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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흘 님의 서재입니다.

슈퍼 SSS 급: 전설이 된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무흘
작품등록일 :
2018.10.26 00:18
최근연재일 :
2019.04.14 18:30
연재수 :
170 회
조회수 :
134,952
추천수 :
2,072
글자수 :
939,231

작성
19.01.07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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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8쪽

76화 셀롭의 거미줄

DUMMY

76화 셀롭의 거미줄


창공을 가로지르던 강한이 땅을 내려봤다.


모든 존재가 한 눈에 들어오며 작고 생소하게 느껴졌다.


미니어처 세상 같았다.


“부감이란 건 특이하군.”


녹색 포자 가득한 지상이 넓게 펼쳐졌다.


놀 떼가 그 위를 우르르 뛰어 갔다.


더 멀리가자 이번엔 라이칸스로프 무리가 줄을 지어 달렸다.


“사바나 초원 같아.”


영상기록실에서 보았던 장면이 절로 떠올랐다.


“하지만 건드리면 귀찮기만 할 거야.”


싸우기 보단 더 높이 날아 피하는 선택이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쓸데없는 힘 낭비가 싫었기 때문이다.


제대로 실력을 테스트 하려면 몸 상태를 최상으로 유지해야 했다.


저 정도는 다른 헌터가 상대할 만한 수준이기도 하고 말이다.


그래서 주의 깊게 지상을 계속 관찰했다.


“언제나 효율이 문제란 말이지.”


엉뚱한 키메라는 최대한 피해야 했다.


더불어 적당한 대상을 몰색하는 일도 중요 했다.


그렇게 판단한 강한이 더 높은 하늘로 올라갔다.


부감이 파노라마 카메라로 촬영 할 때처럼 넓어졌다.


시야가 확장됐다.


한동안 수색을 하던 강한이 손가락을 튕긴 건 20분쯤 후였다.


지평선 멀리서 뛰어다니는 키메라를 포착한 참이었다.


적당해 보이는 녀석이었다.


“좋아.”


강한이 고도를 내렸다.


바람이 휙휙 귓가를 스쳤다.


녹색 피부의 근육질 키메라가 보였다.


오우거였다.


커다란 덩치를 좌우로 흔들며 쿵쿵 달리고 있었다.


강한이 포물선을 그리며 따라갔다.


씩씩 거린 오우거가 허허벌판을 가로 질렀다.


티내지 않고 일정 고도를 유지하던 강한이 시선을 옮겼다.


목적지가 보였다.


방향이 일정했기 때문이다.


계속 따라가던 강한이 주변을 신중하게 살폈다.


바닥에 무언가 있었다.


처음엔 오염된 폐기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폐기물치곤 이질적이었다.


진한 피 냄새도 났다.


그건 쓰레기가 아닌 살과 뼈로 이루어진 시체처럼 보였다.


핏물이 오우거 발바닥 아래로 찐득하게 달라붙자 확신한 강한.


더러운 침을 질질 흘린 오우거가 눈을 반짝였다.


음식을 두고 누군가에게 뺏기면 어쩌나 싶은 얼굴이었다.


역겨운 자식.


공중에서 낙하한 강한이 무릎을 굽히며 착지했다.


평소라면 돔으로 돌아가 보고를 했겠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오우거가 시체를 먹으면 흔적이 남지 않기 때문이다.


유품은커녕 신분조차 알 수 없게 된다.


훈련 상대로 찜한 녀석이기도 하고 말이다.


착지한 강한이 기간틱 소드를 주저 없이 꺼냈다.


골램보다 훨씬 빠르고 힘이 좋은 키메라였다.


방어력과 맷집 또한 월등했다.


강한이 으르렁 거리는 오우거를 올려봤다.


“이쪽 업계에도 예의라는 게 있으니까.”


동료는 아니더라도 동종업계 종사자가 당했다.


이런 식으로 방치하는 경우는 옳지 못 했다.


강한이 시체를 힐끔 본 다음 다시 오우거를 올려다봤다.


하늘에서 떨어진 방해꾼 때문에 열이 받았는지 놈이 소리 질렀다.


-오우우!


