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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엑소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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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크
작품등록일 :
2020.05.11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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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16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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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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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제 9 장 저주를 푼 고고학자 (6)

DUMMY

“다녀왔...”


여관에 들어서자 보이는 일행들에게 지크가 가장 먼저 건넨 말이었으나 끝을 맺지 못하였다. 그도 그럴 것이 왼뺨이 부어 뚱한 표정을 짓고 있는 케이와, 얼굴이 벌게져 고개도 못 드는 엘시아,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구경거리를 봤다며 너무 크게 웃지 않으려고 애쓰는 마틴을 보자니 차마 말을 끝낼 수 없었다.


“무슨 일 있었어?”

“아니.”


그의 질문이 끝나기 무섭게 모두 동의라도 했는지 동시에 대답했다. 계속되는 어설픈 분위기 속에 시간은 걸렸지만, 셋은 자기들끼리 계속 이래봐야 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는지 조금씩 지크의 말을 듣기 위한 자세를 취했다.


“그래서?”


지크는 케이가 묻자 ‘아’ 하며 손에 들고 있던 두루마리를 일행에게 펼쳤다.


“이건 랄프씨께서 주신 성의 지도야. 어때? 이정도면 훌륭하지?”


지크가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그에 모두들 관심을 가지며 지도를 바라보았다. 단순한 방의 배치뿐만 아니라 비밀 경로까지 적혀 있는 매우 상세한 지도였다.


“헤에. 굉장한 지도인 걸. 그런데 랄프씨는 누구야?”

“그, 그게. 고고학자신데요. 알고 보니 티나의 할아버지세요.”


랄프와 있었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엘시아의 질문에 지크가 급히 대답했다. 하지만 놀라는 건 엘시아만이 아니었다.


“티나의 할아버지?”


예상치도 못한 말에 마틴과 케이도 놀란 표정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방금 만난 고고학자는 타메르지 않았는가. 흰 머리가 섞인 검은 머리에 검은 눈동자. 그런데 티나의 할아버지라니.


“그럼 티나는 혼혈이었던 건가.”

“아니. 나타샤의 혈통은 소름끼칠 정도로 깨끗해.”


케이의 질문에 마틴이 대답했다. 그에 지크는 당황해하며 마틴을 바라보았다.


“알고 있었어?”

“응? 그러는 너야 말로?”


그러다 둘 다 사색이 되며 서로의 시선을 외면했다.


“그만 하자.”

“그래.”


그에 케이와 엘시아는 궁금하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어째 마틴과 지크의 표정을 보아하니 묻지 말아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아, 그런데 말이야.”


지크가 갑자기 생각이 난듯 오른 주먹으로 왼손바닥을 치며 말했다. 그는 마틴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지도를 받는 조건으로 이 일이 끝나면 랄프씨도 같이 리플하임에 가기로 했어.”

“누구 마음대로?”


지크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마틴이 잘랐다.


“얌마, 네가 몰라서 그러는데 리플하임 들어가는 게 그렇게 쉬운 줄 알아? 네 그 검은 머리만 보고 바로 죽일지도 모르는 게 셀레비온이라고. 하물며 티나의 할아버지라며. 그건 신관 디엘의 아버지이기도 하다란 뜻이야. 그런 사람을 어떻게 믿고?”


마틴은 미간을 좁히며 단호히 말했다. 지크는 그의 말을 들은척 만척 하더니 입을 열었다.


“다 티나를 구하기 위해서잖아. 그 정도도 못 해주냐. 그리고 사람은 좋아만 보이더라. 그러니 잔말 말고 일단 티나 구하는 데만 힘써.”


마틴은 그 후로도 계속 불만을 가득 품고 항의했지만, 지크는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케이와 엘시아와 함께 어떻게 티나를 구할지에 대한 토론만 계속하였다.






문을 열자 어두운 방 중간에 한 여성이 의자에 앉아있었다. 피로 얼룩진 옷은 어느덧 새 옷으로 갈아입혀져 그녀는 흔치 않는 히마티온을 두르고 있었다. 예전과 다르지 않는 건 목에 차고 있는 거대한 목걸이 뿐이었다.


그녀는 눈을 뜨고 있되 눈을 뜨지 않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녀의 동공 속엔 아무것도 비치지 않았다. 그전까지만 해도 울고 있었는지 눈 아래론 눈물 자국이 가득했다. 하지만 그것도 이제 흔적에 불과했다. 지금의 그녀는 혼이 나간 인형이나 다름없었다. 붉은 입술을 살며시 닫은 속없는 인형.


