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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흘 님의 서재입니다.

슈퍼 SSS 급: 전설이 된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무흘
작품등록일 :
2018.10.26 00:18
최근연재일 :
2019.04.14 18:30
연재수 :
170 회
조회수 :
135,248
추천수 :
2,072
글자수 :
939,231

작성
19.01.03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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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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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72화 리퍼

DUMMY

72화 리퍼


도그 맨을 포함한 온갖 키메라가 달려들었다.


지상을 강화인간에게 맡긴 강한이 하늘로 날아올랐다.


가고일 때가 날아들고 있었다.


“바삭바삭하게 만들어주마.”


강한이 라이트닝 소드를 치켜들었다.


검신이 번쩍였다.


종이 수백 장을 찢는 소리와 함께 아크가 둥글게 퍼져 나왔다.


푸른 고리에 휘말린 가고일이 바짝 날개를 말더니 추락했다.


피부가 강철로 이루어진 놈들인 만큼 특히 전격 공격에 취약했다.


이를 확인한 강한이 라이트닝 소드를 내렸다.


지상으로 추락한 가고일이 재가 되어 사라지는 모습이 보였다.


하늘을 정리한 강한이 이번엔 밴시를 노렸다.


“스토킹은 여기까지다!”


손을 휘두르자 윈드 커터가 휘파람 소리를 내며 날아갔다.


밴시가 도망치려다 어깨를 베이며 비틀거렸다.


지금이 아니면 다시 잡기 힘들어 질지도 모른다.


흔적이 남지 않을 정도로 완벽하게 사라져 버리니까.


강한이 리버스 그라비티 링에 모든 염동력을 집중했다.


속도가 폭발적으로 붙더니 몸이 튕겨 나갔다.


중심을 잡던 밴시가 날아오는 강한을 발견하곤 소리를 질렀다.


귀가 멍해질 정도로 높은 고주파 음이었다.


-끼아악!


정신이 아찔해진 강한이 억지로 사일런스를 꺼냈다.


밴시가 그 틈을 노려 도망갈 준비를 했다.


하지만 위치를 확인한 이상 놓칠 이유가 없었다.


보이지 않아도 거기 있다는 걸 알 수 있으니까.


이래서 직접 날아가지 않고 공중에서 몸을 날린 거다.


중심을 잃건 말건 관성을 이용해 접근하기만 하면 끝이다.


사일런스를 머리 위로 치켜든 강한이 말했다.


“요망한 녀석이 도망 칠 생각이나 하고.”


투명화를 진행한 밴시가 눈앞에서 사라졌다.


강한이 사일런스를 내리치며 공간을 반으로 갈랐다.


날을 따라 부드럽게 베이는 존재가 느껴졌다.


-킥!


짧은 비명이 들렸다.


허공에서 재가 나타나더니 바람을 따라 흩어졌다.


강한이 중심을 잡으며 몸을 바로 세웠다.


건물과 담을 넘은 키메라가 몰려오는 중이었다.


하늘에서 보니 정말 끔찍한 장면이었다.


*


포위를 풀고 홍천을 벗어난 강한이 땀을 닦았다.


지속된 전투로 피로가 누적된 상황이었다.


정말 끝이 없었다.


한발 한발 내디딜 때마다 전투의 연속이었다.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못해 강화인간들 마저 피로감을 느끼는 중이었다.


배덕진이 쉬어 버린 목소리로 물었다.


“형님, 모든 헌팅이 이럽니까?”


강한이 고개를 저었다.


“유독 이번이 지독한 거다.”


딥 헌팅이라고 해도 이 정도까지 전투가 이어지는 건 아니었다.


최소한 쉬거나 음식을 먹을 시간은 있었는데, 이번엔 아예 그럴 기회조차 없었다.


여태껏 해왔던 딥 헌팅은 딥 헌팅이라 부르지 못할 정도였다.


강한이 말했다.


“일단 정비나 하자.”


배덕진이 뒤를 돌아보았다.


“다들 들었지?”


강화인간들이 몸 여기저기에 생긴 상처를 치료하며 서둘러 탄창에 탄환을 채웠다.


몰려오던 라이칸스로프를 처리한 직후였다.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었고, 덕분에 채취를 감출 수 있었다.


후각이 뛰어난 놈들이라 이런 날씨가 아니었다면 끈질기게 따라왔을 지도 모른다.


블러드 이어링을 통해 상처를 치료한 강한이 누더기처럼 해진 블루코트를 살폈다.


