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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님의 서재입니다.

영혼 주식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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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창업
작품등록일 :
2020.05.11 10:24
최근연재일 :
2020.08.13 18:27
연재수 :
1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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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26
추천수 :
719
글자수 :
567,238

작성
20.06.02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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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0쪽

대결 (4)

DUMMY

“먹어.”

“싫어.”

“실은 먹고 싶지?”

“아니.”

“내가 주는 거라서 그래?”

“아니야.”

“어쨌든 먹어. 내 것까지.”

“박사님 드려.”

“뭐?”

“박사님을 드리라고.”

“내가 왜?”

“그럼 널 더 좋아하실 테니까.”


소녀는 역시 나보다 한 수 위다.

싫어도 해야 하는 일이 있다.


“너 하나 먹어. 남은 건 박사님 줄게.”

“넌?”

“난 이딴 거 안 먹어.”

“먹고 싶잖아.”

“내가 먹고 싶은 건 고기야.”

“어떤 고기?”

“스테이크. 두툼한 거.”

“꿈도 야무지다.”

“2인분.”

“내 것도 주문했어?”

“당연하지. 같이 먹어야 맛있어.”

“내가 좋아해야하는지 모르겠다.”

“내 생일축하 해줄래?”

“당연하지. 생일축하 해.”


초코파이 하나를 건넨다.

박사님한테 돌아간다.


“박사님 드세요.”


대한이 남은 하나를 내민다.

박사님이 깜짝 놀란다.


“왜 나한테 주는 거냐?”

“그냥 그러고 싶어요.”


대한은 거짓말의 편리함을 안다.

약아빠진 늙은이.

냉큼 삼킬 줄 알았겠지?

겨우 초코파이 2개로 뭘 하라고.

자신과 아이들 사이만 이간질시키고.

대빵이 될 기회를 없애버리다니.

너무하다.

이것도 대결이다.

박사님과 자신만의 대결이다.

싸움은 이겨야 한다.

자신은 이길 것이다.


“고맙구나.”


박사님이 초코파이를 가져간다.

두고 보자.

대한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꿈이 끝나간다.

어둠이 그를 꿈에서 내쫓는다.




* * *




대한이 눈을 떴다.

하루에 두 번씩이나 꿈을 꾸다니.

아직 밤9시.

벌떡 일어났다.

현기증을 느끼며 숙소를 나섰다.

8층 휴게실.


“숙취 해소제 있나요?”

“드링크는 있습니다만.”

“그럼 그걸로 주십시오.”


꿀꺽꿀꺽.

기대치.

조 회장님.

조선 씨.

위대한 자신.

겨우 기대치한테 협박이나 받았다.

지금부터가 진짜 싸움이었다.

회사의 모든 영혼과 단결하자.

예언대로 그들의 삶을 변화시키자.

싸움은 아직 시작 전.

무슨 수를 쓰던 놈을 이기자.


“어머. 대한 씨 아냐?”


안 팀장이었다.

하도 오랜만이라 까먹을 뻔했다.


“대한 씨가 특수처리반 에이스라면서?”

“솔직할까요? 겸손할까요?”

“하하. 에이스 맞네.”

“커피 한잔 어떠십니까?”

“어머. 나한테 데이트 신청이야?”

“아름다우신 분이 필요합니다.”

“늘 표정관리가 안 된다. 어쩌니?”


싸우려면 어떤 정보든지 필요했다.

그게 똥덩이든, 황금이든.

1층 커피숍.

대한과 안 팀장이 커피를 음미했다.


“어때? 좀 미세한 게 느껴져?”

“왜 비싼지 이유를 모르겠는데요?”

“그럴 줄 알았어.”

“얼굴이 좋아지셨습니다.”

“호호. 요즘 그런 얘기 많이 듣지.”

“진심입니다.”

“빈말이라도 기분 좋다.”

“연애라도 하세요?”

“사내연애? 생각만 해도 끔찍해.”

“왜요?”

“보는 눈이 어디 한둘이야?”

“하긴 몰래 뭘 할 수가 없죠.”

“성공한 사례가 없지.”

“없군요.”

“사랑이 밥 먹여주나 뭐?”


대한이 은근슬쩍 발을 걸쳤다.