비셔스는 천천히 그녀에게로 다가갔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그녀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리하르트가 왔어. 널 구하기 위해 말이야.:


비셔스는 그녀가 알아듣기 쉽게 애써 그녀의 언어로 말해주었지만 아무런 대답도 돌아오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차피 성공하지 못하겠지만. 두고 봐, 네 앞에서 그 녀석을 갈기갈기 찢어 줄 테니까.:


그는 허리를 굽혀 그녀의 귀로 얼굴을 바짝 댔다. 그리고 조용히 속삭였다.


:다 네 탓이야, 프레이. 네가 그를 선택했기 때문에 일이 이렇게 되어버린 거라고. 그러니 이제 내가 받은 만큼 되갚아 주겠어.:


그때 미동이 없던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허공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동자는 무엇을 본 것일까.


비셔스는 떨어지는 눈물을 손가락으로 받아냈다. 눈물을 흘리는 건 아직이다. 그래, 그 자가 네 눈앞에서 죽을 때까진. 비셔스는 천천히 자신의 입술을 그녀 입술 가까이에 대었다.


-저주가 완성 될 때까진 건드리지 말라고 하지 않았던가.-


비셔스는 흠칫하며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문 쪽으로 매섭게 고개를 돌렸다.


문 앞엔 한 40대 초반 정도로 되어 보이는 남자가 서있었다. 머리는 어깨까지 내려오는 검은 단발이었는데 끝이 곱슬곱슬한 게 나름 좋아보였다. 그리고 몸을 덮는 적갈색 피부. 아무리 타메르가 햇빛을 오래 받는다 해도 그만한 피부는 만들지 못할 것이다. 그런 피부에 단정히 기른 짧은 수염은 그의 모습을 한 층 더 중후하게 만들어 주었다. 하지만 어느 무엇도 그의 눈만큼 매력적이지 못할 것이다. 보이는 나이의 수십, 아니 수백 배는 살아온 그의 눈동자는 이미 모든 것을 꿰뚫어 보고 있다는 느낌을 자아내고 있었다.


비셔스는 그를 잠시 노려보다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의 어깨를 거칠게 치며 밖으로 나갔다. 그에 남자는 티나를 잠시 바라보더니 비셔스를 따라 걸어갔다.


-어째서 그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거지?!-


비셔스가 집무실의 문을 박차며 외쳤다. 그는 성에 차지 않자 온몸에서 검은 전기를 내뿜었고, 남자는 그런 그를 따라 조용히 들어갔다.


-내가 이 순간을 얼마나 기다렸는데! 왜 마냥 기다리라는 거지!-

-지금의 네가 그런 만큼 그에게도 참을 수 없는 고통을 주기 위해서지.-


남자는 어렵지 않게 대답했으나 비셔스는 흡족하지 않았다.


-내 고통을 이해하게 만든다고? 웃기는 소리하지 마! 내가 그 참혹할 날들을 어떻게 견뎌왔는데! 그 자식은 내 모든 것을 앗아갔어! 나에겐 둘도 없는 내 소중한 것들을! 찢겨 죽일 거야. 더한 고통은 상상도 하지 못하도록 아주 갈가리!-


비셔스의 몸에서 뿜어 나온 검은 전기는 방 전체를 휩쓸기 시작했다. 가구가 부서지고 책이 찢기는 가운데 그의 날카로운 웃음소리가 성 전체에 울렸다.





“자아. 그럼 첫 번째 단계.”


지크가 앞을 가로막는 기둥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일행이 모든 계획을 끝내고 티나를 찾기 나선 건 해가 서쪽으로 막 지기 시작할 때였다. 계획 짜는데 걸린 시간, 지크가 지도 외우는데 걸린 시간, 그리고 마틴이 랄프는 절대로 데려갈 수 없다며 때를 쓰는데 걸린 시간이 해가 질 때까지 계속되었기 때문이다. 이제 티나를 구하는 일만 남았다.


첫 번째 타자는 이번에도 엘시아였다.


“좋았어.”


하지만 그녀는 마력을 쓰는 대신 품 안에서 하얀 구슬을 꺼냈다. 그리고 그녀는 팔을 크게 뒤로 제쳤다 그것을 나무 기둥 조금 높은 데로 던졌다. 구술은 허공에 멈췄고, 곧 사방에서 생겨난 검은 전기가 구술을 중심으로 거대한 파장을 일으켰다. 그렇게 잠시, 전기 파장은 계속 되더니 곧 조용해졌고, 구슬은 바닥으로 떨어져 또르르르 일행으로 굴러갔다. 처음엔 하얬던 구술은 이제 검은색으로 탈색되어 있었다.


“다 된 거야?”


