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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님의 서재입니다.

영혼 주식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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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창업
작품등록일 :
2020.05.11 10:24
최근연재일 :
2020.08.13 18:27
연재수 :
132 회
조회수 :
17,716
추천수 :
719
글자수 :
567,238

작성
20.05.27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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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첫 임무 (6)

DUMMY

차창을 열고 쳐다봤다.

멍한 표정의 운전수가 운전 중이었다.


“운전수한테 빙의됐어.”


유나가 걱정스런 듯이 말했다.

다영이 심영의 어깨를 두드렸다.


“최대한 한적한 곳으로 유인해.”

“그게··· 옛 썰!”


한시원이 안전벨트를 맸다.

쿵!

왼쪽에서 SUV가 들이받았다.

흔들리지만 아직 괜찮았다.

화물트럭만 피하면 됐다.


“사고내면 징계 먹겠죠?”


심영이 중심을 유지해가며 물었다.


“걱정 마. 최선만 다해줘, 영아.”


다영이 불안한 시선으로 위로했다.

쿠쿵!

화물트럭이 오른쪽을 들이받았다.

차가 삐걱거리며 신음했다.

차체가 좌우로 흔들렸다.

속도계는 180킬로를 넘었다.


“꽉 잡으세요!”


심영이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끼이익!

급정거하는 리무진버스.

사람들 몸이 심하게 요동쳤다.

SUV와 화물트럭이 곁을 스쳐갔다.

차를 갓길에 세우는 심영.


“웰컴 투 헬이다!”

“선생님은 여기 계십시오.”

“나 혼자서?”

“곧 돌아오겠습니다.”


대한이 차문을 열고 나갔다.

다영이 뒤따라갔다.

유나와 심영도 함께 내렸다.

모두 무기를 겨누고 준비태세를 했다.


“쟤들도 섰어.”


유나가 입술을 축이며 말했다.

저 멀리 SUV와 화물트럭이 보였다.

차에서 악령 둘이 빠져나왔다.

다시 검은 아우라가 불타고 있었다.

악령 둘이 천천히 걸어왔다.

아우라가 검은 안개로 바뀌었다.


“발사!”


다영의 지시대로 일제히 발사했다.

하지만.

지하주차장과는 달랐다.

안개가 뭉게뭉게 피어오르며 방어막 역할까지 했다.

일행을 향해 쏜살같이 달려들었다.


“대한 씨, 한시원 씨를 지켜.”

“하지만.”

“빨리 차에 타! 이건 명령이야!”

“휴우. 네.”


대한이 차문을 닫고 안에 들어갔다.

차창을 통해 밖을 내다봤다.


“다 끝났소?”


한시원이 대한의 팔을 잡고 물었다.


“이제 시작입니다.”

“당신만 날 지키러 온 거군.”

“네.”

“이런 말이 어울릴지 몰라도, 고맙소.”

“반드시 지켜내겠습니다.”


대한은 방법을 찾으려 했다.

놈들은 안개 속에서 무한 증식했다.

검은 안개.

검은 안개를 없앨 방법은 없을까?


“공격!”


시야가 흐릿했다.

안개에 뒤섞인 일행 셋.

날아오는 악령들한테 바주카포를 쐈다.

늘 그렇듯이 높은 명중률이었다.

박살났다.

분해됐다.

터졌다.

놈들은 끊임없이 불어났다.

인해전술이었다.

영해전술이었다.

답답했다.

이 순간, 저들을 도울 방법이 없었다.

내부를 둘러봤다.

아무것도 없었다.

해결책이 될 물건은 보이지 않았다.

아니다.

있어야만 한다.

반드시 찾을 것이다.

검은 안개를 없앨 방법은 있다.

길바닥에서 개죽음 당할 순 없다.


“아악, 놓쳤어!”


유나가 절망적으로 외쳤다.

다영도 심영도 악령들이 에워쌌다.

5분 가까이 싸우고 있는 일행.

점점 지쳐가고 있었다.

전환점이 필요했다.

그때, 대한의 눈에 뭔가가 발견됐다.


“찾았다.”


효과가 있을까 없을까.

정말이지 아리송한 촉이었다.

안개를 사라지게 할 묘수 같았다.


“여기서 꼼짝 말고 계십시오.”

“다시 나갈 거요?”

“네.”

“그건?”


한시원이 가리킨 것은?

