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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흘 님의 서재입니다.

슈퍼 SSS 급: 전설이 된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무흘
작품등록일 :
2018.10.26 00:18
최근연재일 :
2019.04.14 18:30
연재수 :
170 회
조회수 :
135,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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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39,231

작성
19.01.0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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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78화 이중나선

DUMMY

78화 이중나선


박수를 쳐야하는 시나리오였다.


누군지 몰라도 대단하단 소리가 절로 나왔다.


구속된 강한이 처음으로 떠올린 생각이었다.


공을 아주 제대로 들였군.


딱딱한 침대 위에 누운 강한이 천장을 올려봤다.


심문까지 두 손 들고 순식간에 당해버렸다.


하지만 이제부터가 중요했다.


모든 증거가 그를 공범으로 가리키는 이상 머리를 잘 굴려야 했다.


쉽게 당하지는 않을 거다.


말 한마디가 치명타가 되어 돌아올 수 있는 상황이었다.


범털이라 대우해주는 지금을 최대한 이용해야 했다.


우선 가벼운 생각부터 한 강한이 어머니와 유리를 떠올렸다.


지금 두 사람이 일을 해결하기 위해 백방 돌아다니고 있었다.


가장 유능한 변호사를 고용했고, 증인까지 모았다.


수환은 공적인 자리에 있는 몸이라 강한을 도울 수 없었지만 말이다.


그 권력을 이용할 만도 했지만 미안해 할 뿐이었다.


강한은 이를 잘 이해하고 있었다.


부담을 지우거나 보채고 싶지 않았다.


수환 몫만큼 유리가 열심이기도 했고.


무심코 한 증언이 결정적 증거가 되었단 사실에 잠까지 줄이고 있었다.


죄책감인 걸까?


강한은 이 두 사람을 믿는 한편 나름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대로 당하기만 하면 곤란했다.


반격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두 사람이 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결국 한계가 있기 마련이니까.


설마하니 이런 고려조차 하지 않고 시나리오를 짰을 리 없다.


만약 그렇다면 오히려 강한 쪽에서 실망할지도 몰랐다.


물론, 구속된 입장을 고려하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겠지만 말이다.


첫 번째 문제는 여길 벗어나는 일이었다.


아주 꼼꼼하게 짜인 시나리오는 평범한 방법으론 틈조차 만들 수 없었다.


아무도 생각하지 못할 아주 과감하고 특별한 방법이 필요했다.


간수에게 사적인 통화를 부탁한 강한이 배덕진과 연락했다.


“부탁 좀 하자.”


이틀 뒤, 면회 온 배덕진을 쳐다본 강한이 고개를 가까이 했다.


교도관이 뒤에서 그를 지켜봤다.


강한이 일부러 생글생글 웃으며 입으로 기가 막힌 말을 했다.


“여길 탈출할거다. 도와줘.”


간수가 듣기엔 너무 작고, 덕진이 들을 만큼 큰 목소리였다.


덕진이 잠깐 놀라는 얼굴을 했다.


강한이 눈치를 줬다.


흠흠하고 헛기침을 한 덕진이 교도관을 슬쩍 봤다.


아주 찰나지만 분위기를 살피고 다시 눈을 마주쳤다.


강한이 고개를 더 가까이 했다.


두 눈을 마주친 덕진이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진심이라는 걸 알아 챈 모양이었다.


“맡겨만 주십쇼. 제 친구들이 도와드릴 겁니다.”


덕진은 꽤 자신감 있었다.


솔직히 여기서 나가는 거야 강한에게 일도 아니다.


문제는 그 후다.


골목세계 쪽 인맥을 지닌 덕진이 아니라면 도울 사람이 전무했다.


수상함을 느꼈는지 교도관이 소리쳤다.


“두 사람 귓속말 하지 마십쇼.”


강한이 말했다.


“죄송합니다.”


손을 들어 보인 강한이 천천히 고개를 땠다.


덕진도 마찬가지였다.


진지하게 시선을 교환한 강한이 엄지와 검지를 붙였다.


“보상은 충분히 할게.”


