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쑤앵민 서재

소환상인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완결

쑤앵민
작품등록일 :
2018.09.02 04:27
최근연재일 :
2020.12.31 06:00
연재수 :
201 회
조회수 :
202,927
추천수 :
3,753
글자수 :
1,068,567

작성
20.12.23 17:16
조회
284
추천
7
글자
13쪽

대면

DUMMY

산신령 같은 느낌에 눈치 채는 것이 늦었지만 체모의 색이 흰색일 뿐 외모는 디드보다 조금 나이를 더 먹은 잘생긴 모습이었다.


‘엘프는... 늙지 않는 걸까...?’


그런 궁금증이 생긴 가운데 무엇보다 지금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정해져있었다. 그것은 바로 자기소개! 첫 인상이 중요하기 때문에 착, 착, 착하는 잔뜩 각을 잰 자세로 차렷을 하고 심호흡을 한 뒤 기합을 넣고 90도로 꺾어 인사를 한다.


“안녕하십니까! 루인과 교제를 하고 있는 다니엘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네놈의 이름 따위는 관심이 없다!”


똑바로 인사를 했다고 생각하였지만 백발이 성성한 이 엘프는 관심이라곤 정말 1미리 그램이라도 없다는 듯이 단언했고 오히려 인사를 하기 전보다 더욱 더 강력한 기운을 뿜어내며 나를 압박하기 시작한다.


그 엄청난 박력에 할 수 있는 것이라곤 한정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한정된 선택 중 내가 한 것은 바로 이것이었다.


“아버님! 따님을 제게 주십시오!”


전신을 허공에 날려 땅바닥에 내리 꽂히며 절을 하여 최대한의 경의를 표현하는 것으로 입으로는 강력한 의지를 담아 지금 가장 해야 할 말을 외친다.


“어림없다!”


“허락해 주실 때까지 이곳에서 움직이지 않을 겁니다!”


“그러던지!”


틀에 박힌 것 같은 공방을 펼쳐가며 진지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는 순간 그 자리에 절을 하는 자세여서 보이지는 않지만 지금 분위기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느긋하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온다.


“어머, 루인 왔니?”


“엄... 어머니!”


“어머, 낯간지럽게... 으음...? 여보? 이 상황은...?”


루인이 분명 엄마라고 하려고 하다가 아차 싶은 듯 말을 바꾸어 어머니라고 부르는 것으로 보아 새롭게 나타난 인물은 루인의 어머니인 것 같다.


‘아버지를 부를 때도 약간 어색했지만... 신경 쓰고 있나보네.’


허락하기 전에 움직이지 않겠다고 선언한 이상 고개를 들 수는 없기에 그 자세로 들리는 소리로만 상황을 파악한다.


“그게... 이게... 으응...”


“내 눈에 흙이 들어가지 전까지는 허락 할 수 없다!”


“아하...! 저의 부름에 응답하여 주세요. 오랜만이에요 노아, 그럼 그것 좀... 부탁해요. 에잇!”


“으악...! 뭐하는... 누...눈이...! 눈이이이이이!”


“자, 이제 눈에 흙이 들어갔으니 허락 해 줄 거죠?”


들리는 소리로 판단하길, 루인의 어머니가 흙의 정령을 소환하여 말 그대로 루인의 아버지의 눈에 흙을 뿌린 것 같지만 역시 눈으로 보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히는 알 수 없다.


‘안 봐도 비디오라는 말은 이런 걸 두고 하는 거겠지만...’


보지 않아도 상상되는 광경에 속으로 명복을 빌어준다.


“아빠! 괜찮아? 눈을 떠봐! 앗... 흙이 이렇게나...! 내가 씻겨줄게!”


“자, 고집 센 노인네는 처리했으니 다음은... 당신이겠죠?”


루인이 조신함은 어디로 던져버린 것인지 다급한 목소리를 내며 처치를 하고 있는 동안 사뿐사뿐하는 발자국 소리는 나에게 다가왔고 목소리는 나의 머리 위에서 들려온다.


“아...아버님의 허락을... 그...그런 뜻으로 말씀 하신 것이 아닐...”


