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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엑소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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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크
작품등록일 :
2020.05.11 12:33
최근연재일 :
2020.09.16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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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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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7)

DUMMY

“하아. 하아.”


기나긴 시간을 달린 나머지 호흡이 많이 거칠어졌다. 다리의 고통이, 허파의 아픔이 이미 몸이 한계에 다다랐다고 가르쳐주었다.

하지만 캐서린은 멈추진 않았다. 어둠속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더라도 그저 달렸다.

간혹 가다 가지를 스치며 생기는 잔잔한 상처에 머뭇거릴 여유조차 없었다.

멈추면 죽는다. 오직 그 생각에 그녀는 빠르게 수풀을 달렸다.


같이 온 제트도, 시겔도 죽었다. 남은 건 자신뿐.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다. 계획은 완벽했는데. 몇 번이고 빼먹은 게 없는지 짚어보았었는데.

어디서 빈틈이 생겼지? 그들이 무슨 수로 자신들의 계획을 간파했지? 정보가 도중에 새기라도 한 건가?

설마 배신? 아니, 배신이란 있을 리 없다. 하나의 이상을 위해 피보다 진한 사이를 가진 그들에게 배신 따윈 존재할 리 없다.

그러면 어떻게...


“!”


그때, 캐서린은 멈출 수밖에 없었다. 눈앞이 절벽인 것이다. 아래론 계곡. 이 거리에서 뛰어내린다 한들 살 수 있을 리 없다.


“이제야 따라잡았군.”


그녀는 들려오는 목소리에 급히 고개를 돌렸다. 뒤엔 그녀를 추격해온 다섯 명의 병사들이 검을 꽉 쥐고 있었다.


“감히 엘레마 주제에 자작님을 암살하려 하다니, 배짱도 좋구나. 너도 다른 두 놈과 마찬가지로 지옥으로 보내주마.”


가운데에 있던 병사가 외치자 병사들이 한 걸음 한 걸음씩 그녀에게로 다가갔다.

그에 캐서린은 뒷걸음을 치다 결국 절벽 끝까지 갔다. 그녀는 절벽 아래를 힐끔 내려다보다니 다시 병사들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병사들의 검에 찔러 죽을 것인가, 아니면 절벽에서 뛰어내려 죽을 것인가.


훗.


그녀는 뭐가 재미있는지 차갑게 웃으며 그들을 바라보았다.


“우리 ‘셀레비온’은 머지않아 다가올 미래를 위한 군단. 절대 너희 타메르에게 굴하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그 말을 끝으로 마지막 한 발을 내딛었다.






“!”


캐서린은 눈을 번쩍 떴다. 머리 위로 밤하늘이 아닌 나무 천장이 보였다. 창가로 햇빛이 스며드는 것도 볼 수 있었다.

어떻게 된 거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분명 절벽 아래로 떨어졌을 텐데. 그녀는 상황을 좀 더 파악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서려 했다.

하지만 아무리 많은 힘을 주어도 소용없었다.


“무리하지 말아요. 마취제가 워낙 강해서 내일까진 제대로 움직이기 힘들 테니까요.”


그녀는 갑자기 들려오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그곳엔 붉은 눈동자가 유난히 눈에 띠는 자기 또래의 엘레마가 앉아있었다.


“티나...양?”


캐서린이 그녀를 알아보며 말했다.

그제야 기억이 났다. 자기는 그때 기적적으로 살아남았다. 누군가 그녀를 구해준 것 같은데, 눈을 떴을 땐 이미 상처도 치료 되어 계곡에서 멀지 않은 숲에 버려져있었다.

주변엔 아무도 없었다. 그녀는 후에 들키지 않게 조심하며 암살단의 아지트로 돌아갔으나, 그곳엔 아무도 없었다.

맬컴도, 마틴도, 어느 누구도 그녀를 반겨주지 않았다. 남아있는 건 싸움이라도 일어난 것 같은 아수라장뿐이었다.

그리고 얼마 후 맬컴 오빠가 사형 당했다.


“어떻게 된 거죠?”


캐서린은 지난날을 기억하지 않기 위해 입을 열었다. 이제 와서 울어봐야 소용없는 짓이라는 걸 그녀의 왼쪽 손목이 가르쳐주었다.


“마틴씨가 데려왔어요.”


티나가 캐서린이 앉은 자세를 취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대답했다. 그때 캐서린은 흠칫하며 고개를 돌렸다.