비상용 분말 소화기였다.

이걸로 악령들을 제압할 수 있을까?

무한 증식을 막을 수 있을까?

흰색 분말로 가능할까?

강 회장의 충고가 떠오른 것이다.


“위기가 닥치면, 놈들 입장이 돼보게.”


악령2만 흰색 공포증이 있을까?

검은 안개에는 흰색으로 맞서보자.

드르륵.

대한이 차문을 열고 나갔다.

분말소화기를 틀어쥐었다.

검은 안개를 향해 다가갔다.

취이이익!

일행을 둘러싼 검은 안개에 발사했다.


“끄아아악!”


악령들이 비명을 내질렀다.

정말 효과가 있었다.

악령들이 후드득 떨어져 내렸다.

소독약에 몰살된 모기떼처럼.

지쳐서 헐떡거리는 셋.

바닥에 떨어지는 악령들을 소탕했다.

온힘을 다해 남은 힘을 쥐어짰다.

저항은 차츰차츰 제압됐다.

마침내.


“세상에.”


유나가 탈진한 목소리로 말했다.


“형님.”


심영이 하얀 분말을 뒤집어썼다.


“대한 씨, 어떻게.”


다영이 숨을 몰아쉬며 옷을 털었다.


“됐습니다. 다 끝났어요. 게임오버.”


대한도 안심했다.

비상소화기를 내렸다.

악령들을 깨끗이 소탕했다.

넷은 지금의 현실이 믿기지 않았다.


“대한 씨, 대체? 대단하네.”

“지금 불 끄는 소화기로 끝장낸 거?”


유나가 호들갑 떨며 대한을 껴안았다.


“와, 보고도 믿기질 않는다.”


심영도 다가와 껴안았다.


“어서들 차에 타. 빠져나가야 해.”


다영이 말했다.

이제는 모두 끝났다.

악령과의 싸움에서 이겼다.

일행은 서둘러 차에 올라탔다.

한시원이 가장 어리둥절해 보였다.


“정말 악령과 싸우다 온 거요?”

“뭐처럼 보였어요? 소방훈련?”

“유나 씨, 한시원 선생님은.”

“알아. 안 보이는 거.”

“싸구려 SF를 찍는 줄 아셨을 걸?”

“솔직히 정신이 없습니다.”

“저희가 쩌는 악령들과 한바탕했어요.”

“영아.”

“악령들?”

“중요한 건 선생님이 무사하신 거죠.”

“당신들 눈엔 보이는 거요?”

“가면서 설명하겠습니다, 선생님.”

“회사로 돌아갈까요?”


심영이 운전석에서 물었다.


“그래. 회사로 가. 서둘러.”

“최대한 빨리, 영아. 객사하기 싫어.”


드디어 차가 출발했다.

대한이 유나에게 질문했다.


“제가 이번엔 쓸모가 있었죠?”

“왜? 잘난 척하고 싶어서 막 근질대?”

“솔직히 예. 상무자리가 욕심납니다.”

“실패할 수도 있었거든? 운이야.”

“운도 실력이라던데.”

“너무 앞서간다, 자기.”

“좀 봐주십쇼.”

“보고서에 뭐라고 쓸 거냐면.”


유나가 고개를 갸웃했다.


“위대한 혼자 날뛰었음. 운이 좋았음.”

“어휴, 진짜.”

“하하하. 아니야. 자기 공이 커.”

“아닙니다.”


한마디로 종지부를 찍었다.


“팀워크의 승리죠.”


다른 방해물은 나타나지 않았다.

차가 영혼 주식회사를 향해 내달렸다.

가는 동안.

대한과 다영이 주거니 받거니.

한시원한테 설명했다.

운명거역자와 영혼 주식회사를.

한시원은 현명한 사람이었다.

통찰력이 강한 현실파.


“그렇군요. 영혼들을 위한 회사라.”

“아직 안 믿기십니까?”

“직접 보기 전엔 못 믿겠소.”

“의심이 많은 아저씨네.”

“서울하고도 강남에 있다니.”

“우리 이 남자 때문에 목숨 건 거야?”

“유나 씨.”

“아니. 난 진짜 맥 빠진다고.”

“믿기 힘든 게 정상이죠. 저도 그랬고.”

“대한 씨야 죽다 살아났잖아.”

“죽었다 살아난다고 했나요?”

