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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님의 서재입니다.

영혼 주식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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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창업
작품등록일 :
2020.05.11 10:24
최근연재일 :
2020.08.13 18:27
연재수 :
132 회
조회수 :
17,710
추천수 :
719
글자수 :
567,238

작성
20.05.24 07:22
조회
136
추천
3
글자
10쪽

첫 임무 (1)

DUMMY

풀어서 건네줬다.


“나도 특수처리반 출신이었네.”

“일주일은 개기셨나 보네요.”

“아무튼 멋진 직업이었어.”

“언제나 앞서 가십니다”

“최선을 다하게.”

“그럴 겁니다.”

“이 시계를 내가 가져가면 어떨까.”

“그건 안 되겠는데요.”

“내가 무력을 쓰면? 나와 싸우겠나?”

“제 물건이니 당연히 싸울 겁니다.”

“흐음.”


기대치가 삐딱하게 대한을 응시했다.

대한의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

기대치가 손목시계를 돌려줬다.


“자넨 나랑 붙을 만큼 강하지 못해.”

“상무부터 되고 선물로 드리죠.”

“먼저 가지. 많이 먹게.”


기대치가 접시를 놔두고 걸어갔다.

대한이 그의 뒷모습을 노려봤다.


“망할 자식.”


겨우 주먹에서 힘을 풀었다.

전혀 그의 간교함을 이길 수 없었다.


“언젠가는 밟아주마.”


뼛속 깊이 되뇌었다.

식사를 끝내고 숙소로 돌아왔다.

술이라도 마셔야 잠이 들 것 같았다.

새벽 5시에 일어나려면 딱 적당히.

세상에 이것만큼 어려운 일은 없다.

다영 씨는 뭘 하고 있을까.

도서관에 책을 반납하고 있을까?

심영과 유나 씨는 술을 마시겠지?

칵테일 바로 올라갔다.


“위스키 더블 스트레이트.”


벌써 밤10시였다.

주변은 혼술 천국이었다.

영혼들도 곁에서 술 향기를 맡았다.

꿀꺽.

단번에 술잔을 비웠다.

젠장.

간에 기별도 안 간다.

그를 향해 다가오는 영혼이 있었다.

그림을 완성할 마지막 퍼즐조각이.

그토록 보기 원했던 변영훈.

그의 실제 영혼이.

이미 육체를 봤기에 바로 알아차렸다.

그가 대한 곁에 앉았다.


“안녕하십니까.”

“이제야 나타나셨군요.”

“위대한 선생님.”

“네, 변영훈 씨. 반갑습니다.”

“죄송하지만, 저도 한잔만 주십쇼.”


대한이 위스키 두 잔을 시켰다.

그의 손이 덜덜 떨렸다.


“알코올중독은 아니시죠?”

“예. 어젠 너무 달려서.”

“네?”

“아니, 숙취가 심해서요.”


너무 취해서 금단이 생겼다?

영혼의 세계도 끔찍하군.

그가 술잔에 코를 푹 박았다.

벌이 꽃의 꿀을 빨듯이.

손 떨림이 멈췄다.


“잘 지내고 계십니까?”

“별로요.”

“휴양 중이라던데.”

“절 그렇게 불쌍히 보진 마십시오.”

“누가요. 제가요?”

“얼마 후면 육체를 되찾을 겁니다.”

“어떻게 확신하시죠?”

“기 전무님이 약속하셨으니까.”


알싸한 위스키로 목구멍을 태웠다.


“기 전무한텐 어떻게 선발된 겁니까?”

“사연이 긴데요.”

“괜찮아요. 시간은 우리 편이니까.”

“실은 하도 회사에 적응이 안돼서.”

“왕따를 당했나요?”

“맡은 업무에서 실수가 생겼습니다.”

“저런.”

“눈치가 보이더라고요. 사직서 째로.”

“기 전무를 찾아갔군요.”

“네.”

“수술은 어디서 받으셨습니까?”

“수술실에서요.”

“5층 수술실?”

“네.”

“거기 있던 사람들이 생각나십니까?”

“모든 걸 비밀로 하라고.”

“예? 좀 크게.”

“비밀서약서에 사인해서요.”


퍼즐그림이 완성됐다.