동전 모양을 본 덕진이 고개를 저었다.


“형님을 이렇게 두면 누님 뵐 면목이 없습니다.”


비장한 얼굴을 한 덕진이 결연한 투로 말했다.


“기다리십쇼. 저희가 최선을 다해 돕겠습니다.”


강한이 덕진을 향해 고맙다고 말했다.


*


면회가 끝났다.


덕진이 강한에게 메탈 포지의 소식을 전해 주었다.


이번 산업 기밀 유출 사건을 계기로 보안강화와 내사가 진행된다는 이야기였다.


그 결과 강화인간을 무장시키기 위한 여러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고 했다.


메탈 포지에게도 좋은 일은 아니군.


콘크리트로 이루어진 감방으로 들어온 강한이 생각했다.


개발이라는 연구 특성상 일정이 늦어질수록 엄청난 비용이 발생 할 테니까.


전문 지식을 요구하는 직원들 한 달 월급만 해도 엄청나리라.


털썩 침대 모서리에 앉은 강한이 차가운 바닥을 내려봤다.


그럼 도대체 누구일까?


자신을 함정에 빠트릴 만한 원한을 가지고 있는 자.


이런 일로 가장 득을 볼 사람.


감이 잡히지 않았다.


필요한 정보가 턱없이 부족했다.


여기서 나간다면 마음껏 알아 볼 수 있을 텐데 말이다.


*


보석 신청이 기각되었다.


판사는 현저히 나쁜 죄질을 들어 구속수감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검사 측이 환호하는 소리가 들리는 기분이었다.


강한은 꼼짝없이 갇혀 있는 꼴이 되었다.


상황이 최악으로 흘러가는 중이었다.


이젠 면회조차 불가하단 명령이 내려왔다.


사적으로 전화기를 빌려주던 간수 역시 더 이상 협조하지 않았다.


우두커니 방안에 앉아 있던 강한이 작은 창으로 밖을 보았다.


여기선 담과 인공조명을 단 천장 밖에 보이지 않았다.


답답하군.


짜증스런 얼굴을 한 강한이 한 숨을 내쉬었다.


*


일주일이 지났다.


한동안 멍하니 있던 강한이 벌떡 일어났다.


시간이 되었기 때문이다.


일정이 가까워 졌다.


강한은 계획대로 행동했다.


우선 교도관 시선을 끌어야 했다.


주먹을 쥔 강한이 벽을 쿵하고 쳤다.


일반인 기준이라면 무척 두꺼웠지만 강한에겐 아니었다.


모든 무장을 빼앗겼다 해도 S급 헌터.


십 분이면 여길 초토화 시키고 탈옥도 가능했다.


마음만 먹으면 말이다.


그럼에도 강한이 기다리는 건 준비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악랄한 시나리오를 짠 작가를 만나려면 그만한 연기를 해야 했다.


어디까지 예측했는지 볼까?


주먹을 움켜쥔 강한이 다시 벽을 내리쳤다.


-쿵!


천장에서 먼지가 우수수 떨어졌다.


다시 주먹으로 내리치자 분주한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주먹을 거둔 강한이 철문을 쳐다봤다.


소란을 감지한 교도관이 찾아 왔다.


철문 사이에 생긴 틈으로 눈동자가 보였다.


교도관이 물었다.


“왜 그러십니까?”


강한이 교도관을 노려보며 대답했다.


“방에 쥐가 있어요.”


의심스런 얼굴로 교도관이 방안을 살폈다.


쥐가 나올만한 분위기는 아니었다.


흔적도 없고 말이다.


강한이 그런 교도관을 향해 으르렁거리며 말했다.


“난 쥐가 제일 싫다고요. 병균을 옮기니까.”


고민하는 표정을 한 교도관이 강한을 쳐다봤다.


이마 위로 川 자를 그린 강한이 이를 드러내 보였다.


꼭 투견처럼 말이다.


마른 침을 삼킨 교도관이 잔뜩 목을 움츠렸다.


이거 쥐를 잡아주지 않으면 탈옥이라도 할 기세였다.


*


쥐를 잡는 동안 방을 옮겨 주기로 한 교도관이 이런 생각을 했다.


