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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님의 서재입니다.

영혼 주식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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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창업
작품등록일 :
2020.05.11 10:24
최근연재일 :
2020.08.13 18:27
연재수 :
132 회
조회수 :
17,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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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9
글자수 :
567,238

작성
20.06.01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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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대결 (1)

DUMMY

“좋아. 비겁자들은 빼고 가자.”


유나와 심영이 VR 훈련장을 나갔다.

다영이 목 근육을 주무르며 말했다.


“대한 씨.”

“네?”

“미안해.”

“뭐가요?”

“늘 앞장서줘서 고맙고.”

“다영 씨는 괜찮으십니까?”

“아무리 해도 익숙해지질 않아.”

“전 짜릿하던데요?”

“먼저 갈게. 현기증은 안 나?”

“네. 괜찮습니다.”

“비밀 약속은 꼭 지켜줘.”

“예. 팀장님 말씀대로 하겠습니다.”

“고마워.”


다영이 나가자, 대한만이 남았다.

크게 숨을 내쉬었다.

그가 얻은 정보들.

그건 정말 가치 있었다.

악령과의 전쟁은 벌어질까?

이 회사의 균형이 깨진다면?

그들은 바로 알아차릴 것이다.

전쟁의 신호탄이 발사될 것이다.

영혼 주식회사 탄생의 비밀.

기대치의 복제인간.

이곳이 악령주식회사의 복제판일까?

모든 게 의문투성이였다.


“쉽지는 않겠네.”


대한도 의자에서 일어섰다.

VR 훈련장에서 나갔다.

아는 전화가 왔다.


“네. 조선 씨.”

-잘 지내셨어요?

“그럼요. 전화 기다렸습니다.”

-왜요?

“목소리가 꾀꼬리 같으셔서요.”

-꾀꼬리가 뭐죠?

“훗. 아닙니다. 왜 전화하신 거죠?”

-악령주식회사 탐험 때문이죠.”

“걱정하셨습니까?”

-네.

“저요? 팀원들이요?”

-대한 씨. 아니 전부 다.

“전원 다 무사합니다.”

-다행이네요.

“다시 가야 할 것 같아요.”

-왜죠?

“행복했거든요.”

-행복이요?

“비키니 미녀와 수영하고. 자식도 낳았습니다. 안드로메다에서 온 우주를 관찰하면서 시간을 보냈죠. 부러우십니까?”

-아뇨. 네! 너무해요, 정말.

“할 말은 많은데 할 수가 없습니다.”

-이해해요.

“조선 씨.”

-네.

“악령주식회사가 이곳보다 먼저에요?”


조선이 확고하게 대답했다.


-아뇨! 영혼 주식회사가 당근 먼저죠.

“확실한 겁니까?”

-네. 누가 뭐라고 했어요?

“제 귀가 얇은 거겠죠?”

-너무 너무 너무요.


잠시 침묵이 흘렀다.


“언제 만날 수 없을까요?”

-또 칭찬 릴레이하게요?

“제가 전화하겠습니다.”

-어머, 적극적이셔라.

“가상현실 후유증이랄까?”

-뭐에요. 응? 잠깐만.

“바쁘시군요. 끊으십시오.”

-죄송해요. 그럼 나중에 또.


전화가 끊겼다.

조선은 아무것도 몰랐다.

어쩌면 그게 나을 거라고 생각했다.

6층.

직원숙소로 돌아온 대한.

옷을 벗고 꼼꼼하게 몸을 씻었다.

혼자만의 시간.

가상현실 체험을 정리했다.

인간을 좀비로 만들고.

이 회사를 스파이질하고.

대한을 스카우트하려고 했다.

기대치는 악령주식회사의 스파이.

어떻게든 증명해내야 했다.


“휴우. 개운하다.”


샤워를 마치고 편하게 갈아입었다.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다.

아니나 다를까.

민구가 문 앞에 서있었다.

캔 맥주 한 박스를 가슴에 안은 채.


“웬일이냐?”

“여어, 돌아온 친구.”

“돌아온 친구라니?”


민구가 방긋 웃으며 얘기했다.


“편의점에서 유나 씨를 봤거든. 일찍 퇴근하십니다? 네, 악령주식회사에 다녀왔거든요. 참. 이거 절대 비밀이에요. 끝!”

“맙소사.”

“듣자마자 득달같이 달려왔지.”

“일단 들어와.”


민구와 테이블로 걸어갔다.

캔 맥주들을 펼쳤다.

대한도 마주 앉았다.