“왜 지금 절 찾아오신 거죠?”

“꼭 드릴 말씀이 있어서요.”

“뭡니까.”

“영혼의 재활용을 막아주십시오.”

“이유가 뭐죠?”

“좋은 점보다 나쁜 점이 더 많아요.”

“그래요?”

“육체로 지낼 때가 더 행복했습니다.”


민구 영혼과는 정반대다.

영혼마다 생각하는 게 다르구나.


“저한텐 기대치를 막을 힘이 없습니다.”

“아뇨. 크게 되실 분이죠.”

“뜬소문입니다.”

“단 한 사람만 조심하십시오.”

“한 사람?”

“네.”

“그게 도대체 누굽니까?”


호기심이 일었다.


“그건 바로 회장님입니다.”


변영훈의 실제 영혼이 말했다.

대한이 웃어넘기려 했다.


“야, 회장님한테 잘 보이긴 글렀네요. 안 그래도 안부 드리려던 참이었는데.”

“선생님과 회장님은 숙적이죠.”

“그럼 그분이 날 피하러 다니시나?”

“두 분은 반드시 대립하는 날이.”

“옵니까?·· 이봐요, 영혼은 그렇게들 할 일이 없습니까? 아님 당신만 그런가?”

“영혼들은 다 압니다.”

“미래를 본다는 뜻이오?”

“네.”

“그럼 난 허수아비네.”

“아니죠. 선생님이 바로 변수시죠.”

“회장님과 싸우는 일은.”


잠시 망설였다.


“없어요. 없을 거고. 없었습니다.”

“그게 위대한 님의 운명입니다.”


뭐라 말하겠는가.

스포일러를 공개해서 고맙다고?

무대에서 열연을 하겠다고?

기립박수를 쳐달라고?

그가 일어서며 말했다.


“부디 영혼의 재활용을 막아주십시오.”

“회장님과 싸우면 누가 이깁니까?”

“거기까지는 모릅니다.”

“코에 걸면 코걸이 버전이군.”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아뇨! 다시는.”


영혼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한숨이 터져 나왔다.


“오지 마··· 시오.”


영혼들은 내가 만만한가?

왜 나만 붙잡고 늘어지는 거지?

술값을 계산하고 숙소로 내려왔다.

옷을 벗고 캡슐에 누웠다.

다음날.

새벽5시.

제법 상쾌하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함. 오늘인가.”


샤워를 하고, 이를 닦고, 면도를 했다.

정장을 차려입고 숙소를 나섰다.

1층으로 왔더니 새벽5시45분.

쌀쌀한 날씨였다.

편의점에서 카드키로 결제했다.

뜨거운 캔 커피 4개를 건네받았다.

회사를 나섰다.

드디어 첫 임무가 시작됐다.


“후우우우.”


전용주차장.

미니 리무진버스 앞.

손목시계를 보니 5시50분.

이제 10분만 지나면 첫출발이다.

한 인간의 운명을 바꾼다?

긴장감에 온몸이 떨렸다.

심장이 차갑게 뛰었다.


“어머, 대한 씨가 일착이네?”


다영이 화사하게 입고 나타났다.

긴 생머리가 어울리는 꽃무늬원피스.


“일찍들 나오셨네요?”


심영이 캐주얼한 복장으로 다가왔다.

블루투스이어폰을 꽂은 채였다.

대한이 둘한테 캔 커피를 건넸다.


“고마워요, 형.”

“나도 잘 마실게.”


숙소에서 챙긴 담뱃갑을 꺼내들었다.


“이걸 가져가도 될까요?”

“회사 규정상 안 돼.”

“그래요?”

“근데 우린 규정밖에 있어.”

“다영 누나도 참.”

“나도 한 대 줘. 피우고 출발하자.”

“저도 주세요, 형.”


그렇게 셋은 담배를 나눠피웠다.


“역시 유나 누나는 늦네요.”

“화장이 어쩌고 하겠지 뭐.”

“잠은 잘 주무셨어요, 형?”

“응. 아주 푹 잤어.”

“다행이네. 적응력이 좋은 거 같아.”

“뭐가 적응력이 좋단 거야?”


유나가 오피스룩으로 걸어왔다.


“나도 한 대 줘.”


