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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 주식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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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창업
작품등록일 :
2020.05.11 10:24
최근연재일 :
2020.08.13 18:27
연재수 :
132 회
조회수 :
17,706
추천수 :
719
글자수 :
567,238

작성
20.05.22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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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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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0쪽

특수처리반 (4)

DUMMY

한 시간 후.

먼저 나갔던 팀원들이 들어왔다.


“우리도 갈까?”


다영, 유나, 심영이 일어섰다.

대한도 열심히 그들을 쫓아다녔다.

미로처럼 구불구불한 길을 걸어갔다.

텅 빈 공간으로 향했다.

유도장이었다.


“기초체력을 단련하는 곳이에요.”


레슬링은 했지만 유도는 처음이었다.

그것도 학창시절에 잠깐 배웠다.

모두 유도복으로 갈아입었다.


“유도는 처음이에요?”

“네.”

“딱 보면 각 안 나와? 육수 좀 빼겠네.”

“영아, 네가 낙법 가르쳐라.”

“대련까지 할 수 있게요?”

“아니. 죽지만 않게.”

“옛 썰.”


심영이 대한에게 낙법을 가르쳤다.

쿵!

쿵!

20분을 매트에 쓰러지고 뒹굴었다.

등짝에서 뼈들이 비명을 질렀다.

그만하자고 빌려고 할 때였다.


“자, 대련!”


모두들 대한을 에워쌌다.

돌려가면서 패대기쳤다.

목을 계속 졸랐다.

눕기만 하면 일으켜 세웠다.

숨 쉬는 것조차도 잊어버렸다.

차례로 메치고 던지고 쓰러뜨렸다.


‘맙소사, 이대로 죽는구나.’


앓는 소리가 나왔지만 내색 안했다.

온몸이 오징어처럼 늘어졌다.

그만둘 생각이 없어보였다.

거짓말처럼 끝이 났다.


“헉헉. 일어나.”

“일어나요, 형.”

“끄응.”


비실거리며 대한이 일어섰다.


“괜찮아요?”

“첫 훈련이 어땠어? 끝내줬지?”

“후우, 후우. 네.”

“그래야지. 자긴 금방 적응할 거야.”


적응? 이걸 적응하라고?

그냥 수질검사나 할 걸.

내가 미쳤지.


“잠시 휴식하고 VR 훈련장으로.”


정수기에서 물을 벌컥벌컥 마셨다.

일행과 같이 옷을 갈아입었다.

이번 훈련은 낫겠지.

기껏해야 사격연습일 테니까.

미로처럼 길게 이어진 길을 따라갔다.

VR 장비들이 걸린 좁은 공간.

VR 훈련장에 도착했다.


“자, 이 고글을 써요.”

“1단계니까 긴장하지 마, 신참.”


다영으로부터 고글과 총을 받았다.

총은 산탄총을 흉내 낸 모델이었다.

고글을 머리에 뒤집어썼다.

VR 훈련 시작이다.

화면에 불이 켜진다.

먼저 캐릭터를 고르라고 한다.

대한은 우락부락한 전사를 선택한다.


“START!”


어느 빌딩지하실이 보인다.

총구에 달린 전등이 어둠을 휘젓는다.

주위는 캄캄하다.

바닥이 쥐떼와 바퀴벌레로 가득하다.

끼익, 끼익.

소름이 끼친다.

뭘 사냥하는 거지?

좀비를 사냥하는 건가?

순식간에 화면 앞으로 뭔가 뛰어든다.

악령이다.

흐릿한 악령이 자신의 목을 조른다.

가상현실인데 숨을 쉴 수 없다.

까만 눈동자가 번뜩인다.

손아귀 힘이 억세다.


“잘 걸렸다.”


산탄총으로 악령의 배를 뚫어버린다.

환한 빛에 눈이 부시다.

화면 오른쪽에 HP가 뜬다.

왼쪽에는 획득한 점수가 뜬다.


“크아아악!”


악령 넷이 지하실 벽을 뚫고 나온다.

황급히 산탄총을 치켜든다.

무섭게 달려든다.

발사!

어라?

발사가 안 된다.