건물 2층 높이에 해당하는 신장과 덩치가 마치 울림통 같은 역할을 했다.


가슴을 쿵쿵 내리치자 우르르 하고 대기가 진동했다.


강한이 귀를 막았다.


“더럽게 시끄럽네.”


오우거가 포효를 멈출 때까지 기다렸다.


얼마안가 잠잠해 졌다.


강한이 기간틱 소드를 바로 세우고 다가갔다.


깍지를 낀 오우거가 달려왔다.


그런 다음 훌쩍 뛰어 오르더니 무식하게 내리 찍었다.


-후웅!


녹색 포자가 튀어 올랐다.


-쾅!


충격에 의해 주변이 출렁거렸다.


강한이 활처럼 몸을 휜 상태로 기간틱 소드를 휘둘렀다.


덩치와 어울리지 않게 재빨리 물러난 오우거가 공격을 피했다.


신체 능력만큼은 발군이었다.


하지만 이정도로 끝이 아니었다.


재빨리 쫓아간 강한이 윈드 커터를 만들었다.


수십 개의 날을 쏘자 오우거가 좌우로 움직였다.


대부분 빗나갔다.


그나마 피격에 성공한 한두 개는 두꺼운 가죽에 막혀버렸다.


놈이 가슴을 쿵 내리치고 반격을 시도했다.


육중한 몸을 이용해 전차처럼 돌격해 왔다.


강한이 이를 유심히 지켜보며 기간틱 소드에 염동력을 부여했다.


그 다음은 뻔 한 결과였다.


휘둘러지는 기간틱 소드를 따라 화염과 아크가 퍼져 나왔다.


-끄에엑!


그을리고 튀겨진 오우거가 고꾸라졌다.


강한이 지체하지 않고 접근해 기간틱 소드를 크게 휘둘렀다.


마치 브로콜리를 써는 때 같았다.


머리가 댕강 날아간 오우거가 단말마를 내뱉었다.


-크륵!


머리와 몸이 분리된 오우거가 소멸되기 시작했다.


강한이 이를 지켜봤다.


재가 바람에 날리자 바닥에 떨어진 핵이 보였다.


손을 뻗은 강한이 주웠다.


요즘엔 이런 걸 배터리 형식으로 가공해 사용하는 중이었다.


오우거 핵은 그 중 상당히 많은 저장량을 지닌 핵이었다.


크진 않지만 한 달 용돈으론 충분했다.


나머지 잡동사니는 필요 없고.


유품을 전해주는 대가로 충분하겠지.


강한이 배낭에 핵을 챙기며 이름 모를 시체를 쳐다봤다.


손을 앞으로 뻗은 채 고개를 고정시키고 있었다.


마지막 순간 어떤 모습이었을지 상상 됐다.


급한 일이 있던 걸까?


누군가를 부르기 위한 모습 같았다.


아니면 잡으려고 했거나 말이다.


아무튼 특이한 죽음이었다.


강한이 생각했다.


동료가 있다면 문제가 커지겠는데?


부상자를 버리고 갔다는 측면에서 법적 책임을 피하기 힘들이라.


간접 살인과 마찬가지일 테니까.


앞으로 다가간 강한이 잠시 묵념했다.


그런 다음 고개를 들고 신원을 살피기 위해 손을 뻗었다.


피비린내와 함께 마치 생선 바른 흔적 같은 자상이 눈에 띄었다.


이를 무심하게 넘어가려던 강한이 움찔했다.


잠깐, 상처 부위가 일정한데?


손을 뻗은 강한이 다른 상처와 비교했다.


날카로운 무언가가 급소를 자르고 지나간 흔적이 여러 군데 남아 있었다.


대부분 장기와 동맥이 지나는 자리였다.


주변 상처 역시 마찬가지였다.


찝찝한 기분을 느낀 강한이 인상 썼다.


“키메라 솜씨가 아닌데.”


강한이 시체를 뒤집었다.


조금 더 조사할 필요가 있었다.


덩치가 작은 남자군.


품을 뒤진 강한이 신분증을 확보했다.


서울 폴리스 소속이었지만 평범한 헌터가 아니었다.


강한이 남자를 다시 내려 보았다.


“당신은.”