“너무 이른 시간 아냐?”

“짜식이, 없는 시간을 쪼개서 왔더니.”

“시간은 다시 붙여줄 테니까 갈래?”

“의리 없다, 너.”

“조금만 마시고 가.”

“자, 무사히 돌아온 것에 건배.”


건배하곤 꿀꺽꿀꺽 맥주를 들이켰다.

속이 뻥 뚫리는 느낌이었다.


“냉큼 말해 봐. 어땠어?”

“뭐가.”

“어라? 이놈 좀 보게.”

“궁금하면 특수처리반에 들어와.”

“비밀이다 이거냐?”

“아무렴.”

“한마디도 안 해줄 거야?”

“끔찍했어.”

“그 정도는 나도 알아.”

“그 끔찍한 거에 끔찍한 걸 곱해봐.”


민구가 생각에 잠겼다.

곱하기엔 약한 모양이었다.


“병원에서 퇴원하니까 살만해?”

“간호사들이랑 카톡하면서 지내.”

“부럽다.”

“너도 하나 소개해주랴?”

“됐어.”

“튕기긴.”


둘은 건배해가며 술을 마셨다.

머리가 알딸딸했다.

적당히 취했다.


“근데 말이다. 대한이 너.”

“그래, 민구야.”

“조 대표랑은 잘 돼 가냐?”

“뭐가?”

“중환자실에 있을 때 들었어.”

“뭘? 뭘 들었는데.”

“사장님이랑 네가 함께 있었잖아.”

“그게 뭐.”

“따로 만나기도 해?”

“그렇다면?”

“서로 사귀냐?”

“취했구나.”

“빼지 말고.”

“사원이랑 사장이 따로 만나면 안 돼?”

“안 되지.”

“왜 안 되는데?”

“소문 때문이지.”

“그게 연인사이랑 같아?”

“같지. 갈 데까지 간 거야?”

“이놈이 말을 함부로 하네.”


대한과 민구가 말다툼했다.


“널 위해서 그런다. 김칫국 마실까봐.”

“신분차이라는 소리냐?”

“회장님 딸과 신입사원.”

“하기 나름이라고 봐, 나는.”

“당연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야.”

“다가 아니면?”

“들리는 소문엔.”

“소문, 소문! 우리가 손이라도 잡으면 큰일 나겠네. 결혼한다고 할 거 아냐.”

“인마, 조 대표랑 기대치랑.”

“둘은 왜?”

“벌써 그렇고 그런 사이래.”

“그렇고 그런?”

“애인사이란 말이지. 3년 전부터.”

“그게 전부냐?”

“둘이 약혼한다는 소문까지 돌았단다.”


대한이 눈썹을 움찔했다.


“그래서?”

“그래서는.”

“네가 하고 싶은 말이 뭐야?”

“네가 조 대표한테 놀아날 수도 있어.”

“훗. 혹시 바람둥이란 뜻이니?”

“그래. 바람둥이.”

“어디서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릴.”

“넌 순진해빠져서 여자를 몰라.”

“모르다니. 내 나이가 몇인데.”

“조 대표는 엄청 신경질적인 여자야.”

“가라.”

“남자도 여럿 잡아먹을 상이고.”

“내 관상도 봐주지 그래?”

“한마디로 말해서.”

“뭐.”

“엮이면 큰일 나.”

“그거 재밌네.”

“뭐가?”

“난 운명이라고 느끼거든.”

“너 벌써.”

“보면 볼수록 빠져드는 건 사실이야.”

“그게 뭐냐, 그, 그런 여자를.”

“팜므 파탈이라고 해.”

“맞다, 팜므 파탈!”

“관두자.”


일단 술부터 들이켰다.

취한다는 건 조심성을 잃게 만든다.

대한이 눈을 게슴츠레 떴다.


“민구야, 만약에.”

“응?”

“만약에, 회장님이 날 사윗감으로 점찍었다면··· 어떡할래?”

“널? 왜?”

“기대치한테서 나로 목표를 바꿨다면?”

“얼씨구나 해야지.”

“얼씨구나?”

“이 회사 순수자본이 얼만지 알아?”

“그딴 건 모르겠고.”

“야, 복이 덩굴째 굴러오는 거지.”

“넝쿨째야. 덩굴째가 아니라.”

“인생역전.”

“로또다?”

“너한테 뭐라고 하시던?”

“아니. 뻥이야.”

“미친놈.”


대한이 목을 쓰다듬었다.


“기대치가 나보다 나은 게 뭘까?”

