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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흘 님의 서재입니다.

슈퍼 SSS 급: 전설이 된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무흘
작품등록일 :
2018.10.26 00:18
최근연재일 :
2019.04.14 18:30
연재수 :
17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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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39,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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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2.3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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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69화 리퍼

DUMMY

69화 리퍼


커다란 천장 아래로 사방이 꽉 막혀 있었다.


두꺼운 파이프와 각종 부품들이 연결된 생산 라인과 로봇 팔.


전체적으로 무척 낡고 지저분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긴, 거의 백 년 동안 방치된 셈이니까.


손전등을 비춘 강한이 기다란 생산 벨트 앞으로 갔다.


정체 모를 제품이 놓여 있었다.


먼지를 불고 살펴보니 작은 엔진처럼 생긴 모양이었다.


이를 들고 이리저리 살펴봤지만 도무지 용도를 알 수 없었다.


다시 내려놓은 강한이 말했다.


“파워를 복구 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


붉은 안개를 철저히 차단하도록 설계된 공장이었다.


전력을 내부에서 공급받을 확률이 높았다.


정보를 수집하려면 전원을 복구해야 했다.


강한에게 다가온 배덕진이 말했다.


“형님, 지하에서 전력을 공급받는 것 같습니다.”


강한이 배덕진을 따라 천장을 올려다 봤다.


사람 허리만한 전선이 보였다.


“전선이 지하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눈썰미가 좋은 덕진 덕분에 일이 쉽게 풀렸다.


기특하군.


강한이 고개를 든 상태로 전선을 따라 이동했다.


얼마 안가 바닥과 연결되는 지점이 보였다.


[고압전기 주의]


번개 모양을 한 딱지가 전선 다발을 묶는 커다란 밴드에 붙어 있었다.


주변을 둘러본 강한이 지시했다.


“지하로 내려가는 통로를 찾아봐.”


배덕진과 강화인간이 흩어지기 전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주변 수색이 시작되었다.


강한도 참여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강화인간 중 하나가 크게 소리쳤다.


“여기입니다!”


강한이 서둘러 달려갔다.


지하로 이어지는 비상계단이 나왔다.


문을 열고 손전등을 비춘 강한이 마지막으로 도착한 한 명에게 지시했다.


“넌 여기서 경계서고, 나머지 만 따라와.”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모든 상황을 염두에 두기로 했다.


지시를 받은 강화인간이 등을 돌리고 공장 쪽을 쳐다봤다.


강한이 나머지를 이끌고 아래로 내려갔다.


세 번 정도 모퉁이를 돌자 계단이 끝났고 거대한 문이 나타났다.


[관리자 외 출입 금지]


강한이 경고를 무시하고 문을 당겼다.


백 년이나 지난 공장에 관리자가 있다면 그건 키메라다.


삐걱거리는 소리와 함께 철문이 끼익하고 열렸다.


손전등을 비추니 어두컴컴한 지하실이 나타났다.


천장엔 위층에서 보았던 전선이 이어지고 있었다.


이를 따라가던 강한이 손을 들고 멈추라 지시했다.


배덕진이 일행 보다 한 발작 더 다가왔다.


“왜 그러십니까?”


예리한 눈으로 사방을 살핀 강한이 속삭이며 말했다.


“키메라다.”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악취가 났다.


지하실 특유 메아리와 마른 먼지 냄새 사이로 선명하게 느껴졌다.


뒤를 돌아본 배덕진이 플라즈마 소총을 쥐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머지 일행이 안전장치를 풀며 총구를 전방으로 겨누었다.


플레임 이블을 뽑아 염동력을 주입한 강한이 바닥 위로 흩뿌리며 휘둘렀다.


불길이 치솟아 오르며 둥글게 사방을 비추었다.


한손엔 라이트닝 소드를 다른 한 손엔 사일런스를 쥔 강한이 전방을 노려봤다.


무언가 불길 너머에서 움직였다.


키메라였다.


모습을 발각 당했다 여긴 건지 놈이 비명을 지르며 달려왔다.


배덕진이 망설이지 않고 방아쇠를 당겼다.


-쾅!


폭음과 함께 몸이 박살난 키메라가 쓰러졌다.


떨어져 나온 머리가 툭툭 굴러 배덕진 발 앞에서 멈춰 섰다.


강한이 재가 되기 직전인 머리를 살피며 역겹다는 얼굴을 했다.


“뱀파이어다.”


