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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흘 님의 서재입니다.

슈퍼 SSS 급: 전설이 된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무흘
작품등록일 :
2018.10.26 00:18
최근연재일 :
2019.04.14 18:30
연재수 :
170 회
조회수 :
135,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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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2
글자수 :
939,231

작성
18.12.2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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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59화 그 날의 흔적

DUMMY

59화 그 날의 흔적


수연이 황급하게 손을 땠다. 마지막에 본 장면이 너무 두려웠기 때문이다.


맙소사.


강한이 서둘러 다가가 수연을 부축했다. 비틀거린 수연이 숨을 몰아쉬며 몸을 덜덜 떨었다.


강한이 물었다.


“괜찮으세요?”


수환이 다가왔다.


“수연 씨!”


바닥에 주저앉은 수연이 창백해진 얼굴로 말했다.


“아아, 말도 안 돼.”


강한이 손을 주무르며 물었다.


“왜요? 뭘 보셨는데요?”


수연이 대답했다.


“신.”


강한이 수환과 유리를 번갈아 보았다. 두 사람 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단 눈치였다.


수연이 말을 이었다.


“하늘을 덮을 정도로 거대하고 밤처럼 어두운 비늘을 지닌 키메라. 모든 이종의 아버지이자 어머니. 동시에 대전쟁을 마무리 지은 존재.”


강한을 올려다 본 수연이 공포에 잠식당한 눈으로 쳐다봤다.

식은땀이 주룩 흐르고 있었다.


“인간은 이길 수 없어. 녀석은 신 그 자체야.”


걱정스런 얼굴로 등을 어루만진 강한이 말했다.


“진정하세요, 어머니. 심호흡을 좀 해보세요.”


수연이 억지로 숨을 고르며 기침을 토했다. 유리가 물을 가져왔다. 찬 물이 속으로 들어가자 조금 진정된 모습이었다.


손으로 이마를 감싼 수연이 한숨을 길게 내쉰 다음 여왕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보존 용액 내부에서 공기가 올라왔다. 그러더니 부글부글 끓기 시작했다. 여왕이 빠르게 재가 되어 사라졌다.


유리가 다급하게 연구진들을 불렀지만 소용없었다. 추측이지만 수연이 여왕의 기억을 훔쳐보며 무언가 강렬한 작용이 발생한 듯 했다.


촉매제처럼.


이내 보존용액이 뿌옇게 변하더니 여왕이 잿물이 되어 소멸했다.


유리가 이를 안타깝게 바라봤다.


수연이 그런 유리에게 말했다.


“대전쟁 당시 흔적을 찾아야 해요. 거기에 답이 있을 거예요. 선조들이 어떻게 붉은 안개에 적응 했는지.”


유리가 보존 용액을 보던 시선을 돌리며 물었다.


“흔적이요?”


수연이 대답했다.


“여왕의 기억 속에서 본 건 전함과 다양한 무기들 그리고 상상을 뛰어 넘는 헌터들이었어요. 그들은 붉은 안개 속에서 제약 없이 움직였죠. 분명 비밀이 있을 거예요.”


유리가 관심을 보였다. 강한 역시 마찬가지였다.


여왕이 부린 거대 키메라는 분명 전함과 융합한 형태였으니까.


실제로 그런 전함이 움직였던 모양이다.


수환이 물었다.


“혹시 붉은 안개와 관련해 알게 된 건 없습니까?”


강한과 유리가 좋은 질문이란 얼굴로 수환을 쳐다봤다.


곰곰이 생각하던 수연이 고개를 저었다.


“없어요, 붉은 안개와 관련된 사실은 아무것도.”


아쉬웠다.


붉은 안개와 관련된 정보가 미약한 상태라 조금은 기대를 했던 참이었다.


강한이 수연을 부축해 일으켜 세우곤 의자에 앉도록 도와주었다.

그리고 가만히 생각해 보였다.


수연이 묘사한 키메라 외모와 자신이 꿈에서 본 괴물이 아주 유사하다 생각하며.