“네? 당연히 알고 있죠. 그러니 당신도 고집은 그만 피우고 일어나셔요.”


“괜찮습니다. 허락을 받을 때 까진...”


“고집 피우면... 남편의 허락이 있어도 제 허락은 없어요?”


“일어나겠습니다!”


루인의 아버지와 다른 싸늘한 감각이 온몸을 지배하는 것 같은 소리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차렷 자세로 선다.


“흐음... 남자에게 전혀 관심 없던 우리 루인은... 이런 남자를... 호오... 흐응...”


눈앞에 보이는 엘프의 여성, 들리는 것으로 파악했을 때엔 루인의 어머니로 짐작이 되지만 보이는 것은 루인과 레위시아의 언니 그 이상으로는 보이지 않는 젊디젊은 엘프였다.


‘레위시아 누님보다 성숙한 느낌...? 그렇다고 해도 너무 젊어 보이는데...’


“흐응? 지금 젊어 보인다고 생각했지요?”


“아... 아닙... 아니, 그게 아니라... 그... 맞습니다.”


아니라고 말을 하려고 하다가 거짓을 해봐야 금방 들통 날 것이 뻔했고 그렇다면 차라리 솔직하게 말을 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을 하였기에 얌전히 말에 동의를 한다.


“당연하죠. 저는 아직 한창의 나이인 900대니까요.”


솔직히 말해서 900세가 엘프에게 한창의 나이인지는 모르겠지만 디드가 800대였고 그야말로 전성기라고 하는 것을 생각하면 납득은 된다.


‘디드 형님이 올해 868세였지...? 어머님이 900대의 나이라면 엘프의 나이로 최소 32세에 디드 형님을 낳으셨다는 얘기인데...’


“뭔가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저는 제대로 루인의 엄마가 맞아요.”


“그... 디드 형님의 나이와 별 차이가 안 나시는 것 같아서 말이죠...”


“아하... 그것도 그렇죠. 엘프 내에서도 매우 드문 일이었으니까요.”


이것에 관한 이야기는 매우 길어진다고 지금은 말해주지 않았지만 나중에 듣게 된 것은 놀라웠다. 간결하게 말을 하자면 루인의 어머니가 막 성인식을 치룬 100세에 고백을 받았고 엘프는 임신이 매우 느리다는 사실과 다르게 1년 만에 디드를 낳았다는 이야기이다.


이 대화로 알게 된 것은 좀처럼 소식이 없던 루인 때문에 나 자신에게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는 다르게 엘프는 임신하는 것에 있어서 평균 50여년이 걸린다는 이야기였고 평균이기 때문에 늦으면 100년 가까이 걸릴 수도 있다는 이야기였고 그 어려운 일은 1년 만에 해냈다는 것은 확실히 드문 일이었다고 하지만 지금은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니 넘어가도록 하겠다.


“인사드리겠습니다! 루인과 교제를 하고 있는 다니엘이라고 합니다!”


“어머나 씩씩하네요. 반가워요. 저는 루인의 엄마 되는 엘프, 레인 엘 그레이스에요. 호칭은... 그렇지. 편하게 애정을 담아 레나~라고 부르면 되요.”


“루인의 어머님께 어찌 그렇게 부릅니까.”


“으음... 그래도 어머님은 너무 딱딱한 느낌인데... 아, 루인처럼 엄마~라고 부르는 것은 어떤가요?”


“엄... 어머니!”


나와 루인의 어머니 레나가 이야기하고 있는 것을 아버지를 치료하며 듣고 있었는지 루인이 부끄러운지 갑자기 버럭 소리를 지른다.


‘루인... 이미 엄마 아빠라고 부르는 것은 알게 되었지만... 이곳은 모른 척 해주는 것이 도리겠지...’


“그럼에도 어머님이라고 부르겠습니다.”


“흐음... 남자아이라면 뚝심이 있는 것도 좋지요. 허락할게요.”


“감사합니다. 그보다... 아버님 쪽을 살피시는 것이 어떨까요?”


