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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흘 님의 서재입니다.

슈퍼 SSS 급: 전설이 된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무흘
작품등록일 :
2018.10.26 00:18
최근연재일 :
2019.04.14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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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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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9,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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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2.1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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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53화 매드 사이언티스트

DUMMY

53화 매드 사이언티스트


메탈 포지로 간 강한이 준에게 자신이 본 흔적을 설명했다.


준이 심각한 얼굴로 고민하더니 대답했다.


“아시다시피 붉은 안개 내부에선 통신이 불가능해요. 인간이 만든 통상적인 전자장비도 전혀 통하지 않죠. 오로지 아이템 혹은 키메라 부품으로 만든 장비만 작동하는데, 만약 외부에서 침입한 흔적이 있다면 헌터라는 뜻이겠죠. 키메라가 돔 버스터를 해킹할리 없으니까요.”


강한이 팔짱을 꼈다.


“간단히 말해 누군가 일을 꾸미고 있다는 거군요?”


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가능성이 높아요. 이쪽 방면으로 아주 깊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 전문가일 테고요.”


강한이 유력한 용의자를 떠올렸다.


“전에 제가 말했던 그 자일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요?”


어깨를 으쓱한 준이 말했다.


“없다고는 못하겠지만 그렇다고도 못하겠네요. 그 녀석이 헌터라는 확증이 없으니까요. 그리고 차라리 둘이 다르다고 보는 편이 더 좋을 겁니다. 헌터가 레전드 아이템을 가졌다면 적어도 S급 이상일 테니까.”


강한이 동의했다.


“그렇겠네요.”


준이 심각해 보이는 강한 어깨를 두드리며 안으로 잡아끌었다.


“자자, 그런 심난한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고, 온 김에 이걸 좀 보고 가세요. 저번에 보여주려고 했던 신제품입니다. 기분이 좋아지실 거예요.”


강한이 억지로 끌려갔다.


준이 전시실 내부를 보여주며 유리 상자에 보관되어 있는 한 아이템을 보여주었다.


둥근 링처럼 생긴 아이템이었다.


준이 설명했다.


“이블 아이라는 키메라가 있습니다. 둥근 몸체에 커다란 눈깔을 지니고 날아다니는데, 몸 안에 코어가 있죠. 일명 리버스 그라비티 코어. 그걸 제련해 만든 리버스 그라비티 링입니다. 이걸 착용하면 하늘을 날 수 있죠.”


하늘을 난다는 말에 강한이 두 눈을 커다랗게 떴다.


“자유자재로요?”

“그렇습니다.”


꼭 필요했던 아이템이었다.


“그때, 이게 있었다면 녀석을 잡을 수 있었을 텐데.”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조금만 시간을 내서 보았더라면.


강한이 씁쓸한 얼굴로 물었다.


“얼마입니까?”


준이 천장을 보며 손가락을 접더니 말했다.


“개당 3억이요.”

“네 개면 총 12억이네요?”

“그렇습니다.”


강한이 계좌를 열고 돈을 보냈다.


“입금했습니다.”


휴대폰을 확인한 준이 리버스 그라비티 링을 넘겼다.


“거래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건 설명서에요.”


강한이 설명서를 건네받고 악수를 나눴다.


*


준에게 강한은 아주 귀한 고객이었다.


손이 클 뿐만 아니라, 자신이 만든 아이템 가치를 알아주니 이보다 더 좋은 고객이 어디 있단 말인가?


여러 사업을 수주하는 상황이지만 강한 만큼 꾸준히 수익을 보장해주는 사람도 없었다.


그래서 개발하고 있는 아이템 중 일부분은 늘 강한에게 맞추는 상황이었다.


가장 확실한 대가를 지불해주는 만큼 절대로 놓치고 싶지 않기도 하고.


이번에 개발한 리버스 그라비티 링도 그런 강한 상황에 맞게 만든 아이템이었다.


“더 노력해서 좋은 결과를 보여줘야겠지.”


준이 타이탄 암이라 불리는 제작 장비 앞에서 콧노래를 불렀다.


3번 검 프로스트 블레이드 개발 이후 진척이 없는 다음 아이템 개발을 서두를 생각이었다.