망할 쥐마저 교도소를 들락날락 거리는데 우리가 뭘 가두고 있는 거지?


무척 아이러니한 사실이었다.


상대는 사람의 범주를 뛰어 넘은 헌터였다.


굶주린 상태였고 열이 받아 있었다.


마음 만 먹으면 허름한 감옥을 부수고 나갈 가능성이 아주 높았다.


그렇다고 더 단단한 감옥을 만들자니 공간과 예산이 턱없이 부족했다.


이미 교도소는 범죄자로 포화 상태였다.


이걸 그 분도 알고 계실까?


고심 끝에 복도를 지난 교도관이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의심을 하는 건 아니지만 확인해 볼 필요가 있었다.


*


모든 준비를 마친 덕진이 상황을 다시 점검했다.


최초 계획은 교도소에서 시작될 예정이었다.


그 다음부턴 자신이 가진 인맥을 총 동원해 강한을 도우면 그만이었다.


대신 은밀하게 움직여야 했다.


너무 눈에 띄면 자신이 타깃이 될 소지가 높았다.


덕진은 평소보다 몸을 낮추기로 했다.


*


준이 수상함을 눈치 챈 건 덕진이 면회를 갔을 때부터였다.


그 후로 뒤를 미행한 결과 결국 알아냈다.


꼬리가 너무 길었다.


빈민가로 드나드는 모습을 보고 의심은 했지만 도가 지나쳤다.


강화인간이 된 후로는 이쪽 세계와 연을 끊고 산 덕진이었다.


이렇데 되면 곤란했다.


계약을 어기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강화인간이 법을 어길 경우 무조건 추방이었다.


많은 돈을 투자해 개조한 덕진이 돔을 떠나야 한다?


끔찍했다.


덕진은 살아있는 견본이었다.


아직 빼먹어야 할 요소가 더 남아 있었다.


그래서 덕진을 부른 준이 경고했다.


“한 눈 팔지 마.”


많은 의미를 담은 한 마디였다.


강한과 어울리지 마라, 이상한 장소에 가지 마라.


엄마 같은 잔소리지만 준에겐 그만큼 중요한 내용이었다.


이를 이해한 덕진이 턱을 꿈틀거렸다.


기분 나쁘다는 얼굴이었다.


당연한 소리지만 미행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으니까.


잔소리야 그렇다 쳐도 전자는 말이 달랐다.


눈싸움을 벌이던 덕진이 따졌다.


“도대체 절 뭐로 생각하는 겁니까?”


준이 인상을 썼다.


“그야 훌륭한 내 작품이지.”


덕진이 코웃음을 쳤다.


“사람을 함부로 물건 취급하지 마십쇼.”


단단히 기분 상한 얼굴이었다.


준이 한숨을 쉬며 머리를 헝클어뜨렸다.


그런 다음 달래는 투로 말했다.


“지금 상황을 잘 알잖아.”


문제가 커지길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특히나 준은 더욱 그랬다.


덕진이 참 나 하며 소리쳤다.


“그래서 제가 나서는 겁니다!”

“뭐?”

“당신이 경찰총장과 어떤 거래를 했는지 알고 있으니까요.”


준이 움찔했다.


덕진이 준을 똑바로 노려봤다.


“악마와 거래를 할 땐 신중하셨어야죠.”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다 알고 있습니다. 전 눈뜬장님이 아니라고요. 심지어 귀도 있죠. 보이십니까?”


덕진이 귀를 잡아 당겨 보여주었다.


놀리는 투였다.


준이 얼굴을 붉혔다.


나름 강화인간을 복원한 주축이라 자부심 가득한 준이었다.


자신이 이들 주인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괄시를 받다니.


덕진이 집무실 중앙에 있는 소파를 보며 말했다.


“좀 앉겠습니다.”


허락하기도 전에 덕진이 엉덩이를 붙였다.


스프링이 죽기 직전처럼 비명을 질렀다.


준이 붉으락푸르락 하며 다가갔다.


“도대체 날 뭐로 보고?”