“못된 할아버지는 혼나야 해요. 정말 나이 먹고 뭐하는 짓인지...”


그 뭐하는 짓에 나의 행동 역시 포함되어 있을 것이지만 구태여 코멘트를 달아 일을 늘리지 않기로 하고 합죽이가 되어 입을 다문다. 그리고 자리가 진정된 것은 루인의 아버지의 눈에 들어간 흙을 전부 씻어내고 난 뒤였다.


“자, 다시금 인사를 하도록 하죠. 저는 레나 엘 그레이스 이쪽은 제 남편이에요.”


“흥...!”


“당신, 마음에 들지 않아도 자기소개는 해야죠?”


“...디에드 엘 노블이다. 방금 내 눈에 아내가 흙을 뿌렸지만 그것으로 허락한 것은 아니니 기억해두도록.”


“알고 있습니다. 아버님.”


“아버님이 아니다!”


언젠가의 디드를 떠올리게 하는 반응에 감회가 새로움을 느끼며 이야기를 계속해 나간다.


“저도 다시 소개를 하겠습니다. 다니엘입니다. 보시다시피 인간입니다. 오늘 이렇게 찾아뵙게 된 것은 루인과의 교제의 허락을 받으러 온 것입니다.”


“흐으응... 다니엘은... 엘프의 수명에 대해 알고 있죠?”


“당연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그 문제로 상당히 골머리를 앓고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담담하게 대답을 한다.


“눈빛으로 보아하니 수명에 대해서는 뭔가 생각하는 것이 있나 보군요? 흐응... 루인은 너를 생각하는 좋은 남자를 찾았네.”


“다니엘은 언제나 저를 생각해줘요. 저의 목숨도 구해준 적도 있고... 무엇보다 저를 많이 사랑해줘서 하루하루가 행복해요.”


나의 대답에 루인을 부드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말을 하는 레나와 그 말에 나를 한없이 사랑스럽다는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을 하는 루인, 그리고 그것을 흐뭇하게 보는 레나와 흐뭇하지만 인정하기 싫다는 표정으로 보고 있는 디에드.


“짧게 보았지만 저는 찬성이에요. 평소에 남자에겐 관심도 없던 루인이 남자를, 그것도 싫어하던 인간을 데려올 정도면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어요? 저는 루인의 선택을 존중한답니다.”


“어머니...!”


덮어놓고 루인을 지지하겠다는 레나의 말에 루인은 감동을 하여 눈물을 글썽이며 본다.


“흥, 나는 허락 할 수 없다. 루인아 왜 힘들 길을 가려고 하는 것이냐. 이곳에 저런 녀석보다 훨씬 능력 좋은 엘프 남성들이 있지 않으냐? 네가 선택만 하면 환영할 것인데...”


“저는 다니엘이 좋습니다. 아버지의 말씀은 알겠지만 다니엘 말고 다른 남성은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그...그렇게 차갑게 얘기 할 것은... 크윽... 이것이 다 네놈 때문이다!”


디에드는 루인에게 훨씬 좋은 남자가 많다며 설득을 하려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만년설과도 같은 싸늘한 한기를 가득 품은 칼날과도 같은 말이었고 그 슬픔을 나에게 돌린다.


“다니엘이 얼마나 훌륭한지 몰라서 그래요! 저를 위해주는 것을 떠나 다니엘 자체도 장점이 많아요. 몇 가지만 말하면 우선 디드 오빠가 인정한 강함에 신기하고 도움이 되는 물건들을 소유하고 있고 우리보다 훨씬 진보되어 있는 지식을 가지고 있고...”


그렇게 하나하나 짚어가며 나의 장점을 늘어놓는 루인, 그 모습은 애정이 가득했고 디에드는 떨떠름하게 레나는 흐뭇하게 지켜본다.


“어때요? 우리 다니엘은 엄청나죠?”


“그러네요. 엄마와는 달리 좋은 남자를 선택했어요.”


“여보... 내가 어디가 그래서...”


“가슴에 손을 얹고 다시 말 해보시죠?”


“어... 음... 크흠...!”


