과의 말도 동정이 섞인 위로도 건네지 않고서 그녀는 사토리가 참아내려는 눈물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와주었던 것이다.


긴 정적이 흐르고 사토리가 겨우 진정이 되었을 때 호시야는 어제 빌렸던 체육복이 담긴 쇼핑백을 그에게 건네주었다.


"네 사정은 잘 알았어. 그래도 밥은 잘 챙겨먹어. 이제 점심시간은 10분밖에 안 남았으니까."


그렇게 말하고서 혼자 옥상을 떠난 호시야의 말을 사토리는 처음에 이해하지 못했다.

그녀가 건네준 쇼핑백의 안을 들여다보기 전까지는.


"아.. 정말.. 너무 대단하잖아.."


깨끗하게 세탁까지 되어있는 체육복과 함께 담겨있던 도시락을 꺼내서 뚜껑을 열어 본 사토리는 너무나 오랜만에 보는 정성어린 도시락에 꾹 참았던 눈물이 왈칵 터져나왔다.


어릴 적 어머니가 만들어주었던 도시락과 너무나도 맛이 똑같아서 도시락을 먹는 내내 사토리는 흘러내리는 눈물을 몇 번이고 옷소매로 닦아냈다.


그렇게 점심시간이 지나 학교의 수업이 모두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귀가시간.

주말을 앞둔 학생들은 모두 상기된 표정으로 하교를 하고 있었지만 사토리는 점심시간에 받은 도시락을 돌려주기 위해서 곧장 호시야가 있는 교실로 달려갔다.


쾅-


"호시야 씨..!!"


거칠게 문을 열며 그녀의 성을 불렀지만 교실에 남아 청소를 하고 있던 학생들 중에는 그녀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이야~ 역시 호시야 씨는 인기가 엄청나네."

"너도 호시야 씨한테 고백하려고 온 거야? 뭐, 그렇지만 솔직하게 말하면 너는 포기하는 게 나을 것 같다. 아마도 호시야 씨라면 방금 왔던 선배쪽이 훨씬 가망 있어 보이거든."


고백.

사토리는 그 단어를 듣자마자 머릿속이 새하얗게 물들었다.


"저기.. 고백이라니..?"

"응? 아아, 2학년 농구부 주장인 아카이 선배가 호시야 씨한테 할 말이 있다면서 데리고 갔어. 엄청 얼굴이 빨갛던데 분위기만 봐도 고백하려는 게 뻔히 보였다니까."


그 말을 듣자마자 사토리는 교실을 빠져나와 호시야를 찾기 위해서 학교를 열심히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어째서일까. 호시야가 고백을 받는다는 사실을 듣고서 사토리는 도저히 가슴이 진정되지 않고 불안한 마음만 커져갔다.


여학생들에게 많은 인기를 받고 있는 아카이 선배는 사토리 역시 질릴 정도로 주워들은 이름이었다. 공부는 평균이지만 훤칠한 외모와 모델같은 신체적 비율로 많은 여심을 사로잡은 사람이었다.


자신과는 달라도 너무도 다른 태양같은 남자.


거기까지 생각이 미쳤을 때 호시야를 찾아헤매이던 사토리는 열심히 달리던 발을 천천히 멈춰섰고 머지않아 스스로에게 질문했다.


'호시야 씨를 찾아서 어쩌겠다는 거야..?'

'아카이 선배 같은 남자야말로 호시야 씨에게 어울리는 남자잖아.'


분할 정도로 잘 알고 있는 아카이 선배와 자신의 역량은 사토리 역시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호시야의 애인까지 바란 적은 없었지만 만일 그녀에게 정말 남자친구가 생긴다면 자신은 더 이상 그녀의 옆에 머무를 수 없다는 현실이 무서울 뿐이었다.


하지만-


"호시야! 나.. 실은 처음 널 봤을 때부터 네가 마음에 들었어..!"


정말로 그녀가 행복해지기를 바란다면 자신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괜찮다면.. 나랑 사귀어주지 않을래?"


사토리는 그 대답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두 사람의 행복을 진심으로 빌어주는 것.

호시야와 함께 했던 시간은 그저 짧은 꿈이었을 뿐이라고 받아들이고 그녀의 곁에서 얌전히 떠나주는 것.


"..감사합니다, 아카이 선배."


불행해지는 건 자신 한 사람이면 된다며 사토리는 그 고백의 현장으로부터 천천히 멀어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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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호시야 미유키의 여동생 22.05.08 28 0 9쪽
18 유원지 데이트 22.05.08 27 0 9쪽
17 들켜버린 광경 22.05.08 28 0 9쪽
16 첫사랑과 단 둘이 22.05.08 27 0 9쪽
15 빼앗긴 사랑 22.05.08 27 0 9쪽
14 엇갈린 마음 22.05.08 27 0 9쪽
13 돌아선 마음 22.05.08 28 0 9쪽
12 거절의 이유 22.05.08 29 0 9쪽
11 뜻밖의 고백 22.05.08 35 0 9쪽
10 움직이는 마음 22.05.07 36 0 10쪽
9 전쟁의 서막 22.05.06 39 1 9쪽
8 자신감 22.05.06 43 0 9쪽
7 예상치 못한 재회 22.05.05 39 0 9쪽
6 간접 키스 22.05.05 51 0 9쪽
5 신뢰받는 남자 22.05.04 52 1 9쪽
4 막다른 길 22.05.04 61 2 10쪽
» 고백의 현장 22.05.03 67 2 9쪽
2 인기와 비례하는 괴롭힘 22.05.03 78 1 10쪽
1 곰돌이무늬 팬티를 입은 소녀 22.05.02 172 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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