덕진이 등받이에 몸을 기대며 말했다.


“뭐로 보긴요? 호구로 보지. 진종필이 왜 강한 형님을 노리는지 알고나 계십니까?”


따지기 위해 다가가던 준이 당연히 알고 있다는 얼굴을 했다.


“그야 강화인간 개발에 걸림돌이 되니까.”


덕진이 피식하며 입을 열었다.


“단순하시네요. 겨우 그런 이유로 이런 일을 벌인다?”


준이 물었다.


“그럼 뭐라는 거야?”


덕진이 말했다.


“진종필 뒤를 한번이라도 캐 보셨나요?”


준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


덕진이 입을 열었다.


“그럴 줄 알았습니다.”


한심하단 얼굴이었다.


준이 혀를 쯧 하고 차며 물었다.


“무슨 소리를 하고 싶은 거야?”


덕진이 이야기를 시작했다.


“의도 자체가 절대로 순수하지 않다는 겁니다.”


*


준은 자신이 아주 멍청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진종필과 강한 양쪽 모두 코를 걸려 하다 호되게 당한 셈이니까.


미영도 이를 순순히 인정하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고심했다.


“강한은 상관하지 말자, 오빠.”


준이 미영을 쳐다봤다.


“버리자는 말이야?”

“그래.”


고개를 저은 준이 입술을 씹었다.


쉽게 택할 수 있는 카드가 아니었다.


강한은 서울 폴리스 내 모든 헌터와 싸울 만큼 또라이였다.


그런 인물을 적대시하는 건 현명한 판단이 아니었다.


꼬리를 잘라야 할까?


준이 신경쇠약증에 걸린 사람 마냥 입술을 물어뜯었다.


진종필을 고려한다면 그래야 했다.


그 자가 뭘 말하고 있는지 이해한 이상 지체할 순 없었다.


자신과 강한 둘 중 하나를 택하라는 강요를 마냥 무시하긴 힘들었다.


절로 욕이 나왔다.


그런 사정이 있었을 줄이야.


준이 피가 나올 정도로 입술을 뜯은 다음 고개를 들었다.


이렇게 된 이상 끝까지 가야했다.


준이 말했다.


“시장님께 연락을 걸어.”


미영이 준을 말렸다.


“그자가 우리 약점을 알고 있어.”


준이 단호하게 말했다.


“이 방법뿐이야.”

“정말?”

“그래”


재차 확인한 미영이 알겠다는 얼굴로 일어섰다.


남매의 의견이 일치했다.


강한을 버린다.


오히려 덕진이 푼 정보가 독이 된 셈 이었다.


*


수환이 전화를 받았다.


미영이었다.


그녀는 강한이 탈출 할 가능성을 설명하며, 대비를 해야 한다고 했다.


솔직히 말하면 수환도 그 점이 불안했었다.


“한아, 제발 사고만 치지 마라.”


가디언과 가드를 교도소 주변에 배치하라 명령한 수환이 중얼 거렸다.


수연이 그런 수환을 불안하게 쳐다봤다.


*


진종필이 전화를 받았다.


준이었다.


“결정을 했나?”


준이 대답했다.


“강화인간이 연류될 겁니다. 사상자도 나올 테고요.”


진종필이 껄껄 거렸다.


“그럼 더 좋겠군.”


아주 보기 좋은 그림이 그려졌다.


*


덕진이 비밀을 알게 된 날은 진종필에게 자신과 동료를 소개하는 그 날이었다.


마치 품평회 속 물건이 된 기분을 느낀 덕진이 막 회의실을 나설 때였다.


닫지 않은 문 사이로 대화가 흘러 나왔다.


“3세대 이후로 민간인 지원자 중 강화인간을 뽑겠네.”


목소리로 미루어 진종필이었다.


미영이 우려하는 목소리로 물었다.


“헌터 협회가 가만히 있을 까요?”


진종필이 대답했다.


“그때쯤이면 반대할 명분이 없을 걸세.”

“어째서요?”

“내게 계획이 있으니까.”


준이 끼어들었다.


“계획이라 하심은?”


진종필이 흐리는 식으로 말했다.


