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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쟁이를 꿈꾸는 희망녀의 방

생령을 품은 아이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희망녀
작품등록일 :
2020.05.17 08:02
최근연재일 :
2024.05.03 08:00
연재수 :
86 회
조회수 :
3,609
추천수 :
55
글자수 :
285,293

작성
23.12.27 11:15
조회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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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8쪽

66화

DUMMY

“맞습니다. 기억하고 계시는 군요. 저는 혹시나 해서....”


“솔직히 왜 이런 시설에서 외부와 차단된 채로 산모들이 지내야 하는지는 궁금합니다만, 약속을 하였기에 애써 알려는 생각은 없습니다.”


“여기서 선생님의 보살핌으로 아이를 출산을 기다리는 저 산모들은 아이를 낳지 못하는 여성들을 위해서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하여 좋은 일을 하고 있는 것이지요. 윈윈하는 일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한 여성은 원하는 돈을 벌고, 다른 한 여성은 원하는 아이를 가지는 뭐 그런....”


“.....”


혜성은 아무런 댓구를 하지 않았다. 그리고 생각을 했다.


‘이 사람은 지금 나를 떠 보고 있구나, 내가 산모들을 도와 주었다고 의심하는 것이 분명해!’


민기는 그런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혜성은 자신에게 그림을 선물할 때부터 의심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이제는 확실히 알게 되었다.


“그 사라진 산모들 역시 그런 경우였습니까?”


민기가 먼저 혜성에게 사라진 산모들을 그들이 찾는 진짜 이유를 물어 볼 양으로 선수를 쳤다.


“그럼요. 저 산모들과 똑같이 그녀들은 돈이 필요하고, 그 돈을 벌기 위해서 아이를 대신 낳아야 하는 여성들이었습니다. 그런데 무슨 일인지 그녀들이 사라져 버렸고, 아이를 기다리는 다른 여성들은 그녀들이 무사히 아이와 함께 돌아오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그렇게 말을 하던 혜성이 갑자기 민기쪽으로 얼굴을 가까이 들이 밀면서 아주 냉소적이 미소를 짓고는 낮은 목소리로 말을 했다.


“ 그런데요. 선생님 제가 질문을 하나해도 될까요? 지금 아이를 뱃속에 가지고 도망간 그녀들이 엄마일까요? 아니면 눈물로 하루 빨리 아이를 자신의 가슴에 안고 눈을 마주치기를 바라며 기다리는 여성이 진짜 엄마일까요? 선생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혜성의 말은 그 도망간 산모들은 언제든지 아이를 버릴 수 있는 진정한 엄마가 아니라는. 그래서 도망을 시키면서까지 도와야 하는 여성들이 아니라는 말을 전하고 있다는 것을 민기는 잘 알고 있었다.


왜 그런 여자들에게 동정심이나 다른 이유를 붙여서 도망을 시켰는지는 묻고 있는 것 같았다.


“저는 산모들의 건강을 유지하고 무사히 아이를 잘 낳을 수 있도록 돌보는 산부인과 의사입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와 아이를 가진 엄마로만 봅니다. 그 외에 것은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녀들이 대리모이든 아이를 낳아서 버리든 그것은 그녀들의 선택이지 나에 의해서 바뀔수 있는 선택이 아니란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저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들이죠. 저는 돈 하나만 보고 이곳으로 왔습니다. 그래서, 연민이나 동정같은 감정은 사치라고 생각합니다만.”


민기는 혜성의 시선을 정면으로 주시하면서 차분히 말을 했다.


한참을 민기를 바라보던 혜성이 더 이상 눈빛으로 뭔가를 찾으려 하지 않았고, 시선을 거두고는 둘다 아직 조금 밖에는 마시지 않은 와인잔을 내려다 보면서 마치 갑자기 생각이 났다는 듯이 그림에 대해 물었다.


“그 그림은 마음에 드십니까?”


혜성은 갑자기 화제를 자신이 민기에게 준 그림으로 옮겼다.


“주셔서 감사히 받기는 했습니다만, 아끼시던 것이라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조금은 부담이 됩니다.”


민기 역시 태연함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 와인잔을 들고서 한모금 마시면서 말했다.

애써 태연한 척은 하고 있었지만, 혜성의 강한 눈빛이 자신의 눈으로 꽃힐때마다 심장이 심하게 뛰었기에 알코올의 힘을 빌려 보려는 것이었다.


“부담 가질 필요는 없어요. 그림을 보고 느끼는 것이 같은 사람은 그림을 공유해야 하는 것이라 생각하거든요. 부디 제가 느꼈던 것들을 선생님께서도 느끼시길 바랄뿐이죠.”


