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글쟁이를 꿈꾸는 희망녀의 방

생령을 품은 아이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희망녀
작품등록일 :
2020.05.17 08:02
최근연재일 :
2024.05.03 08:00
연재수 :
86 회
조회수 :
3,640
추천수 :
55
글자수 :
285,293

작성
20.06.07 17:38
조회
151
추천
3
글자
8쪽

3화

DUMMY

민기는 산모들을 도망시켜야 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나서부터 이 곳의 모든 지형들을 둘러 보았었다.

진료를 마치고 퇴근후에 시간이 날때마다 이리저리 자전거로 이 단지을 산책했던 그였기에 이런 어둠속에서 움직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항상 일과를 마치면 민기는 자전거를 이용하여 이 단지를 산책했었다. 그래서 그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자전거 산책이 그의 일상 속의 한 행동이라는 것을 알기에 누구하나 눈치채는 사람없이 모든 지형을 익힐 수 있었던 것이다.


그의 행동이 감시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었지만, 그의 행동에 이상함을 느끼는 보안 요원은 없었다.

처음에는 이상한 눈으로 보았겠지만, 반복되는 행동이 일상이라는 생각으로 연결이 되면 카메라를 감시하는 보안 요원들도 당연한 일과로 받아 들여 민기의 행동에 수상한 시선을 보내면서 감시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연구단지와 바깥을 구분하는 경계와 방어벽의 종류도 다 확인해 두었고, 감시 카메라의 위치와 가로등의 상태와 위치등을 아주 꼼꼼하게 살펴 이런 도주의 동선을 계획하였다.


이런 경우에는 열심히 의대 공부를 한 것이 도움이 된 것 같기도 했다. 적어도 머리하나는 도움이 확실히 되었던 것인지, 아주 빈틈없이 준비하던 공부 방식이 이런 계획을 세우는데도 효과를 발휘했다.


그런 산책으로 포장된 탐사를 통해서 이 단지둘레에 쳐져 있는 전기 철조망 역시 잠깐 꺼지는 시간이 있다는 것을 확인해 두었다,

그것을 발견하지 전에 전기 철조망의 존재는 자신이 산모들을 도망시키려하는 계획의 가장 큰 걸림벽이었기에 민기는 고민이 되었고, 그 전기 벽을 어떻게든 뚫어서 산모들을 밖으로 보낼 방법을 생각해 내야 했었다.


하지만, 그것은 우연히 해결이 되었다.

민기가 이곳으로 온 이후 자전거 산책을 하면서 간간이 방문한 탓에 이제는 농담도 스스럼 없이 할 수 있을만큼 친분을 쌓은 경비 아저씨와의 대화에서 그 방법을 들었던 것이다.


경비 아저씨에게 이곳의 경비에 대한 이야기를 이리저리 하다가 우연히 알게 된 사실이었다. 그 사실을 알았을때는 기분이 정말이지 짜릿했었다.

마치 자신이 첩보 영화 속에서 스파이가 원하는 정보를 얻었을때의 기분이었다고 할까, 그랬다.


이 지역 전체를 둘러싸고 있는 전기 철조망의 전기는 경비원들이 교대를 하는 시간에 전원 장치의 확인을 위해서 잠깐 껐다가 켜는 시간이 있다고 경비 아저씨는 대수롭지 않은 듯이 흘렸었다.


아저씨는 친절하게도 시간까지 꼼꼼히 알려 주었다. 마치 민기의 계획을 은근히 지지라도 한다는 듯이 말이다.

그리고 그 다음날 민기는 정확한 시간에 경비가 일러준 사실이 맞는지를 확인까지 했었다.


무엇이든 철처히 하는 그의 습관 탓이기도 했거니와 자신이 계획하는 것은 작은 실수하나라도 있어서는 안되는 것이기에 더욱더 꼼꼼하게 살폈다.

그런 다음 민기는 철조망을 그녀들이 나갈 수 있게 미리 잘라 두고는 나무로 위장까지 해 두었다.


물론 이러한 장비 역시 그의 숨은 지지자인 경비아저씨에게서 나왔다. 음료수 한 박스면 그 댓가로 충분했다.

이런 모든 것들을 준비하는 과정에 그는 모험같은 짜릿함도 들었지만, 혹시나 다른 경비원들에게 발각되지 않을까 여러날을 노심초사하기도 했었다.


시간에 맞추어서 그가 만들어 놓은 곳으로 그녀들을 데리고 무사히 가야했다. 시간이 조금이라도 늦어지면 그녀들을 탈출 시킬수가 없게 된다.

경비원들이 교대를 하면서 울타리의 전기 방어벽에 전원을 껐다가 다시 켜는데 걸리는 시간은 딱 2분이었다.


그래서, 2분의 시간을 위해서 그는 그녀들을 데리고 최대한 빨리 그곳으로 가야했다.

미영이 점차로 힘이 빠지는지 걸음이 느려지고 있었고, 숨을 헐떡이면서 쉬는 간격도 잦았다.


“조금만, 조금만, 미영씨 힘내고 조금만 더 가야 합니다.”


바쁜 것은 민기 본인이었고, 산모들은 자신의 체력에 한계를 느끼면서 거의 주저 앉을 태세였다.


“선생님, 숨을 쉴 수가 없어요. 배가 아픈 것 같기도 하고, 뭉치는 느낌도 들어요.”


산모들은 자신의 체력적인 고통보다는 뱃속의 아이가 이런 상태에서 잘못되지나 않을지를 더 걱정하였다.