“차차 알게 될 거네.”


준이 무어라 말을 하려다 멈추었다.


진종필이 막은 모양이었다.


자리에서 일어나며 진종필이 말했다.


“그 때가 되면 내 물음에 답을 잘 해야 하네.”


덕진이 귀를 기울이고 있다 서둘러 동료를 이끌고 복도를 빠져 나갔다.


*


교도관 전화를 받은 진종필이 말했다.


“지금만큼만 감시 해.”


교도관이 다급하게 물었다.


“도망칠 지도 모릅니다.”


여유롭게 전화기를 바꿔 잡은 진종필이 무언가를 만지작거렸다.


“마음대로 하게 둬.”


전혀 상관하지 않는다는 얼굴이었다.


교도관이 다시 한 번 확인하기 위해 반문했다.


“네?”


진종필이 태연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땅으로 꺼지거나 하늘로 사라질 순 없으니까.”


잠시 생각하던 교도관이 짧게 웃음을 터트렸다.


“그 말씀은?”


은근한 뉘앙스가 묻어 나오고 있었다.


“알겠습니다.”


교도관이 이해했다는 투로 전화를 끊었다.


진종필이 통화 내내 만지작거리던 제복을 내려봤다.


구겨진 주름이 보였다.


막 다림질을 하던 참에 걸려온 전화였다.


이제 집중할 수 있겠군.


바짓단을 꽉 잡고 제대로 각을 만든 진종필이 신중하게 물을 뿌렸다.


그런 다음 다리미를 움직였다.


강한을 생각하며.


헌터가 필요하다는 의견과 필요 없다는 의견을 아주 잘 절충했지.


다된 밥에 재를 뿌리는 아이디어라지만 그걸 절묘하게 실행시키다니.


그걸로 정말 끝이라 생각하는 걸까?


이 문제의 핵심은 헌터를 견제할 만한 세력이 없다는 점에 있다.


뭐든 과유불급인 법.


그때처럼 말이다.


진종필이 다리미를 잠시 내려 놓았다.


오래 된 기억이 떠올랐다.


전 시장이 청룡 컴퍼니를 박살내던 시절.


이제 막 경찰 대학교를 졸업한 새내기였던 시절 말이다.


정말 비린내 나는 풋내기에 불과했지.


그런 그에게 한 선배는 최선을 다해 모든 걸 알려줬다.


단 한번 짜증내지 않고, 프로다운 모습으로 말이다.


한때는 존경했던 사람.


진종필이 조심스럽게 다리미를 들었다.


그리고 우러러 보던 여자.


바지 위에 올리고 다리자 칙 하는 소리와 수증기가 올라왔다.


한편으론 원망했던 존재.


다리미 끝 부분을 꺾어 절묘하게 빼낸 진종필이 각을 살폈다.


완벽했다.


입김을 후하고 분 진종필이 바지를 곱게 접어 옷걸이에 걸었다.


날 진짜 경찰로 만들어준 사람.


아직 상의가 남았다.


자리로 간 진종필이 다시 다림질을 시작했다.


편집증 환자처럼 집착에 가깝게 주름을 마구 밀어댔다.


“너흰 그녀를 강간하고 무자비하게 죽였지.”


천이 반질반질하게 빛났다.


“내가 보는 앞에서 말이다.”


주름과 함께 천에 새겨진 무늬까지 없어 졌다.


이를 확인한 진종필이 이를 바드득 갈았다.


“그럼에도 그 잘난 법으로 요리조리 빠져나가다니.”


상의를 툭툭 턴 진종필이 높게 들어 살폈다.


“그건 정의가 아니다.”


한층 매서워진 눈이었다.


옷걸이에 상의를 건 진종필이 주먹을 쥐었다 피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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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71화 리퍼 19.01.02 395 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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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66화 강화인간 18.12.28 464 1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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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64화 튜브 트레인 18.12.26 460 11 12쪽
63 63화 튜브 트레인 18.12.25 496 1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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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61화 그날의 흔적 18.12.23 574 11 12쪽
60 60화 그 날의 흔적 18.12.22 576 1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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