“안 팀장님.”

“응? 뭐.”

“하나만 여쭤보겠습니다.”

“그럼. 나 이래봬도 일 년 차야.”

“소문이 하나 도는데.”

“내가 성형했다는 루머처럼?”

“헛소문이겠지만요.”


대한이 신중한 얼굴로 물었다.


“기 전무랑 조 대표님 사이가.”

“아, 그 소문?”

“아십니까?”

“본래 윗사람들은 방귀를 안 뀌어도 냄새가 난다고. 딱 둘이 약혼 전까지 갔어.”

“그게 사실이라고요?”

“흐지부지됐지만. 팩트였어. 믿어.”

“기대치 전무가 차인 겁니까?”

“그럼 찼겠어?”

“뭐가 부족해서 차였을까요.”

“자세히는 모르지만.”


안 팀장이 목소리를 낮췄다.


“전무님이 정략결혼을 꿈꿨지.”

“대단한 가문 출신인가요?”

“회사 초창기멤버잖아.”

“능력자였고요.”

“회장님 마음엔 드셨겠지만.”

“아.”

“사랑을 얻는 데는 서툴었어.”

“서툴다니요?”

“후계자자리만 몰두했다고 할까?”

“여자들은 보통 능력자한테.”

“끌리긴 해. 꽂히는 건?”

“순진한 남자들인가요?”

“헌신하는 남자지.”

“아, 역시.”

“대한 씨도 명심해.”

“네?”

“여자를 사로잡으려면 말이야.”

“네.”

“그 여자가 가장 원하는 것부터 찾아.”

“좋은 충고 감사합니다.”

“뭘. 대한 씨니까.”


대한도 목소리를 낮췄다.


“전무님도 처음엔 에이스였겠죠?”

“그랬지. 영혼과 대화 가능한 능력자.”

“당시엔 센세이션을.”

“물론이야. 하지만 지금도 그럴까?”

“아니죠.”

“누가 최고야?”

“저죠.”

“호호. 보기보다 뻔뻔하네.”

“사실이니까요.”

“맞아. 대한 씨가 최고능력자야.”


회사에선 능력자가 대우 받았다.

현재 자신의 능력은 뛰어났다.

일단은 우세하다고 판단됐다.


“어서 물어봐. 질문이 남았지?”

“어떻게 그걸.”

“어떤 소문이야?”

“조 대표님이 정신과치료를 받는다는.”

“아, 최근 소문?”

“아시는 게 있습니까?”

“정확히 전해들은 말은 있지.”


안 팀장이 손가락을 입에 댔다.


“이건 이거야. 극. 비.”

“네, 극비.”

“간호사가 나한테만 들려준 건데.”

“심리치료실 간호사요?”

“아, 우린 사우나에서 친해진 사이.”

“네.”

“걔가 주치의 컴퓨터를 훔쳐봤대.”

“어떻게··· 아아, 패스워드가 같죠?”

“궁금하잖아. 사장님이 웬일로?”


요점만 말씀하시죠.


“요점은 이거야.”

“뭡니까.”

“죽었다 살아난 경험이 있었대.”

“설마.”

“트라우마야. 어둠을 못 견딘대. 밤에 불도 켜고 잔다지, 아마?”

“저런.”


그랬구나.

그래서 어둠을 무서워했구나.


“불쌍하게 신경안정제를 먹어야 한대. 그것도 여섯 살부터라니. 어휴.”

“진단명이 뭐죠?”

“아직 끝나지 않았어.”

“아, 네.”

“대표직에 오르고. 불안이 다시 시작됐다나? 얼마나 스트레스가 심했겠어.”

“우울증인가요?”

“아냐, 우울증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맞아! 자긴 어떻게 알았어?”

“줄여서 PTSD.”

“대한 씨도 혹시?”

“학창시절에 우울증을 앓았습니다. 뭐 사회에서도 고생했고요.”

“지금은? 완치됐고?”

“약만 끊었죠. 지금도 의심투성이고.”


안 팀장이 유심히 대한을 쳐다봤다.

속을 꿰뚫는 눈빛이었다.


“둘 다 대표님 질문이네?”

“제가 그랬습니까?”

“조 대표가 좀 하늘하늘하긴 하지.”

