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무흘 님의 서재입니다.

슈퍼 SSS 급: 전설이 된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무흘
작품등록일 :
2018.10.26 00:18
최근연재일 :
2019.04.14 18:30
연재수 :
170 회
조회수 :
134,982
추천수 :
2,072
글자수 :
939,231

작성
18.12.20 18:30
조회
552
추천
11
글자
12쪽

58화 즐거운 휴가

DUMMY

58화 즐거운 휴가


휴가가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었다.


강한은 바네사 충고에 따라 몸과 마음을 가볍게 하는 일에 집중했다.

헌팅을 떠올리지 않고 부담 갖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더불어 수연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애썼다. 휴가가 끝나면 다시 헌팅 해야 했고, 집에 들어갈 시간이 줄어들리라 예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산이었다.


“어머, 아들이 엄마를 그렇게 생각할 줄이야? 하지만 엄마는 괜찮아. 바네사와 유리 양이 잘해주기도 하고 수환씨도 배려를 많이 해 주니까.”


수연이 대수롭지 않게 말하자 강한은 민망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한 가지 의문을 떠올렸다.


그러고 보니 휴가 내내 수환 아저씨와 함께 계셨지?


결론이 금방 나왔다.


이 말은 역시 그렇다는 이야기였다.


강한이 힘주어 말했다.


“어머니, 전 어머니를 응원합니다.”


수연이 멀뚱히 강한을 쳐다봤다.


“뭘 응원한다는 거니?”


강한이 믿으라는 투로 대답했다.


“전 이해하고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습니다. 걱정 마십쇼.”


어리둥절한 얼굴로 강한을 쳐다보던 수연이 웃음을 터트렸다.


“어머, 우리 아들이 뭔가 착각한 모양이네.”

“괜찮습니다. 어머니도 행복해 지셔야죠.”

“아들, 그게 아니라.”

“전 알 수 있습니다. 어머니 얼굴에 쓰여 있으니까요.”

“내 얼굴에 써있다고?”


그렇게 대답한 수연이 볼을 만져보았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너무 티가 났나?”


무의식적으로 흘러나온 말이었지만 주워 담기엔 늦은 후였다.


강한이 고개를 끄덕였다.


“파이팅입니다. 어머니.”


*


강한은 수연이 수환과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는 사실이 반가웠다.


마냥 자신이 곁을 지킬 수 없으니, 좋은 반려자를 만난다면 언제든 허락할 생각이었다.


수환이 수연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단 사실은 진작 알고 있었으니까.


다만 어머니 마음을 확인할 수 없었는데, 이번에 확실하게 알았다.


강한은 그런 두 사람이 계속해서 발전할 수 있기를 빌며 진심으로 기원했다.


가장 중요한 시간을 남겨둔 채.


휴가를 온 김에 파리 폴리스 내에 존재하는 연구시설을 둘러보기로 한 강한이었다.


바네사가 직접 안내를 맡았는데, 유리 역시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엄청 크네.”


빙글 돌며 연구시설을 살핀 유리가 감탄했다.


“우리 연구시설 보다 두 배, 아니 세배는 크겠는데?”


바네사가 우쭐해했다.


“제우스도 여기서 만들었어.”


유리를 따라 사방을 살피던 강한이 어떤 물체에 시선을 고정시켰다.


두발로 걷는 거대한 기계였다.


강한이 손으로 가리키며 물었다.


“저건 뭐죠?”


바네사가 대답했다.


“아르고스라는 거야.”

“아르고스?”

“원격으로 조종하는 배틀 머신이지.”


삼발이처럼 생긴 손을 빙글 돌린 아르고스가 잠시 멈춰 섰다.

뭉툭하게 튀어나온 몸통 앞 쪽에 달린 카메라가 강한을 응시했다.


강한이 아르고스를 유심히 바라보다 다가갔다.


손등엔 발칸포가 달려 있었고, 어깨엔 다연장 로켓포가 장전된 상태였다.

무게가 엄청난지 움직일 때마다 땅이 흔들렸다.

성인 머리통만한 관절 아래 서스펜스가 깊숙이 들어갔다 나왔다.


강한이 물었다.


“혹시 나이트메어 안에서도 움직이나요?”


바네사가 고개를 저었다.


“아직 아니야.”

“그럼 내부 방어용?”

