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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님의 서재입니다.

영혼 주식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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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창업
작품등록일 :
2020.05.11 10:24
최근연재일 :
2020.08.13 18:27
연재수 :
132 회
조회수 :
17,782
추천수 :
719
글자수 :
567,238

작성
20.06.03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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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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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0쪽

대결 (6)

DUMMY

>대한 씨, 회장님 명령이 있었어.

>대한 씨 혼자만 남으라고.

>추가명령을 하달 받아.


대한이 마지못해 자리에 앉았다.

또 다시 덫에 걸린 느낌이었다.

그렇게 10분을 앉아 있었다.

메일 알람이 울렸다.

노트북을 열었다.


“맙소사.”


읽으면서 정신이 아득해졌다.


>위대한 군에게.

>오늘은 팀과 떨어져 훈련하게.

>VR 훈련장에서 마무리를 지어.

>기대치전무가 군을 보조할 게야.

>반드시 함께 하도록!

>특별임무니까 헛짓하지 마.


“젠장.”


답답함을 느끼며 밖으로 나왔다.

VR 훈련장으로 걸어갔다.

끊임없는 질문이 솟구쳤다.


‘기대치와 함께?’

‘그 망할 녀석과 함께 훈련을?’

‘회장이 원하는 게 뭐지?’

‘화해?’

‘설마 대결?’

‘이 참에 놈을 확 짓뭉개버려?’


VR 훈련장.

기대치가 대한을 기다리고 있었다.


“오셨습니까.”


간단히 목례하며 VR 고글을 썼다.

기대치도 VR 고글을 썼다.

대한이 손목시계를 찼다.

기대치도 손목시계를 찼다.

둘 다 아무 말도 없었다.

링 위에 오른 복서들처럼.

오로지 둘만 남았다.


“어디로 가는 거죠?”

“닥치고 잘 따라오기만 해.”

“모르십니까?”

“닥치라고 했다.”


끝내주는 팀워크다.

위이잉.

파악!

악령주식회사.

8층 휴게실.

둘이 동시에 나타났다.

쿵쾅대는 음악에 귀가 따가웠다.

기대치가 대한의 머릴 때렸다.

대한이 홱 돌아봤다.


“나가지! 다른 곳으로.”

“그러죠!”


이번엔 저번보다도 훨씬 많았다.

기대치가 대한을 잡아끌었다.

가는 길을 꿰뚫고 있었다.

휴게실 옆은 오락시설이었다.


“어디로 갈 겁니까?”

“내 뒤만 쫓아와.”


함께 볼링장으로 갔다.

좀비와 악령들이 모여 있었다.

비틀거리는 좀비들.

둥근 물체를 레인 위로 힘껏 굴렸다.

떼굴떼굴.

볼링 핀이 모두 쓰러졌다.

좀비들이 좀비를 때리며 축하해줬다.

떼구르르.

스페어를 남긴 좀비가 도망쳤다.

악령들이 그를 에워쌌다.

좀비가 꽥꽥대며 나자빠졌다.

기대치가 흥미롭다는 듯 지켜봤다.

둥근 물체를 치켜들더니 말했다.


“한 게임 같이 칠까?”

“네?!”

“볼링 한 게임만 치자고.”

“괜히 눈에 뜨입니다.”

“쟤들은 우리한테서 신경 껐어.”


세상에!

사람 머리가 바로 볼링공이었다.

기대치가 레인 위로 나섰다.

데굴데굴 구르는 머리통이 질주했다.

볼링 핀과 충돌했다.

빌어먹을.

스트라이크!


“하하하! 어때, 내 실력이?”

“전나샷.”


그걸 볼링이라고 치냐?

이 빙신아?


“뭐, 해보니 재미없군.”

“그만 가죠.”

“그래, 그만 가지. 심리치료실로.”

“왜, 정신감정이라도 받으시게요?”

“거긴 들여다 볼만해.”

“이곳에 관해 많이 아십니다?”


대한이 심기를 건드렸다.


“후훗. 제대로 치고받자?”

“전무님이 여길 다녀갔다고 들어서요.”

“내가 그랬다 치고. 하나만 묻지.”

“저한테요?”

“해가 됐을까? 영혼 주식회사에?”

“회장님의 명령이었다. 그겁니까?”

“그래. 명령이었어.”

“편리하군요.”

“조직에서는 상사 명령이 곧 법이야.”

“거기서 안 끝내셨죠.”

“추측은 그만.”

“지금도 악령주식회사의 일부니까.”

“지금 너 하극상이야, 새끼야.”

“잘 알고 있습니다.”