“네, 선생님.”

“가장 믿기 힘든 게 그 부분이오.”


한시원이 진지하게 물었다.


“그대로 죽는 경우는 없었습니까?”

“전혀요.”

“무조건 책임지겠소?”

“네. 믿으십시오.”

“대한 씨라고 했죠?”

“말씀하십시오.”

“운명거역자로 살아가는 데 만족하오?”

“개인차이야 있겠지만.”


대답을 잘해야 했다.

과연 자신은 만족하며 사는 것일까?


“저는 만족합니다.”

“그래요?”

“저는 외톨이였습니다. 지금은 같은 경험을 나누는 친구가 생겼고. 인간의 영혼을 다루는 회사에서 일합니다.”

“그렇군요.”

“그렇습니다.”


잠시 둘의 시선이 맞부딪쳤다.


“좋소. 나중에 얘기합시다.”

“회사에서 새 삶을 시작하십시오.”

“절대 실망하지 않으실 거예요.”


다영이 진심어린 목소리로 설득했다.

한시원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과는 다르다.

그는 많은 것을 소유한 사람이다.

그런 사람은 단번에 내려놓기가 힘들다.


“회사에 도착했습니다.”


심영이 큰 목소리로 알렸다.

매끄럽게 차를 주차장에 세웠다.


“저희와 들어가시겠어요?”


다영이 간절한 눈빛으로 물었다.

한시원이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됐다.

임무완수.

모두 차에서 내렸다.

처음엔 넷이었지만, 이젠 다섯이다.

대한은 뭔가 짠한 것을 느꼈다.

일행이 성큼성큼 회사로 걸어갔다.

다영은 한시원과 얘기했다.

대한은 심영과 유나 사이에 끼었다.

나란히 어깨동무를 했다.


“어허, 감히 선배님들 어깨 빌리는 거?”

“아까는 진짜 완전 깼어요, 형.”

“소화기 아이디어는 어디서 나왔어?”

“비밀입니다.”

“치사해. 왕 치사.”

“하하. 저한텐 운이 따르거든요.”

“다영 씨가 좋았어, 내가 좋았어?”

“예?!”

“미행 파트너로. 솔직하게 얘기해.”

“정말 솔직하게요?”

“내가 감정기복이 심하긴 해.”

“팔짱을 끼는 기술은.”

“누가 좋아?”

“팀장님이 아무래도. 앗!”


옆구리를 맞았다.


“인정. 아직 난 처녀니까.”

“설마 처녀셨어요? 아얏!”

“아주 눈치가 없구나? 신참은.”

“형님은 되게 순진하세요.”

“칭찬으로 들을게.”

“좌우간 끝내주는 하루였어. 그치?”

“그러게요.”

“자기, 등골 쑤시지 않아?”

“또 안마해 드릴까요?”

“다른 사람은 안 돼. 나만. 알았어?”

“알겠습니다. 하하.”


대한은 자부심을 느꼈다.

공동체의 일원이 된 자신감도.

한시원은 이제 새 인생을 살 것이다.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또 많은 이가 그랬던 것처럼.

엘리베이터 앞.

다영은 한시원과 5층으로 갔다.

유나, 심영, 대한은 9층으로 갔다.

보고서를 써야 일이 마무리 됐으니까.

특수처리반.

다른 팀원들이 몰려들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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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회장과의 만남 (1) 20.05.28 116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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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임무 (6) 20.05.27 114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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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첫 임무 (4) 20.05.26 126 4 10쪽
30 첫 임무 (3) 20.05.25 126 2 10쪽
29 첫 임무 (2) 20.05.25 120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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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특수처리반 (7) 20.05.24 133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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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특수처리반 (5) 20.05.23 136 2 10쪽
24 특수처리반 (4) 20.05.22 139 3 10쪽
23 특수처리반 (3) 20.05.22 149 2 10쪽
22 특수처리반 (2) 20.05.21 140 2 10쪽
21 특수처리반 (1) 20.05.21 146 3 10쪽
20 떠도는 영혼 (6) 20.05.20 149 3 10쪽
19 떠도는 영혼 (5) 20.05.20 151 3 10쪽
18 떠도는 영혼 (4) 20.05.19 170 5 10쪽
17 떠도는 영혼 (3) 20.05.19 175 5 10쪽
16 떠도는 영혼 (2) 20.05.18 167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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