이번엔 특별히 회복을 위한 아이템을 만들 생각이었는데, 여왕과 싸우던 강한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적어도 치명상으로부터 한번쯤은 목숨을 구해줄 아이템을 만들고 싶었다.


귀한 고객이 헌팅 도중 죽기라도 한다면 곤란하니까.


준이 중얼거렸다.


“자이언트 트롤의 피를 루비에 흡수 시키고 이를 귀걸이로 만들면 적당하겠군.”


청사진을 그린 준이 컴퍼니에게 연락할 준비를 했다.


의뢰를 할 생각이었다.


자이언트 트롤의 피를 위해 실력 있는 헌터들로 구성된 헌팅 팀이 필요했다.


휴대폰을 든 준이 번호를 찾기 위해 검색을 했다.


그때, 어디선가 쿵하는 소리가 들렸다.


준이 의아해하며 뒤로 돌았다.


메케한 연기와 함께 그림자가 걸어왔다. 천장에 닿을 정도로 커다란 [무언가]였다.


잠시 멍한 눈으로 이를 지켜보던 준이 서둘러 숨을 장소를 찾았다.

근처에 캐비닛이 보였다. 준이 안으로 몸을 숨겼다.


작은 틈 사이로 녀석이 보였다. 타이탄 암 앞에 서서 이를 노려보고 있었다.


동영상에서 봤던 그 자식이 확실했다.


“녀석은 도망간 건가?”


놈이 말했다.


*


타이탄 암을 능숙하게 다룬 그가 정비한 아이템을 꺼냈다. 양팔에 글로브처럼 부착해 사용하는 무기였다.


준은 모든 장비를 벗고 정비에 열중하는 그를 조용히 지켜봤다.


분명 아는 얼굴이었다.


그런데 이름이 기억나지 않았다.


누구더라?


한동안 고민하던 준이 고개를 저었다. 긴장해서 그런지 머릿속이 깜깜했다.


그렇다고 직접 물어볼 수도 없고.


현명하게 판단하자.


준은 계속 숨어있기로 결정했다. 괜히 나서다 개죽음 당하기는 싫었다.


이제 막 사업도 성공하고 탄탄대로를 달리는 중이었으니까.


준이 숨을 죽였다.


상대는 자신을 찾으려다 포기한 상태였다.


이대로 가면 살 수 있다.


심장이 두근거렸다.


*


다음 날, 연락을 받은 강한이 메탈 포지를 다시 방문했다.


안으로 들어가니 준이 의자에 앉아 있었다. 기름때가 가득한 예전 그 의자였다.


강한이 다가갔다.


“괜찮으신 거죠?”


준이 애써 손을 들어 보이며 활기차게 인사했다.


“네, 멀쩡합니다. 괜찮아요.”


말과 다르게 잔뜩 충격 받은 표정을 살핀 강한이 물었다.


“어디 아프십니까?”


준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게 아니라 어제 목격한 용의자가 누군지 알아서요.”

“정말입니까?”


고개를 끄덕인 준이 말했다.


“제가 알던 사람입니다.”

“알던 사람이라면?”


준이 의자에 몸을 기대며 강한을 쳐다봤다.


“강한 씨, 예전 도머 사태 이후로 많은 게 변했죠?”


강한이 고개를 끄덕였다.


준이 말을 이었다.


“그런데 누군가는 아직도 과거 속에서 사는 모양입니다. 모든 걸 잃은 울분과 억울함 속에서. 이젠 떨쳐버릴 만도 한데, 감정의 찌꺼기가 융합돼 분노만 남았을지도 모르겠네요.”


무슨 소린가 싶은 얼굴로 쳐다보자 준이 자리를 권했다.


“앉으세요.”


준이 의자를 당겨주며 말했다.


“그 자가 누군지 알려드릴게요.”


강한이 권유대로 자리에 앉았다.


준이 사진 한 장을 건넸다.


“오래 전 세미나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어제 제가 본 그 남자가 바로 이 자죠.”


사진 속에는 준을 비롯해 여러 블랙 스미스가 있었다. 아직 준이 인정받기 전 사진 같았는데, 가장 끝에서 외소하게 몸을 움츠린 그와 달리 무리 중간에서 활짝 웃고 있는 남자가 보였다.


