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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쟁이를 꿈꾸는 희망녀의 방

생령을 품은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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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녀
작품등록일 :
2020.05.17 08:02
최근연재일 :
2024.05.03 08:00
연재수 :
86 회
조회수 :
3,541
추천수 :
55
글자수 :
285,293

작성
24.05.01 07:52
조회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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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8쪽

86화

DUMMY

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

이 아이는 다른 사람의 죽음도 느낀다는 건가!


진우는 설이의 이런 모습을 볼때마다 솔직히 두려운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딸 설이가 그런 이상한 능력으로 잘못 되기라도 할 것 같아서 말이다.


“그 아이와 엄마가 불안해 보이니?”


‘그런 것 같아요. 아저씨에게 말을 해 볼까요?’


“말해서 어떻게 하려고?”


‘아저씨에게 찾아 달라고 해 볼려구요. 제 느낌이 정말로 맞다면 엄마처럼 되기 전에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설이가 전해 받는 느낌을 공유하지 못하기에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진우에 비해서 설이는 다시 자신의 늦은 대응으로 엄마같은 죽음을 만들지나 않을까 정말이지 불안해 하였다.


“하지만, 너는 그 아이와 아이 엄마가 누군지도 또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잖아. 그런 상황에서 사람을 찾아 달라는 것은 아저씨에게는 무리한 부탁 같은데. 아저씨는 너의 막연한 느낌으로 사람을 찾아 다닐만큼 한가한 사람이 아니거든.”


‘그래서, 지금도 열심히 생각하고 있어요. 뭔가가 생각나기를요.’


“그래. 하지만, 지금 당장은 아니니까 너무 애쓰지 마. 네 생각이 틀릴 수도 있지 않겠니?”


‘아니요! 틀리지 않을거예요. 그러니까, 나는 빨리 더 많이 생각해 내야 해요.’


설이의 목소리에서 강한 결의 같은 것이 느껴졌다. 하지만, 진우의 눈에 들어오는 설이의 모습은 조금전 많이 울었던 탓에 몸은 지쳐서 진우의 품에서 벌써 잠이 들어 있었다.


아이의 생각은 여느 형사 못지 않게 팽팽 돌아가고 있는데도 말이다.

진우와 설이는 끊임없이 대화를 하고 있었지만, 그 둘을 둘러싸고 있는 공기를 진동시키는 소리는 진우의 소리가 전부인 대화였다.


뭔가가 다시 생각이 나면 아저씨에게 말을 해도 좋다는 말을 끝으로 아빠와 딸의 대화도. 산책도 끝이 났다.


진우의 품에서 잠이 들어 들어오는 설이의 모습을 본 선생님들이 조용한 미소로 아이를 받아 침대에 눕히고는 설이의 기분이 좀 나아졌는지를 낮은 목소리로 진우에게 물었다.


아빠와 딸의 대화 내용을 알리 없는 선생님들에게 진우는 씁쓸한 미소로 답을 대신했다.


그런 진우를 더욱 씁쓸하게 만드는 사람이 하나 있다는 것을 커피잔을 들고 자신의 서재로 이제는 노크도 잘 하지 않으면서 들어오는 진경의 얼굴을 보면서 알았다.

정말이지 남의 기분은 전혀 생각하지 않는 여자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는 진우였다.


“저 커피 부탁한적이 없는데요.”


설이와의 산책으로 진우 역시 많이 지쳐 있었다. 설이를 안고 다니느라 육체가 피곤하였던 것이 아니라, 설이의 그 많은 걱정과 슬픔을 위로하는 것이 생각보다 힘이 들었던 것이다.


“아잉, 목사님도 제가 목사님을 잘 아는데.... 원두 커피라 향이 은은할 거예요. 드셔보세요.”


진경이 이 베이비 센터에 들어오기 전부터 진우와 선생님들은 믹스 커피를 손님접대와 간단한 커피 타임을 위해서 즐겨 먹었다. 물론 지금도 그런 시간을 가지고 커피를 마시기는 하지만, 진경이 자신은 원두를 마셔야 한다는 이유로 기계를 자비로 들여 놓았고, 진우에게 수시로 커피를 들고는 같이 마시는 시간을 만들려고 하였었다.


“저는 아무 커피든 상관없습니다만, 지금은 별로...”