*


서울 폴리스를 기준으로 서쪽은 미개척 지대였다. 아직 탐사되지 않은 부분이 많았으며 북쪽과 남쪽에 비해 헌터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지역이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지만 많은 헌터들이 안전한 지역만 찾으며 자연스레 발생한 현상이었다.


그래서 집중 조사한 결과 강한은 서해안 근처에서 큰 싸움이 있었단 사실을 기록으로 알아냈다.


유리는 강한이 가져온 결과를 토대로 역사학자들과 공유했고, 확률이 아주 높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강한이 수환과 함께 대화를 나눴다.


“이번 헌팅은 서쪽으로 진행할 거예요.”


수환이 동의했다.


지금은 대전쟁이 남긴 흔적을 찾아 당시 기술을 복원하는 일이 가장 우선이었다.


붉은 안개 속에서 마음대로 움직이는 전자 장비들과 첨단 무기들은 엄청 난 매력이 있으니까.


당장 마장기만 해도 현대 기술로는 도달 할 수 없는 경지에 있는 물건이었다.


수환은 이 고대 무기를 복원하기만 한다면 당장에 모든 양상을 바꿀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이번 헌팅엔 청하와 재승이 이끄는 컴퍼니가 참여할 거다.”


강한이 고개를 끄덕였다.


“규모는 어느 정도죠?”

“서른 명.”

“제가 아는 사람도 참여하나요?”

“일단 유리 양이 참여하기로 했어.”

“나머지는 전부 모르는 사람들 인가요?”

“아마도?”

“알겠습니다.”


헌팅과 관련된 논의를 끝낸 강한이 일어섰다.


“그럼 내일 모레 출발하는 걸로 알고 있겠습니다.”

“그래.”


회의실을 나선 강한이 기지개를 피며 계단을 내려갔다.


*


헌팅 하는 당일 날이 되었다.


강한은 유리와 함께 탐사 지역 좌표를 확인하고 출발할 준비를 했다.


식량과 탐사 장비 모두 완벽했다.


격벽 앞에 선 강한이 고개를 들어 카메라를 보았다.


[신분 확인 완료]

[격벽 차단 해제]


증기 빠져나가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강한이 무리를 이끌고 서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붉은 안개가 밀려오며 금처럼 반짝이는 모래가 가득한 황야가 펼쳐졌다. 얼마나 빛이 강렬한지 눈이 다 아플 정도였다.


강한이 걸음을 걷다 말고 하늘에 떠있는 태양을 확인했다.


처음부터 고생이군.


끔찍하게 더웠다. 태양이 생각보다 무척 크고 가깝게 느껴졌다.


걸음을 옮기던 유리가 머리를 묶어 올릴 정도였다.


강한은 헌팅 슈트를 펄럭이며 열기를 식히기 위해 노력했다.


다들 흐르는 땀을 찝찝한 얼굴로 닦으며 서둘러 이동했다.


삼일 정도를 걸어야 한다는 사실을 떠올리곤 절망했지만.


차라리 추운 날씨가 좋았다.


*


강한이 헌팅을 한 후였다.


기억을 훔쳐본 뒤로 요양을 하고 있던 수연이 꿈을 꾸었다.


“여긴 어디지?”


두리번거리다 하늘을 올려 봤다.


하얀 낙뢰가 떨어졌다.


사방이 밝게 변하며 주변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형태를 알 수 없을 정도로 녹이 슨 사물이 가득한 들판이었다.


당황한 수연이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며 방어적인 자세를 취했다.


폐허인가?


멀리 반파된 건물들이 보였다.


“아니야, 이건 도시?”


걸음을 옮긴 수연이 주변을 둘러보았다.


갑자기 공기가 위에서 아래로 밀려왔다. 본능에 따라 고개를 든 수연이 하늘을 확인했다.


무언가가 날고 있었다.


마치 하늘 그 자체가 움직이는 모습처럼 거대하고 웅장했다.


그것을 지켜보던 수연이 황급히 반파된 차량 뒤로 몸을 숨겼다.


하늘을 유유히 날아다니던 그 존재가 울부짖었다. 귀를 틀어막은 수연이 이를 악물었다.


