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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크의 서재입니다.

프레이야 엑소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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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크
작품등록일 :
2020.05.11 12:33
최근연재일 :
2020.09.16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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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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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3,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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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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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4)

DUMMY

:뭘 그렇게 곰곰이 생각해?:


캐서린이 마틴의 가슴에 얼굴을 묻으며 물었다. 둘이 이러는 것도 참으로 오랜만이었다. 1년 만이니까.

여태껏 마틴은 그녀가 죽은 줄, 그녀는 마틴이 죽은 줄 알았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래도 혹시 몰라 그가 살아있어 자신을 찾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플레이맥스에 촬영을 응한 것이고, 그는 약속처럼 그녀를 찾아주었다.


:그저 너도 이렇게 찾았으니, 슬슬 지크 녀석을 리플하임에 데려다 줄 때가 되었나 해서. 프레이야가 그에게 리플하임을 가도록 시켰거든.:

:프레이야가?:


캐서린은 놀란 표정을 지으며 생각에 잠겼다. 그러고는 무슨 재미있는 생각이 들었는지 코웃음을 쳤다.


:네가 돌아가면 아저씨한테 죽을 거야. 아저씨도 아니라면 마리 언니가 대신 죽여줄 지도 모르고.:

:각오는 해야겠지.:


마틴의 대답에 캐서린은 고개를 번쩍 올렸다. 그거야 말로 예상하지 못한 대답이었다.

돌아가면 무엇이 그를 기다릴지 뻔히 알면서도 가겠다니. 그것도 타메르 때문에. 캐서린은 뭔가 아쉬운 듯 하면서도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변했구나.:

:별로. 그저 무엇이 우리 민족을 위한 길인지 생각해 봤을 뿐이야.:

:그래서?:

:가능성은 있어.:


라이하트에게 가능성이 있다라. 캐서린은 이 말도 안 되는 아이러니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고민스러웠다.

그냥 타메르도 아닌 라이하트에게 엘레마의 미래를 맡긴다는 게. 그들이 무엇 때문에 고향을 나와 이 험한 길을 걷게 되었는데.

그런데도 라이하트에게 걸겠다니.


:맬컴 오빠가 지옥에서 난리칠 거야.:

:안 그럴 수도 있어.:


마틴은 의외로 자신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 지크라는 청년으로부터 마틴은 무엇을 본 것일까. 만난 지 이틀밖에 되지 않은 캐서린은 모를 일이었다.


그녀는 침대에서 천천히 나와 옷을 입고 화장대로 걸어갔다.


:난 이제 저녁에 대접할 손님을 위해 준비해야 돼. 이만 가봐.:


그때 그녀는 뒤에서 안아주는 따스한 온기를 느꼈다.


:너도 같이 가자.:


마틴은 다시 만나게 되면 꼭 해주고 싶었던 말을 꺼내었다.


:암살단도 사라진 지금, 네가 이 일을 계속해야 할 이유도 없잖아. 돌아가자.:


떨리는 목소리가 간절히 애원하는 것처럼 들렸다. 하지만 캐서린은 알고 있다.

조직이 사라졌다고 해서 모든 게 예전처럼 돌아가지 않을 거란 것을. 이제 와서 돌아간다고 해도, 고향 사람들이 자기를 같은 눈으로 반겨줄 리 없다는 것을.


:나중에 얘기하자. 지금은 바빠.:






계획(?)에 실패한 케이는 팔을 의자 뒤에 걸친 채 뭐 잘못 씹은 사람 같은 표정을 지었고, 지크는 홍당무보다 벌게진 얼굴로 고개조차 못 올리고 있었다.

한편, 테이블 반대편에는 엘시아가 아무 말 없이 세 번째 차를 끝내고 있었고, 티나는 조용히 상황을 살피었다.

넷은 또다시 여관의 식당에 모여 있었다. 엘시아가 유곽을 반쯤 뒤집은 후, 케이와 지크를 끌고 여관으로 돌아온 것이다. 그 후 내내 이 모습이었다.


“암살자 녀석, 아직까지 돌아오지도 않은 걸 보니 혼자 잘~ 놀고 있겠구먼.”


케이가 정말 아쉽다는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그에 엘시아는 눈썹을 꿈틀거렸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케이는 계속되는 침묵에 짜증이 났는지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디가?”


엘시아가 눈을 부릅뜨며 물었다. 그러자 케이도 같이 눈을 부라리며 대답했다.


“내 마음이야.”


둘 사이에 보이지 않는 회오리가 거세게 쳤다. 먼저 고함친 건 엘시아였다.


“도대체 왜 그래?! 후치가 한참 가자고 꼬실 땐 끄떡도 안 했었잖아!”