허둥대다 악령한테 붙들린다.

축축한 손이 자신의 팔을 잡아당긴다.

있는 힘껏 몸을 잡아 뺀다.

간신히 악령을 뿌리친다.

약실을 재 장전한다.

방법이 없다.

재빠르게 도망친다.

악령들이 맹수처럼 쫓아온다.


“와라, 이놈들아!”


연속해서 둘을 해치운다.

산산이 조각나면서 흩어진다.

다른 악령이 천장으로 날아오른다.

중력을 무시하고 기어 다닌다.

총구를 위로 하고 발사한다.

하얀색 피가 떨어진다.

피가 팔에 닿는다.

닿은 팔에서 흰 연기가 솟구친다.

염산을 쏟아 부은 듯하다.

놀랍게도 팔에서 통증이 느껴진다.

총구를 이리저리 휘두른다.

이제 남은 건 한 마리다.

어디에 숨은 거냐?


“나와!”


대한이 소리 지르며 뒷걸음질 친다.

등 뒤에서 뭔가 느껴진다.

쉬익.

악령 하나가 소리를 내지른다.

대한에게 달려든다.

잽싸게 몸을 틀어 산탄총을 겨눈다.

악령이 그대로 대한을 껴안는다.

차가움에 소름이 돋는다.

옴짝달싹 못하겠다.

악령이 그를 꽉 안는다.

HP 점수가 빠르게 줄어든다.

심장이 몸부림친다.

끝장이다.

모든 걸 포기할 즈음.

아이디어 하나가 떠오른다.

산탄총을 자신한테로 겨눈다.

간신히 손가락을 방아쇠에 건다.

HP는 빨간색이다.

방전.

방전.

탕!

산탄총에 맞아 뒤로 나자빠진다.

악령이 빛과 함께 사라진다.

겨우 살아남는다.

헉헉.

어디선가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린다.


“형님, 무사하셨네요.”


심영이다.


“신참이 꽤 하는데?”


유나다.


“불부터 켜.”


다영이다.

잠시 후, 전등에 불이 켜진다.

가까스로 일어나 팀원들을 바라본다.

심영은 육중한 헤비탱커 거구다.

기관단총을 들고 있다.

유나는 방탄조끼를 입은 어린소녀다.

쌍권총을 차고 있다.

다영은 백발의 당당한 여전사다.

레이저 총을 겨누고 있다.


“웩. 여긴 볼 때마다 끔찍해.”


유나가 팔짱을 끼고 도리질한다.

다영이 사과 한 알을 건넨다.


“먹어요. 체력부터 회복해야지.”


사과를 한입에 베어 문다.

상큼한 맛이 입안에 감돈다.

HP 점수가 순식간에 올라간다.

이제서야 게임 속임을 깨닫는다.


“어떻게 된 거죠?”

“축하해, 대한 씨. 1단계는 통과했어.”

“우린 2단계로 이끌려고 들어왔고.”

“전 버려진 줄 알았습니다.”

“다 훈련과정이야.”

“지금부턴 함께 하는 겁니까?”

“그래. 단단히 각오하는 게 좋을 걸?”

“휴. 또요?”

“자긴 출구가 어딜 것 같아?”


유나의 질문에 내부를 휘둘러본다.

사방에 핏자국이 뒤엉켜 있다.

1층으로 가는 계단을 가리킨다.


“저긴 아닙니다.”

“왜?”

“너무 빤한 설정이니까요.”

“그럼 어디?”

“이 옷장속이 아닐까요?”

“어머. 신참 촉이 장난 아니다.”

“어떻게 유추했어요?”


다영이 팔짱을 끼며 묻는다.


“2단계라고 해서 올라가란 법은 없죠.”

“그래서?”

“비밀통로는 큰 옷장에 있을 겁니다.”

“역시 형님이십니다.”

“가자, 신참. 최면을 조심해.”

“선두랑 후미는 우리가 맡아요.”

“저는?”

“가운데. 절대 혼자 있지 마요.”

“예, 팀장님.”

“영아? 문 열어.”

“옛 썰.”


심영이 옷장 문을 활짝 열어젖힌다.

