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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쟁이를 꿈꾸는 희망녀의 방

생령을 품은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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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녀
작품등록일 :
2020.05.17 08:02
최근연재일 :
2024.05.03 08:00
연재수 :
86 회
조회수 :
3,608
추천수 :
55
글자수 :
285,293

작성
24.03.11 07:23
조회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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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8쪽

73화

DUMMY

“저 목사님. 제가 저번에 말씀드린 여기에 머물다 다른 곳으로 간 아이들의 행적들을 알려 주실수 있으십니까?”


“그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만, 혜성씨에게 그것이 왜 이렇게 여러번 얘기를 하실만큼 알고 싶은지 궁금하군요.”


“그것은 저의 개인적인 일이라 말씀을 다 드릴 수가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별일도 아닌 것으로 개인의 사생활을 조건으로 걸 수는 없죠.”


진우는 더 이상 묻지 않고 자신의 책상으로 가서 언제 올지 모르는 혜성의 부탁을 위해서 올려 놓았던 아이들이 간 곳을 정리한 시설과 날짜. 혹시나 부모가 찾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이곳으로 처음 버려졌을 때 사진이 부착되어 있는 서류철을 가지고 혜성이 있는 탁자로 다시 왔다.


“이곳으로 버려지는 아이들은 보통 6개월 정도 이곳의 선생님들의 보살핌을 받으면서 간단한 건강검진과 예방 접종등을 하면서 보살핌을 받습니다. 그리고는 다른 보호 시설로 보내지지요. 그럴때면 이곳의 선생님들이나 저나 마음이 많이 안 좋습니다. 다들 말을 하지는 않지만, 쓸쓸함을 느끼죠.”


혜성이 그것을 듣고싶은 것은 아닐거라는 것을 알지만, 무언가 말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기에 자신들의 마음을 이야기 하였다.


진우는 그렇게 말을 하고는 탁자위에 명부를 펼쳤다.

그리고는 그것을 혜성에게 밀어 주었다.


조용히 무언가를 찾는 것 같은 조바심으로 서류철을 열심히 조사를 하던 혜성이 고개를 들고는 진우에게 말을 건넸다.


“목사님 혹시 12월 19일쯤 아마도 첫눈이 아주 많이 온 걸로 아는데 그날 이곳으로 들어온 아이가 있습니까?”


혜성은 분명히 찾는 아이가 있다는 것을 날짜를 가리키면서 진우에게 말했다.


‘12월 19일? 그날은 설이가 들어온 날인데?’


혜성이 처음 진우에게 이곳에 오는 아이들이 궁금하다는 말을 하였을 때 느꼈던 막연한 불안함이 갑자기 진우를 휘감았다.


“확실히는 잘 모르겠지만, 이곳으로 들어오는 아이들은 그 곳에 적힌 것이 전부입니다. 그곳에 없다면 아마도 그날은 아이가 이곳으로 들어오지 않았겠죠.”


진우는 그때까지 몰랐었다. 설이가 이곳으로 오던날 아이를 발견하고는 자신이 설이에 대한 사진도 들어온 시간도 성별도 그리고, 날짜까지 어느것 하나도 지금 혜성이 살펴 보고있는 장부에 기록하지 않았다는 것을 말이다.


밤새도록 설이가 깨어나기를 바라면서 눈 속에서 아이의 버려진 사연을 상상하느라 깜박 잊어버렸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진우는 혜성이 쫓기듯이 찾고 있는 아이가 설이 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진우의 분명한 실수였고, 지금까지 한번도 하지 않았던 실수였다.

자신의 실수로 인해 지금 설이는 혜성을 피할수 있게 되었다.


“아. 그렇습니까?”


혜성의 얼굴에 무언가 실망하는 기색이 보였고, 진우는 그것을 읽었지만, 그가 왜 설이를 찾는지를 알 수 없기에 내색하지 않았다.


“아마도 찾으시는 아이가 있으신가 봅니다.”


“아니, 뭐 딱히 그런 것은 아니고.....”


혜성으로부터 서류철을 다시 건네 받고 진우는 혜성의 표정을 유심히 보았다.

분명히 무언가를 이곳에서 찾고자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가 원하는 것이 없다는 생각에 실망을 하는 것이 보였다.


‘왜 이남자는 설이를 찾는 거지?’


진우는 갑자기 불안했다. 설이의 이해 할 수 없는 능력이 혜성이 설이를 조용히 찾는 이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말이다.


이제는 이곳에서 자신이 찾는 것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예전의 무표정으로 돌아간 혜성이 다시 커피 잔을 들었을때엔 이미 작은 커피잔에 온기라고는 없었다.