마틴이 궁금한 듯 물었다. 그러자 엘시아가 잘 보라며 나무 기둥을 향해 걸어갔다.


“이번에 또 날아오면 그냥 네가 받아.”


마틴이 케이를 향해 조용히 속삭이는 동안 케이는 엘시아만 쳐다보았다. 다행이 그녀는 가볍게 나무 기둥을 넘었다. 그리고 그녀는 기둥 건너편에서 자신 있게 오른손으로 ‘V’자를 만들었다.


그때였다.


땅에서 뭔가 꿈틀거린다 싶더니 사람의 손이 번쩍 올라왔다. 하지만 그것은 단순한 손이 아니라 썩은 지 몇 달, 몇 년은 되어 보이는 게 피부는 퍼렇게 변색되어 있었다. 그리고 손은 땅을 짚고 힘을 주자 무언가가 불쑥 튀어 올랐다. 그것은 사람이라고 부를 수 없는 형태였다. 살이 썩은 냄새가 일행이 서있는 곳까지 진동을 했고, 두 눈은 홍채나 동공의 분별이 가지 않을 정도로 탁했다. 잇몸은 상해 치아가 빠지거나 흔들흔들 거렸고, 거동거리가 불편한 듯 어설픈 걸음걸이로 다가오는 게 영 기분이 꺼림칙하였다.


“저런 거랑도 싸워야 돼?”


마틴이 코를 막으며 물었다. 여태껏 사람은 상대해 왔어도 저런 썩은 냄새가 진동하는 몬스터는 여태껏 상대해 본 적이 없는 그였다.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저런 살아있는 건지도 의심스러운 몬스터랑 싸워야 한다니.


“으음...흑마법사들이 즐겨 쓰는 인형군단이랄까. 여길 지나가고 싶다면 어쩔 수 없겠지?”


엘시아는 적이 느릿느릿하게 걸어오자 여유를 가지며 뒤로 돌아 얘기했다. 그런 그녀의 얼굴이 다 돌아갈 쯤 표창이 빠르게 옆으로 스쳐지나 그녀와 가장 가깝던 좀비를 찔렀다. 분명 좀비의 얼굴에 정통으로 맞았으나, 고개만 뒤로 조금 밀렸을 뿐, 고통을 못 느끼는지 좀비는 얼굴을 다시 올리고 계속 어슬렁어슬렁 걸어왔다.


“인형군단이라 그랬잖아. 물리적 고통을 못 느낀다고. 아쉽게도 암살자님의 표창은 쟤네들에게 통하지 않아.”


엘시아의 뒤늦은 설명에 마틴은 눈썹을 꿈틀거렸으나 그래봐야 소용없는 일이었다. 엘시아는 그를 무시하고 설명을 계속했다.


“놈들이 두 번 다시 움직이지 않도록 하려면...”


그때 바람이 뒤로 휙 하고 불었다. 그것도 하나가 아니고 여러 개가 여러 방향으로 동시에 불었다. 그에 자연스레 엘시아는 고개를 돌리려 했는데, 두 개의 거대한 손이 그녀의 얼굴을 잡았다.


“뭐, 뭐야?”


엘시아는 케이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낮의 일이 되살아나자 얼굴을 붉히며 외쳤다. 하지만 케이의 얼굴은 한없이 진지했다.


“뒤돌아보지 마.”


그의 낮은 목소리에 엘시아는 아무 말도 하지 못 했다. 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없으나 뛰는 가슴이 바람 소리보다 컸다. 그리고 심장에 이어 얼굴까지 뜨겁게 타오를 때쯤 케이는 그녀를 놓아주었다. 그녀는 조심스레 케이를 올라봤지만, 케이는 심각한 표정으로 그녀의 뒤를 말없이 바라볼 뿐이었다. 그에 그녀는 붉어진 얼굴을 가능한 감추며 뒤로 고개를 돌렸다. 곧 그녀의 얼굴에선 혈색이 사라지다 못해 퍼래졌다.


그녀의 뒤에 있어야 할 좀비들은 사라지고 없었고, 대신 말린 고기보다 조금 두꺼운 살점들이 산을 이루며 바닥에 흩어져있었다. 살로는 알아볼 수 없어도 뼈는 확실히 날카로운 무언가로 잘린 흔적이 명백히 남아있었다. 기본으로 죽어있는 것들이었으니 피는 별로 없었으나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


“이 망할 자식아!”


케이가 지크의 머리를 세게 쥐어박으며 외쳤다.


“그래도 그렇지 좀비들을 형체도 못 알아볼 정도로 도륙하면 어떻게 하냐?”