“그렇긴 한데 궁극적으론 나이트메어 안에서 움직일 수 있도록 계량할 거야.”


손으로 아르고스를 만져보던 유리가 끼어들었다.


“신기하네요. 이런 거체가 움직이다니. 그런데 전자기기는 붉은 안개와 접촉 시 기능을 상실하지 않나요? 전파 또한 통하지 않고요.”


바네사가 자부심 가득한 얼굴로 쳐다보았다.


“프로토타입과 달리 시제품은 키메라를 잡고 나온 전리품으로 만들 거야.”

“뭐라고요?”

“모든 부품을 키메라 전리품으로 대체할 거라고.”

“이걸 전부요?”

“그래.”

“그럼 원격 조종은?”

“인공지능으로 대체해야지.”

“그게 가능한가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는 대전쟁 이후 사라진 유물인데.”


무슨 소린지 알겠다는 얼굴로 바네사가 말했다.


“우리가 입수한 아르고스 설계도 안에는 기본형 인공지능이 들어 있었어.”


두 사람이 어리둥절해 하자 바네사가 재미있단 얼굴로 말을 이었다.


“복사해서 사용하는 정도라면 문제없지.”


유리가 놀란 얼굴을 했다.


“그럼?”


강한이 고개를 끄덕였다.


“복사품이라는 거네요.”


바네사가 대답했다.


“맞아.”


아쉽다는 얼굴을 한 유리가 중얼거렸다.


“어떤 원리로 움직이는지 안다면 정말 대단한 진보일 텐데.”


강한이 동의한다는 얼굴로 아르고스를 보았다.


고정 포탑인 제우스나 돔 버스터와 다르게 아르고스는 이동이 가능하다.

즉, 헌터를 대신해 헌팅을 하고, 부품을 구해오고, 위험한 임무에 투입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소리다.


결코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키메라를 사냥해 부품만 구해오면 해결 될 일이었다.


강한이 기대한다는 의미로 아르고스를 툭툭 두드린 다음 걸음을 옮겼다.


그 날 하루 강한은 제한 구역을 제외한 모든 시설을 둘러봤다.


일련의 계획을 세우면서.


*


휴가가 끝났다. 강한과 일행이 돌아갈 준비를 했다. 처음에 올 때처럼 헌터들이 경호를 서주었고, 포탈 앞까지 도착했다.


바네사가 아쉬운 얼굴을 했다.


“시간이 참 빠르네.”


강한이 포탈을 바라보며 말했다.


“다시 올 거예요.”

“언제?”

“일이 생긴 다면요.”

“그래.”


고개를 끄덕인 바네사가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너무 무리해서 헌팅하지 말고.”

“바네사 씨도요.”

“잘 가.”

“네.”


강한이 수환 곁으로 갔다.


유리가 수연 옆에 서서 포탈을 쳐다보고 있었다.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었다.


수환을 시작으로 하나 둘 포탈을 통과했고, 강한이 마지막에 남았다.


바네사가 소리쳤다.


“강한!”


막 들어가려던 강한이 뒤를 돌아보았다. 서둘러 다가온 바네사가 강한을 끌어안았다.


그리고 통역기를 뺀 다음 무어라 말했다.


“네가 다시 돌아오면 우리 꼭 같이 하루를 보내자.”


강한은 긴 프랑스어에 당황했다. 무슨 소리인지 알아들을 수 없는데다 이러는 이유를 몰랐기 때문이다.


바네사가 쓴 미소를 지으며 강한을 노와 주었다. 그리고 어깨를 툭 밀었다.


강한이 얼떨떨해하며 포탈을 통과했다. 밖으로 나오자 유리가 기다리고 있었다.


“왜 이렇게 늦게 와?”


강한이 모르겠단 얼굴로 고개를 흔들었다.


유리 의심스런 표정으로 강한을 빤히 보다 넥스트 연구소를 바라봤다.


“다른 분들은 미리 가계셔.”


강한이 고개를 끄덕였다.


*


강한이 휴가를 가있는 동안 넥스트 연구소에선 새로운 사실을 밝혀냈다.


여왕이 키메라가 되기 전 어떤 생물이었는지 기원을 찾아 낸 것이다.


유리가 여왕을 가리키며 말했다.