그동안 얼마나 치열하게 싸웠는지 말해주고 있었다.


“여기서 더 멀리가면 얼마나 많은 키메라가 있을지 모르겠군.”


돔 주변은 이곳에 비하면 천국이었다.

그리고 이곳부터 지평선 너머와 저 끝까진 전부 지옥이라 할 만 했다.


잠시지만 체력을 보충한 강한이 말했다.


“이동한다.”


한곳에 오래 머물러 있으면 발각될 확률이 높았다.


배덕진이 끙 소리를 내며 일어섰다.


강한이 모습을 살펴보니 다들 꼴이 말이 아니었다.


물에 젖은 생쥐 같은 모습에 패드를 덕지덕지 붙이고 있었다.


강한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지만.


그래도 군말하지 않는 걸 보면 확실히 깡패였을 당시 때가 전부 빠진 모양이었다.


결심이 대단하다고 해야 할까?


누구하나 불평하지 않는 걸 보면 말이다.


*


최악이었다.


불어난 강을 건너는 동안 식량 배낭을 잃어 버렸다.


교활한 하피 때와 싸우기 위해 강한이 날아 오른 직후였다.


배덕진이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죄송합니다. 형님.”


강한이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


강한은 지금부터 서울 폴리스까지 얼마나 걸릴 지 계산해 보았다.


쉬지 않고 이동한다면 삼일정도.


체력이 받쳐 줄까?


강을 내려다본 강한이 말했다.


“지금부턴 훨씬 힘든 강행군이 될 거다.”


다들 각오를 단단히 했다.


식량을 잃어버린 이상 앞날이 불투명해진 상태였기 때문이다.


강한이 꼬르륵 소리를 애써 외면하며 서울 폴리스 쪽으로 걸었다.


*


먹지도 자지도 못했다.


아무리 강화인간이라지만 예민해 질 수 밖에 없었다.


사소한 문제에도 과하게 반응하더니 때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지쳐버린 배덕진은 나머지 이들에게 관심을 주지 않았다.


강한도 슬슬 자포자기 상태였다.


키메라보다 더 무서운 존재가 떡하니 버티고 있었으니까.


허기와 피로.


특히 허기가 짙어지면 쉬이 이성을 잃곤 한다.


억눌린 생존에 대한 갈망이 깨어나기 때문이다.


주먹을 날리며 싸우기 시작한 강화인간 둘을 보며 강한이 다가갔다.


“그만.”


짧게 말한 강한이 둘을 때어 놓았다.


“그러면 배만 더 고파진다.”


씩씩 거리는 둘을 억지로 가른 강한이 관자놀이를 꾹꾹 눌렀다.


두통이 이어지고 있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코피를 쏟기도 했다.


초능력을 사용할 때면 현기증까지 도졌다.


체력의 한계는 곧 정신력의 한계인걸까?


마지노선이 보이는 기분이었다.


강한이 눈 밑으로 진한 그림자를 드리우며 배덕진을 바라봤다.


부쩍 말수가 적어진 그였다.


말이라도 걸까 하던 강한이 한숨을 내쉬었다.


대화를 하면 배만 더 고파진다.


*


삼일이 지났다.


예상보다 복귀 시간이 길어지고 있었다.


강한은 하루 정도 더 가야 돔 근처까지 갈 수 있다 판단했다.


“경계 구역까지만 가면 된다.”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강한이 뒤를 돌았다.


죽었나 싶었는데, 무거운 침묵만이 맴돌았다.


지칠 대로 지친 그들이었다.


아무리 약물을 투여했다지만 먹지 않으면 힘을 쓸 수 없다.


계속된 전투로 체력이 완전히 바닥난 강화인간들은 간신히 걷기만 했다.


“돔으로 돌아가면 내가 크게 한턱 쏘마.”


애써 사기를 돋기 위한 말을 했지만 소용없었다.


배덕진마저 강한의 말을 무시하는 중이었다.


잠시 그들을 보며 쓴 입맛을 느낀 강한이 몸을 돌렸다.


뭐라 한 마디 하고 싶었지만 소용없을 듯 했다.


이후론 대화 없이 그저 걷기만 했다.


*


죽음이 그림자처럼 따라 붙는 기분이었다.


강한은 산처럼 우뚝 솟은 돔을 보며 후들거리는 다리를 내려 봤다.


여기서 키메라가 나타난다면 꼼짝없이 죽을 판이었다.