“그때 그랬다고 지금 꼭 그러라는 법 있냐?! 거기다 네가 내 애인이라도 돼? 왜 내가 하려는 일에 사사건건 참견인데?!”

“꼬, 꼭 애인이어야만 상관하라는 법 있냐?!”

“그럼 내가 누구랑 자던 너랑 무슨 상관인데?!”


엘시아는 그의 고함소리에 충격 받았는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울 것 같은 표정을 짓더니 발길을 획 돌리며 2층으로 올라갔다.


“마음대로 해, 이 바보!”


잠시 후, 방문이 1층에서 들릴 정도로 세게 닫혔다. 그에 케이는 한숨을 쉬더니 문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곳엔 어느덧 마틴이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서있었다.


“부부싸움이라도 했나보지?”

“닥쳐라.”


이미 심상이 좋지 않던 케이는 마틴의 비아냥거림을 들을 기분이 아니었다. 마틴도 계속 할 생각은 없었기에 화제를 바꿨다.


“술이라도 마시러 갈까?”


마틴의 제안에 케이는 상당히 흥미가 당긴다는 표정을 지었다.


“쎄냐?”

“돈만 있다면.”

“좋아. 어이 지크, 너도 가자.”


지크는 갑자기 지적받자 조심스럽게 티나의 눈치를 살폈다. 그에 티나는 잠시 생각에 잠기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는 엘시아 양을 확인할게요.”


지크는 허락이 떨어지자 재빨리 케이와 마틴을 따라 밖으로 나갔다.






“어머~ 마틴, 어서와.”


일행이 술집 안에 들어가자 단숨에 여자 다섯이 마틴을 빙그르 둘러싸며 그를 반겼다.


“어제 왔다면서?”

“그럼 바로 들렸어야지 왜 지금 와. 우리가 마틴을 얼마나 보고 싶어 했다고.”


그에 그는 익숙한 솜씨로 그들에게 인사했다.


“오랜만이야, 모두. 그동안 잘 있었고? 오늘은 일행이랑 같이 와서 좀 조용한데로 잡고 싶은데, 안 될까?”


그러자 여성들은 일제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케이와 지크를 쳐다보았다.


“마틴이 타메르를 데려왔어. 이런 말도 안 되는...”


자기들끼리 모여 속닥이는 말에 지크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항상 타메르라면 무조건 나쁘게 보고 시작하는 게 마틴 샤르레이트였으니, 여성들의 방응은 당연한 것이었다.


그에 곤란해진 마틴은 씁쓸히 웃으면서 얘기했다.


“어쨌든 방 좀 마련해 줄 수 있을까?”

“우웅. 알았어. 얼마나 크면 돼? 10석, 20석?”

“왜 셋밖에 안 되는데 그렇게 큰 방을 불러?”


여성들 중 한 명이 대표로 묻자 지크가 이해되지 않는다면서 물었다. 그러자 여자들은 뭐가 재미있는지 큰 소리로 웃었다.


“호호호. 마틴, 네 친구 너무 재미있다.”

“그러게. 마틴이 이렇게 귀여운 하룻강아지를 친구로 삼다니 놀라운 걸.”


지크는 자신이 또 무언가를 잘못 했다는 생각에 얼굴을 붉혔다. 한편, 마틴은 저 촌놈하면서 얼굴을 손으로 가렸다.


“여자는 필요 없으니 작은 방 하나 줘.”


조용하던 케이가 입을 열며 말했다. 그러자 여성들은 전부 쀼루퉁한 표정을 지으며 케이를 감쌌다.


“어머, 그럴 수 없는 거다. 우리도 오랜만에 마틴하고 한 잔 하고 싶다, 뭐.”

“맞아. 남자들끼리만 마시면 재미없잖아. 우리도 껴줘라, 응? 싸게 해줄게.”

“됐으니까 술이나 잘 챙겨줘.”


케이는 여자들의 아부에도 꿈쩍 하지 않고 말했다. 그에 여자들을 야유를 보냈지만 마틴이 겨우 진정시키고 다섯 명 정도 들어갈 방을 잡았다.


“인기인의 점수를 마구 깎아내서 미안하게 되었군.”


케이가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하지만 그의 표정엔 미안함보단 피곤함이 더 뚜렷했다. 지크는 오랜만에 망신을 당하자 그저 얼굴을 붉히며 자리에 앉았다.


“미안해 할 건 없어. 어차피 캐서린만 아니었으면 돌아올 생각도 없던 곳이니까.”


마틴도 맞은편에 앉으며 말했다. 술은 거의 앉아마자 나왔다. 크지 않는 병 2개와 작은 잔 3개였다.


“이게 전부야?”


케이가 아쉬워하며 말했다.


“일단 마셔보고 말해.”