“지금은 저렇게 보이지만 사실 바퀴벌레였다니까?”


수연이 몸부림 쳤다.


“징그러워.”


강한이 물었다.


“그럼 이후 어떤 식으로 키메라가 된 거지?”


리스트를 펼친 유리가 술술 읽어 나갔다. 중간엔 인간도 있었다.


“엄청나군.”

“어비스라는 장소엔 이런 키메라가 가득한가 봐.”

“더하면 더하겠지.”


흘리며 말한 강한이 여왕 앞으로 다가갔다. 보존용액 안에 담긴 여왕 주변으로 이상한 가루 같은 물질이 떠다녔다.


강한이 유리에게 물었다.


“이건 뭐지?”


가까이 다가온 유리가 보고서를 살피곤 대답했다.


“이런, 여기 적힌 바에 따르면 여왕이 붕괴되고 있다고 해.”

“붕괴?”

“재로 돌아가는 거지.”

“여왕은 재가 안 되는 것 아니었나?”

“아마 복잡한 DNA 구조 덕분에 그런 모양인데 소멸까진 막을 수 없는 모양이야. 보존 용액으로 속도를 늦추 것도 한계가 있고.”

“얼마나 더 갈 것 같아?”

“한 달 정도?”

“곤란하네. 어비스에 대한 정보를 더 얻어야 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긴 한데 너무 기대하지는 마. 우린 이제 막 첫걸음을 때었다고.”

“알겠어.”


강한이 고개를 끄덕였다.


곁에서 대화를 듣고 있던 수연이 결심한 얼굴을 했다.


유리에게 다가간 수연이 말을 걸었다.


“유리 양, 혹시 제가 여왕을 좀 살펴봐도 될까요?”


유리가 어리둥절한 얼굴을 했다.


“무슨 말씀이세요?”


수환이 옆에서 걱정스런 표정을 했다.


“수연 씨.”


수연이 괜찮다 말하며 강한을 쳐다봤다.


“뭔가를 알 수 있을 것 같아.”


강한이 물었다.


“느껴지는 게 있나요?”


수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한 번 해 볼게.”


유리가 갈등하다 수연을 보존 용액 앞으로 안내했다.


가만히 바라보던 수연이 보존 용액 표면에 손을 올렸다. 그리고 눈을 감았다.


처음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림자만 꾸물거렸고 보이는 거라곤 대부분 암흑이었다.


수연이 미간을 좁히며 더욱 집중했다.


이건.


천천히 시야가 밝아지자 풍경이 변했다.


터널을 통과할 때처럼 어디선가 굉음도 몰려왔다.


아마도 여왕의 기억이 아닌가 싶었다.


역시, 어비스에서 넘어온 존재와는 무언가 연결고리가 있는 자신이었다.


예상이 맞았다는 생각과 함께 수연이 장면에 집중했다.


엄청난 수의 키메라가 전진하는 가운데 수많은 인간들이 진을 짜고 대기하는 광경이 보였다.


하늘 위로는 미사일과 전투기가 날아다녔고, 중간 중간 마장기를 입은 자들도 보였다.


전쟁이었다.


수연은 여왕이 되어 전쟁터 한복판을 날아다니는 중이었다.


여왕이 지상을 내려 보자 똑같이 지상이 보였다. 수연이 여왕의 시점이 되어 인간들을 살폈다.


멀리서 헌터로 보이는 여자가 하늘에 커다란 불의 고리를 만들었다.

손에 들린 지팡이가 보였다.

이를 휘두른 여자가 소리치자 불의 고리가 떨어졌다.


곁에 있던 한 남자는 바닥에서 돌로 만든 거인을 소환해 뛰어 오르는 중이었다.


여왕이 황급하게 이를 피했다. 미처 피하지 못한 동료가 바로 옆에서 불타 녹아내렸다. 까딱하면 흔적도 없이 소멸할 뻔했다.


인상을 쓴 여왕이 다시 지상을 내려 봤다.


거인을 소환한 남자가 무어라 소리치고 있었다. 거대한 덩치를 지닌 거인이 완전히 일어섰다.


-우우우!


크게 울음을 터트린 거인이 여왕을 향해 손을 뻗었다.

공기가 굉음을 내며 갈라지더니 하늘만한 손바닥이 다가왔다.

