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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엑소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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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크
작품등록일 :
2020.05.11 12:33
최근연재일 :
2020.09.16 13:52
연재수 :
13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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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63,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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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6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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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12)

DUMMY

“그렇게 폼 잡고 혼자 가다간 뒈진다.”


밤길을 막 나서던 마틴은 갑자기 들려오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여관 문 앞에 타메르 세 명이 무장을 하고 서있었다.


“그 유명한 조직의 암살자들이 다섯 명이나 된다며. 서로 실력이 비슷한 거 아니야?”


지크가 물었으나 마틴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냥 ‘같이 가주세요’ 부탁만 하면 된다니까.”

“어머. 난 이왕이면 무릎 꿇고 부탁 받고 싶은데.”


케이와 엘시아가 낄낄거리는 말에 마틴은 눈썹을 꿈틀거리더니 다시 걸어가기 시작했다.


“방해하면 죽인다.”

“예, 예.”


남은 일행은 마틴의 말을 말끔히 무시하며 그를 따라 거리를 나섰다.






“하암.”


잭은 지루함을 참다못해 입을 쫙 벌리며 하품을 했다. 말이 좋아 성문의 경비를 서는 거지, 사실 아무 것도 하는 일 없이 시간을 허비하는 것에 불과했다.

이틀 전에 느닷없는 침략에 영주한테 혼난 건 벌써 옛날일이다. 현실은 그저 지루하기 그지없었다. 뭔 일이라도 일어나면 덜 지루할 텐데 말이다.


부스럭.


순간, 풀 속에서 들리는 소리에 잭은 자신의 창을 꽉 잡았다.


“거기 누구냐?!”


그가 목청껏 외쳤으나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그에 그는 또 다른 경비병에게 확인해보겠다는 신호를 보내며 조심히 소리가 난 쪽으로 걸어갔다. 수풀을 조금 헤치자 그곳엔 한 여성이 넘어져 있었다.

잭은 한숨을 쉬며 긴장을 풀었다.


“뭐야, 창녀였나?”

“예?”


자기가 무의식적으로 내민 말에 여성이 놀란 목소리로 물었다. 그러자 잭도 당황했다.


“그럼 아닌가?”

“아, 아니에요. 맞아요. 저 도시에서 왔어요.”


여성이 과장되게 두 손을 저으며 대답했다. 머리를 전부 분홍색으로 염색한 좀 특이한 아가씨였다.

한편, 그녀의 몸매는 루스리아에서조차 보기 드문 글래머였다. 서있는 자리에서 보이는 가슴의 윤곽은 보기만 해도 황홀했다.


“저...”


여성이 부르는 목소리에 잭은 문득 정신을 차리며 엄숙한 표정을 지었다.


“무슨 일이지?”

“저, 영주님을 뵈러왔는데요.”


보통 성이라면 그녀의 말에 호통을 치며 쫓아낼 일이었지만 이곳은 아니었다. 새로 온 영주는 자기가 루스리아의 영주라는 점을 마음껏 만끽하고 싶은지 밤마다 새 여자를 부르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에겐 조금 이상한 점이 있었다. 영주를 보러온 창녀가 무슨 이유로 수풀을 통해 오느냔 말인가. 그냥 당당히 들어와도 될 것을.

거기다 왜 이리 늦은 시간에...여태껏 창녀들은 저녁시간이 조금 지난 후 나타나곤 했다. 그런데 지금은 자정이 지나지 않았는가.


“설마 오는 길에 하고 왔다는...”

“예?”

“아, 아무 것도 아니다.”


잭이 얼굴을 붉히며 대답했다. 그는 재빨리 표정을 바꾸고 등을 돌렸다.


“안내해줄 테니 따라오도록.”

“저...”


그는 또다시 들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그녀가 빙긋 웃으며 입을 열었다.


“일으켜주실 수 있을까요?”


그녀의 부탁에 잭은 별 생각 없이 손을 내밀었다. 가늘고 고운 손이었다. 그녀는 별 어려움 없이 땅에서 일어설 수 있었다.

아니, 힘을 너무 많이 줬는지 그녀는 일어서다 못해 그의 품에 안겼다. 정말이지, 오늘밤만큼 딱딱한 갑옷을 입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수 없었다.


“고마워요.”


그녀가 매혹적인 미소를 지으며 인사했다. 부드러운 향. 페실리아 향이다.


“이, 이만 들어가지.”


잭은 애써 그녀의 시선을 피해 그녀를 영주의 두 번째 방으로 안내했다. 경비는 그때까지 파트너가 혼자 맡게 되겠지만, 별일 없을 테니 크게 상관없었다.


잭은 노크도 없이 문을 열었다. 이틀 전에 적이 침략한 흔적은 말끔히 사라진 깨끗한 방이었다. 그는 여성을 안으로 들어가게 해줬다.


“영주님껜 내가 알려드릴 테니 여기서 얌전히 기다리도록.”


그가 그 말을 끝으로 뒤를 돌아보는 순간이었다.


“자, 잠깐만요!”


여성이 자기를 향해 손을 뻗더니 제 발에 걸려 넘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녀는 넘어지는 대신 그에게 안겼다.


“이런, 또 안겨버렸네요.”


여성이 다시 유혹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밝은 곳에서 보자 상당한 미인이었다. 크고 맑은 갈색 눈동자와 오뚝한 코, 앵두 같은 붉은 입술. 그리고 전체적으로 퍼져있는 페실리아 향.


두근.


잭이 애써 무시하려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 이 아가씬 무엇 때문에 자기에게 두 번이나 안겼을까. 분명 의도적인 거였다.