그렇게 말한 강한이 신분증과 복장을 대조했다.


“가드군.”


강한이 말했다.


*


가드.


컴퍼니에 소속된 헌터와 다르게 폴리스를 위해 헌신하는 자.


신분증과 유품 몇 개를 확보한 강한이 뒤로 돌았다.


남자는 북쪽을 향해 쓰러져 있었다.


혼자서 여기까지 왔을 리는 없고, 동료가 있는 건가?


주변을 살핀 강한이 머리를 굴렸다.


가드가 동료를 버릴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


답은 금방 나왔다.


매우 희박하다는 결론.


그들은 다른 가드와 다르게 전우애가 끈끈하니까.


애국심과 봉사심으로 헌터 생활보단 가드를 택한 이들이다.


혹시라도 그들이 위험에 처해있다면 못 본 척 지나 갈 순 없었다.


이런저런 이유로 도움을 받은 기억이 많았기 때문이다.


확실하게 일을 마무리하자.


그런 다음 다시 훈련을 시작하면 되는 거야.


강한이 생각 끝에 북쪽으로 더 올라가기로 했다.


*


시체를 다시 발견했다.


이전 시체와 똑같은 상처를 입고 있었다.


이번이 다섯 번째였다.


시체를 살피던 강한이 턱을 어루만졌다.


반항하지 못하도록 급소를 단숨에 찔러 죽였군.


다른 피해자를 판에 박은 모습.


자상 또한 동일한 형태로 같은 부위에 새겨져 있었다.


잘 훈련받은 헌터가 마음먹고 살해한 거다.


아무래도 이상했다.


*


흔적이 끊겼다.


더 이상 시체가 발견되지 않았다.


전멸한 걸까? 아니면 추격 중인 걸까?


강한이 고개를 들어 전방을 살폈다.


니플헤임으로 넘어가는 경계 근처였다.


나이트메어가 바뀌는 부근 말이다.


이정도 실력을 지닌 헌터라면 분명 고전 할 텐데.


인상을 쓴 강한이 말했다.


“포탈을 타기 전에 잡으려는 거군.”


경의 수는 두 가지.


“아니면 이미 가드를 따돌렸거나.”


하지만.


강한이 멀리 보이는 튜브 트레인을 쳐다봤다.


딥 헌팅 지역까지 가드를 상대하며 무리 없이 왔다.


아마도 굉장한 실력자일거란 생각이 들었다.


결국, 후자 쪽으로 무게가 실렸다.


강한이 곧장 날아올라 니플헤임으로 갔다.


*


포탈 근처에 도착한 강한이 유리를 찾았다.


어깨와 머리 위로 눈이 쌓인 상태였다.


이를 탈탈 털며 기다리니 연구소장실에서 유리가 나왔다.


“한? 무슨 일이야?”


어리둥절해 하는 그녀에게 강한이 말했다.


“심각한 사항을 알게 돼서 전달해 주려고.”


유리가 빤히 쳐다봤다.


“심각한 사항?”


팔뚝의 눈을 모두 털어낸 강한이 말했다.


“훈련 도중 살해당한 가드를 발견했어.”


잠시 정적이 흘렀다.


유리가 그게 무슨 말인가 하는 얼굴로 생각하다 깜짝 놀랐다.


“뭐?”


강한이 다시 말하려 하자 유리가 먼저 되물었다.


“살해라고?”


강한이 고개를 끄덕였다.


“가드가 헌터에게 당한 모양이더라.”


충격 받은 모습으로 유리가 물었다.


“어디서?”


강한이 대답했다.


“돔의 북쪽에서 이쪽으로 흔적이 이어지고 있었어.”


유리가 한숨을 쉬며 이마를 감쌌다.


강한이 물었다.


“왜 그래?”


유리가 곤란하단 투로 대답했다.


“이틀 전에 받은 정보가 있어. 산업기밀을 훔친 용의자 둘이 이리로 올 거라 그러더라고.”

“산업 기밀?”

“로스트 테크놀로지에 관한 사항들 말이야.”


잠시 생각하던 강한이 말했다.


“이야기가 심각해지는군.”


유리가 동의한단 얼굴을 했다.


“보통 일이 아니지.”