“마틴이요? 지금 어디 있죠? 혹시 벌써 나간 건...”

“난 여기 있어.”


그녀는 들려오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그곳엔 매우 못마땅한 표정을 짓고 있는 마틴과 구경하러 따라온 지크가 막 들어왔는지 문 앞에 서있었다.


“캐서린양, 몸은 좀 괜찮고요?”

“예, 덕분에...”


지크가 밝게 묻자 캐서린이 얼떨결에 대답했다. 한편, 마틴은 인상을 잔뜩 찡그리며 그녀를 노려보았다. 그에 그녀는 잔뜩 기죽은 표정으로 그를 힐끔 올려다보았다.


“저, 고마워.”

:내가 가지 말라고 분명 말했잖아!:


말이 끝나기 무섭게 마틴이 외쳤다. 그는 여태껏 참고 있던 화가 폭발했는지 눈이 혈안이 되어있었다. 뭐라도 눈에 뵈는 게 있으면 다 부셔버릴 기세였다.


:애초에 그 정도 되는 성엔 메인 한 명에 보좌 두 명이 기본이라고! 넌 거기다 암살자도 아니잖아! 마취제였으니 다행이지 독이었다간...!:


마틴은 이성을 잃으며 외치다가 누군가 어깨를 토닥거리자 말을 멈췄다. 옆을 바라보니 지크가 한숨을 쉬며 그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있었다.


“그만 해라. 애 울릴라. 그 정도 했으면 캐서린양도 이해했겠지.”


그에 마틴은 캐서린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녀가 고개마저 내린 채 울상을 짓고 있자 마틴은 할 말을 애써 삼키며 이를 악물었다.


:크윽. 난 몰라! 알아서 잘 해봐!:


그리고 그는 어디 가겠다는 말도 없이 문을 쾅 닫고 나갔다.

그에 지크는 문을 보며 혀를 찼다.


“하여간 성깔하고는.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캐서린양. 저래 봬도 어젯밤부터 복수하겠네, 죽여 놓겠네 하며 날뛰던 놈이니까요. 덕분에 저랑 티나가 말린다고 보통 애쓴 게 아니라고요.”

“알고 있어요.”


캐서린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얘기했다.


“어릴 적부터 자신의 감정엔 솔직하지 않았지만, 속이 착하다는 거...잘 알고 있어요.”


그녀는 잠시 티나와 지크를 번갈아 보았다.


“두 분은 마틴의 친구시죠?”


그녀의 질문에 둘은 매우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캐서린은 빙긋 웃었다.


“친구일 거예요. 그러지 않고서야 당하고는 못 사는 마틴이 복수하러 가겠다고 난리칠 때 막지 못했을 테고, 방금 전처럼 한번 이성 잃고 화내는 그를 말리지 못했을 테니까요.”


그에 지크는 그런가 하며 뺨을 긁적였지만 캐서린은 그저 웃어보였다. 그러고는 깊은 생각에 잠긴 사람처럼 허공을 바라보았다.


“두 분이 들어주셨으면 해요. 저와 마틴, 맬컴 오빠, 그리고 ‘셀레비온’에 대해서.”






시작은, 그래요. 사진 한 장으로 시작했어요. 당시 태자였던 크리스토퍼 반 라이하트 곁에 붉은 눈동자의 엘레마가 서있던 바로 그 사진이요.


:이게 어떻게 된 겁니까?!:


전 그때만큼 화를 내는 맬컴 오빠를 본 적이 없어요. 오빠는 언제나 다정하고 자상했거든요. 때문에 그때 오빠의 모습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어요. 하지만 오빠는 충격과 분노에 휩싸여 장로님에게 따졌어요.


:고작 사진 한 장 갖고 너무 흥분하는구나.:

:‘고작 사진 한 장’이라고요? 신관이 라이하트 곁에 서있는데, 어떻게 이게 ‘고작 사진 한 장’이라는 겁니까?!:


저도 볼 수 있었어요. 붉은 눈동자의 나타샤가 목에 차고 있는 신관의 목걸이를.

어디에도 신관의 목걸이 생김새를 적은 기록이 없다한들, 그건 신관의 목걸이가 분명했어요.

어쩌면 저 또한 나타샤이기 때문에 알아봤는지도 모르죠. 하지만 장로님께선 맬컴 오빠에게 좀 더 지켜보자고 타이르면서 집으로 돌려보냈어요.