준이 설명했다.


“이름은 우형석, 블랙 스미스였습니다. 주로 로스트 테크놀로지 복원 연구를 했죠.”


강한이 물었다.


“이 자가 확실합니까?”

“네, 확실해요. 전화를 돌려 확인까지 했으니까요. 도머 사태 이후 누구도 만나지 않았다는군요. 들리는 소문으로는 모든 걸 잃고 빈민가로 흘러갔다 합니다.”

“그렇군요.”


강한이 사진을 챙기며 물었다.


“잠시 빌려도 될까요?”

“물론입니다.”


여전히 한 숨을 쉬는 준을 두고 강한이 자리를 떴다.


그 모습을 바라본 준이 재차 한 숨을 내쉬며 말했다.


“씁쓸한 일이구만.”


*


조사를 시작하자 증거가 쏟아졌다.


강한이 기습했던 실험실에서 우형석 이름으로 된 신용카드 영수증이 나왔고, 빈민가에서 그를 목격했다던 목격자가 진술을 하기도 했다.


강한은 증거를 모으면 모을수록 형석이 왜 이런 일을 했는지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모든 건 지옥 같던 그날이 원인이었다.


형석은 도머 사태 이후 가족과 동료를 전부 잃었다. 사망자 리스트엔 형석의 아내와 딸 그리고 동료들 이름이 정확하게 기재되어 있었다.


이후, 형석은 연구소를 폐쇄했고, 모든 걸 버린 채 빈민가로 향했다 한다.


주변 사람들과 연락이 끊긴 것도 이때부터였다.


아마도 절망 때문이겠지.


그리고 거기서 상당한 돈을 마약 거래에 사용했고, 돈이 부족해지자 사채까지 쓴 모양이었다.


계좌를 추적해 조회해 보니 최종 잔액이 350원 이었다.


정상적인 사람이 어디까지 무너지는지 보여주는 파노라마 비디오 같았다.


강한은 그래서 빈민가를 불태우고 조폭을 사냥한다고 생각했다.


울분을 내뿜을 대상이 필요했던 거다.


미자파 조직원 중 한 명의 증언을 통해 확신한 강한이었다.


“가족으로 협박했죠. 늘 하던 그대로. 주변 빈민가 주민을 동원해 괴롭히고요.”


강한이 고개를 흔들었다.


스위치를 제대로 누른 샘이었다.


아주 불완전한 폭탄의 스위치를 말이다.


나를 이렇게까지 만든 망할 세상을 태워버리겠다 하는 욕구.


수연이 마련한 임시 거처에서 지내는 빈민가 주민 역시 조직원과 똑같은 증언을 했다.


“난장을 피우면 돈을 준다고 해서 그랬어요.”

“우리는 몰라요. 그냥 시키는 대로 한 거예요.”

“욕을 하기는 했는데, 이후엔 미안해서 그만 뒀어요.”


정도만 다를 뿐이지 형석이 받았을 고통을 생각하면 동정심이 들 정도였다.


사람은 도대체 어디까지 잔인해 질 수 있는 걸까?


강한이 임시거처를 나와 수환을 보러가며 한 생각이었다.


*


격벽 출입 리스트에 형석이라는 이름이 적혀 있었다.


얼마 전까지 헌팅을 했던 모양인데, 강한은 돔 버스터 해킹 흔적을 떠올렸다.


수환이 말했다.


“굉장히 영리한 자야. 돔 버스터 소프트웨어를 해킹해 그걸 바탕으로 무기를 개량한 모양이야.”

“이전보다 더 정교해졌다는 건가요?”

“그래, 준이 목격한 바와도 일치하고.”

“이전보다 더 강해졌다고 하면.”

“미자파가 위험해 지겠지.”

“지금 가드들로 지킬 수 있을까요?”

“불가능해.”


강한이 팔꿈치를 무릎에 괴며 손가락을 깍지 꼈다.


“얼마 안가 미자파를 공격하겠네요. 놈이 원하는 건 단 하나니까.”

“그렇겠지, 아, 그리고 이건 놈이 연구하던 마장기와 관련한 일지네.”