“악령주식회사와는 빠이빠이야.”

“네?”

“그게 듣고 싶은 말 아닌가?”

“글쎄요.”

“어쨌든 더는 날 연관시키지 말아.”


기대치가 홱 돌아서 걸어갔다.

대한도 콧방귀를 뀌며 따라갔다.

띵!

엘리베이터에 타서 9층을 눌렀다.

띵!

기대치가 성큼성큼 걸어갔다.

대한도 허둥지둥 쫓아갔다.

상담실 복도가 펼쳐져 있었다.

악령한테 심리치료가 필요한가?

좀비한테 인지행동 치료가 필요해?


“악령이 좀비를 치료하나요?”

“닥쳐.”

“그럼 좀비가 좀비를 치료합니까?”

“참 말 많네.”


기대치를 따라 진료실로 갔다.

살짝 문을 열고 들어가는 두 사람.


“아아. 선생님, 아파요!”

“아프지 않다.”

“아프다니까요. 너무 아파!”

“아프지 않다.”


중세시대 독일의 고문도구가 보였다.

두개골 분쇄기.

원추형으로 생긴 이걸 머리에 씌웠다.

턱밑에 끼워 넣는 철판과 연결시켰다.

그 다음은?

죽을 때까지 조인다.

끔찍한 고문도구.

이곳에 비슷한 기계가 있었다.

한 인간이 눈물 콧물을 쏟았다.

비명을 지르고 피도 줄줄 흘렸다.

좀비의사가 녹슨 죔쇠로 계속 조였다.

저러다 두개골이 깨질 것 같았다.

오히려 내 머리가 지끈거렸다.

기대치만 유심히 관찰했다.


“흥미진진하군.”

“으윽.”

“이게 참다운 심리치료지.”

“예?”

“이런 상황에서 우울증이 끼어들겠어?”

“환자를 고문해서 병을 고칩니까?”

“모든 병원이 따라해야 해.”

“정신병원에 입원부터 하시죠.”

“고통, 공포는 가장 강력한 마취제야.”

“그만.”

“공포 속에서 신경통이 느껴지나?”

“심장마비는요?”

“조건반사 실험에도 고통이 이용돼.”

“그만하십시오.”

“왜 약한 모습이지?”

“이건 인간이하의 짓입니다!”

“인간이하라. 후훗.”


기대치가 지껄였다.


“약해빠진 인간이라면 감당 못하겠지.”

“전무님.”

“하지만 악령의 입장은 달라.”

“다르죠.”

“악령은 고통당하는 인간을 좋아해. 영혼이 행복한 인간을 좋아하듯이.”

“하고 싶은 말이 뭡니까.”

“악령을 이해하라고.”

“전무님은 악령 편입니까?”

“왜 편을 가르지?”

“영혼은 다르니까요.”

“둘은 같아. 쌍둥이처럼.”


소름이 끼쳤다.

이놈은 그냥 맛이 간 인간이었다.


“영혼과 악령은 엄연히 다릅니다.”

“어째서?”

“영혼은 인간을 자기 집으로 생각합니다. 악령은 인간을 도축장으로 생각하고요.”

“영혼과 악령의 차이다?”

“물론이죠.”

“딱 양념 하나 차이야···. 음 에너지가 더 들어간 것과 덜 들어간 것.”


토론이 되지 않았다.

기대치는 악령 친화적이었다.

게다가 끈질기게 설득하려고 했다.


“악령이든 영혼이든 한 나무에서 열렸어. 썩었든 맛있든 같은 열매지. 알아들어?”

“그래서 악령을 이해한 다음엔 뭐.”

“뭘 어쩌란 말이냐? 맞아?”

“네··· 아니오.”

“반말해, 빙신아. 꼭 철든 것처럼.”

“알았다, 빙신아. 악령도 구해야 되냐?”


기대치가 무섭게 다가왔다.

대한을 벽에 홱 밀쳤다.


“회장님 말씀이 계셨지. 언젠가는 영혼과 인간사이의 화합이 무의미해진다. 그걸 바로잡을 누가 온다. 그건 나였어.”

“아니면 나겠지.”

“실실 쪼개?”

“그럼 침이라도 뱉을까? 네 면상에다?”

“지금이라도 사직해.”

“조선 씨한테서 물러서.”

“잔대가리 굴리지 마.”

“네 복제인간하고 살아.”

“복제인간?”

“넌 알고 있었어. 아니야?”

“내가 실험의 희생자란 생각은 안 해?”

“훗.”

“중요한 건, 특별한 네가 더 특별하게 사라지는 거야. 바람 빠진 풍선처럼.”