그렇게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조용히 생각에 잠겨 있던 혜성이 갑자기 일어났다. 얼떨결에 같이 말없이 앉아 있던 진우 역시 일어났다.


진우는 혜성이 되도록 빨리 이곳을 나가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다. 설이를 찾는 이유가 무엇이든간에 혜성이 관련이 되어 있는 일에는 설이에 대한 어떤 것도 알려 줄 마음이 안들었기 때문이었다.


“목사님, 이거 제가 실례가 많았네요. 죄송합니다. 갑자기 불쑥 찾아와서는 아이들의 명부까지 보여 달라고 해서요.”


“일을 다 보셨습니까?”


진우는 서류철을 들고는 자신의 책상으로 몸을 돌려서 혜성과 시선을 마주치지 않으면서 무심한 듯이 말했다.


“......”


아무런 말이 없는 것을 보니 자신에게 이유를 말하지 않을 모양이었다. 서류철을 책상위에 올려 놓고는 혜성을 다시 마주하고 작별인사를 하였다.


현관에서 혜성을 배웅하면서 진우는 다른 궁금한 것들이 생기면 언제든지 찾아오라는 겉치레 인사를 남기고 그를 보냈다.

문을 닫고 들어가는 진우를 뒤로하고 자신의 차를 향해서 걸어가면서 혜성은 다시 그 베이비 센터를 뒤돌아 보았다.


정찬이 미영을 발견한 그 눈오는 밤의 거리는 이곳과 그리 멀지가 않았다.

아이가 죽지 않았다면 그 추운 날씨에 아이를 아무 대문에 버리지는 않았을 것이고, 그렇다면 목사가 운영하는 이 베이비 센터가 가장 유력한 곳이라는 생각으로 찾아 왔던 것이다.


미영이 아이를 버렸다면 분명히 이곳일 것이다. 혜성은 그렇게 확신을 하고 찾아 왔지만, 아이의 흔적이 아무데도 없었다.


그래서일까? 혜성이 쉬이 그 곳을 떠나지 못하고 차 안에서 우두커니 수분 동안 앉아 있었다.

여전히 찜찜한 무언가에 사로잡힌 기분을 떨칠수가 없었다.


똑. 똑. 똑


갑가지 운전석 유리를 손으로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혜성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창밖에서 유리를 두드리는 것은 여자였고, 사십대에 가까운 나이처럼 보였는데 차림은 젊어 보이려고 안달하는 마음이 간절히 묻어나는 차림새였다.

너무 주차를 오래 해서 그러나 싶어서 약간을 귀찮은 기색으로 혜성은 운전석의 유리를 반쯤 내렸다.


“무슨 일이십니까?”


혜성은 특유의 차가운 얼굴로 내려진 창문사이로 고개를 살짝 돌렸다.


그의 두 눈에 조금은 짜증스럽다는 표정을 담겨져 있었고, 열린 창문 사이로 순간 확 뿜어져 들어오는. 여자들이 자신의 고유한 향기와는 상관없이 뿌려대서 모든 여자들이 같은 냄새가 나게 하는 그 향기를 맡으면서 여자가 하게 될 말들을 상상하였다.


“아, 예. 저는 이 베이비 센터에서 일하는 선생입니다. 목사님을 찾아 오셨습니까?”


혜성은 진우를 찾아와서는 아이들을 살펴 보지도 않았고, 그 곳에서 일하는 선생님들과 대화도 하지 않은채로 진우가 보여준 서류철들만 보고 나왔다는 것을 그 여자가 하는 말에 기억이 났다.


“그렇습니까? 목사님은 제가 방금 만나고 나오는 길인데....”


혜성은 조금전 자신이 귀찮아 했던 마음은 버리고 서둘러서 차에서 내려서는 그 여자 앞에 서서 정식으로 인사를 했다.


“그런데 목사님은 무슨 일로 찾아 오셨습니까?”


혜성이 앞에 있는 여자는 그것이 정말이지 궁금하다는 표정이었다.


“제가 알아볼 것이 있었는데, 그게 목사님과는 상관없는 일이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


혜성은 자신이 예의를 다했으니 이제는 다시 차를 타고는 돌아가려고 그녀에게 작은 목례를 하고는 차 문을 열었다.


“알아보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 주시면 제가 나중에라도 도와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만.”


진경은 진우에게 관련된 것들은 무엇이든 궁금하였기에 지금 생판 모르는 남자에게서까지 진우를 만나러 온 이유를 묻고 있었던 것이다.


“저는 이곳으로 들어와 다른 곳으로 옮겨진 아이들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왔습니다다만 제가 이곳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없었습니다.”


혜성이 진우의 말을 의심하는 것은 아니지만, 혹시 진우가 모르는 것들을 이 곳에서 일하는 선생님들이 알 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대충 말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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