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글쟁이를 꿈꾸는 희망녀의 방

생령을 품은 아이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희망녀
작품등록일 :
2020.05.17 08:02
최근연재일 :
2024.05.03 08:00
연재수 :
86 회
조회수 :
3,547
추천수 :
55
글자수 :
285,293

작성
24.05.03 08:00
조회
1
추천
0
글자
9쪽

87화

DUMMY

가끔씩 여자들 틈에서 살아가는 것이 많이 힘들때가 있는 진우였다. 지금도 그런때중의 하나다.

더 이상 진경의 감정을 신경쓰고 싶지가 않았다.


설이의 문제 만으로 머리가 아픈 그였기에.


진경이 그렇게 나갔고, 순자 선생님도 잘했다는 말을 남기고는 나간 자신의 서재에서 그제서야 쇼파에 등을 깊숙이 들이 밀며 편안할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는 서서히 고개를 젖혀서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던 진우는 설이가 자신에게로 온 것에 대해서 생각을 했다.


‘우연이었을까?’


‘아니면, 설이 생모는 설이의 생물학적 아빠가 자신이란 것을 알고 일부러 이곳으로 아이를 데려다 놓았단 말인가?’


‘설이에게 있는 그 이상한 능력은 연구소의 실험과 관계가 있는 것인가?’


해답도 없는 의문들이 자꾸만 진우의 머릿속을 채우고 있었고, 모든 의문들이 생각을 하면 할수록 자꾸만 꼬여가는 것 같아서 머리마저 아팠다.


‘설이의 생모는 왜 자살이라는 방법을 택했을까?’


진우는 설이의 생모가 죽었다는 사실보다 설이가 그것을 느꼈다는 것이 더욱 이상했다.


정말로 설이의 능력은 어디까지인지가 궁금하였고, 또한 두려웠다.

지금 진우는 장형사와 대화를 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장형사에게 설이가 어떻게 태어나게 되었는지를 말해 주어야겠군. 내가 생각한 것이 맞다면 설이가 신경을 쓰고 있는 그 갓난쟁이도......’


그럴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진우는 확신할 수가 없는 것이다.

설이의 경우도 자신의 아이라는 것을 처음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으니까 말이다.

진우에게는 모든 것들이 가능하였다.


설이의 불안함이 맞는 것이고, 자신의 예감이 들어 맞는다면 그 아이와 아이 생모도 위험할 수가 있었다.

그렇다면 이런 사실들을 장형사에게 알리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더 나은 방법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런 생각에 마음이 급해서인지 고개를 들고 자세를 똑바로 한다음에 진우는 자신의 핸드폰을 열고는 장형사의 번호를 눌렀다.


“여보세요.”


“ 여보세요. 저 진우입니다. 장형사님.”


“알고 있어, 무슨일이지? 설이에게 무슨 일이 있는건가?”


“아니요. 설이는 조금 나아졌어요.”


“다행이군. 걱정했는데.... 어리든지 어른이든지 엄마의 죽음이라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든 법이니까.”


“...............”


“그런데 정말로 무슨 일이야? 자네 나한테 할 말이라도 있는건가?”

형사의 감이라는 것인지 진우가 자신에게 할 말이 있다는 것을 넘겨 짚는 장형사였다.


“저번에 제게 설이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들을 모두 얘기해 달라고 하셨잖습니까.”


“그랬지! 그럼 말할 준비가 되었다는 말인가?”


“언제 시간이 나시면 한 번 찾아오십시오. 술이나 한잔 하면서 얘기하게요.”


“술이라..... 좋지. 그렇게 하지.”


진우는 전화를 끊고는 장형사를 만났을 때 어디서부터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할 것인지를 생각했다.


그 연구시설에서 하고 있는 일은 진우는 아무런 주저없이 시작했던 일이었다. 어차피 자신은 결혼이라는 것에 메이지 않을 미래였기에 남아 도는 정자쯤은 연구를 위해서.


아니 자신의 일을 위해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매매를 한다고 해서 그리 도덕적으로 잘못이 없다고 여겼던 지난날이었다.


그런 그의 행동이 이렇게 눈덩이처럼 부풀려져서 부메랑이 되어 돌아 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인생은 돌고 돈다더니 내가 생각없이 한일이 나의 발목을 잡는구나.’


자신의 앞으로의 생을 세상에서 버려지는 불쌍한 아이들을 돌보면서 살아가고 싶었다. 여자에게 관심은 없었다. 또한 남자의 본능도 누르고 사는데 어려움이 없는 그였다.


그런 그였지만, 지금 그의 주위에는 여자들뿐이다.


자신이 돌보아야 하는 설이도, 호시탐탐 자신의 옆자리를 노리는 진경이라는 여자도, 그리도 이 곳의 선생님과, 자신을 따르는 아줌마 그룹까지 온통 여자들에 둘러 싸여 있다 해도 과연이 아니었다.


아이러니하게 진우곁에는 여자들뿐인 것이다.

그 속에서 모든 여자들에게서 벗어나는 시간을 원하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



자신들이 찾던 산모가 하나가 죽었다는 보고를 전해 받은 혜성은 아이들을 되도록 빨리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머지 산모의 행적은 아직까지 묘연해서 아이가 살아 있는지 죽었는지 조차도 확인이 안된 상황이었다.


미영이라는 산모도 세희라는 산모도 모두 혜성이 자신이 이 일에 끌어 들인 여자들이었다.


미영은 부모가 없이 혼자서 열심히 생활하는 가난한 대학생이라는 것이 일단은 혜성의 기준에 맞았고, 건강 검진이라는 명목하에 행해졌던 여러 검사를 통해서 자신들이 찾던 아주 건강한 유전자를 가진 여자인 것을 확인하고는 이 일에 끌어 들였던 것이다.