‘자신이 느꼈던 것을 나역시 느껴 보라고? 그는 도대체 그 그림을 보고 무엇을 느꼈단 말이지?’


“실장님은 그 그림을 보면서 무엇을 느끼셨습니까?”


민기가 이렇게 물어 올 것을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는 표정으로 다소 의아했는지 혜성은 자신의 손에 들려 있던 잔을 내려 놓고 잠시 생각이라도 하는 듯이 숨을 고르고는 말했다.


“글쎄요. 딱히 뭐라 꼬집어 표현 할 수는 없지만, 삶의 허무랄까? 물론 개인들마다 그림을 보는 시각은 다 다르지만 살아서 사람의 생활에 많은 도움을 주었지만, 결국에 죽어서까지 인간에 의해서 모든 것들이 다 빼내어지고는 먹거리로 전락하는 그림 속의 소처럼 저는 모든 삶이 결국엔 남는 거라고는 이 가죽뿐인 아무것도 아닌 삶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누군가를 위해서 자신을 온전히 바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허탈한 기분이 들었다고나 할까요? 저는 그랬습니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는 혜성의 모습을 보건데 민기는 그가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민기씨는 무엇을 생각하셨습니까? 그 그림을 보면서 말입니다.”


같은 느낌을 공유하는 사람은 그림을 공유할 수 있다했던 혜성의 말이 생각이 나서 민기는 신중하게 대답을 찾으려 했다.

적어도 민기는 혜성의 느낌처럼 허무함 같은 느낌은 없었으니까 말이다.


“저는 조금 다르게. 허무함이 아니라 죽어서까지 쓰임을 다하는 소의 삶이 부러웠습니다. 영혼이 떠난 껍데기뿐이기는 했지만, 그 육체역시 사람들에게 필요한 부분이 되었으니까요. 우리네 사람들은 과연 그렇게 죽어서까지 다른 생명체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까요?”


민기의 말을 듣고 있던 혜성의 표정은 무언가를 알았다는 것을 보여 주었고, 민기는 그것의 의미를 전혀 눈치채지 못하였다.


혜성의 막연한 느낌대로 민기는 돈만을 고집하는 완전한 속물은 아니었던 것이다. 그래서 산모들을 이곳에서 빼낼 생각을 할 정도로 애정이 남아 있다는 것을 혜성은 확인 하였다.


그날의 방문을 마치려는 둣이 혜성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민기에게 악수를 건넸다.

혜성의 차가운 손을 잡으면서 민기는 혜성이 진정으로 숨기려는 것들을 이제는 찾아야 한다고 마음 먹었다.


자신은 지금부터 더욱더 의심을 받을 것이고, 감시도 삼엄해 질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더 지체하다가는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하고 허무하게 혜성이에게 먼저 죽임을 당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오늘 그를 만나 대화를 하면서 알게 된 것이다.


민기가 생각하기에 일이 잘못 되면 자신은 죽을 것이다. 그것은 혜성이 이미 보내온 그림에서 그 암시를 받았다.


그 그림에 들어있는 혜성의 메시지가 죽음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있는 민기는 시간이 얼마 없다는 것을 느꼈다.


도망시킨 산모들을 이 곳에 둔다는 것이 위험하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도망시켰기에, 지금부터는 그 진짜 이유를 찾아서 그들의 위험을 외부에 알려야 한다는 생각이 아주 강하게 들었다.


민기가 산모들을 이곳에서 도망시킨 이유는 그녀들이 출산할 아이들이 일반적인 가정으로 가서 정상적으로 살 수 없다는 사실뿐이었다.

그 속에 담긴 진짜 의도는 아직 민기는 알지 못했다.


실험에 이용된다는 말을 들었을 때 너무나 뜻밖의 사실에 정신이 없었고, 오로지 그녀들을 이곳에서 나가게 해 주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리고 그중에는 혜성을 사랑하는 여자도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혜성의 행동으로 보건데 그에게 그 산모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여자였고, 자신의 실험에 필요한 도구 이상의 것은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그녀를 설득시키는 것은 쉽지가 않았었다.


이 곳을 도망나가는 그 날 밤까지 그녀는 민기의 말을 믿지 않으려 했고, 차가운 자신의 사랑을 애써 믿으면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눈치였다.


‘그녀는 그가 저런 남자라는 것을 알고나 있는 걸까?’


괜실히 어딘가에서 아이를 벌써 나아서 숨어있을 세희라는 산모가 더욱 안타깝게 느껴졌다.


그녀는 여전히 자신의 아이는 혜성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라고 철썩같이 믿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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