그것까진 알 수 있었으나 이유가 궁금했다. 이유가 궁금해질수록 그의 얼굴은 붉게 달아올랐다. 무엇 때문에...


퍽.


그때, 잭은 머리에 강한 충격을 받고 기절했다.


엘시아는 경비병이 쓰러짐과 동시에 뒤에 서있던 케이를 볼 수 있었다. 그는 뭐가 재미있는지 히죽 웃고 있었다.


“실력 많이 늘었다.”


아까의 미소는 어디로 갔는지 엘시아의 얼굴엔 미간이 잔뜩 좁혀져있었다.


“할 말은 그것뿐?”

“응?”


케이가 방실 웃으며 모르겠단 표정을 짓자 엘시아는 그의 옷깃을 꽉 쥐었다. 그녀의 주위로 검은 오로라가 뿜어졌다.


“날 미끼로 던진 이유가 뭐야, 응? 정 할 사람이 필요했으면 네가 직접 나서면 됐잖아.”

“그야 여기 남자들은 여자에게 무지 약하니까.”


케이가 그걸 질문으로 하냐는 투로 묻자 엘시아는 얼굴을 붉혔다.


“그럼 낮의 그건 도대체 뭐였는데? 설명해봐 이 망할 자식아.”

“낮의 뭐? 아아, 그거? 야, 루스리아 같은 곳에 있으니까 너도 다 여자로 보이더라.”


퍽. 퍼버벅.


케이의 대답이 끝나기 무섭게 토의 마동술 겸용한 연속 공격이 계속 되었고, 그는 곧 땅에 쓰러졌다.


‘형, 미안.’


지크는 차마 입 밖으로 내지도 못 하며 케이를 불쌍하게 쳐다보았다.


“뭔가 이상해.”


마틴이 복도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 정도 되는 성이면 아무리 늦은 시간이라도 일정 수의 병사들이 경비하기 마련인데, 오는 내내 본 병사는 정문에 대기하고 있던 병사 두 명뿐이었다.

거기다 엘시아의 연기력이 아무리 좋았다한들 너무 쉽게 들어온 것도 의심스러웠다.


“아무래도 이미 간파당한 모양이야.”


마틴이 생각 끝에 말했다. 하지만 그의 목소리는 처한 상황에 비해 너무나 침착했다. 이미 어느 정도 예상한 듯 했다.


“어떻게 할 거야?”

“저들의 방식대로 놀아줘야겠지. 난 빚만 갚으면 되니까.”


지크의 질문에 마틴이 낮게 웃으며 대답했다. 어찌나 소름 돋는지 지크는 절대 마틴을 심하게 긁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래서 어디로 갈 거지?”


케이가 부은 뺨을 어루만지며 물었다. 하지만 엘시아는 전혀 미안하지 않은지 ‘흥’하며 고개를 돌렸다.

마틴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화려한 걸 좋아하는 남자야. 아마 거대한 곳을 마련해 놨겠지. 이 정도 준비를 해놨으면 글쎄...중앙홀 정도?”


일행은 바로 중앙홀로 달려갔다. 성의 지도는 캐서린이 미리 마련해 주어 길을 잃는 일은 없었다. 하지만 확실히 이상하게도 복도엔 그 어느 누구도 없었다. 시녀 한 명조차 말이다. 기분 나쁠 정도로 조용했다.


“저 문인가?”


지크가 거대한 문을 바라보며 물었다. 그에 마틴은 노크 한번 하지 않고 문을 있는 힘껏 뻥 찼다.


홀에는 네 명의 남자가 있었다. 그들은 하나 같이 금발이었고, 왼뺨엔 크기가 서로 다른 ‘X’자의 흉터가 새겨있었다. 우두머리로 보이는 남자가 영주나 앉을 법한 거대한 의자 위에 앉아있었다.


“이렇게나 시끄럽게 들어오다니. 암살자로 실격이구만.”


의자에 앉아있던 남자가 재미있는지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하지만 마틴은 눈을 가늘게 뜨며 상대방을 노려보았다.


“빅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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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 제 9 장 저주를 푼 고고학자 (5) 20.09.09 16 0 16쪽
130 제 9 장 저주를 푼 고고학자 (4) 20.09.08 14 0 8쪽
129 제 9 장 저주를 푼 고고학자 (3) 20.09.07 25 0 8쪽
128 제 9 장 저주를 푼 고고학자 (2) 20.09.04 19 0 14쪽
127 제 9 장 저주를 푼 고고학자 (1) 20.09.04 17 0 8쪽
126 탈출기 - 외전 루스리아에서 있던 이야기 - (2) 20.09.02 44 0 7쪽
125 탈출기 - 외전 루스리아에서 있던 이야기 - (1) 20.09.02 14 0 13쪽
124 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16) 20.09.01 19 0 11쪽
123 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15) 20.09.01 17 0 8쪽
122 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14) 20.09.01 14 0 8쪽
121 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13) 20.07.16 18 0 10쪽
» 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12) 20.07.16 13 0 8쪽
119 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11) 20.07.15 13 0 11쪽
118 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10) 20.07.14 17 0 10쪽
117 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9) 20.07.14 15 0 12쪽
116 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8) 20.07.13 12 0 10쪽
115 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7) 20.07.13 20 0 13쪽
114 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6) 20.07.11 16 0 7쪽
113 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5) 20.07.09 60 0 12쪽
112 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4) 20.07.08 13 0 10쪽
111 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3) 20.07.07 19 0 10쪽
110 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2) 20.07.06 22 0 10쪽
109 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1) 20.07.05 26 1 10쪽
108 외전. 티나는 열다섯 살 (5) 20.07.03 21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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