진우의 말은 그녀에게 별 영향력이 없었다. 그냥 밀고 들어와서는 탁자에 두잔의 커피를 내려 놓았던 것이다.


한잔도 아닌 두잔인 것을 보니 분명히 한동안은 무슨 말을 하면서 진우를 괴롭힐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다른 선생들도 그녀를 포기한 듯 보였다. 그녀의 행동을 딱히 막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제게 무슨 하실 말이라도 ....”


진우는 체념을 하고는 되도록 빨리 대화를 끝내려고 시도했다.


“혼자 마시는 것보다 둘이 마시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아서요. 저는 나갈까요?”


매몰차게 나가라는 소리를 진우가 하지 않을 거라는 걸 잘 알면서 얄밉게 내뱉었다.


“그럼 드시고 가세요.”


진경은 차를 가지고 나갈 생각같은 것은 애당초 없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진우였다.


“그런데 목사님, 설이랑 어디를 갔다 오셨어요?”


“그냥 산책을 좀 갔다 왔습니다. 아이에게 바람이라도 쉬어 줄겸 해서요.”


“아하. 그러셨구나, 설이는 좋았겠네요.”


진경은 설이에게 관심이 전혀 없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이 센터에는 없는데도 그녀는 자신의 가식적인 관심을 끊임없이 포장하고 있었다.


“.......”


“그럼, 목사님. 다음에 설이를 데리고 산책을 가실 때 저도 함께 가면 안될까요?

아빠 혼자서 데리고 다니는 것 보다는 저랑 같이 설이를 데리고 다니는 게 모양도 좋을 것 같은데...”


무슨 뜻인지 진우가 모를리 없는 그런 말을 주저함도 없이 내뱉는 진경이 정말이지 거슬렸다.


“아니,왜요? 딸과 아빠의 산책에 낯선 사람이 끼는 것이 더 이상하지 않을까요?”


보통때라면 진우의 입에서 그런 말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냥 댓구를 하지 않으면 되는 것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날 만은 자신의 기분과 설이의 기분은 아량곳하지 않고, 추파를 던지는 그녀가 정말이지 싫었기에 무심하게 흘리는 듯이 말해 버렸다.


“낯선 사람이요?”


그 단어가 진경의 입을 크게 벌려 놓았고, 다물지 못하게 만들었던 모양이었다.

낯선 사람이라는 단어에 진우는 더 이상 자신에게 접근하지 말라는 암시를 담았었다. 아마도 그것을 그녀는 잘 알아 들은 눈치였다.


“저는 설이를 딸로 받아들였고, 저에게는 설이가 전부가 되었어요. 그러니 남들이 어떻게 보던 설이와 모든 것들을 함께 할겁니다. 그러니, 고맙지만, 그런 염려는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


이번에는 진경이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끊임없이 자신이 진우를 좋아하고 있다는 눈빛을 담은 행동과 말들을 건냈지만, 별 반응이 없었던 진우였다.


하지만, 오늘은 더 이상 자신에게 접근하지 말라는 뜻이 분명히 담긴 말을 거침없이 진경에게 전달하는 모습에 차가움이 느껴졌다.

진우가 봐도 진경은 조금은 당황스러워하는 눈치였다. 조용히 자신의 찻잔을 들고는 나가 버렸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지켜 보던 진우에게 그녀가 나가자 이번에는 순자 선생님이 들어 왔다.


“무슨 일이예요? 목사님?”


아마도 시무룩하게 자신의 커피잔만 들고 나오는 진경의 모습을 본 모양이었다.

진우는 절대로 진경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못한다고 믿으며 나약한 그의 태도를 가끔씩은 핀잔을 주던 선생님의 눈에도 오늘은 조금 이상해 보였던지 진경이 나가자 마자 들어와서 진우의 기분을 살폈던 것이다.


“그게....”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자신의 행동을 설명할 말이 없었다.


“진경씨가 왜 저런 표정으로 나가는 거예요?”


“싸우셨어요? 아니면 진경씨가 또 목사님을 기분 나쁘게 했나요?”


“......”


진우는 이쯤에서 그만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것이 순자 선생님의 질문이라 하더라도 세세히 설명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어쨌튼 잘하셨어요. 한번쯤은 기를 꺾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목사님이 너무 물러서 자꾸 끌려 다니는 것 같아 좀 그랬어요. 잘 하셨어요.”


무슨 상황인지 모르면서 잘했다고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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