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낵터

아파트 4

그 모습을 본 수혁은 혼자 생각에 잠긴다.

“집 내놨다 그러더니 집 보러 온 사람인가?”

그렇게 수혁은 몰래 숨어서 사랑의 집을 한참동안 지켜본다.

2시간정도가 지나고 남성의 팔짱을 끼고 나오는 사랑이를 발견한다.

현관 문 앞에서 사랑이 두리번거리며 주위를 살핀다.

수혁은 급하게 1층으로 내려가 주차되 있는 차량 옆에 숨는다.

주차장을 걸어가며 남자가 사랑이에게 애기한다.

“사랑아. 이런대서 밥 먹지 말고 그냥 차 가지고 오빠 있는 동내로 가자. 여기 동내도 지저분하고 별로일거 같어.”

“오빠. 원래 높은 직위에 사람이 서민 음식도 먹고 하는거야. 국회의원들 선거철 다가오면 시장에 와서 국밥 먹고 하는거 몰라? 오빠도 나중에 국회의원 출마하면 시장와서 국밥 먹어야 할거 아니야. 뭣도 모르고 국밥 먹고 헛구역질 할라 그래? 지금부터 미리연습을 해 봐야 될거 아니야.”

“그건 그렇내. 우리 사랑이 머리 잘 돌아가내.”

“아! 참! 그때 말한 그 친구는 남자친구랑 어떻게 됐대.”

“아! 그 친구! 뻥만 존나게 치는게 또라이 새끼일지도 몰라서 그냥 살살 둘러댔대. 부모님 아프다는 핑계로 시골 내려가야 된다고, 이제 가능하면 연락하지 말라고, 그렇게 둘러댔나봐. 요즘 워낙에 또라이들이 많으니 조용히 넘어가는게 좋지.”

“잘했내. 사실 요즘 미친놈들이 많아서 조심하긴 해야 돼.”

“그럼 밥 먹고 우리 집으로 갈까?”

“오빠 지금 음주운전 하겠다는 애기야? 시장가면 서민 음식인 소주도 한 잔 먹어보고 해야 할거 아니야.”

“그래. 오늘 서민체험하고 내일 오빠내 집으로 넘어가자.”

“응. 오빠.”

차 옆에 숨어있던 수혁은 둘의 대화를 다 듣고 회색다이아몬드 눈을 드러낸다.

수혁이 근처 주유소로 향한다.

새벽 1시 사랑의 집으로 들어오면서 남성이 사랑이에게

“사랑아. 여기 복도에서 희안한 냄새난다.”

“에이 오빠 서민 음식 먹었다고 티 내는거야?”

“아니야 요상한 냄새가 나는대. 아파트가 오래되서 나는 냄샌가? 내일 그냥 짐 챙겨서 오빠 집으로 가자.”

“알았어 오빠.”

그렇게 옆집 문이 닫힌다.

닫힌 문소리를 듣고 수혁은 선글라스를 쓰고 말통에 담겨진 석유를 수혁의 집 안 곳곳에 뿌린다.

아파트 현관문을 열고 아파트 복도로 나가 라이터에 불을 킨다.

불이 켜진 라이터를 집 안에 던진다.

수혁의 집 안은 순식간에 불로 뒤덥히고 아파트 주민들이 혼비백산 놀라서 도망간다.

놀란 아파트 주민들이 비상계단으로 내려오며 1층으로 사람들이 몰린다.

하얀 연기속에서 선글라스를 쓴 수혁은 내려오는 사람들을 향해 칼을 휘두른다.

3명의 사람이 비상구를 통해 내려오는대 연기에 가려진 한 여성의 배에 수혁은 칼을 꽂는다.

“이런! 이 년이 아닌대.”

수혁에게 주스를 준 윗집 아주머니가 배를 움켜쥐며 쓰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