일기 형식으로 된 일지를 건네받은 강한이 내용을 훑었다. 대부분 연구를 통해 얼마나 기술을 복원했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진행해야 할지에 관한 글이었다.


강한은 그중 마장기에 관한 설명을 읽었다.


[마장기는 로스트 테크놀로지의 정점이다. 대전쟁 당시 모든 기술이 집약된 장비로, 기록에 따르면 마장기를 착용한 헌터가 홀로 천 마리의 키메라를 상대했다고 나온다.]


짧은 설명이었지만 많은 내용을 함축하고 있었다.


강한이 말했다.


“미래에 마장기라는 장비를 복원한다면 큰 도움이 되겠네요.”

“그래, 대전쟁 당시 전쟁 유물을 복원하는 셈이니까. 엄청난 힘을 지니고 있겠지.”

“형석이 복원한 건 일부분에 불과한 걸까요?”


수환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확률이 높아. 알다시피 대전쟁 당시 기록 대부분이 소실 됐어.”

“불과 백 년 만에 많은 걸 잃었네요.”

“고립 때문에 역사의 유실이 가속화 된 탓이야. 제대로 남은 거라곤 돔을 정비하는 방법뿐이라네. 나머진 흔해빠진 것들뿐이고.”

“그나마 파리 측에서 제공해준 기술 덕분에 상황이 나아지긴 했지만 예전만큼은 아닌 거군요.”

“근처도 접근 못했어. 대전쟁 당시엔 정말 대단했다고 하니까. 신의 눈만 봐도 알 수 있잖아? 도대체 그런 무기를 어떻게 만든 거냐고. 미스터리일 정도지.”


준이 설계한 돔 버스터는 손상된 신의 눈이 지닌 소프트웨어를 복사해 파리 폴리스에서 사용하는 제우스와 결합, 개량한 형태였다.


한 번에 무한한 목표를 지정하고 유도 정밀 무기를 발사하는 신의 눈과는 급이 다를 수밖에 없었다.


“아무튼 형석이 불완전하긴 하지만 마장기를 지니고 있다는 걸 알아냈네요.”

“그래, 이제부턴 놈이 일을 더 크게 벌리기 전에 막아야 해.”

“긴장해야겠어요. 언제 공격할지 모르니까.”


두 사람이 진지하게 시선을 교환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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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81화 개와 늑대의 시간 19.01.12 369 9 13쪽
80 80화 이중나선 19.01.11 363 9 15쪽
79 79화 이중나선 19.01.10 358 9 13쪽
78 78화 이중나선 19.01.09 366 9 16쪽
77 77화 셀롭의 거미줄 19.01.08 361 8 15쪽
76 76화 셀롭의 거미줄 19.01.07 380 9 18쪽
75 75화 셀롭의 거미줄 19.01.06 383 9 11쪽
74 74화 마트료시카 19.01.05 396 10 12쪽
73 73화 마트료시카 19.01.04 398 10 12쪽
72 72화 리퍼 19.01.03 397 9 12쪽
71 71화 리퍼 19.01.02 396 9 11쪽
70 70화 리퍼 19.01.01 396 10 12쪽
69 69화 리퍼 +1 18.12.31 433 11 12쪽
68 68화 강화인간 18.12.30 463 12 13쪽
67 67화 강화인간 18.12.29 457 11 12쪽
66 66화 강화인간 18.12.28 464 10 12쪽
65 65화 튜브 트레인 18.12.27 434 14 11쪽
64 64화 튜브 트레인 18.12.26 460 11 12쪽
63 63화 튜브 트레인 18.12.25 496 11 12쪽
62 62화 그날의 흔적 18.12.24 536 15 13쪽
61 61화 그날의 흔적 18.12.23 574 11 12쪽
60 60화 그 날의 흔적 18.12.22 577 10 11쪽
59 59화 그 날의 흔적 18.12.21 590 13 11쪽
58 58화 즐거운 휴가 18.12.20 554 11 12쪽
57 57화 즐거운 휴가 18.12.19 562 12 12쪽
56 56화 즐거운 휴가 18.12.18 617 15 13쪽
55 55화 매드 사이언티스트 18.12.17 620 16 12쪽
54 54화 매드 사이언티스트 18.12.16 629 1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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