마틴이 술을 따르며 말했다. 케이는 그 중 한 잔을 받더니 거침없이 한 번에 잔을 비웠다. 목구멍을 넘어가자마자 느껴지는 아찔함이 보통 센 게 아니었다.


“뭐야, 이 술은? 뭐가 이리 세?”

“스틱산 20년. 웬만한 사람은 세 잔도 못 마시고 그냥 가지. 한 잔 더 줄까?”


마틴의 제안에 케이가 잔을 앞으로 내밀었다.


“다른 여자하고는 술도 마실 생각이 없는 놈이 아깐 무슨 배짱으로 유곽을 찾아간 거야?”


마틴이 빈 잔에 술을 따라주자 케이는 그것도 단번에 마시며 대답했다.


“다른 여자 찾으면 혹시라도 나아질까 해서. 캬악. 이거 죽이는 걸.”


단 두잔 만에 벌써 숙취가 도는 기분이었다. 그럼에도 불과하고 그는 개의치 않고 다음 잔을 받았고, 그것도 한 번에 해치웠다.

그에 지크가 말리려 했으나 마틴이 오히려 지크를 말렸다. 억지로 취하게 만든다는 생각이 그제야 들었다.

하지만 케이는 신경 쓰지 않고 계속 마셨다. 취해야지만 속이 풀릴 것 같았다.


“망할...계집애...지가 그런다고...내 여자가...되어주는 것도...아니면서.”


케이는 다섯 잔째를 마시자 술김에 말했다. 혀까지 꼬인 데다 말을 끝내는데도 시간이 한참 걸렸다.


“잘 못...걸려도...한참...잘못 걸렸지. 딴 녀석의 여자 때문에...지 생모 장례식도 못 가고...아니었으면...지금쯤 에스테반에 있을텐데...”


케이는 거기까지 말하고는 또다시 한 잔 마셨다.


“왕이 되겠다는 자식은...불임이랑 결혼하고...나는...남의 여자 때문에 쩔쩔매고...어마마마만 불쌍한 거지...안 그러냐?”

“풋.”


지크는 술을 마시다 목에 걸려 그대로 뿜었다. 그는 놀란 표정으로 케이에게 말을 하려했으나 마틴이 막았다.

한편, 케이는 술김에 고개가 점점 내려가고 있었다. 팔로 받치고 있으면서도 고개를 들고 있기 힘들어 하는 것 같았다.


“알고...있었어. 병 때문에... 올해를 넘기지 못한 거란 것도...알면서도...바보같이 그 계집애 곁에 있었어...”


그는 이제 눈을 뜨기도 힘든지 눈을 계속 깜박거렸다. 눈이 이제 완전히 풀려 집중을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그는 결국 머리를 테이블에 박았다. 눈엔 얼마 남지 않은 생기가 빠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젠...더 이상...못 돌아가...”


케이는 그 이후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규칙적인 숨소리만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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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 제 9 장 저주를 푼 고고학자 (8) 20.09.13 14 0 12쪽
133 제 9 장 저주를 푼 고고학자 (7) +1 20.09.13 18 0 9쪽
132 제 9 장 저주를 푼 고고학자 (6) +1 20.09.12 24 1 17쪽
131 제 9 장 저주를 푼 고고학자 (5) 20.09.09 17 0 16쪽
130 제 9 장 저주를 푼 고고학자 (4) 20.09.08 15 0 8쪽
129 제 9 장 저주를 푼 고고학자 (3) 20.09.07 25 0 8쪽
128 제 9 장 저주를 푼 고고학자 (2) 20.09.04 19 0 14쪽
127 제 9 장 저주를 푼 고고학자 (1) 20.09.04 17 0 8쪽
126 탈출기 - 외전 루스리아에서 있던 이야기 - (2) 20.09.02 44 0 7쪽
125 탈출기 - 외전 루스리아에서 있던 이야기 - (1) 20.09.02 14 0 13쪽
124 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16) 20.09.01 19 0 11쪽
123 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15) 20.09.01 17 0 8쪽
122 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14) 20.09.01 15 0 8쪽
121 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13) 20.07.16 19 0 10쪽
120 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12) 20.07.16 13 0 8쪽
119 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11) 20.07.15 14 0 11쪽
118 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10) 20.07.14 17 0 10쪽
117 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9) 20.07.14 15 0 12쪽
116 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8) 20.07.13 13 0 10쪽
115 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7) 20.07.13 20 0 13쪽
114 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6) 20.07.11 16 0 7쪽
113 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5) 20.07.09 60 0 12쪽
» 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4) 20.07.08 14 0 10쪽
111 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3) 20.07.07 19 0 10쪽
110 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2) 20.07.06 22 0 10쪽
109 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1) 20.07.05 26 1 10쪽
108 외전. 티나는 열다섯 살 (5) 20.07.03 21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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