“내 운명은 널 부셔버리라는데?”

“훌쩍거리는 코나 닦아.”

“질질 침이나 닦아.”

“한마디도 안 지는군.”


둘 다 씩씩거렸다.

이건 시간낭비였다.

기대치가 뒤로 물러섰다.

대한이 숨을 고르고 말했다.


“회장님께 전해. 난 보통사람이라고.”

“기꺼이 전해주지.”

“이제 그만 가볼까?”

“내가 떠나야 떠나는 거야.”


둘은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이번엔 어디로.”

“최고층.”

“악마한테? 아니, 악마대리?”

“회장이라고 불러.”

“회장?”

“이곳도 주식회사니까.”


엘리베이터에 탔다.

기대치가 20층을 눌렀다.

엘리베이터는 순식간에 도착했다.

띵!

닫힘 버튼을 누르고 기대치가 말했다.


“이제부턴 너 혼자다.”

“악마, 아니 대리를 나 혼자서?”

“진짜도 안 만나고 가려고 했나?”

“넌 만나봤어?”

“후훗. 악마대리는 형체가 없지.”

“형체가 없다니.”

“거대한 무정형의 에너지야.”

“의식을 지배당하는 건가?”

“무의식을 헤집는 정도가 아닐 걸?”

“완전 겁나네.”

“신경세포 하나하나까지 지지실 거다.”

“그럼 함께 갈까?”

“잘 들어라, 애송이.”


기대치가 씩 웃으며 말했다.


“문이 열리면 뛰어가.”

“걸으면 안 되고?”

“손목시계에 빨간불. 문을 열거야.”

“그땐 뛰어야겠네.”

“문이 닫히면, 영원히 안에 갇히게 돼.”

“왜 나만 가야 하지?”

“난 쫓겨났으니까.”

“너도 이렇게 만났었나?”

“저 안의 기억은 영원히 잊지 못한다.”

“영원히?”

“이제 문을 열겠다.”

“잠깐! 기다려는 줄 거야?”

“즐거운 여행이 되길 비마.”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기대치만 혼자 도망가면 어쩌지?

걱정보단 호기심이 앞섰다.

놈이 했다면 나도 할 수 있었다.


“아디오스. 행쇼.”


대한이 첫걸음을 떼었다.

뒤에서 엘리베이터 문이 닫혔다.

띵!

고갤 들었다.

거대한 광경에 압도됐다.

시원한 바람에 머릿결이 날렸다.

햇살은 따뜻했다.

하늘은 눈부시게 파랬다.

시냇물소리가 고요하게 흘렀다.

걸음을 뗄 때마다 감탄사가 나왔다.

숲속이다.

끝도 없이 펼쳐진 초록의 세상.

주위를 둘러봤다.

새도 짐승도 사람도 없었다.

나무엔 온통 사과가 열려 있었다.

발에 물컹물컹한 것이 밟혔다.

내려다보니 똬리를 튼 뱀 천지였다.

에덴동산의 오마주인가?

악마대리의 유머에 웃음이 나왔다.


“대한 씨.”


나무 뒤에서 조선이 속삭였다.


작가의말

오늘도 수고한 당신께 박수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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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악령주식회사 (2) 20.05.29 113 3 10쪽
37 악령주식회사 (1) 20.05.29 125 2 10쪽
36 회장과의 만남 (2) 20.05.28 118 2 10쪽
35 회장과의 만남 (1) 20.05.28 116 1 10쪽
34 첫 임무 (7) 20.05.27 117 3 10쪽
33 첫 임무 (6) 20.05.27 115 2 10쪽
32 첫 임무 (5) 20.05.26 119 4 10쪽
31 첫 임무 (4) 20.05.26 127 4 10쪽
30 첫 임무 (3) 20.05.25 128 2 10쪽
29 첫 임무 (2) 20.05.25 120 1 10쪽
28 첫 임무 (1) +2 20.05.24 138 3 10쪽
27 특수처리반 (7) 20.05.24 133 1 10쪽
26 특수처리반 (6) +2 20.05.23 141 4 10쪽
25 특수처리반 (5) 20.05.23 137 2 10쪽
24 특수처리반 (4) 20.05.22 140 3 10쪽
23 특수처리반 (3) 20.05.22 150 2 10쪽
22 특수처리반 (2) 20.05.21 140 2 10쪽
21 특수처리반 (1) 20.05.21 147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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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떠도는 영혼 (4) 20.05.19 171 5 10쪽
17 떠도는 영혼 (3) 20.05.19 175 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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