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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 주식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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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창업
작품등록일 :
2020.05.11 10:24
최근연재일 :
2020.08.13 18:27
연재수 :
1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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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47
추천수 :
719
글자수 :
567,238

작성
20.06.03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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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대결 (5)

DUMMY

“영광입니다, 전무님.”


다른 팀 팀장이 허릴 굽혔다.

대체 무슨 꿍꿍이지?

왜 온 거냐? 넌.


“VR 훈련보고서를 봤습니다.”

“그건 기밀일 텐데요.”

“회장님이 일부를 알려주셨소.”

“일부라면?”

“손다영 팀장 맞으시오?”

“네, 전무님.”

“레드 팀이 다녀왔다죠?”

“무사히만 다녀왔습니다.”


다영이 시크하게 말했다.

기대치가 활짝 웃었다.


“하하. 역시 손 팀장은 쿨해요.”

“무슨 일이신지?”

“난 그저 금일봉이라고 할까.”


기대치가 일어서며 봉투들을 꺼냈다.

다른 팀장과 다영에게 나눠줬다.

쇼하고 있네.

뺀질이 놈.


“작지만 사기진작에 도움될 겁니다.”

“작아도 도움이 될까요?”

“아, 위대한 씨.”

“네, 전무님.”

“나한테 불만이라도 있는 게요?”


입을 꽉 다물었다.

대꾸하기도 귀찮았다.

씹어 먹어도 시원치 않을 놈.


“아침이라서 술이 덜 깼나 봅니다.”

“그거 안됐구먼. 젊은 친구가.”

“어젯밤엔 감사했습니다.”

“뭐가 말이오?”

“비싼 양주를 사주셔서요.”

“아아. 그렇게 비싼 건 아니요.”

“아, 역시.”


대한이 팔짱을 끼고 말했다.


“레벨이 다르십니다.”

“레벨이라. 내가 높은 쪽인가?”

“높으시죠. 하늘과 땅만큼.”

“하늘과 땅이라.”

“전무님과 함께한 것만도 영광이죠.”

“흠. 왜 난 비꼬는 말로 들릴까.”

“아닌데요. 그러시다니 유감입니다.”

“그만합시다.”

“그러시죠.”

“대한 씨의 애사심은 높이 평가하오.”

“감사합니다.”

“활약도 대단하시고.”

“전무님 활약에 늘 감탄하고 있습니다.”


핑퐁처럼 오고 가는 날 선 대화.

다들 어리둥절해졌다.


“이런, 미팅이 있는 걸 깜박했군.”


기대치가 벌떡 일어섰다.


“그럼 수고들 하시오.”

“벌써 가십니까?”

“회장님 바람대로 성과를 올려주시오.”

“네, 전무님. 살펴 가십시오.”


다른 팀 팀장이 무릎까지 꿇으려 했다.

다영은 살짝 목례만 했다.

기대치가 나갔다.

모두가 대한만 쳐다봤다.

둘 사이의 이상한 기류를 느낀 걸까?

다들 의자에 앉았다.


“신참, 도대체 무슨 일이야?”


유나가 옆구리를 찌르며 말했다.


“전무님이랑 술자리에서 대판 싸웠어?”

“아뇨. 전혀.”

“그 성질로 한 껀 올린 것 같지, 왜?”

“전 안 싸웁니다.”

“그럼?”

“항복하거나 스스로 할복하게 만들죠.”

“와, 형 대단한데요?”

“술은 왜 마셨어?”

“그냥 우연히 만나서요.”

“그냥 우연히? 들었지, 다영 씨?”

“대한 씨, 자세한 건 모르겠지만.”

“네, 팀장님.”

“방금 전에 한 대화. 좀 위험했어.”

“그랬습니까?”

“오해를 살 것 같은 말은 흘리지 마.”

“전 그냥.”

“그런 직원을 좋아할 상사는 없어.”

“네. 앞으로는 조심하죠.”


대한이 고개 숙이며 말했다.

하지만.

속마음은.

상무만 돼봐.

코브라 같은 놈.