자세한 사정은 모르겠지만 루인의 아버지 디에드는 루인의 어머니 레나에게 꼼짝을 못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나를 지지해주는 레나가 있는 것은 나와 루인을 인정해줄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는 이야기로 생각한다.


“루인, 어째서 어머님께 아버님이 쩔쩔매는 거야?”


“아, 그것은...”


궁금함이 올라와서 옆에 있는 루인에게 귓속말로 조그마하게 질문을 던져보니 루인이 나의 귀에 속닥이며 간단하게 설명을 해준다.


“뭣...!”


루인이 말해준 내용, 그것은 바로 엄청난 나이차! 루인의 어머니 레나가 성인식을 치룬 100세에 루인의 아버지 디에드는 무려 500이 넘는 나이였다고 한다. 즉, 레나가 태어날 때 400이 넘는 나이, 레나가 태어나서 성장하는 모습을 전부 보고 고백을 한... 그렇다, 로리콘이라는 것이었다.


“다 들린다...! 그리고 자네, 지금 매우 실례되는 생각을 하고 있지 않은가?”


“아닙니다. 제가 어찌 감히... 로리콘이라고... 헙...!”


“로리콘? 그것이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지만 매우 불쾌하게 느껴지는군!”


“당신에게 불만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요. 어릴 적부터 먹을 것으로 꼬셔가지고... 성인이 되면 꼭 나에게 시집오라고 세뇌를 했었죠.”


‘심지어 키잡...! 서...성공하셨군요. 아버님...!’


엘프를 많이 본 것은 아니지만 디드나 레위시아 루인은 엘프 중에서도 출중한 외모를 가지고 있다고 들었고 그와 닮은 디에드, 레나 역시 엘프 중에서 단연 손꼽히는 외모일 것이지만 아무리 그래도 나이 차이가 400은 조금 너무 했다고 생각한다.


‘잠깐... 그렇다면 아버님은 연세가 1400세가 넘으시는 건가...!?’


디드 역시 엄청난 세월이라고 생각하였지만 1400년이라는 세월은 그야말로 상상이 가질 않는 세월이었다.


“크흠, 지금은 그 이야기가 아니잖소. 자, 다니엘 루인의 말이라면 자네는 매우 대단하다고 생각되는군?”


“루인이 과대평가를 한 부분도 없지 않아 있어 보이긴 합니다만 대체로 맞는 이야기입니다.”


“그렇다면 한 가지 의뢰를 하도록 하지.”


씨익 하는 사악한 웃음을 지으며 디에드가 입을 열기 시작한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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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 만남 20.12.23 291 7 13쪽
170 번영 20.12.22 315 6 13쪽
169 속사정 20.12.22 306 7 13쪽
168 모험가 20.12.22 318 6 14쪽
167 몬스터 20.12.22 319 6 13쪽
166 20.12.22 311 6 13쪽
165 그의 이야기는... 20.12.22 331 7 14쪽
164 마왕의 심장 20.12.21 333 6 13쪽
163 전력 20.12.21 325 7 13쪽
162 각성 20.12.21 334 7 13쪽
161 미끼 20.12.21 324 6 13쪽
160 인한과 수진 20.12.21 331 6 13쪽
159 영지 마무리 20.12.18 343 6 14쪽
158 영지 5 20.12.18 329 6 14쪽
157 영지 4 20.12.18 318 6 13쪽
156 영지 3 20.12.18 323 6 13쪽
155 영지 2 20.12.18 327 6 15쪽
154 영지 20.12.18 327 6 14쪽
153 협상 20.12.18 334 6 13쪽
152 신성력 20.12.17 330 7 13쪽
151 전투 그리고 다시 훈련 20.12.17 326 8 14쪽
150 제 2라운드 20.12.17 318 6 13쪽
149 훈련의 계속 20.12.17 325 7 14쪽
148 훈련의 시작 20.12.17 343 6 13쪽
147 탐색 20.12.17 343 6 13쪽
146 새로운 곳을 위하여 20.12.17 337 6 13쪽
145 드워프의 의뢰 마무리 20.12.16 353 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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