더 이상 염동력을 사용 할 수 없었고, 강화인간들 역시 싸울 기력이 남아 있지 않았다.


“형님.”


배덕진이 쉰 목소리로 말했다.


“뭔가 비상식량이라도 없으십니까?”


강한이 고개를 저었다.


“있었으면 진작 내놓았겠지.”


실망했다는 얼굴로 배덕진이 철푸덕 주저앉았다.


“밥통이 텅텅 비어버렸네.”


다른 강화인간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텅 빈 몸을 이끌고 돔까지 갈 자신이 없었다.


강한도 사정이 다르지 않아 주저앉아 버렸다.


*


억지로라도 체력을 보충하기 위해 물을 들이키던 강한이 고함을 들었다.


싸우는 소리였다.


고개를 돌려보니 강화인간들이 플라즈마 소드를 들고 있었다.


은신처로 삼은 나무와 바위 사이로 푸른 날이 맹렬하게 타올랐다.


주먹다짐이라면 이해하겠지만 저건 아니다.


살상용 무기를 들었다면 상대를 죽이겠단 뜻 아닌가?


거기다 보아하니 목표는 무리에서 떨어진 한 명이었다.


강한이 소리 질렀다.


“이 새끼들이!”


배덕진이 씩씩 거리며 한 강화인간을 가리켰다.


“형님, 이 개만도 못한 자식이 음식을 숨기고 있었습니다!”


강한이 강화인간을 쳐다봤다.


반쯤 사라진 초콜릿 바가 보였다.


순간 허기가 당기자 군침과 함께 배가 요동쳤다.


귀신에 홀린 얼굴로 강한이 그에게 다가갔다.


강화인간이 플라즈마 소드를 치켜들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초콜릿 바를 유심히 쳐다본 강한이 손을 내밀었다.


“내놔.”


강화인간이 망설였다.


강한이 눈매를 날카롭게 만들며 한 발작 다가갔다.


움찔한 강화인간이 침을 꿀꺽 삼켰다.


강한이 손을 들이밀며 위아래로 두 번 정도 흔들었다.


어쩔 수 없이 초콜릿 바를 건네는 강화인간 손끝이 파르르 떨렸다.


이를 강제로 빼앗은 강한이 초콜릿 바를 쥐고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정확하게 나눴다.


*


아주 작은 초콜릿 바였다.


겨우 엄지 손톱만한 크기.


입안에 들어온 초콜릿 바가 달달한 맛을 퍼트렸다.


최대한 이를 음미한 강한이 자신도 모르게 웃었다.


세상 어떤 음식보다 맛있었기 때문이다.


시장이 반찬이라고 하더니.


초콜릿 바를 넘긴 강한이 일어섰다.


강화인간들은 간에 기별도 안가는 초콜릿 바를 먹곤 더 짜증이 난 눈치였다.


“덕진아.”


강한이 배덕진을 불렀다.


“2시간 남았다. 움직이자.”


배덕진이 힘겨운 얼굴로 일어섰다.


키메라가 나타난 이후로 나이트메어 안에선 동물이 보이질 않았다.


사냥조차 할 수 없으니 지금 가진 체력으로 버텨야만 했다.


이 작은 초콜릿 바 조각이 무엇을 얼마나 할 지 몰랐지만.


배덕진이 흔들리는 무릎을 잡고 일어났다.


다른 강화인간들도 따라 일어섰다.


다시 아무 말 없이 걷는 상황이 반복되었다.


초콜릿 바를 숨기고 있던 강화인간은 한두 발짝 뒤에서 걸었다.


강한은 그냥 그러도록 놔두었다.


이런 상황에서 음식을 몰래 먹으려 했다는 건, 배신이나 마찬가지였다.


아마 돔에 도착하면 저들 방식에 따라 처리될 확률이 높았다.


그게 뭔지는 강한도 몰랐지만.


아마 손가락을 자른다거나 신체에 훼손을 가한다거나 하는 방법은 아닐 거란 생각이 들었다.


저들 몸은 이제 폴리스와 메탈 바이오 소유였으니까.


그런 생각을 하던 강한이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쇠처럼 무거운 현기증이 몰려왔다.


*


자이언트 웜이 나타났다.


바닥을 뚫고 올라온 녀석이 독가스를 뿜으며 달려들었다.


강한이 뒤로 물러섰다.


녹색 독 구름을 들이마시면 중독되어 버린다.


강화인간들이 원거리에서 플라즈마 소총으로 놈을 상대했다.