말을 마치기 무섭게 어둠을 가르고 놈들이 습격했다.


검지만한 송곳니를 들이민 뱀파이어가 진득한 침을 뚝뚝 흘렸다.


유리구슬 같은 눈, 앙상한 몸, 희멀건 가죽.


그리 위협적이진 않지만 물리기라도 하면 여간 골치 아픈 놈들이 아니다.


전염성을 지닌 바이러스가 피를 말려버리기 때문이다.


감염된 환자들은 어떻게든 흡혈을 하려고 난리를 피우게 된다.


그러니 그전에 해치워야 했다.


강한이 염동력으로 플레임 이블을 조작해 구석구석으로 날렸다.


도깨비 불처럼 보였다.


흡혈귀 무리가 불에 타며 끔찍한 비명을 질렀다.


열기에 약한 놈들이었다.


플라즈마 무기 역시 아주 잘 먹혔다.


너무 근접한 녀석들은 힘으로 때려눕히고 아가리에 플라즈마 탄을 발사하기도 했다.


일방적인 싸움.


흡혈귀들은 별다른 힘 한번 쓰지 못했다.


애초에 약점이 너무 많은 종이었다.


빛을 싫어하고, 물을 거부하며, 마늘과 같은 자극적인 냄새에 치를 떠는 키메라.


뱀파이어라는 말에 지레 겁부터 먹지만 참 불쌍한 키메라다.


강한이 잿더미로 변한 뱀파이어 사이를 내려 보곤 메인 파워실로 향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거대한 발전기가 보였다.


원통형 몸체 옆으로 레버가 달린 모습이었다.


신중한 얼굴로 발전기를 살핀 강한이 생각했다.


고민하지 말자.


강한이 레버 위로 손을 가져갔다.


시간 끌어봐야 좋을게 없는 상황이었다.


키메라가 공장 내부로 침입하기라도 하면 일이 어려워 진다.


팔에 힘을 준 강한이 레버를 잡아 내렸다.


발전기 위로 스파크가 튀더니 우렁차게 윙 소리를 냈다.


전등이 깜빡거렸다.


“캬, 역시 로스트 테크놀로지구만.”


백년이 지났지만 멀쩡했다.


뛰어난 내구성에 감탄한 강한이 위층으로 올라갔다.


열려있는 문이 보였다


그런데 경계를 서고 있어야 할 강화인간이 보이지 않았다.


의아함을 느낀 강한이 뚜벅뚜벅 올라가 주변을 살폈다.


생산 라인과 고요만이 가득했다.


뭔가 이상했다.


앉은 자리에 박힌 돌맹이가 엉덩이를 찌르며 신경 긁는 느낌과 유사했다.


배덕진이 잔뜩 인상 쓴 강한을 불렀다.


“형님.”


강한이 사일런스 손잡이 위에 손을 올리며 배덕진을 쳐다봤다.


배덕진이 검지로 바닥을 가리키며 말했다.


“핏자국입니다.”


복도를 따라 이어진 핏자국이 보였다.


듬성듬성 이어져 있었다.


토끼가 늑대에게 잡혀가며 발악한 흔적처럼 보였다.


최악이군.


강한이 방향을 살폈다.


지하실로 들어가는 문에서 우측으로 이어져 있었다.


공장 안으로 들어가는 방향이었다.


“다른 키메라인가?”


미간을 구긴 강한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평범한 키메라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강화인간을 납치할 정도라니.


분명 압도적인 힘을 가진 존재다.


정체를 몰랐지만 확실했다.


이런 고민은 정말 싫은데.


강한이 머리를 굴렸다.


정보가 부족한데다 이쪽 위치가 노출 된 상황이었다.


기습을 당하면 불리해진다.


평소라면 여기서 그만뒀다.


하지만.


“너무 일러.”


뭐라도 건져가야 했다.


“그리고 내 스타일도 아냐.”


생사를 확인하고 유품이라도 건네줘야 했다.


아무리 범죄자라도 같이 헌팅 했다면 동료다.


심지어 속죄한다고 강화인간이 된 사람 아닌가?


강한이 말했다.


“핏자국을 따라간다.”


배덕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일행보다 앞선 강한이 추적을 시작했다.


*


드문드문 이어진 핏자국이 손전등 불빛을 따라 번들거렸다.


바닥과 벽에 사방팔방 튀어 있었다.


고통에 몸부림 친 결과다.


처절한 흔적이군.