캔 커피와 담배를 건넸다.


“으으. 꼭 이렇게 새벽에 가야해?”

“열심히 일하는 것 같잖아요.”

“누가 알아주니?”

“희망차게 떠오르는 태양이요.”

“아직 술이 덜 깼구나?”

“화장 얘긴 안하네?”

“아주 개진창이야. 아침도 못 먹었고.”

“언제는 다이어트 한다더니.”

“다영 씨, 자긴 날씬하다 이거야?”

“유나 씨 똥배 안 나왔어.”

“여성들의 숙명이야, 다이어트는.”

“전 미리 시동 좀 걸겠습니다.”


심영이 운전석으로 들어갔다.

대한은 쓰레기를 모아 버리고 왔다.

모든 팀원이 차량에 탑승했다.

환한 불빛에 눈이 부셨다.

다영이 손목시계로 심영을 호출했다.


“영아, 들려?”

“넵. 다영 누나.”

“내비게이션에 입력시켜. 주소는.”


유나가 대한한테 눈을 찡긋했다.

슬쩍 에너지 바를 건넸다.


“먹어. 자기한테만 특별히 주는 거야.”

“감사합니다.”

“위험한 순간에 나 모른척하기 없기.”

“앗, 그런 뜻이?”

“내 말 뜻 알지?”

“저도 구해주십시오.”

“유나 씨, 다 들려.”

“귀도 밝아.”

“부담지우지 말고 가르칠 생각이나 해.”

“대표님 추천이잖아. 알아서 잘하겠지.”

“열심히 하겠습니다.”


마침내 차가 출발했다.

유나와 다영은 눈을 감고 쉬었다.

대한은 바깥세상을 살펴보느라 바빴다.

정말 오랜만의 외출이다.

아직 이른 시간에 다니는 차들.

서서히 동이 터오는 일출.

보도 위를 걷는 사람들.

도시가 밝고 있었다.

그렇게도 싫었던 곳이 그리워졌다.


“영이 운전솜씨가 좋네요.”

“몰랐구나? 쟤 취미가 있지?”

“뭔데요?”

“귀때기에 이어폰 꽂고 질주하는 거.”

“질주요?”

“라이더. 미친 애야.”

“누나! 내 애마 비웃지 마요.”

“위치추적 장치는 누가 붙이죠?”

“유나 씨랑 대한 씨가 연인으로 위장.”


유나가 발끈했다.


“뭐, 연인? 왜 나랑 신참이야?”

“둘이 잘 어울려서.”

“다영 씨가 신참이랑 나가면 안 돼?”

“안 돼.”

“왜.”

“나이차이가 좀 나잖아. 티나. 발각돼.”

“요즘은 연상연하 커플이 대세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대한.


“자긴 누구랑 나가고 싶어?”

“제가 정하라고요?”

“잘 정해. 팀장 말이라고 따르지 말고.”

“저는.”

“참고로 난 본부에서 지휘하고 싶어.”

“제가 남고 두 분이 나가시는 게.”

“어머, 우릴 갖고 노는 거야?”

“둘 다 조용! 무조건 둘이 나가.”

“너무해.”

“팀장으로서의 명령이야.”

“쳇. 이럴 때만 팀장이래.”

“미리 연습이라도 해둬.”


대한과 유나가 멀뚱멀뚱 마주봤다.

뭘 연습하라고?!

아침7시.

강남구 대치동 주택단지로 들어섰다.

검정 세단이 주차된 개인주택 앞.

리무진버스를 반대편에 세웠다.


“자, 이제 어떡하죠?”


심영이 뒤를 보며 물었다.


“대기. 둘은 차에서 내려.”

“대상자 사진 다시 보여줘.”


다영이 유나에게 사진을 건넸다.


작가의말

오늘도 힘내시고 건강하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Lv.99 정원교
    작성일
    20.05.24 08:30
    No. 1

    추천, 잘 읽었습니다. 두개의 작품을 동시에 올리면 읽는 사람이 부담이 됩니다. 바쁜 작가님들이거든요...따로 시간차를 둬 보세요. 조회수가 따라붙을 겁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8 창업
    작성일
    20.05.24 12:01
    No. 2

    관심만 감사히 받겠습니다. 꾸벅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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