폭발에 휘말린 자이언트 웜이 꿈틀거렸다.


터진 김밥 같은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덕진이 마무리로 주둥이에 정확한 한 발을 먹였다.


크게 몸을 흔든 자이언트 웜이 뒤집어졌다. 그리고 재가 되어 사라졌다.


초능력을 사용 할 수 없을 뿐인데, 전투능력이 이만큼이나 감소하다니.


그동안 얼마나 초능력에 의지하고 있었는지 깨달은 강한이었다.


씁쓸한 얼굴로 재를 쳐다 본 강한이 돔 그림자를 보며 혀를 찼다.


*


헌팅 벨에서 경계 근무를 서던 헌터가 다가오는 그림자를 발견했다.


처음엔 키메라라 판단한 그가 경보음을 울리기 위해 노란 버튼 위로 손가락을 올렸다.


하지만 가까워질수록 확신이 서지 않았다.


오늘은 바닥이 거울처럼 반짝이는 나이트메어였고, 하늘에선 태양이 작열하는 중이었다.


아지랑이가 복사열을 따라 분수처럼 피어나 분간하기 쉽지 않았다.


“사람인가?”


망원경을 들여다보던 헌터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밖으로 나가 확인하고 싶어도 온도가 60도에 달하는 지라 쉽지 않았다.


시원한 헌팅 벨 안에 머무르고 싶었다.


“아닌가? 키메라인가?”


버튼 위 손가락을 꾸물거린 헌터가 눈썹을 찡그렸다.


“아, 날씨 한 번 지랄 같네.”


불투명한 유리를 들여다보는 기분이었다.


이대로는 아무것도 확신할 수 없었다.


결국 갈등하던 헌터가 밖으로 나갔다.


숨이 턱하고 막히는 열기가 머리끝까지 올라왔다.


짜증이 솟구쳤다.


이마를 따라 흐르는 땀을 훔친 헌터가 커다란 도끼를 들고 앞쪽으로 다가갔다.


그림자는 총 다섯 개였다.


큰 그림자 넷과 작은 그림자 하나.


이쪽 방향으로 헌팅을 갔던 이들이 누구더라?


인수인계에 따르면 강한과 강화인간이라 들었다.


그들은 여섯 명.


숫자가 맞지 않았다.


도중에 한명이 낙오한 걸까?


도끼를 들고 푸른 안광을 뿜은 헌터가 앞으로 접근했다.


사람이라면 말을 알아듣겠지.


경고라도 해볼 생각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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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80화 이중나선 19.01.11 362 9 15쪽
79 79화 이중나선 19.01.10 357 9 13쪽
78 78화 이중나선 19.01.09 366 9 16쪽
77 77화 셀롭의 거미줄 19.01.08 361 8 15쪽
76 76화 셀롭의 거미줄 19.01.07 380 9 18쪽
75 75화 셀롭의 거미줄 19.01.06 383 9 11쪽
74 74화 마트료시카 19.01.05 396 10 12쪽
73 73화 마트료시카 19.01.04 398 10 12쪽
» 72화 리퍼 19.01.03 397 9 12쪽
71 71화 리퍼 19.01.02 395 9 11쪽
70 70화 리퍼 19.01.01 396 10 12쪽
69 69화 리퍼 +1 18.12.31 433 11 12쪽
68 68화 강화인간 18.12.30 463 12 13쪽
67 67화 강화인간 18.12.29 457 11 12쪽
66 66화 강화인간 18.12.28 464 10 12쪽
65 65화 튜브 트레인 18.12.27 434 14 11쪽
64 64화 튜브 트레인 18.12.26 460 11 12쪽
63 63화 튜브 트레인 18.12.25 496 11 12쪽
62 62화 그날의 흔적 18.12.24 535 15 13쪽
61 61화 그날의 흔적 18.12.23 574 11 12쪽
60 60화 그 날의 흔적 18.12.22 576 10 11쪽
59 59화 그 날의 흔적 18.12.21 590 13 11쪽
58 58화 즐거운 휴가 18.12.20 554 11 12쪽
57 57화 즐거운 휴가 18.12.19 561 12 12쪽
56 56화 즐거운 휴가 18.12.18 617 15 13쪽
55 55화 매드 사이언티스트 18.12.17 620 16 12쪽
54 54화 매드 사이언티스트 18.12.16 628 14 12쪽
53 53화 매드 사이언티스트 18.12.15 679 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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