강한이 제안했다.


“안으로 들어가서 이야기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이런 이야기를 남들 다 들으라는 식으로 해서 좋을 게 없었다.


기밀과 관련된 사건.


조심해서 나쁠 것이 없단 소리다.


하지만 강한의 제안을 유리가 단호하게 거절했다.


“안 돼.”


음?


당연히 허락해주리라 생각했던 강한이 당황했다.


무슨 일이지?


유리가 곁눈질로 방을 쳐다봤다.


강한이 물었다.


“왜 그러는데?”

유리가 다급한 투로 말했다.


“잠깐만 기다려.”


그 대답을 들은 강한이 고개를 빼고 방문을 봤다.


“방에 뭐가 있는 거야?”


아니라는 얼굴로 고개를 흔든 유리가 경고하는 투로 말했다.


“내가 말할 때까지 들어오지 마.”


유리가 문을 열고 안을 살짝 살폈다.


“으.”


이유모를 신음을 만든 유리가 강한을 힐끔 쳐다봤다.


“10분이면 돼.”


강한이 어깨를 으쓱했다.


알다가도 모를 상황이었다.


유리가 잠시 한숨을 쉬더니 황급히 안으로 들어갔다.


*


조금이라고 하더니 30분이 지났다.


계속해서 기다리던 강한이 지루해 했다.


뭘 하는 거지?


투시라도 사용할까 했다.


바로 그건 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말이다.


사생활 침해였다.


그렇게 유혹을 뿌리친 강한이 문을 빤히 봤다.


마침내 유리가 나왔다.


“미안, 미안.”


상당히 바쁘게 움직였는지 호흡이 가빴다.


이마에 땀방울이 맺혀 있었다.


강한이 물었다.


“들어가도 되는 거지?”


유리가 대답했다.


“들어와.”


이번엔 전혀 상관없다는 얼굴이었다.


강한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깔끔하게 정리된 내부가 보였다.


아, 그런 건가?


안 봐도 비디오였다.


청소를 한 모양이었다.


바닥에 떨어진 휴지 한 조각 없었다.


흠, 나라면 그냥 들어오라 했을 텐데.


귀엽네.


그렇게 생각한 강한이 유리를 따라 테이블 주변에 앉았다.


“커피 줄까?”


고개를 끄덕인 강한이 기다렸다.


얼마 안가 따뜻한 커피가 녹색 머그에 따라져 나왔다.


한 모금 마신 강한이 유리를 쳐다봤다.


“그래서 어떤 기술을 훔친 건데?”


유리가 맞은편에 앉으며 대답했다.


“아이템을 합성하는 방법.”


머그 잔을 붙잡고 있던 강한이 고개를 갸웃했다.


“그건 비공개 기술인데?”


말도 안 된다는 얼굴이었다.


실제로 말이 안 되기도 했고 말이다.


그 기술을 처음 적용 받은 헌터는 강한 혼자였다.


외부인이 아이템 합성 기술을 알 리 없었다.


강한이 부정적인 표정을 지었다.


메탈 포지는 바보가 아니다.


막대한 이득을 가져올 신기술을 허술하게 관리 할리 없었다.


유리가 말했다.


“하지만 성공 했잖아?”


검지 끝이 기간틱 소드를 가리켰다.


“거기 증거도 있고.”


머그 컵을 내려놓은 강한이 팔짱을 끼었다.


“그러고 보니 그러네.”


강한이 말했다.


*


강한과 대화를 하던 유리가 벌떡 일어섰다.


갑자기 무슨 일인가 싶었다.


“왜 그래?”


깜빡했다는 얼굴로 유리가 대답했다.


“분명 메일 첨부파일에 사진이 있었어.”


후다닥 책상으로 뛰어간 유리가 태블릿 PC를 가져왔다.


테이블 위에 탁하고 태블릿 PC가 놓였다.


용의자를 찍은 사진이 보였다.


격벽을 나서기 직전에 찍힌 모습 같았다.


이를 확인한 강한이 눈을 가늘게 떴다.


의심스러웠기 때문이다.


사진 상으로 판단하건데 어제 쉘터로 왔던 두 명과 아주 흡사했다.