저는 그날 잠을 이룰 수 없었어요. 잠을 잤다간 무슨 큰일이라도 날 기분이었죠.

때문에 저는 잠을 자길 포기하고 집을 몰래 나와 마틴네 집에 갔어요.

당시 마틴네 집 마당엔 그의 방까지 뻗어있는 나무가 한 그루 있었는데, 철이 들 때부터 그 나무를 타고 마틴의 방에 몰래 놀러가곤 했었죠.

저는 한밤중인데도 불과하고 나무 위로 올라 자고 있던 마틴을 깨웠어요.


:이런 늦은 시간에 무슨 일이야?:

:맬컴 오빠 있어?:


마틴은 눈까지 비비며 졸린 기색이 확연했지만 저는 무시하고 물었어요. 그만큼 중요한 일이었기 때문이죠.


:형? 형이라면 자고 있겠지.:

:한 번 확인해봐.:


제가 그를 재촉하자 마틴은 투덜거리면서 사라졌어요. 잠시 후에 돌아오더니 방은커녕 집안 어디에도 없다는 거예요.


:긴급회의라도 생겼나보지.:

:무슨 회의를 이런 한밤중에 하는데? 가서 확인해 보자.:

:뭐어? 지금?:

:그래 지금. 빨리.:


우리는 그 후 바로 셀레비온 훈련소로 향했어요. 셀레비온은 저희 리플하임의 수호부대 예요.

매우 오래전부터 리플하임이 바깥세상에 알려지지 않도록 마을을 수호하는 역할을 맡고 있죠.

하지만 모두 어렸을 적부터 마틴과 같은 훈련을 받아온 자들로 구성된 집단이라 일반 경비부대와는 차원이 틀려요. 맬컴 오빠는 그 셀레비온의 단장이었고요.


훈련소엔 예상대로 불이 켜져 있었어요. 저희는 들키지 않게 조심스럽게 다다가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조용히 엿들었죠.


:무리야, 대장! 우리가 무슨 수로 제도를 상대로...거기다 우리가 나가면 리플하임은 누가 지키고?:

:강요를 하는 게 아니야. 하지만 만일 신이 우리 민족을 버리겠다면, 우리라도 나서서 싸우자는 거다. 언제까지고 숨어서만 살 순 없잖아. 하물며 라이하트 왕족의 왕이라면 더더욱.:


저는 잘못해서 소리라도 날까봐 입을 막았어요. 맬컴 오빠는 마을을 떠날 생각이었던 거예요. 라이하트를 왕으로 선택한 신에게 강한 배신을 느끼고, 민족의 자유를 스스로의 힘으로 이루려는 거였지요.


그 후에도 토의는 계속 되었고, 결국 셀레비온 중 몇은 오빠를 따라 마을을 나가기로 하고, 나머지는 마을에 남기로 했죠.


저는 믿을 수 없었어요. 오빠가 마을을 떠나다니. 다시는 볼 수 없을 거라니. 그 생각에 사로잡혀 쉴 새 없이 울었어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맬컴 오빠를 좋아했거든요. 오빠는 언제나 자상하고 어른스러운데다, 항상 사람들의 중심에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그런 오빠를 다시는 못 볼 거라 생각하니, 눈물이 멈추지 않았어요.


:야야. 그만 울어. 그러다간 들킨다고.:

:하, 하지만 맬컴 오빠가, 훌쩍, 떠난다고 하잖아. 난 오빠 없이 못 산단 말이야. 흐애애앵.:


명색이 마을의 경비원들인데 들리지 않았을 리가 없었죠. 결국 들켰어요. 그리고 저희는 셀레비온 전원 앞에 서게 되었죠.


:뭐 하러 왔어?:


맬컴 오빠가 화를 내며 물었어요. 마을 사람들 몰래 연 회의를 애들 둘에게 들켰으니 기분이 좋지 않았겠죠. 하지만 저는 무섭고 떨려 아무 말도 하지 못했어요.


그때, 미겔 오빠가 도와주었어요.


:너무 혼내지마, 대장. 얘네들은 내일 아침까지 내가 맡고 있을게. 내일 아침까지만 시간을 벌면 되는 거잖아.:


마을을 빠져나가고 추적이 불가능해지기까지 다음날 아침이면 된다는 뜻이었어요. 저는 마틴의 팔을 꽉 붙잡았어요.

그가 뭐라도 해주길 바랬었나 봐요. 한편, 맬컴 오빠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괜찮다는 듯 어깨를 으쓱였어요.