조금전까지 열심히 잘 따라오던 세희역시 이제는 한계를 느끼는 눈치였다.

그래서인지 미영을 살피기 보다는 자신의 몸을 움직이는데 더 많은 조심을 하였다.


산모들은 자신들의 배를 감싸고 있었고, 숨을 헐떡이면서도 뱃속의 아이를 보호하려는 듯이 아이의 상태에만 온 정신을 집중했다.


“압니다. 하지만, 아이가 살고, 당신들이 사는 일이니 정말이지 조금만 힘을 내요.”


그 말을 수없이 반복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민기였지만, 다른 할 말이 없는 터라 이번에도 엄마에게 최우선 순위인 아이들의 안전만을 들먹였다.


한 겨울에 산모를 이끌고 어둠으로 둘러싸인 숲 길을 걸어가는 것은 여간 힘이 드는 것이 아니었다. 그에게도 . 그녀들에게도 말이다.

겨울바람이 쉼없이 불어오고 있었고, 겨울땅은 이미 땅속의 온기를 뺏기지 않으려고 표면을 완전히 얼게 만들었기에 걸음을 옮기는 산모들이 순간 잘못 디딘다면 미끄러질 정도였다.


도망을 가고 있는 자신들을 보지 못하도록 어둠만을 골라서 다녔다. 그것은 그들역시 숲길에서 자신의 발아래 무엇이 어떻게 걸음을 막을지 예측하지 못한다는 말도 되었다.


자칫 잘못하여 무언가에 걸려 넘어지기라도 한다면 민기는 그녀들을 데리고 원래 있던 장소로 눈물을 머금고 돌아가야 할지도 몰랐기 때문이었다.

가까스로 그녀들을 데리고 미리 만들어 놓은 구멍으로 도착하였을 때, 산모들은 거의 쓰러지기 일보 직전의 형상이었다.


머리카락이 땀에 절어서 그녀들의 얼굴위로 미역줄기처럼 물기를 머금고 축축 쳐져 있었고, 얼굴전체에도 추위와 상관없이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주저 앉지 못하는 자신들의 배를 두 손으로 움켜 쥔채로 나무에 몸을 기댄채 가뿐 숨만 몰아 쉬었다. 그런 그녀들의 입에서서 쉼없이 하얀 김들이 뿜어져 나왔고, 그 열기를 가득 품은 그녀들의 얼굴의 땀이 그 열을 식혀 주었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그 곳으로 빠져 나갈 수가 없다. 아직 철조망은 전기를 품고 있었고, 경비원들의 교대 시간이 아니었다.

민기의 걱정과는 다르게 두 산모들은 힘든 몸을 이끌고 빨리 걸음을 걸었던 모양이었다. 적어도 울타리에 도착하여 가뿐 숨을 진정시킬 정도의 시간적 여유는 있었으니까 말이다.


민기는 자신의 시계를 계속 쳐다보면서 계산을 하였다.


정각 12시!


이때다!


민기는 수풀로 덮어 두었던 구멍을 그녀들에게 보여주고는 서둘러 빠져 나가기를 재촉했다.

그녀들이 무사히 철조망을 빠져 나가고, 다시 전기가 철조망을 타고서 이 모든 단지의 울타리를 돌아 미지의 침범을 막는 흐름을 시작하였다.


그렇게 민기와 두 산모는 전기가 흐르는 방어벽을 사이에 두고 분리 되었다. 민기의 그 떨리는 계획과 바람대로 무사히 말이다.

두 산모가 이 연구단지 안이 아닌 밖으로 무사히 나갔다는 확신이 들자, 민기는 겨우 안심을 하고는 말을 했다.


“힘들겠지만, 이 길로 쭉 20분만 걸어가면 자동차가 하나 세워져 있습니다. 제가 미리 준비해 둔 것이니 그것을 타고 되도록 이곳에서 멀리 가세요.”


이제 민기는 다시 자신의 병실로 돌아가야 하고, 그녀들이 없어진 뒤처리를 해야 하는 일만 남았다.


“선생님은 같이 가지 않나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생령을 품은 아이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21화 22.12.04 79 0 -
86 87화 24.05.03 4 0 9쪽
85 86화 24.05.01 5 0 8쪽
84 85화 24.04.27 6 0 7쪽
83 84화 24.04.16 8 0 10쪽
82 83화 24.04.13 8 0 8쪽
81 82화 24.04.10 8 0 8쪽
80 81화 24.04.07 6 0 9쪽
79 80화 24.04.05 11 0 8쪽
78 79화 24.04.03 8 0 8쪽
77 78화 24.04.01 13 0 7쪽
76 77화 24.03.30 8 0 8쪽
75 76화 24.03.28 8 0 8쪽
74 75화 24.03.26 13 0 8쪽
73 74화 24.03.24 12 0 8쪽
72 73화 24.03.11 8 0 8쪽
71 72화 24.03.08 11 0 9쪽
70 71화 24.01.10 11 0 9쪽
69 70화 24.01.08 8 0 9쪽
68 69화 24.01.04 7 0 8쪽
67 68화 24.01.01 10 0 9쪽
66 67화 23.12.29 8 0 9쪽
65 66화 23.12.27 17 0 8쪽
64 65화 23.12.25 12 0 8쪽
63 64화 23.12.22 8 0 8쪽
62 63화 23.12.20 11 0 8쪽
61 62화 23.12.18 8 0 7쪽
60 61화 23.12.15 10 0 7쪽
59 60화 23.12.14 10 0 7쪽
58 59화 23.12.11 10 0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