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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쟁이를 꿈꾸는 희망녀의 방

생령을 품은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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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녀
작품등록일 :
2020.05.17 08:02
최근연재일 :
2024.05.03 08:00
연재수 :
86 회
조회수 :
3,614
추천수 :
55
글자수 :
285,293

작성
24.03.24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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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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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74화

DUMMY

그가 언뜻 보기에도 자신 앞에 서 있는 여자는 아이들을 돌보는 선생님으로는 그리 적임자처럼 보이지 않았지만, 지금으로서는 조금의 정보도 더 필요한 상태이기에 그런 그녀에게도 뭔가 단서를 찾고 싶은 혜성이었다.


“아이를 찾으시는군요. 제말이 맞습니까?”


“......”


자신이 하는 일들을 아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일이 복잡해지는 것을 알기에 혜성은 꼭 집어 말하는 그녀에게 댓구 할 수 없었다.


“아마도 제가 실없는 사람처럼 보이시나 보군요. 그럼 실례했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혜성의 태도에 화가 난 모양인지. 아니면 혜성을 떠 보려는 것인지 진경이 자신이 뭔가를 알고 있는 것 같은 뉘앙스를 품기면서 베이비 센터로 들어가려 했다.


갑작스러운 그녀의 행동에 혜성은 급하게 그녀의 팔을 잡았고, 그녀의 의도대로 그녀에게 무언가를 얻고자 더 대화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죄송합니다. 어디 조용한 곳으로 가서 얘기 하시면 안될까요?”


진경은 혜성을 기분 나쁘다는 표정으로 잠시 노려 보다가 혜성의 차 조수석으로 먼저 탔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혜성도 아무런 말없이 차에 타고는 근처에 있는 커피 숍으로 차를 몰았다.

두사람은 찻잔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앉았다.


혜성이 입장에서는 그녀와의 이 만남에서 뜻밖의 성과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게 하실 말씀이 무엇입니까?”


역시나 급한 것은 혜성이었고, 먼저 말을 꺼낸 것도 그였다.


하지만, 서두르는 말투는 아니었고, 자세 역시 의자에 등을 곧게 세워 앉아서 두 손을 자신의 배 앞으로 맞잡은 자세로 약간은 고압적이라 할 수 있는 모양새로 말했다.


보통의 사람이었다면 혜성의 그런 태도에 다소 긴장이 되긴 했겠지만, 진경은 그런 것에 전혀 구애받는 타입이 아니었기에 얼굴에 야릇한 미소로 혜성을 쳐다 보았다.


그리고는 그녀 역시 서두르는 기색없이 천천히 커피를 한 모금 마신뒤 주위를 한번 둘러 보는 여유를 보였고, 커피숍에 자신을 아는 사람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는 확신이 들었는지 몸을 혜성이쪽으로 살짝 기울이면서 말했다.


“제가 알기로는 그쪽은 아이를 찾고 계신 것 같은데 아닌가요?”


“예, 맞습니다만, 그곳에는 없더군요.”


“역시나 목사님이 말씀을 하시지 않으셨구나. 그럴줄 알았어.”


진경은 혜성이 들으라는 소린지 아니면 자신의 생각을 확인하는 소린지 어중간한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이미 몸을 혜성이 쪽으로 기울인 진경이였기에 그녀의 소리는 고스란히 혜성에게로 전달되었다.


“목사님이 말을 하지 않았다니 무엇을 말하는 겁니까?”


진경이 점점 더 알 수 없는 소리만 하는 것 같아서 혜성은 정신을 집중하며 들으려 했다.


“우리 목사님이 최근에 딸아이를 하나 입양을 하셨거든요. 그런데 그게 우리 베이비 센터로 버려진 아이더란 말이죠. 우리 목사님, 정말 대단하시지 않으세요!”


“입양이요?”


혜성이 조금전에 진우에게서 듣기로는 그곳으로 들어온 아이들은 일정기간이 지나면 다른 위탁시설로 옮겨진다고 했고, 혜성이 궁금했던 날짜에 들어온 아이는 없었다고 했었다.


그리고,진우는 그즘에 들어온 모든 아이들은 이미 다른 시설로 보냈다고 했는데 목사가 따로이 입양을 한 아이가 있다는 그녀의 말에 혜성은 놀라지 않을수가 없었다.


‘목사가 베이비 센터로 버려진 아이 하나를 입양을 했다. 그리고 그 사실을 자신에게 이야기 하지 않았다.

왜?’