애써 침착하게 주변을 살핀 강한이 천장을 올려봤다.


혹시 흔적이 더 있지 않을까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붉은 피가 아니라 다른 흔적이 보였다.


강한이 걸음을 멈추었다.


배덕진이 옆으로 다가와 물었다.


“왜 그러십니까?”


강한이 천장을 따라 흐르는 푸른 기운을 보며 대답했다.


“포탈이다.”


예상하지 못한 변수였다.


배덕진과 일행이 석상처럼 굳은 상태로 입을 다물었다.


의미를 잘 알았기 때문이다.


포탈이 있는 곳엔 항상 우두머리 급 키메라가 존재한다.


그리고 놈이 여기 있을 확률이 높았다.


*


안으로 들어가면 들어 갈수록 몸이 따끔거리는 기분을 느낀 강한이었다.


날카로운 바늘 같은 살기가 몸을 찌르고 있었다.


정확히 어디라고 표현하기는 힘들지만 무언가가 있었다.


주의 깊게 주변을 살피며 걷던 강한이 핏자국이 끝나는 지점에서 멈췄다.


복잡한 생산라인과 창고가 연결되는 지점이었다.


메인 생산 파트가 확실했다.


핏자국을 가만히 살핀 강한이 말했다.


“놈이 근처에 있다.”


강한이 몸을 일으키며 플레임 이블과 라이트닝 소드를 꺼냈다.


사일런스가 둥실 떠오르며 전갈의 꼬리처럼 언제든 찌를 준비를 했다.


배덕진과 일행이 플라즈마 소총을 견착하고 주변을 살폈다.


가까운 장소에서 무언가가 오도독 오도독 소리를 냈다.


강한이 진한 피 냄새를 맡곤 얼굴을 구겼다.


금속 성형 기계 위로 송곳처럼 날카로운 이빨을 지닌 키메라가 앉아 있었다.


긴팔을 이용해 강화인간의 내장을 빼먹던 녀석이 강한을 쳐다봤다.


입가로 피가 줄줄 흘렀다.


하얗게 번들거리는 눈을 똑바로 마주한 강한이 녀석을 관찰했다.


놈은 리퍼였다.


빠르고 강할 뿐만 아니라 적응력과 회복력이 사기급인 우두머리 급 키메라.


먹이를 잡아 먹고 특징을 흡수하는 능력이 있었다.


검은색 피부에 흰 눈동자를 가진 녀석이 고개를 들었다.


두꺼운 가죽 아래로 근육이 꿈틀거렸다.


강한이 숨을 들이마시고 어깨를 풀었다.


배덕진이 장전을 하고 플라즈마 소총을 겨누었다.


리퍼가 혀로 입 주변을 핥았다.


살기가 유화 물감처럼 찐득찐득.


긴장이 고무줄처럼 늘어나다 탁하고 끊어졌다.


똑바로 시선을 마주한 강한이 손을 뻗으며 사일런스를 날렸다.


이를 신호로 플라즈마 소총이 불을 뿜었다.


공장 안이 순식간에 폭음과 화염으로 가득 차며 메케한 연기로 덥혔다.


리퍼가 빠르게 자리를 이탈하며 도망치기 시작했다.


강한이 사일런스를 유도 미사일처럼 움직여 리퍼를 쫓았다.


이리저리 도망치던 리퍼가 급격하게 기계 사이로 몸을 틀며 사일런스를 피했다.


빙글 돌다 기계 표면을 때린 사일런스가 튕겨 나왔다.


이를 공중에서 회수한 강한이 추적하려던 배덕진을 세웠다.


“멈춰.”


배덕진이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놈이 도망칩니다, 개자식이!”


강한이 주의를 주었다.


“느낌이 안 좋아.”


방향을 살핀 강한이 말을 이었다.


“일부러 도망치는 느낌이야.”


턱을 꿈틀거린 배덕진이 리퍼가 사라진 방향을 쳐다보았다.


죽은 동료 때문인지 쉽사리 분노가 가시지 않는 모습이었다.


강한이 다른 강화인간을 돌아보았다.


딱딱하게 굳은 표정과 잔뜩 힘이 들어간 근육이 보였다.


강한이 그들을 달랬다.


“사냥꾼은 우리야.”


시선을 돌린 강한이 공중으로 몸을 띄어 기계 위로 올라갔다.


놈이 남긴 진득한 침과 엉망이 된 강화인간이 보였다.