그녀가 눈치 채지 못하게 그저 단순한 대리모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포장을 했었다.


가난이라는 것은 사람들에게 여러 가지 일들을 시킨다. 그것이 도덕적으로 다소 용납이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기꺼이 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세희는 다소 미안한 마음이 드는 그런 여자다. 비록 혜성이 그녀의 자신에 향한 사랑을 아무런 감정없이 이용한 케이스이긴 했어도 가끔은 그녀의 한없이 따뜻한 사랑이 차가운 그를 조금 데울때도 있었다.


그럴때면 그녀를 이 일에 끌어 들인 자신의 냉정함이 보이기도 했었다.

혜성의 아이를 원했던 그녀에게 자신의 정자 대신 다른 정자를 이용 하였고, 그녀의 난자 역시 더 나는 난자로 실험의 성공을 위해서 교체된 수정이었다.


단지 그녀는 자신의 몸을 빌려 주었을뿐 지금 그녀가 품고 있는 아이는 혜성의 아이도 그녀 자신의 아니도 아니었다.

그녀는 혜성에 의해서 단지 아기집 역할을 맡은 여자 사람에 불과 했다.


그러한 사실도 모른채로 세희는 도망을 간 것이었다.

오로지 아이를 보호해야 한다는 어미의 본능으로 자신의 아이도 아닌 태아를 안고서 말이다.


뻐꾸기의 새끼인 줄도 모른채 자기 둥지에 버려진 채 알에서 깨어난 새끼 새를 열심히 키우는 휘파람새 마냥 세희는 그렇게 자신의 아이라는 생각으로 보호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혜성이 조금은 마음이 불편했다.


‘인간이 만든 신의 아이!’


혜성이 사장으로부터 동참을 권유 받았던 프로젝트의 이름이었다. 잘 알지도 못하는 그 계획에 약간의 떨림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한다.


유전적으로 완벽한 아이!


환경적으로도 완벽한 아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질병에 완벽히 대항하는 아이!


그런 아이를 만들고자 하는 사장의 의도가 처음에는 황당하기까지 했었다.


이 세상이 유전적으로 많이 발전이 되고 있기는 했다하지만, 사장이 원하는 그런 아이를 자연적인 것이 아닌 실험실에서 만든다니 그것은 전혀 실현가능성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사장의 제의를 받아들이면서 그의 실험을 참가하는 것은 아니었고, 자신은 실험으로 인해 발생되는 여러 가지 부수적인 일들을 도우는 방식으로 일을 해나갔고, 혜성이 점차로 동화되어 갔다.


한때는 자신도 동물들을 연구하고 싶었던 적이 있었지만, 그것은 한때의 기분에 지나지 않았었다. 하지만, 사장은 정말이지 자신의 연구를 믿었다.

그는 반드시 그가 원하는 아이를 만들것이라는 확신이 마치 정신병자가 환상의 세상을 굳게 믿듯이 들었다.


질병에 강한 유전자를 찾아다니는 일도 혜성은 마음에 들었다. 죽음을 부르는 질병에 대항해서 몸을 지켰던 강력한 항체를 가진 사람들을 찾아서 샘플을 가져오는 것이나, 사장의 실험에 필요한 아주 건강한 유전자를 가진 생식세포를 구하는 것과, 실험의 부산물들을 처리하는 것까지 그 모든 일들을 처리하는 것이 헤성은 좋았다.


그 속에서 자신이 우수한 무언가를 선택 할 수 있다는 우월감을 느꼈다.

그런 아이를 만들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사장의 실험실에서 수정되고 이내 실패로 사라지는 아이들이나 수정체의 생명에는 신경을 전혀 쓰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에 서서히 사장과 혜성은 인간의 도덕심을 버렸다.


혜성이 처음 맡은 일은 유전적으로 우수하고, 육체적으로 건강한 정자와 난자를 수집하는 것이었다.


또한 그것에 한가지 조건이 붙어야 하는 것은 이왕이면 고아라는 사회적 약자의 신분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장의 실험에는 위험요소가 많았다. 그래서, 실패의 확률이 높았다. 그것은 항상 실패에는 죽음이 따라 다닌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생령을 품은 아이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21화 22.12.04 79 0 -
» 87화 24.05.03 2 0 9쪽
85 86화 24.05.01 5 0 8쪽
84 85화 24.04.27 5 0 7쪽
83 84화 24.04.16 6 0 10쪽
82 83화 24.04.13 6 0 8쪽
81 82화 24.04.10 6 0 8쪽
80 81화 24.04.07 5 0 9쪽
79 80화 24.04.05 9 0 8쪽
78 79화 24.04.03 7 0 8쪽
77 78화 24.04.01 10 0 7쪽
76 77화 24.03.30 6 0 8쪽
75 76화 24.03.28 5 0 8쪽
74 75화 24.03.26 9 0 8쪽
73 74화 24.03.24 10 0 8쪽
72 73화 24.03.11 6 0 8쪽
71 72화 24.03.08 11 0 9쪽
70 71화 24.01.10 9 0 9쪽
69 70화 24.01.08 7 0 9쪽
68 69화 24.01.04 6 0 8쪽
67 68화 24.01.01 9 0 9쪽
66 67화 23.12.29 7 0 9쪽
65 66화 23.12.27 15 0 8쪽
64 65화 23.12.25 11 0 8쪽
63 64화 23.12.22 7 0 8쪽
62 63화 23.12.20 11 0 8쪽
61 62화 23.12.18 7 0 7쪽
60 61화 23.12.15 9 0 7쪽
59 60화 23.12.14 9 0 7쪽
58 59화 23.12.11 7 0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