혜성의 머릿속이 갑자기 혼란스러워졌다.


“저기요. 이봐요!”


혜성이 자신의 추리에 빠져 있는 동안에 진경은 혜성을 쳐다 보면서 무언가를 열심히 말을 했다. 하지만, 한마디도 들리지 않았다.

그래서 진경이 재촉을 하면서 계속 불렀다.


“아, 죄송합니다. 그런데 왜 목사님이 그 아이를 입양하셨던 겁니까?”


“그게 말이죠. 참 우스운 일인데요. 그 아이. 설이가 말이죠. 이상하게 목사님을 닮았거든요. 제가 확인을 해 본 결과로 목사님에게 여자는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 확실히는 모르겠고 하여튼 제가 베이비 센터로 들어오기 전에 입양을 했다고 들었어요.”


“설이요? 아이의 이름이 설이입니까?”


“네. 맞아요. 그 아이가 버려지는 날에 첫눈이 엄청나게 왔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아이의 포대기 속에 있던 목걸이의 펜던트 모양이 눈 모양이라나 뭐라나. 하여튼 목사님이 나중에 엄마를 찾게 되면 특징이 되라고 그렇게 지으셨다고 들었어요.”


우연하게 만난 여자에게서 혜성은 자신이 찾고 있는 아이가 분명히 진우가 입양한 아이가 맞다는 확신을 서서히 들었다.


‘이 여자의 말이 맞다면 그 아이는 내가 찾는 미영의 아이가 분명하다. 그리고 그 아이가 가지고 있다는 목걸이. 그것 역시 나는 본적이 있지 않은가.’


그랬다.

진우가 가지고 있는 목걸이를 직접 보지는 않았지만, 그 설이라는 아이가 미영의 아이가 맞다면 그 목걸이는 그녀가 항상 걸고 다니던 그것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혜성이 자신의 앞에서 하마터면 놓쳤을 지도 모르는 이 모든 사실들을 미주알 고주알 내뱉고 있는 그녀의 진심이 이상하여 다시 물었다.


“그런데 목사님이 제게 숨기시는 것을 제가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시면서 이렇게 말씀해 주시는 이유를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아. 물론 저는 나쁜 사람도 아니고, 목사님을 해칠 사람은 더더욱 아니라는 말씀은 꼭 드리고 싶군요”


“아, 그거요? 글쎄요. 딱히 이유라는 것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저는 목사님곁에 설이가 있는 것이 싫거든요. 총각에게 아이라는 혹이 달린다는게 말이 안되잖아요? 우리 목사님은 더 더욱 그럴 이유가 없으신 분이거든요. 그리고, 그쪽이 어떤 아이를 찾고 그것이 설이라면 우리 둘다 이익이 되는 일일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당신이 설이를 데려 가게 도와줄 수 있어요.”


“아. 그렇습니까! 그럼 제가 아이를 데려 갈 수 있도록 도와 주시겠습니까?”


지지부진한 찬의 일처리에 비해서 갑작스럽게 찾아온 행운 같은 이 여자를 이용하면 아이를 찾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혜성은 아주 정중한 자세를 취하면서 그녀에게 물었다.


“원하신다면... 그렇지만, 이 모든 것들을 목사님에게는 비밀로 해 주시면 좋겠어요. 제가 바라는 것은 그것뿐이예요.”


진경이 역시 조금전과는 다르게 진지하고 비밀스럽게 혜성에게 자신의 의지를 전했다.


“물론입니다. 그것은 저도 바라는 바입니다. 그러니 걱정하지 마십시요. 일이 잘 되면 사례를 하겠습니다. 원하시는대로.”


“오하하핳. 제가 돈이 그리 궁한 사람은 아니예요. 제가 쓸만큼은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렇게 하시고 싶다면 반대는 안하겠어요. 돈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거죠.”


혜성은 자신 앞에서 주위의 시선은 신경쓰지도 않은채로 요란스러운 몸짓으로 웃고 있는 여자를 보면서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진지하지 않은 여자.

남을 배려하지 않은채로 자신의 감정에만 충실한 이기적인 여자.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는 타인에게 서슴없이 불행을 안겨 줄 여자.


그녀만의 행복을 위해서 아이의 미래는 기꺼이 시궁창이라도 버릴 수 있는 모진여자.

혜성은 자신이 요리하기에 너무나 쉬운 여자인 진경이를 아주 만적스러운 얼굴로 바라보았다.


그녀는 유별나기는 하지만, 갑자기 나타난 그의 조력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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