천하에 재수 없는 놈.

푹 삶아서 육수를 낼 놈.

통째로 초고추장에 찍어먹을 놈.

악령 뒷구멍이나 핥는 찌질이.

빈대 뒷다리에 달린 기생충.

낙하산 없이 뛰어내린 놈.

병원을 들락대는 정치인.

위 상무가 되는 순간.

너는 주그그어따.

유나가 말했다.


“자기.”

“네?!”

“뭔 생각을?”

“아닙니다. 스케줄을 확인하느라고.”

“어머. 자기 그 영감 챙겼어?”

“영감이라뇨?”


대한이 벌떡 일어서며 소리쳤다.


“이런! 저 좀 다녀오겠습니다. 한시원 님 수술결과를 못 챙겼어요.”

“저 봐. 은근히 멍해, 신참은.”

“그래, 가봐. 기다리실 텐데.”

“감사합니다. 그럼.”


꾸벅 절하고 서버실을 나왔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으로 갔다.

복도를 걸었다.

그의 기억력을 꾸짖었다.

기대치 때문에 까맣게 잊고 있었다.

얼마나 자신을 원망할까?

왜 난 실수투성이일까?

간호사를 붙잡아 세웠다.


“한시원 씨 수술결과 나왔습니까?”

“한시원 씨요?”

“뇌경색으로 입원한 환자.”

“수술은 성공적이었어요.”

“휴. 지금 어디 계십니까?”

“중환자실에 잠깐 계셨다가.”

“퇴원하셨나요?”

“개인병실로 옮기셨어요. 오세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간호사를 따라 개인병실로 갔다.

환자복을 입고 누운 한시원이 보였다.

링거를 맞고 있었다.

얼굴은 까칠했다.


“한시원 씨.”


대한이 다가갔다.

한시원이 고개를 들었다.

얼굴에서 반가움이 꽃처럼 피어났다.


“아니? 내 보호자 아니신가.”

“죄송합니다. 너무 늦게 왔습니다.”

“아아, 신경 쓸 거 없네.”

“수술경과가 좋다더군요.”

“내가 좋은 사람을 만났지.”

“외롭진··· 않으셨습니까?”

“조 대표가 와줬어.”

“아, 그럼 모든 절차를.”

“마쳤네. 운명거역자가 된 이유도.”

“환영합니다, 선생님.”

“나한테도 능력이 생겼다던데. 영혼을 보고, 말하고, 만지는 능력.”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졌다.


“네!? 뭐라고 하셨죠?”

“뭘 말이지?”

“방금 하신 말씀.”

“영혼을 보고 대화하고 만진다?”

“네.”

“그러고 보니까.”

“네?”

“하나가 더 추가라던데.”

“더요?”

“마음을 읽는 능력을 갖게 됐다더군.”


세상에.

한시원이 독심술까지 가졌다고?

그렇다면 이곳의 최고능력자.

자신의 위치가 낮아졌다.

운명에 배신당했다.

정신을 차렸다.


“아, 정말 축하드립니다.”

“고맙네. 약간의 질투도 느껴지는군.”

“저보다 월등한 능력을 가지셔서요.”

“배가 아팠나?”

“네.”

“너무 솔직한 거 아니야?”

“숨길 수가 없으니까요.”


한시원이 대한의 손을 잡았다.


“자네는 참 좋은 사람이야.”

“아닙니다.”

“날 구해줬지. 믿음도 건네주고.”

“제가 뭘.”

“자네가 내 보호자라서 정말 기쁘네.”


가슴이 뭉클했다.

한편으론 궁금해졌다.

자신과 한시원의 운명이 어떻게 얽힐지.


“뭐 필요한 건 없으십니까?”

“아니. 자네도 능력이 있다면서?”

“예.”

“내가 하나 더 가진 건가?”

“그렇습니다.”

“왜 그런지 혹시 아나?”

“회장님 뜻이겠죠. 운명이거나.”


한시원이 리모컨으로 침대를 올렸다.


“내가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네, 한시원 님.”


한시원이 말을 아꼈다.