“안 팀장님.”

“그 정도면 예쁘잖아. 나이도 어리고. 왠지 불쌍해서 안아주고 싶지 않아?”

“전 아닙니다.”

“누가 물어봤나?”

“아니. 오해하실까 봐서요.”

“오오. 이거 감이 와. 수상한데?”

“저 같은 게 감히.”

“피 끓는 청춘이잖아.”


서로가 패를 감춘 채 응시했다.


“대한 씨도 매력이 있단 소리야.”

“감사합니다.”

“젊음을 이기는 매력은 없어.”

“새겨듣죠.”

“아, 실컷 떠들었더니 출출한데?”

“뭐라도 사드릴까요?”

“아냐. 오늘 얘긴 비밀이다?”

“네, 명심하겠습니다.”

“어서 가. 내가 괜히 붙잡고 있었네.”

“아닙니다. 큰 도움이 됐습니다.”

“그럼 다행이고. 나중에 또 봐.”

“네. 그럼.”


노력 끝에 정보 수집은 끝났다.

기대치는 일단 바닥에 깔자.

그녀의 발개진 얼굴이 눈에 선했다.

그녀만의 남자가 되고 싶었다.

어쩌면 가능한 일일 수도 있었다.

여긴 기적을 만드는 회사니까.

끓어오르는 피를 느꼈다.

띵!

직원숙소.

샤워를 끝내고 몸을 닦았다.

캡슐로 들어가면서 조선을 떠올렸다.

이상하게 낯익은 얼굴.

간절히 원하게 된 몸을.


“잘 자요.”


대한의 눈이 스르르 감겼다.

꿈을 꾸었다.

이번엔 기억났다.

동화에나 나올법한 무도회장.

조선과 대한이 오래도록 춤췄다.

주위는 박수치는 시종들로 넘쳐났다.

공주와 왕자처럼 왈츠를 췄다.

영혼들이 벌처럼 날았다.

눈처럼 날리는 꽃가루.

펑펑 터지는 폭죽.

완벽했다.

그들은 행복했다.

꿈이라도 행복했다.

아니면.

꿈이라서 행복했다.


“아함! 어이구, 머리야,”


아침이 열렸다.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려고 했다.

기대치한테 위협받는 하루가.

감히 자신의 허락도 없이.


“으아! 시작하자.”


정장을 갈아입고 숙소에서 나왔다.

엘리베이터 앞.

입구에 몰린 수많은 사원들.

9층에서 내리는 사람은 자신뿐.

서버실을 통과해 사무실로 향했다.

특수처리반.

다른 팀과 다영, 유나, 심영이다.

지각인 건가?

빈자리에 앉으며 대한이 말했다.


“무슨 일이죠? 9시도 안됐는데.”

“어서 와, 신참.”

“역시 주인공은 맨 나중이네요.”

“비상소집?”

“아니에요, 형.”

“기대치 전무님이 들른다고 했어.”

“그래서 일찍들 모인 거예요.”

“기 전무?”

“9시 전에 온다고 연락이 왔대요.”

“왜 난 연락을 못 받았지?”

“형, 휴대폰 방전이죠?”

“아, 안 가져왔다.”

“신참이 또 사고를 저질렀군.”

“제시간에 왔으니 됐어.”


다영이 커피 잔을 건넸다.

그때였다.

문이 열리며 기대치가 들어왔다.

일동기립.


“다들 앉아요. 일찍 불러서 미안하오.”


전혀 미안하지 않은 얼굴이다.

파렴치한 놈.

이중인격자.

왕 재수탱이.

스파이.

빈 의자를 가져다 칠판 앞에 앉았다.

나머지는 그대로 서있었다.

대한이 노려봤다.


“특수처리반 인재들과는 오랜만이군.”


작가의말

오늘도 애쓰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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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첫 임무 (4) 20.05.26 127 4 10쪽
30 첫 임무 (3) 20.05.25 126 2 10쪽
29 첫 임무 (2) 20.05.25 120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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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특수처리반 (7) 20.05.24 133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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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특수처리반 (5) 20.05.23 137 2 10쪽
24 특수처리반 (4) 20.05.22 139 3 10쪽
23 특수처리반 (3) 20.05.22 150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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