“하지만 검은 소용이 없고, 티나는 빨리 찾아야 되고. 살아있는 것들도 아니었으니 크게 상관없잖아. 빨리 가자.”


지크는 가볍게 말하며 살점들 사이로 씩씩하게 걸어갔다.


“케이, 나 토할 것 같아.”


엘시아가 밀려오는 구토증에 케이의 팔에 머리를 기대며 중얼거렸다. 케이와 마틴의 표정이라고 좋은 건 아니었다.


“저 녀석, 원래 저렇게 잔인한 녀석이었어?”

“그만큼 급하다는 얘기겠지.”

“너, 무슨 일 있어도 티나는 건드리지 말아라.”

“말하지 않아도 안 건드려.”


셋은 절대 지크를 함부로 건들지 말자고 속으로 다짐하며 그를 조용히 따라갔다.


그때였다.


널려있던 살점들이 꿈틀거리더니 한 곳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일행이 그것을 눈치 챘을 땐 이미 늦은 일이었다.


“크억.”


마틴은 갑자기 무언가가 왼쪽 다리를 엄청난 힘으로 당기자 어떻게 해보지도 못하고 균형을 잃었다. 그리고 그대로 살점들이 모이는 중앙으로 끌려가게 되었다.


“마틴!”


뒤늦게 깨달은 일행이 그를 붙잡으려 했으나 소용없는 짓이었다. 마틴도 마지막 발악으로 들고 있던 표창을 땅 깊숙이 박아 끌려가는 것을 멈춰보려 했으나, 지나가는 살점들이 표창을 손쉽게 뽑아 마틴을 이끌고 중심으로 모여들었다.


“크윽.”

“마틴!”


마틴은 살점들에 섞여 점점 모습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표창을 들고 있던 손마저 시야에서 사라졌을 때, 일행의 눈앞에는 크고 둥그런 배에 비해 짧은 팔, 다리를 가진 거대한 괴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아레스 크기만 한 걸.”

“아냐, 그래도 그 정도는 아니야.”

“크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는데요.”


셋이 돌아가면서 한마디 했다. 살점들이 하나로 모여 보기엔 더 좋았으나, 그 크기에 일행들은 저걸 어떻게 해야 하나 당혹스러울 뿐이었다.


“다시 자를까요?”

“그래봐야 다시 합쳐질 거야. 거기다 자칫 잘못하면 속에 있는 암살자마저 다칠 거고.”

“그럼 어떻게...”

“정석대로 나가는 수밖에.”


엘시아는 그렇게 말하며 손에 마력을 모았다.


“파이어 버스트!”


곧 그녀의 손에서 붉은 불꽃이 튀어나와 적을 공격했다. 하지만 불꽃은 작은 그을음만 만들뿐 괴물은 커다란 타격을 받지 못하였다.


“소용없는데요.”

“애초에 너 때문에 이렇게 된 거잖아! 본래 좀비는 파이어 버스트 정도의 불로 태우면 되는 거라고!”


지크의 지적에 엘시아가 도리어 화를 내며 외쳤다. 괴물은 그 짧은 다리로 일행들과의 간격을 좁히고 있었다. 이번엔 케이가 손에 마력을 모았다.


“번플레어!”


그러자 곧 고도의 화염이 괴물을 덮쳤다. 그러자 이번엔 단순한 그을음으로 끝나지 않고 배에 불이 활활 타오르더니 살 몇 점이 떨어져 나갔다. 그리고 한 번 타 떨어진 살은 다시 돌아가지 않았다.


“효과가 아주 없진 않나 본데.”

“형, 검은...”


지크가 뭐라 말하려는 찰나, 괴물은 좀비 때처럼 아픔을 못 느끼는지 잠시도 멈칫하지 않고 자신의 짧은 팔을 휘둘렀다. 그런데 그 짧던 팔이 갑자기 길어지더니 엄청난 기세로 일행이 있던 자리를 찔렀다. 일행은 다행히 모두 자리를 피해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괴물은 무섭게 다른 팔을 늘어트리며 엘시아를 공격했다.


“엘시아!”

“엘시아양!”


하지만 엘시아가 누구인가. 그녀는 당황하지 않고 사바신을 불러내어 공격을 막아냈다. 하지만 힘이 어찌나 센지 엘시아의 마동술만으론 공격을 트는 것에 불과했다.


“무슨 힘이 이렇게 세!”


엘시아가 울먹이며 외쳤지만, 또 다시 날아오는 공격에 그녀는 급히 다시 자리를 피해야 했다.


“저걸 어떻게 없애야 하는 건데?”


지크가 외치자 케이는 생각에 잠겼다.