이건 시체를 수거해 장례조차 치룰 수 없을 정도였다.


두꺼운 갑옷은 종잇장처럼 찢어져 있고 마치 구더기처럼 안을 파먹은 상태였다.


미친 놈.


목구멍까지 올라온 욕설을 삼킨 강한이 배덕진에게 말했다.


“짝을 지어 팀을 나눈다. 너희 둘은 좌측으로 배덕진과 너는 우측으로 가.”


고개를 끄덕인 배덕진이 물었다.


“형님은 어떻게 하실 겁니까?”


강한이 대답했다.


“나는 중앙으로 간다.”


배덕진이 잠시 강한을 쳐다보다 고개를 끄덕였다.


강한이 멀어지는 배덕진을 보다 생산 라인 중간으로 걸어 들어갔다.


리퍼가 사라진 방향이었다.


놈이 만약 다른 곳으로 도망친다면 배덕진과 다른 팀의 시야에 걸리게 된다.


시력까지 강화된 강화인간은 어둠 속에서도 잘 볼 수 있다.


이들을 피하기란 쉽지 않을 터다.


살아있는 레이더망이니까, 개 같은 새끼야.


안으로 계속 걸어 들어간 강한이 리퍼가 사라졌던 장소를 살폈다.


거대한 기계가 보였다.


무언가를 자르는 금속 덩어리였다.


상당히 영리하군.


움푹 들어간 자국을 확인한 강한이 혀를 찼다.


사일런스가 표면에 깊은 상처를 낸 상태였다.


이걸 리퍼한테 먹였어야 하는데.


아쉽다 생각한 강한이 더 깊숙이 들어갔다.


만약 함정이라면 놈이 어디선가 노려보고 있단 생각이 들었다.


고개를 두리번거리며 살피던 강한이 천장을 올려봤다.


포탈의 기운을 따라 반짝이는 에너지 흐름이 보였다.


음영이 지며 바닥이 바다처럼 느껴졌다.


“전투능력만이 아니라 지능도 발달하는 건가.”


포탈이라는 변수를 생각한다면 전투가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 예측하기 힘들었다.


평범한 리퍼마저도 상대하기 까다로우니까.


하필 여기에 포탈이 있다니.


그런 생각을 하던 강한이 고개를 돌려 폭음과 화염 그리고 메아리를 쳐다봤다.


레이더에 사냥감이 걸렸다는 뜻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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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81화 개와 늑대의 시간 19.01.12 365 9 13쪽
80 80화 이중나선 19.01.11 360 9 15쪽
79 79화 이중나선 19.01.10 355 9 13쪽
78 78화 이중나선 19.01.09 365 9 16쪽
77 77화 셀롭의 거미줄 19.01.08 361 8 15쪽
76 76화 셀롭의 거미줄 19.01.07 380 9 18쪽
75 75화 셀롭의 거미줄 19.01.06 383 9 11쪽
74 74화 마트료시카 19.01.05 395 10 12쪽
73 73화 마트료시카 19.01.04 398 10 12쪽
72 72화 리퍼 19.01.03 395 9 12쪽
71 71화 리퍼 19.01.02 394 9 11쪽
70 70화 리퍼 19.01.01 394 10 12쪽
» 69화 리퍼 +1 18.12.31 431 11 12쪽
68 68화 강화인간 18.12.30 462 12 13쪽
67 67화 강화인간 18.12.29 456 11 12쪽
66 66화 강화인간 18.12.28 463 10 12쪽
65 65화 튜브 트레인 18.12.27 433 14 11쪽
64 64화 튜브 트레인 18.12.26 457 11 12쪽
63 63화 튜브 트레인 18.12.25 496 11 12쪽
62 62화 그날의 흔적 18.12.24 533 15 13쪽
61 61화 그날의 흔적 18.12.23 572 11 12쪽
60 60화 그 날의 흔적 18.12.22 576 10 11쪽
59 59화 그 날의 흔적 18.12.21 589 13 11쪽
58 58화 즐거운 휴가 18.12.20 552 11 12쪽
57 57화 즐거운 휴가 18.12.19 560 12 12쪽
56 56화 즐거운 휴가 18.12.18 615 15 13쪽
55 55화 매드 사이언티스트 18.12.17 619 16 12쪽
54 54화 매드 사이언티스트 18.12.16 626 14 12쪽
53 53화 매드 사이언티스트 18.12.15 678 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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