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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님의 서재입니다.

영혼 주식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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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창업
작품등록일 :
2020.05.11 10:24
최근연재일 :
2020.08.13 18:27
연재수 :
132 회
조회수 :
17,705
추천수 :
719
글자수 :
567,238

작성
20.05.22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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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특수처리반 (3)

DUMMY

대한이 허리 굽혀 절했다.

첫 직장이었는데 많이 아쉬웠다.

휴우. 정을 떼야지.

5층 개인병실로 찾아갔다.

민구 상태는 이제 아주 좋아보였다.


“민구야.”

“왔냐?”

“어제 하던 얘기를 계속해 봐.”

“뭐, 나 영혼이었을 때?”

“그래. 자세히 좀 들려줘.”

“자유로웠어. 얼마나 자유로운지 넌 상상 못할 거다. 도대체 왜 영혼의 재활용에 목을 매는지 이해가 안 가.”

“너 같은 영혼들이 많니?”

“반반이야. 프라이드 반 양념 반.”

“너야 육체로 금방 돌아온 케이스였잖아. 잠깐 산책하고 돌아온 느낌이겠지.”

“그렇긴 하지. 오랫동안 꿈을 꾼 것 같기도 해. 그렇지만 너무 자유로웠어.”

“이 회사에서 떠나진 못했어?”

“응. 신의 돌이 계속 끌어당겼어.”

“내 몸에라도, 훗. 다른 육체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은 안 들었고?”

“겁은 나더라.”

“겁?!”

“이대로 계속 영혼이면 어쩌나.”

“뭐가 제일 두려웠는데?”


둘이 동시에 말했다.


“섹스지.”

“섹스!”

“에구, 말을 말아야지.”

“참. 형님이 핵심부서에서 일하게 됐다.”

“핵심부서?”

“상무이사로 가는 첫발을 뗀 거지.”

“무슨 일을 하는데?”

“악령도 때려잡고 운명거역자도 구해.”

“한마디로 개고생하겠네.”

“축하인사냐?”

“뭐든 열심히 해.”

“기억은 좀 돌아왔어?”

“널 구한 건 기억해. 내가 당한 건.”

“안 떠오르고?”


민구가 한숨을 내쉬었다.

대한이 민구의 어깨를 다독였다.


“어쨌든 네가 내 생명을 구했어.”

“어쨌든 공동의 적은 잊지 마.”

“타도하자 기대치?”

“또.”

“운명거역자?”

“영혼의 재활용.”


주먹을 쥐고 맞부딪쳤다.

민구가 어서 회복되길 빌었다.


‘이제 연락만 오면 되나?’


혼자 뷔페식당에 갔다.

전화가 걸려왔다.

조선이었다.


“네, 조선 씨.”

-죄송해요. 연락이 늦어서.

“아닙니다. 늘 바쁘시니까요.”

-이해해줘서 고마워요.

“특수처리반 일입니까?”

-지금 대한 씨한테 누가 갈 거예요.

“지금요?”

-그분이 팀장님이세요.

“감사합니다.”

-훈련받고도 그런 말이 나오시려나?

“그땐 욕하면 되죠.”

-열심히만 해주세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럼 다음에 통화해요.

“네, 고맙습니다. 조선 씨.”


통화가 끊겼다.

주변을 둘러봤다.

인간, 인간, 영혼, 인간, 영혼, 인간.

30대 미녀가 그에게 다가왔다.

생머리를 묶어서 늘어뜨렸다.

나이를 짐작하기 힘든 미혼 같았다.


“위대한 씨?”

“네, 접니다.”

“특수처리반의 손다영이에요.”

“아, 제가 여기 있는 건?”

“점심시간이니까. 전 먹었어요.”

“오늘 점심은 패스하겠습니다.”

“그럼 따라오실 수 있죠?”

“예. 앞장서시죠.”


대한이 손다영을 뒤따라갔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9층으로 갔다.

띵.

서버실 앞에서 멈췄다.

그녀가 카드키로 서버실문을 열었다.


“놀라셨나요?”

“어딜까 궁금해서 연구해봤습니다.”

“어머, 그래요?”

“서버실이 지나치게 크더군요.”

“비밀유지에는 그만이죠.”

“제 카드키로는 안 열리겠죠?”

“주세요. 일급보안코드를 심어야 해서.”


대한이 자신의 카드키를 건넸다.


“영혼들도 이곳은 접근금지에요.”

“영혼차단막 같은 게 있나요?”

“네. 진도가 빠르시네요?”

“진짜 철통 요새군요.”

“저를 따라오세요.”