고막이 터지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로 컸다.


정신이 아찔해지는 소리였다.


땅을 파고들어갈 기세로 몸을 웅크렸지만 모든 혈관이 진동하며 파열되는 기분이었다.


결국 수연이 정신을 잃었다. 그리고 다시 눈을 떴을 땐, 꿈에선 깬 후였다.


땀으로 침대가 젖어 흥건했다.


“설마?”


문득 그런 두려움이 들었다.


놈이 살아있다면 어찌해야 할까 하는.


*


탐사 목표로 정해진 지역에 도착했다.


오는 도중 전투가 몇 번 있었지만 다행이 사람과 장비 모두 무사했다.


리버스 그라비티 링을 착용한 강한이 정찰을 하고 돌아왔다.


매서운 해풍의 영향 때문인지 붉은 안개가 매우 옅었고, 대전쟁 당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대부분 정체를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녹슬고 풍화되었지만 확실히 처음 보는 물건들이 가득했다.


강한이 말했다.


“나이트메어가 없는 상황은 처음이군.”


어두컴컴한 날씨가 계속되는 가운데 바람이 뺨을 때렸다.


소금기가 느껴졌다.


하지만 불편하지 않았다.


그 지독한 더위를 생각하면 차라리 이런 날씨가 편했다.


주변을 살핀 강한이 말했다.


“일단 돔 버스터를 설치 후, 쉘터를 건설하자.”


유리가 동의했다.


“주변에 있는 건물을 이용하면 가능할거야. 일단 장비들은 전부 갖추고 있으니까.”


이번 헌팅을 위해 가져온 장비들 중 일부는 감시 장비와 쉘터 안에 사용 될 여러 부품들이었다.


강한이 말했다.


“난 목표를 살피고 올게.”


유리가 대답했다.


“그럼 나머지는 내가 맡을게.”


두 사람이 대화를 끝내고 움직였다.


강한은 리버스 그라비티 링을 이용해 하늘로 날아올랐고 목표 지역으로 갔다.


얼마 안가 오크들이 모여 사는 부락이 발견 되었다.


놈들은 대전쟁 당시 버려진 거대한 전함을 부락으로 사용하는 중이었다.


강한이 생각했다.


전함이라면 대전쟁 당시 사용된 다양한 기술들이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동시에 자료를 복원할 수 있다면 여러 비밀들을 알게 되리라.


전함 위를 빙글빙글 돈 강한이 신중히 살핀 다음 동쪽과 북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얼마 안가 폐쇄된 해군 군사기지와 오래된 시가지가 나타났다.


군사기지는 무척 평범해 보였고, 한번쯤은 살펴봐야할 가치가 있었다.

대전쟁 당시 관련 기록이 남아 있을 확률이 높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용가능한 무기가 있다면 반드시 샘플로 가져가야 했다.


반면 오래된 시가지는 온통 거미줄로 난장판이었는데, 거미 키메라인 셀롭이 점령한 모양이었다.


강한이 북쪽으로 가는 건 좋지 않다는 판단을 내렸다.


셀롭은 기계다리를 지닌 거대 거미로 거미줄에 걸린 먹이를 잡아먹는 키메라였다.


물리는 즉시 온 몸이 마비되는 독을 지니고 있는데, 교활한데다 확실하지 않으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무척 까다로웠다.


차라리 무시하고 피하는 편이 현명했다.


강한이 마지막으로 서쪽 바닷가 위를 날았다.


출렁이는 물 위로 붉은 안개가 흩어지며 날아가는 중이었다. 해풍이 매서운 만큼 오늘 하루는 나이트메어가 일어날 확률이 무척 적어 보였다.


좋아, 주변 상황을 완벽하게 파악했어.


강한이 정찰을 마치고 다시 해변 집결지로 돌아갔다.


그러다 수면 위로 떠오른 물체가 잠시 흔들거리다 쏙 들어가는 모습을 발견했다.


하지만 워낙 순식간이어서 정체를 파악하기 힘들었다.


착각이라도 한 걸까?