“정치를 할 줄 아는 놈?”

“아, 그냥 바닥에 때려눕히고 싶어!”

“불가능한 꿈만 꾸는구나.”

“비겁하면 안 되겠지?”

“싸움이야 이기면 장땡 아냐?”

“한번 유도장으로 불러내?”

“바로 뻗을 걸?”

“나도 한 주먹은 해!”

“기대치는 두 주먹일 거다.”


두 친구가 교대로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머리로만 싸워야겠네.”

“싸우고 싶으면 알지?”

“알아. 가늘고 길게 살지, 넌.”

“응원은 해줄게.”

“내 정보통이 될 생각은 없냐?”

“정보통?”

“기대치에 관한 정보들.”

“그거야 대끼리지. 뭐가 궁금한데?”

“배경, 지금까지 살아온 이력.”

“좋아. 대신 뭐 해줄래?”

“상무가 된 뒤에.”

“위대한 상무라. 자신 있어?”

“응.”

“한 입으로 두 말 없기다.”


민구가 손을 내밀었다.

꽉 붙잡고 힘차게 흔들었다.


“친구 하난 잘 뽑은 줄 알아라.”

“그야 내가 할 소리지.”

“그럼 소인은 이만.”


민구가 비틀거리며 숙소를 떠났다.

술자리를 치우며 생각했다.


‘기대치의 약점을 잡아야 해.’


생각은 갈수록 깊어졌다.


‘이제 대결할 준비를 해야지.’

‘조선 씨와 그놈이 연인이었다고?’

‘상관없어. 내가 그녀를 사랑하니까!’

‘그녀의 사랑을 쟁취하는 거야.’

‘더 이상 망설이지 말자.’


잠깐만 눕자.

이제야 술기운이 올라왔다.

대한은 캡슐로 들어가 버튼을 눌렀다.

라일락향기에 취해 점차 잠들었다.

제발 이번엔 꿈이 기억나기를 빌며.




* * *




대한이다.

다섯 살보다 많다.

새로 지어진 병동에 있다.

병실에서 식은땀을 흘리고 있다.

몸이 차고 아프다.

대한이 맞는 주사액도 늘어난다.

건너편에는 소녀가 누워있다.

지금은 동화책을 읽는다.


“무슨 내용이야?”

“너랑은 상관없어.”

“공주 얘기지? 빤해.”

“왕자님 얘기야.”

“그럼 내 얘기네.”

“하나도 안 웃겨.”

“지루하지 않아?”

“지루할 틈이 없어.”

“넌 좋겠다.”

“하나도 안 좋아.”


소녀와 대한은 정반대다.

소녀는 의사들 말을 잘 듣는다.

대한은 의사와 맨날 싸운다.

소녀는 그런 대한을 늘 나무란다.

그럴 때면 둘은 싸운다.


“넌 아직 어린애야.”

“어린애라도 좋아! 너도 어린애야!”

“소리 지르지 마. 나까지 혼나.”

“난 소리치고 싶으면 질러!”

“너랑은 말이 안 통해.”

“넌 배신자야!”

“나한테 말 걸지 마.”

“너랑은 안 놀 거야!”

“나도 너랑은 안 놀아.”

“혼자서 잘해봐.”

“그래. 너도 잘해 봐, 멍청아!”


작가의말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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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회장과의 만남 (1) 20.05.28 116 1 10쪽
34 첫 임무 (7) 20.05.27 116 3 10쪽
33 첫 임무 (6) 20.05.27 113 2 10쪽
32 첫 임무 (5) 20.05.26 118 4 10쪽
31 첫 임무 (4) 20.05.26 126 4 10쪽
30 첫 임무 (3) 20.05.25 126 2 10쪽
29 첫 임무 (2) 20.05.25 120 1 10쪽
28 첫 임무 (1) +2 20.05.24 137 3 10쪽
27 특수처리반 (7) 20.05.24 133 1 10쪽
26 특수처리반 (6) +2 20.05.23 141 4 10쪽
25 특수처리반 (5) 20.05.23 136 2 10쪽
24 특수처리반 (4) 20.05.22 139 3 10쪽
23 특수처리반 (3) 20.05.22 149 2 10쪽
22 특수처리반 (2) 20.05.21 140 2 10쪽
21 특수처리반 (1) 20.05.21 146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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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떠도는 영혼 (5) 20.05.20 151 3 10쪽
18 떠도는 영혼 (4) 20.05.19 170 5 10쪽
17 떠도는 영혼 (3) 20.05.19 175 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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