다시 한 번 꼼꼼히 살핀 강한이 역시나 하는 얼굴로 말했다.


“와, 그 녀석들 맞잖아?”


유리가 물었다.


“무슨 소리야?”


강한이 대답했다.


“어제 쉘터에서 이 녀석들을 만났어.”

“정말?”

“눈인사도 나눴다고.”


유리가 아깝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때 잡았으면 좋았을 텐데.”


쓴 입맛을 다신 강한이 화면을 다시 응시했다.


“흑인 남자랑 백인 여자. 확실해.”

“놈들이 여기 근처에 있을까?”

“마지막으로 확인했을 땐 북쪽으로 향하고 있었어.”

“그럼?”

“쉘터에 있을 수도 있고, 아니면 근처에 숨어 있을 수도 있지.”

“아무튼 근처에 있다는 거지?”

“맞아.”

“이렇게 추운데 도대체 어디 있을까?”


화면에서 시선을 땐 강한이 대답했다.


“그러니까 쉘터부터 뒤져봐야지.”


유리가 잠시 생각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커다란 결심을 한 얼굴이었다.


“잠시만 기다려.”


전화기를 든 유리가 지시를 내렸다.


“포탈을 지키는 가드를 제외한 모든 가드를 불러주세요.”


무어라 부연 설명을 한 유리가 전화기를 내려놓았다.


유리가 말했다.


“수색 명령을 내릴 거야.”


강한이 의외라는 얼굴을 했다.


“연구소장에게 그런 권한도 있어?”


살짝 콧대를 높인 유리다 대답했다.


“이 정도야 기본이지.”


엄지를 치켜든 강한이 일어났다.


유리가 강한을 밖으로 안내했다.


니플헤임의 찬 기운이 뺨을 때렸다.


가드는 아직이었다.


옷깃을 여민 강한이 포탈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니플헤임과 홍천을 연결시키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었다.


엔지니어들이 바쁘게 돌아다녔다.


잠시 그들을 바라보던 강한이 쉘터를 제외한 주변을 살폈다.


내가 이번 용의자라면 어떻게 할까?


분명 저 포탈이 연결되기 전에 빠져나갈 확률이 높았다.


근처에 숨어서 말이다.


*


가드가 모두 모였다.


서른 명 가까이 됐다.


강한이 앞장서서 수색을 시작했다.


쉘터를 빠짐없이 뒤지고 주변도 꼼꼼히 살폈다.


하지만 놈들은 발견되지 않았다.


어디 숨었는지 코빼기조차 보이지 않았다.


마치 숨바꼭질 하는 기분을 느낀 강한이 중얼거렸다.


“주변에 몸을 숨길만한 장소가 없을까?”


이런 추위는 아무리 헌터라 해도 버티기 힘들다.


유리가 지평선을 보며 대답했다.


“여긴 어디를 가나 이렇게 춥고 황량해.”


강한이 입김을 내뿜으며 쉘터를 다시 쳐다봤다.


“아무래도 좀 더 멀리 뒤져보라 해야겠어.”


유리가 손에 입김을 불었다.


“더럽게 춥네.”


불편을 토로한 유리가 가드에게 말했다.


일부가 수색에 지원하기로 했다.


그들은 동료가 당했다는 사실에 꽤 분노한 얼굴이었다.


몸이 꽁꽁 얼만한 추위에도 니플헤임을 뒤지고 다녔다.


그 결과 커다란 빙벽 사이에서 의미 있는 흔적을 발견했다.


강한이 말했다.


“얼마 지나지 않았군.”


불을 피운 흔적과 사람이 머무른 자리가 확실했다.


아직 불씨가 남아 있었다.


용의자가 머문 자리는 눈이 덜 쌓였고 안으로 움푹 들어가 있었다.


“수색 범위를 넓힙시다.”


고개를 끄덕인 가드들이 꼬박 하루를 투자해 니플헤임 외곽부터 범위를 좁혔다.


강한 역시 그들과 함께 수색했고, 새벽이 되어 용의자를 발견할 수 있었다.


끊임없이 자리를 옮겨 다닌 모양이었다.


부지런하기도 하지.


“여기가 확실 하죠?”