“어쩌면 열이 약했던 것일 수도 있어. 엘시아! 넌 거기서 플레어를 날려! 나도 반대쪽에서 플레어를 날리겠어. 동시에 하는 거야!”


그 말을 들은 엘시아는 굳은 표정을 짓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형, 나는?”

“넌 우리가 주문을 끝낼 때까지 저 녀석의 시선을 끌어.”

“알았어.”


지크는 명령을 받자마자 허공 위로 올라갔다. 두 사람이 눈에 띠지 않도록 상공을 택한 것이다. 지크는 위로 올라가자 제일 먼저 왼손에 거대한 바람의 원반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것을 케이에게 향하는 괴물의 팔에 겨냥했다.


“가라!”


지크가 크게 왼팔을 휘두르자 원반은 지크의 팔을 떠나 괴물의 오른팔로 날아갔다. 그리고 그것은 정확히 오른팔을 깔끔히 절단시켰다. 하지만 팔은 땅에 떨어지기도 전에 다시 몸에 붙었다.


“쳇. 회복 속도가 빨라진 건가.”


지크는 혀를 차며 안타까워했다. 그래도 괴물의 시선은 끌 수 있었는지, 그것의 작은 얼굴이 지크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몸 중간에서 없던 팔이 나와 지크를 공격했다. 예상치 못한 공격이었기에 지크는 조금 놀랬지만, 급히 수습하며 노덤을 세게 쥐어 일직선으로 휘둘렀다.


“하앗!”


위에서 아래로 바람의 기를 담은 날을 날리자 괴물의 팔은 양쪽으로 갈라지며 지크를 스쳐지나갔다. 그리고 회복하려는 찰나 지크는 급히 위로 올라 자리를 피했다. 그러나 쉴 시간도 없이 괴물은 더욱 많은 팔을 몸에서 빼내어 지크를 공격해왔다. 그에 지크는 공격이고 뭐고 할 것 없이 팔들을 이리저리 피하며 허공에서 날뛰었다.


“지크, 됐어!”


그때 아래에서 들리는 소리에 지크의 표정이 밝아졌고, 재빨리 자리에서 피했다. 한동안 지크를 붙잡겠다고 여러 개의 팔을 이리저리 휘날리던 괴물은 지크가 도망가는 데로 팔을 더 길게 뻗어보려 하였으나, 어느덧 서로 엉킨 자신의 팔들을 발견하였다. 그리고 그것들을 풀려고 했을 때는 이미 늦어버렸다.


“플레어!”

“플레어!”


서로 각기 다른 방향에서 마법의 주문이 들려왔고, 괴물이 있던 자리는 커다란 화염의 소용돌이에 휩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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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 제 9 장 저주를 푼 고고학자 (9) 20.09.16 23 0 8쪽
134 제 9 장 저주를 푼 고고학자 (8) 20.09.13 14 0 12쪽
133 제 9 장 저주를 푼 고고학자 (7) +1 20.09.13 18 0 9쪽
» 제 9 장 저주를 푼 고고학자 (6) +1 20.09.12 25 1 17쪽
131 제 9 장 저주를 푼 고고학자 (5) 20.09.09 17 0 16쪽
130 제 9 장 저주를 푼 고고학자 (4) 20.09.08 15 0 8쪽
129 제 9 장 저주를 푼 고고학자 (3) 20.09.07 25 0 8쪽
128 제 9 장 저주를 푼 고고학자 (2) 20.09.04 19 0 14쪽
127 제 9 장 저주를 푼 고고학자 (1) 20.09.04 18 0 8쪽
126 탈출기 - 외전 루스리아에서 있던 이야기 - (2) 20.09.02 44 0 7쪽
125 탈출기 - 외전 루스리아에서 있던 이야기 - (1) 20.09.02 14 0 13쪽
124 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16) 20.09.01 19 0 11쪽
123 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15) 20.09.01 17 0 8쪽
122 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14) 20.09.01 15 0 8쪽
121 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13) 20.07.16 19 0 10쪽
120 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12) 20.07.16 13 0 8쪽
119 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11) 20.07.15 14 0 11쪽
118 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10) 20.07.14 17 0 10쪽
117 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9) 20.07.14 16 0 12쪽
116 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8) 20.07.13 13 0 10쪽
115 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7) 20.07.13 21 0 13쪽
114 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6) 20.07.11 16 0 7쪽
113 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5) 20.07.09 60 0 12쪽
112 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4) 20.07.08 14 0 10쪽
111 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3) 20.07.07 19 0 10쪽
110 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2) 20.07.06 22 0 10쪽
109 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1) 20.07.05 26 1 10쪽
108 외전. 티나는 열다섯 살 (5) 20.07.03 21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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