당황한 여왕이 이를 피하려다 날개를 스쳤다. 무언가 박살나는 소리가 들렸다. 여왕이 균형을 잃고 빠르게 추락했다.


아팠다.


수연이 인상을 썼다. 통증이 밀려왔다. 여왕이 신음을 흘리자 똑같이 신음이 흘러 나왔다.


이를 악물고 얼굴을 구긴 수연이 다시 집중했다.


정신을 차린 여왕이 일어나는 중이었다. 여왕이 간신히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


거대한 전함이 내려오고 있었다. 인간들이 만든 괴물이었다.


압력 덕분에 공기가 밀려 내려왔다.


엄청난 화력을 지닌 전함이 불을 뿜었다.


-쿠콰쾅!


동료들이 가루로 산화했다.


두려움에 잠긴 여왕이 몸을 벌벌 떨며 땅바닥을 기었다.


인간들이 반격을 시작하자 상대할 길이 없었다.


붉은 안개가 통하지 않는 걸까?


절망에 빠진 여왕이 아군이 있는 반대편을 쳐다봤다.


저기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


자신도 모르게 손을 뻗은 여왕이 얼굴을 구겼다.


통증이 전신을 휘감았다.


고개를 돌려보니 옆구리가 붉게 타올라 있었다.


죽는다.


공포에 사로잡힌 여왕이 사력을 다해 반대편으로 기기 시작했다.


여긴 너무 두렵고 끔찍했다.


하지만 얼마 안가 몸을 짓누르는 기분에 여왕이 뒤를 돌아보았다.


인간이 검은 총구멍을 겨누며 역겹단 표정을 만들고 있었다.


여왕은 이제 끝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눈을 감았다.


시야가 어두워졌다.


여기가 끝인가?


수연이 그런 생각을 했다.


하지만 미세하게 무언가가 변했다.


아주 천천히, 마치 해일이 밀려올 때처럼.


처음엔 바닥이 진동했다. 그 다음 엄청난 소란과 함께 사람들이 비명을 질렀다.


다시 눈을 뜨니 보이는 건 믿기 힘든 장면이 보였다.


수연이 아니, 여왕이 마른 침을 삼켰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슈퍼 SSS 급: 전설이 된 헌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82 82화 개와 늑대의 시간 +1 19.01.13 383 9 15쪽
81 81화 개와 늑대의 시간 19.01.12 365 9 13쪽
80 80화 이중나선 19.01.11 360 9 15쪽
79 79화 이중나선 19.01.10 355 9 13쪽
78 78화 이중나선 19.01.09 365 9 16쪽
77 77화 셀롭의 거미줄 19.01.08 361 8 15쪽
76 76화 셀롭의 거미줄 19.01.07 380 9 18쪽
75 75화 셀롭의 거미줄 19.01.06 383 9 11쪽
74 74화 마트료시카 19.01.05 396 10 12쪽
73 73화 마트료시카 19.01.04 398 10 12쪽
72 72화 리퍼 19.01.03 395 9 12쪽
71 71화 리퍼 19.01.02 394 9 11쪽
70 70화 리퍼 19.01.01 395 10 12쪽
69 69화 리퍼 +1 18.12.31 431 11 12쪽
68 68화 강화인간 18.12.30 462 12 13쪽
67 67화 강화인간 18.12.29 456 11 12쪽
66 66화 강화인간 18.12.28 463 10 12쪽
65 65화 튜브 트레인 18.12.27 433 14 11쪽
64 64화 튜브 트레인 18.12.26 458 11 12쪽
63 63화 튜브 트레인 18.12.25 496 11 12쪽
62 62화 그날의 흔적 18.12.24 533 15 13쪽
61 61화 그날의 흔적 18.12.23 573 11 12쪽
60 60화 그 날의 흔적 18.12.22 576 10 11쪽
59 59화 그 날의 흔적 18.12.21 589 13 11쪽
» 58화 즐거운 휴가 18.12.20 553 11 12쪽
57 57화 즐거운 휴가 18.12.19 560 12 12쪽
56 56화 즐거운 휴가 18.12.18 615 15 13쪽
55 55화 매드 사이언티스트 18.12.17 619 16 12쪽
54 54화 매드 사이언티스트 18.12.16 626 14 12쪽
53 53화 매드 사이언티스트 18.12.15 678 13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