가드가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강한이 눈을 파고 만든 굴 안을 들여다보았다.


지치고 피로한 얼굴을 한 두 사람이 양 손을 들어 보였다.


포기한 모양이었다.


강한이 손전등을 비추었다.


눈이 부신지 얼굴을 찡그리며 뭐라 투덜거렸다.


강한이 손을 밖으로 저으며 말했다.


“나와요.”


두 사람이 굴 밖으로 나왔다.


그들을 살핀 강한이 기억 속 얼굴과 대조했다.


확실했다.


검은 피부에 짧은 머리 그리고 다부진 체격을 한 남자.


하얀 피부에 긴 갈색 머리 그리고 날카로운 인상을 가진 마른 여자.


강한이 지금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했다.


일단 말이 통해야 했기 때문이다.


주변을 둘러본 강한이 물었다.


“아까 불어 할 줄 안다는 가드님 여기 계세요?”


가드 중 한명이 앞으로 걸어 나왔다.


강한이 통역을 부탁하자 문제없다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맡겨 주십쇼.”


용의자 앞으로 나간 강한이 경고했다.


“반항하면 사살이다. 그러니 순순히 따라오길 바란다.”


가드가 그 말을 그대로 통역했다.


남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가드와 강한을 번갈아 보았다.


그런 다음 어깨를 으쓱했을 뿐이었다.


이해를 못한 건가?


강한이 가드를 쳐다봤다.


“통역 하신 거 맞나요?”


가드가 대꾸했다.


“전 확실하게 통역했습니다.”


강한이 일단 고개를 끄덕였다.


“손을 내밀어.”


강압적으로 말한 강한이 특수 합금으로 만든 수갑을 꺼냈다.


남자가 그런 강한을 쳐다보다 눈썹을 꿈틀했다.


이어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남자가 말했다.


“우릴 도우러 온 거 아닙니까?”


능숙한 한국말이었다.


어조와 발음이 너무 완벽해 모두 남자를 멍하니 쳐다보았다.


강한이 물었다.


“너, 한국말 할 줄 아냐?”


남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여자도 마찬가지였다.


“당연한 거 아니에요?”


강한이 생각했다.


하긴, 스파이 짓을 하려면 상대 언어를 알아야겠지.


생각이 짧았다 여긴 강한이 피식 웃었다.


“그럼 이야기가 더 빨라지겠네.”


주저하지 않고 기간틱 소드를 뽑은 강한이 남자와 여자를 겨누었다.


“따라와.”


이들에게 수배령이 내려졌다는 건 이미 물증이 확실하단 소리였다.


괜히 추운데 고생할 필요가 없었다.


남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여자도 마차가지였다.


반항은커녕 순순히 따라가겠단 표정이었다.


강한이 생각했다.


순조롭군.


가드를 죽인 자들 치곤 말을 고분고분 잘 따랐다.


이미 포기한 상태라 그런 모양이었다.


가드가 다가가 손에 수갑을 채우려 했지만 반항하지 않았다.


이를 지켜보던 남자가 한 마디 했을 뿐이었다.


“당신 계획대로 돼서 다행이네요.”


강한에게 말이다.


수갑을 채우려던 가드가 이게 무슨 소린가 싶은 얼굴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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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65화 튜브 트레인 18.12.27 433 14 11쪽
64 64화 튜브 트레인 18.12.26 457 11 12쪽
63 63화 튜브 트레인 18.12.25 496 11 12쪽
62 62화 그날의 흔적 18.12.24 533 15 13쪽
61 61화 그날의 흔적 18.12.23 572 11 12쪽
60 60화 그 날의 흔적 18.12.22 576 10 11쪽
59 59화 그 날의 흔적 18.12.21 589 13 11쪽
58 58화 즐거운 휴가 18.12.20 552 11 12쪽
57 57화 즐거운 휴가 18.12.19 559 12 12쪽
56 56화 즐거운 휴가 18.12.18 615 15 13쪽
55 55화 매드 사이언티스트 18.12.17 619 16 12쪽
54 54화 매드 사이언티스트 18.12.16 626 14 12쪽
53 53화 매드 사이언티스트 18.12.15 678 1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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