“오해하진 말게나.”

“네. 말씀하십시오, 선생님.”

“어젯밤에 기대치전무가 날 찾아왔었네.”

“예?!”

“잔뜩 취해서 찾아왔지.”

“뭐라고 하던가요.”

“횡설수설. 회장님께서 많은 능력을 주셨으니 그분께 충성해라. 자기가 자네 대신에 내 보호자가 되겠다.”

“후훗.”

“정말 왕 재수더군, 그 친구.”

“그러겠다고 하셨나요?”

“가까운 사이였나?”

“아닙니다. 철천지원수에 가깝습니다.”

“전무와 원수지간이라.”

“좀 별나죠.”

“회사생활이 어렵겠구먼.”

“네, 뭐.”

“혹시 여자 때문인가?”

“독심술을 쓰신 겁니까?”

“저절로 읽히는 거라 어쩔 수가 없어.”

“사실 여자 때문이기도 합니다.”

“조선 대표!”


기대치도 버거운데 이 양반까지?

설마 저 나이에 재혼을 꿈꾸는 걸까?


“아니야. 삼각관계에는 취미 없다네.”

“한시름 놨네요.”

“가만 가만. 어디보자.”

“예?”

“오늘 아침에 회장님이 찾아오셨지.”

“회장님이 직접요?”

“내 능력을 꽤 꼼꼼히 검증하시더군.”

“혹시?”

“맞아. 상무자리를 제안했어.”


머릿속에 광경이 그려졌다.

회장이 그를 방문한다.

낯선 영혼과 함께.

한시원의 능력을 확인한다.

영혼을 보고 대화하고 만지는지.

자신의 속마음을 읽는지도.

회장과 한시원은 잘 통할 거다.

조직을 관리해온 연륜.

자신과는 상대가 안 된다.

후계자도 가능하다.

아니다.

독심술을 가진 부하다.

회장도 조심할 게 분명하다.

지금 자신은 멀리 은하계로 쫓겨났겠지.


“내가 뭐라고 말했을 것 같나.”

“글쎄요.”

“상무자리를 맡겠다고 했네.”

“네.”

“혹시 섭섭한가?”

“두 가지 마음이 듭니다.”

“섭섭한 거 말고 또.”

“선생님이라서 다행이라는.”

“그렇군.”

“언젠가는 저도 치고 올라올 겁니다.”

“왜 내가 상무여서 다행이었지?”

“그야 아시잖습니까.”

“기대치전무 때문이다?”

“그 자를 막을 사람이 필요합니다.”

“조선 대표와는 관계없나?”

“어느 만큼은 있죠.”


한시원이 금테안경을 고쳐 썼다.


“나도 자네도, 조 대표 밑이지.”

“회사에선 숨기고 있습니다.”

“다리를 놔줘?”

“정말이십니까?”

“자네 하는 거 봐서.”

“감사합니다.”

“하하, 멋진 회사 생활이 되겠구먼.”

“최대한 돕겠습니다.”

“자, 잘 부탁하네.”


한시원이 내민 손을 맞잡았다.

이렇게 든든한 편을 갖다니.

천운을 만난 기분이었다.


“선생님께 여쭤볼 게 있습니다.”

“나가주게.”

“조 대표님과 제가.”

“난 예언할 줄 몰라.”

“하지만.”

“좋아하는 음식도 없어.”

“제가.”

“살짝 엿봐달라니. 다음에 보세!”


한시원이 눈을 감았다.

대한이 한숨을 내쉬었다.

꾸벅 절하고 병실을 나갔다.


‘기대해라, 기대치. 아작을 내주마.’


의기양양하게 돌아왔다.

특수처리반.

블루 팀만 바둑을 두고 있었다.


“저희 팀은 어디로 갔죠?”

“기 전무님이 오셔서 돌려보냈어.”

“기대치전무가요?”

“오늘 하루 휴가를 준다던데?”

“자, 손 팀장이 남긴 메모야.”


메모지를 받아들었다.

다영이 쓴 손 글씨였다.


작가의말

언제나 행복하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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