희뿌연 어둠이 그들을 기다린다.

지독한 습기.

다영이 선두로.

대한과 유나, 심영이 후미로.

옷장 속의 긴 터널을 통과한다.

짙은 안개가 일행을 덮친다.

그들이 걷는 곳은 늪지대.

발밑이 철벅거린다.

얼마나 지났을까.


“정지. 모두 멈춰.”


안개에 가린 시야가 환하게 트인다.

끝없이 펼쳐진 회색 공간.

바람이 분다.


“조심해. 긴장 늦추지 말고.”


사위가 고요하다.

철벅거림만이 현실감각을 지배한다.


“온다아!”


유나가 제일 먼저 쌍권총을 치켜든다.

다영이 레이저 총을 들어 겨눈다.

대한이 산탄총을 철컥 겨눈다.

심영이 기관단총을 쳐든다.

쉬이익!

진흙 묻은 악령들이다.

밑에서, 위에서, 사방천지에서 온다.

그들을 노리고 공격해온다.

피융 피융.

타다다다!

따다다다.

지지직.

지지직.

탕!

철컥.

탕!

총격전의 오케스트라.

그들을 비웃듯 날아다니는 악령 떼.

시야를 어지럽히며 몰려든다.

하얗게 터지는 악령들.

어둠과 빛의 왈츠.

다들 몸을 밀착하고 사격에 몰두한다.

악령의 잔해가 우르르 쏟아진다.

마지막 악령이 공중분해 된다.

일행은 잠시 숨을 고른다.

모두 살아남는다.


“다친 사람 없지?”

“옛 썰. 이상 무.”

“다음 목표는 가시나무야.”

“자긴 우리랑 꼭 붙어있어.”

“가자!”


눈앞에 거대한 가시나무가 서있다.

꿈틀대는 뿌리와 가지.

꼭 춤추는 풍선인형 같다.

일행이 가시나무에 도착한다.

가시나무가 형형색색으로 빛난다.

이 세상의 것이 아니다.

지옥의 중심에 온 것만 같다.


‘나무가 말을 하네?’


대한이 나무 곁으로 다가간다.

휘이잉, 휘이잉.

최면에 걸리듯 바람소리에 매료된다.

나직하면서도 부드러운 소리.

천천히 거기 세뇌된다.


“모두 정신 차려! 이건 악명 높기로 유명한 OO정원이야. 귀부터 OO. 앞으로 OOO이 공격OO거야.”


다영의 목소리가 저 밖으로 사라진다.

동료들의 형체도 점점 희미해진다.

대한이 최면에 빠져든다.

환자복을 입은 형체가 보인다.

입에서는 붉은 피가 흐르고 있다.

민구다.


“대한아, 내 친구야.”

“민구야, 네가 어떻게?”

“지금 넌 꿈을 꾸고 있어.”

“꿈? 아, 그렇구나.”

“내가 널 구한 건 기억해?”

“물론이지. 모든 기억이 돌아왔니?”

“잊지 마. 넌 나한테 목숨을 빚졌어.”

“알아. 너 피가 흘러.”

“너 때문이잖아.”

“나 때문이라고?”


민구의 눈빛이 섬뜩해진다.


“애완견 버리듯 날 버린 줄 알았어.”

“버리다니. 왜 그런 말을 해.”

“나랑 넌 갈 길이 다르니까.”

“그래도 넌 내 친구야.”

“믿을 수가 없는데?”

“왜?”

“넌 내가 시키는 걸 안할 테니까.”

“뭔데 그래. 뭐든지 할게.”

“약속하는 거야?”

“약속해. 내가 어떻게 해줄까?”

“이번엔 네가 날 살려야지.”

“어떻게?”

“내 앞에서 무릎을 꿇어.”

“뭐?”

“그리고 내 손을 잡아. 용서를 빌면서.”

“용서를?!”

“넌 세상에 태어나면 안 돼. 안 되는 애였어. 그래서 버려진 거야.”

“그랬구나. 역시 그랬어.”


갑자기 절망감이 밀려온다.


“내 앞에서 무릎을 꿇어.”


작가의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행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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