그녀와 함께 서버실 깊숙이 들어갔다.

특수처리반 내부.

책상 2개와 의자 8개.

보드 칠판이 회의실을 연상시켰다.

다영이 대한에게 말했다.


“자, 특수처리반에 오신 걸 환영해요.”


파란 책상엔 남자4명이 앉아 있었다.

다영이 대한을 빨간 책상에 데려갔다.

청년1명과 여자1명이 앉아 있었다.

바로 손다영의 팀이었다.

여자는 단발머리였다.

청년은 핸섬했다.


“여러분? 새 식구가 왔어요.”

“제 발로 저승길에 왔나?”

“비리비리한데 그래.”

“복장은 그게 뭐야.”

“블루팀은 지방방송 꺼줄래요?”

“레드팀이 갖는 건가?”

“물론이죠. 우리 팀에서 뛸 거예요.”

“죽은 놈 대신이구만.”

“대한 씨? 자기소개부터 하세요.”


대한이 똑바로 서서 힘차게 말했다.


“안녕하십니까. 위대한입니다.”

“이름은 이상하고. 몇 살?”

“스물아홉 살입니다.”

“재수 없게 아홉수라니.”

“죽기 딱 좋은 나이지. 암.”

“그쪽은 입 좀 닥치시지?”

“유나 양, 벌써부터 감싸기야?”

“자, 대한 씨?”


다영이 대한을 재촉했다.

어서 이 중구난방을 벗어나자.


“특수처리반에서 일하게 됐습니다. 뭐 딴 거 있겠습니까? 잘 부탁드립니다.”


90도로 절했다.

잘 보여서 나쁠 건 없었다.

속마음은 ‘다 내 밑에서 기어!’였다.

빈 의자에 앉았다.

책상 위에는 노트북이 놓여있었다.

핸섬한 청년이 먼저 악수를 청해왔다.


“저는 심영입니다. 잘 오셨어요.”

“내가 선배라고 불러야겠죠?”

“아유, 선배는요. 영이라고 하세요.”

“이름이랑 잘 어울리네.”

“하하. 말 팍팍 놓으십쇼.”

“그래, 반가워.”


단발머리 여자가 악수를 청했다.

귀여운 인상에 눈빛이 초롱초롱했다.


“웰컴. 난 까칠한 게 좋은데 자기도 왠지 까칠할 거 같네? 정유나야.”

“반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자, 우리 팀 소개는 끝난 건가?”


다영이 책상에 앉았다.

손다영, 심영, 정유나, 자신.

대한한테도 자신의 팀이 생겼다.


“지금부터 저는 뭘 할까요?”


팀원 셋이 외계인 보듯 쳐다봤다.


“뭐든 시켜만 주십시오.”

“아니. 그런 마인드는 버려요.”


다영이 의욕과잉인 대한을 다독였다.


“여기선 모두가 평등해요. 커피도 자기가 따라 마시고, 밥도 각자 먹어도 되고.”

“다영 씨, 신참 좀 굴려보자.”

“유나 씨.”

“심심하잖아. 시간도 안 가는데.”

“형님, 정해진 훈련시간에요.”

“어.”

“그때만 참여하시면 돼요.”

“중요한 거 알려줘야지.”


유나가 손톱을 매만지며 말했다.


“외부출장이 있는 건 알아?”

“네.”

“회장님 지시대로 움직이는 것도?”

“압니다.”

“자긴 인내심부터 키워야 해. 회장님 지시가 언제 올지 모르니까.”

“회장님이 직접 오십니까?”

“노, 노. 속단은 금물.”

“노트북으로 메일이 도착해요.”

“영아, 누나가 토킹하잖아.”

“쏘리요.”

“메일에 회장님 지시가 적혀있어.”

“따분하죠 뭐.”

“신입한테 잘들 한다.”

“다영 씨도 솔직해져. 머니 이즈 온리.”


유나가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

대한이 모두에게 질문했다.


“그러니까 여기선 훈련하고, 회장님 메일을 기다리고, 운명거역자를 데려오네요?”

“맞아요.”

“쫌 하네, 신참이.”

“회장님을 뵌 적은 있으십니까?”

“아니. 지시는 메일로만 와.”

“제가 알기론 뵐 수 있다고.”

“화상회의를 하긴 하는데 진짜 구려.”

“유나 씨.”

“그 양반 저승사자들이랑 더 친할 걸?”

“그래요?”

“그러니까 사람들 운명을 가지고 놀지.”

“유나 씨, 정도껏 해라.”

“우리도 불쌍해. 최악의 직업이잖아?”