수면 위를 스치며 비행한 강한이 바다 표면을 살폈다. 찰랑이는 물을 제외하면 아무것도 없었다.


음.


잠시 고민하던 강한이 어깨를 으쓱하곤 집결지로 돌아갔다.


쓰레기를 잘못 본 모양이었다.


지상에 도착하니, 막 돔 버스터 설치를 끝낸 유리가 반파된 건물 지하를 가리켰다.


“쉘터를 완성했어. 장비도 전부 옮겼고. 확인한 내용은 안에서 이야기할 거지?”


강한이 고개를 끄덕였다.


유리가 앞장서서 쉘터로 안내했다. 지하로 내려가자 나름 깨끗하게 정리된 지하실이 나왔다.


붉은 안개가 침입하지 못하도록 설치된 에어 커튼을 통과한 강한이 지하실을 둘러보았다.


간이 발전기가 윙윙 소리를 내는 가운데, 한쪽 구석엔 식량과 더불어 식수가 차곡차곡 싸여 있었다.


그 이외에도 각 방마다 다양한 장비가 설치되는 중이었다.


강한이 물었다.


“여긴 술집이었던 건가?”


유리가 대답했다.


“유흥주점이었던 것 같아. 방이 많아서 다행이지 뭐야.”

“꽤 규모가 있었나 보네.”

“잘 찾아보면 오래 된 술이 있을지도 몰라.”

“술 좋아하는 사람한텐 금광이나 다름없겠군.”


실제로 일부 헌터들은 정리가 끝나는 즉시 주방과 창고를 뒤질 계획이라고 했다.


강한은 그들이 너무 취할 정도로 마시지만 않는 다면 허락할 생각이었다.


다들 여기까지 오느라 피곤했을 테니까.


지하실을 둘러본 강한이 자신이 사용할 방과 유리가 사용할 방을 확인했다.


강한이 말했다.


“바로 옆이네?”


유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어때?”


강한이 잠시 생각하다 대답했다.


“넓고 좋네.”


그렇게 말한 강한이 본격적으로 임무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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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81화 개와 늑대의 시간 19.01.12 369 9 13쪽
80 80화 이중나선 19.01.11 363 9 15쪽
79 79화 이중나선 19.01.10 358 9 13쪽
78 78화 이중나선 19.01.09 366 9 16쪽
77 77화 셀롭의 거미줄 19.01.08 361 8 15쪽
76 76화 셀롭의 거미줄 19.01.07 380 9 18쪽
75 75화 셀롭의 거미줄 19.01.06 383 9 11쪽
74 74화 마트료시카 19.01.05 396 10 12쪽
73 73화 마트료시카 19.01.04 398 10 12쪽
72 72화 리퍼 19.01.03 397 9 12쪽
71 71화 리퍼 19.01.02 396 9 11쪽
70 70화 리퍼 19.01.01 396 10 12쪽
69 69화 리퍼 +1 18.12.31 433 11 12쪽
68 68화 강화인간 18.12.30 464 12 13쪽
67 67화 강화인간 18.12.29 458 11 12쪽
66 66화 강화인간 18.12.28 464 10 12쪽
65 65화 튜브 트레인 18.12.27 434 14 11쪽
64 64화 튜브 트레인 18.12.26 460 11 12쪽
63 63화 튜브 트레인 18.12.25 497 11 12쪽
62 62화 그날의 흔적 18.12.24 536 15 13쪽
61 61화 그날의 흔적 18.12.23 574 11 12쪽
60 60화 그 날의 흔적 18.12.22 577 10 11쪽
» 59화 그 날의 흔적 18.12.21 591 13 11쪽
58 58화 즐거운 휴가 18.12.20 554 11 12쪽
57 57화 즐거운 휴가 18.12.19 562 12 12쪽
56 56화 즐거운 휴가 18.12.18 618 15 13쪽
55 55화 매드 사이언티스트 18.12.17 620 16 12쪽
54 54화 매드 사이언티스트 18.12.16 629 14 12쪽
53 53화 매드 사이언티스트 18.12.15 680 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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