:마음대로 해. 분명 내일 아침이면...:

:나도 가겠어.:


순간, 모두의 시선이 한 곳으로 집중됐어요. 마틴이었어요. 그는 강한 눈동자로 맬컴 오빠를 바라보았어요.


:나도 내년이면 셀레비온의 일원이야. 나도 가겠어.:


사람들 사이에서 속닥거리는 소리가 들렸어요. 내년이면 일원이 된다 하더라도 그는 아직 열둘밖에 되지 않았고, 실제로 나가기로 결심한 임원들 중에서도 그만큼 어린 자는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맬컴 오빠는 아무 흐트러짐 없이 마틴만을 똑바로 바라보았어요.


:너까지 떠나면 집은 누가 보고?:

:마리 누나가 있어. 맥스도 있고.:


천년 같이 느껴지던 긴 침묵이 흘렀어요. 어느 누구도 맬컴 오빠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읽을 수 없었을 거예요. 하지만 곧 오빠의 입꼬리가 올라갔어요.


:좋아. 하지만 캐서린은...:

:같이 갈 거야.:


마틴이 오빠의 말을 끊으며 말했어요. 하지만 이번엔 오빠라도 허락할 수 없는지 얼굴이 단번에 일그러졌어요.


:어림도 없는 소리.:

:내가 지킬 거야. 캐서린에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도록, 내가 꼭 지킬 거야.:


또다시 침묵이 흘렀어요. 방금 전보다 훨씬 더 긴 침묵이었죠. 뭐, 제가 그렇게 느꼈을 지도 모르지만요. 결국 맬컴 오빠는 한숨을 쉬었어요.


:마음대로 해.:

:대장!:


일원들 중 몇이 안 된다며 반대하는 소리가 들렸어요. 그도 그럴 것이 저는 싸움이라곤 배워본 적이 없으니까요. 그런 저를 열두 살밖에 되지 않는 마틴이 지킬 수 있을 리 없고요. 지금의 제가 생각해도 말도 안 되는 결정이었어요.


하지만 마지막 결정권은 오빠에게 있었고, 오빠는 허락했으니까 다른 사람들은 함부로 나설 수 없었죠.


그리고 그날 밤, 총 열네 명이 리플하임을 나왔어요. 그게 훗날 ‘X’라 불릴, 역대 최강의 암살단의 시작이었어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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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 제 9 장 저주를 푼 고고학자 (9) 20.09.16 23 0 8쪽
134 제 9 장 저주를 푼 고고학자 (8) 20.09.13 14 0 12쪽
133 제 9 장 저주를 푼 고고학자 (7) +1 20.09.13 18 0 9쪽
132 제 9 장 저주를 푼 고고학자 (6) +1 20.09.12 24 1 17쪽
131 제 9 장 저주를 푼 고고학자 (5) 20.09.09 17 0 16쪽
130 제 9 장 저주를 푼 고고학자 (4) 20.09.08 15 0 8쪽
129 제 9 장 저주를 푼 고고학자 (3) 20.09.07 25 0 8쪽
128 제 9 장 저주를 푼 고고학자 (2) 20.09.04 19 0 14쪽
127 제 9 장 저주를 푼 고고학자 (1) 20.09.04 18 0 8쪽
126 탈출기 - 외전 루스리아에서 있던 이야기 - (2) 20.09.02 44 0 7쪽
125 탈출기 - 외전 루스리아에서 있던 이야기 - (1) 20.09.02 14 0 13쪽
124 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16) 20.09.01 19 0 11쪽
123 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15) 20.09.01 17 0 8쪽
122 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14) 20.09.01 15 0 8쪽
121 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13) 20.07.16 19 0 10쪽
120 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12) 20.07.16 13 0 8쪽
119 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11) 20.07.15 14 0 11쪽
118 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10) 20.07.14 17 0 10쪽
117 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9) 20.07.14 15 0 12쪽
116 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8) 20.07.13 13 0 10쪽
» 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7) 20.07.13 21 0 13쪽
114 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6) 20.07.11 16 0 7쪽
113 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5) 20.07.09 60 0 12쪽
112 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4) 20.07.08 14 0 10쪽
111 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3) 20.07.07 19 0 10쪽
110 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2) 20.07.06 22 0 10쪽
109 제 8 장 유혹의 라벤더 (1) 20.07.05 26 1 10쪽
108 외전. 티나는 열다섯 살 (5) 20.07.03 21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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