“왜 최악이라고 생각해?”

“사람들 운명을 좌지우지하니까.”

“유나 씨 말이 심하네.”

“다영 씨도 회장 감싸기는 그만둬.”


여자 둘이 떠드니까 정신이 없었다.


“우리 일은 목숨 걸고 하는 일이잖아.”

“또 그 레퍼토리야?”

“보수가 많길 하나. 인정받길 하나.”

“진짜 못 말려.”

“승진이 빠르지 않습니까?”


대한이 천진난만한 얼굴로 물었다.


“자기는 누구 빽으로 들어왔어?”

“유나 씨!”

“궁금하지 않아?”

“회장님께서 직접 선발하신 거야.”

“그러니까, 누구 추천이냐고.”

“뭐 솔직한 게 좋겠죠?”

“누구?”

“조 대표님입니다.”

“맙소사. 줄 하난 끗발 날리게 섰네.”


다영이 한숨을 내뱉었다.

건너편 책상에서 깐족거렸다.


“그 친구 훈련부터 빡세게 시켜.”

“블루 팀으로 왔어야 하는데.”

“우리 팀엔 신경 끄죠?”

“이야, 다영 씨도 화낼 줄 아나?”

“훈련시간 안 지났어요?”

“안 그래도 가려던 참이야.”

“오늘이 그날이야? 왜 그래.”


블루 팀 4명이 우르르 몰려나갔다.

어색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다영이 침묵을 깼다.


“위험한 일이라는 건 알고 있죠?”

“알긴. 고생한다, 정도만 알겠지.”

“열심히 훈련받겠습니다.”

“가차 없어요.”

“폐가 되지 않도록 노력할 겁니다.”

“그래요. 우리 잘해 봐요.”

“네, 팀장님.”


그들은 각자 움직였다.

유나가 스도쿠 책을 펼쳤다.

다영은 책을 펼쳐 읽기 시작했다.

심영조차 블루투스이어폰을 꼈다.

모두 나름대로 시간을 죽이고 있었다.

대한도 가장 자신 있는 걸 했다.

멍 때리기.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나?’


인내심을 시험하는 훈련 같았다.

첫날이라 바짝 긴장했던 대한이다.

온몸에 힘이 빠졌다.

땀도 삐질삐질 흘렸다.

빨리 작전에 참여하고 싶었다.

공을 세워서 상무가 되고 싶었다.

조선의 얼굴을 날마다 보고 싶었다.


“있잖아. 악령주식회사가 있다면서?”


심영한테 물었지만 반응이 없었다.

유나가 스도쿠를 풀면서 말했다.


“논리적으로 생각해 봐, 신참.”

“네, 유나 씨.”

“영혼 주식회사가 있잖아?”

“그렇죠.”

“악령주식회사라고 없겠어?”

“아, 네.”

“더 이상의 질문은 노코멘트야.”


작가의말

오늘도 안전한 하루 보내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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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악령주식회사 (3) 20.05.30 106 1 10쪽
38 악령주식회사 (2) 20.05.29 113 3 10쪽
37 악령주식회사 (1) 20.05.29 125 2 10쪽
36 회장과의 만남 (2) 20.05.28 118 2 10쪽
35 회장과의 만남 (1) 20.05.28 116 1 10쪽
34 첫 임무 (7) 20.05.27 116 3 10쪽
33 첫 임무 (6) 20.05.27 113 2 10쪽
32 첫 임무 (5) 20.05.26 118 4 10쪽
31 첫 임무 (4) 20.05.26 125 4 10쪽
30 첫 임무 (3) 20.05.25 126 2 10쪽
29 첫 임무 (2) 20.05.25 120 1 10쪽
28 첫 임무 (1) +2 20.05.24 136 3 10쪽
27 특수처리반 (7) 20.05.24 133 1 10쪽
26 특수처리반 (6) +2 20.05.23 141 4 10쪽
25 특수처리반 (5) 20.05.23 136 2 10쪽
24 특수처리반 (4) 20.05.22 138 3 10쪽
» 특수처리반 (3) 20.05.22 149 2 10쪽
22 특수처리반 (2) 20.05.21 140 2 10쪽
21 특수처리반 (1) 20.05.21 146 3 10쪽
20 떠도는 영혼 (6) 20.05.20 149 3 10쪽
19 떠도는 영혼 (5) 20.05.20 151 3 10쪽
18 떠도는 영혼 (4) 20.05.19 169 5 10쪽
17 떠도는 영혼 (3) 20.05.19 175 5 10쪽
16 떠도는 영혼 (2) 20.05.18 167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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