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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님의 서재입니다.

영혼 주식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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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창업
작품등록일 :
2020.05.11 10:24
최근연재일 :
2020.08.13 18:27
연재수 :
1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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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99
추천수 :
719
글자수 :
567,238

작성
20.05.25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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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첫 임무 (2)

DUMMY

대한도 얼굴을 다시 봤다.

숱 많은 머리에 서글서글한 눈매.

금테안경이 잘 어울리는 미남형이다.


“회사 부장이라고 했지?”

“오전11시 병원예약이야. 출근 전에 위치추적 장치, GPS를 옷에 붙여.”

“그럼 신참, 슬슬 시작해볼까?”

“유나 누나 파이팅.”

“우리의 호흡을 기대하라고.”


GPS는 새끼손톱만 했다.

유나가 검지 끝으로 들어올렸다.

문을 열고 대한이 내렸다.

유나도 따라 내렸다.

차문이 닫혔다.

둘이 어색하게 팔짱을 꼈다.

개인주택 앞으로 걸어갔다.


“긴장하지 마, 신참.”

“네.”

“내 매력에 흠뻑 빠지지도 말구.”

“네?”

“평범한 부부로 설정하자고.”

“어떤 상황극을 만들죠?”

“글쎄. 의심받지 않고 접근하려면.”

“얼굴도 기억 안 나게 해야죠.”

“뭐 좋은 아이디어 없어?”

“이러면 어떨까요.”

“뭔데?”

“콘택트렌즈를 떨어뜨린 것처럼.”

“아! 내가 차 앞에서 바닥을 살핀다?”

“전 바람을 잡고요.”

“그러다 자기가 실수인 척?”

“네.”

“너무 빤해.”

“그렇겠죠?”

“그래서 맘에 들어. 드라마 좀 봤네?”

“채택된 겁니까?”

“오케이. 그걸로 가자.”


둘은 어슬렁거리며 때를 기다렸다.

집은 거대한 평수였다.

부잣집 마나님과 결혼이라도 했나?

45살에 능력도 있는 S대 출신?

그에게 악령이 붙어있을까?


“뭐해? 나오는 것 같아.”


유나가 대한한테 GPS를 넘겼다.

그녀의 연기가 시작됐다.

단발머리를 흐트러뜨렸다.

바닥에 주저앉아 꼼지락거렸다.

대한은 손목시계를 보면서 기다렸다.


“시작할까요?”

“아유, 나 어떡해!”

“이 근처가 확실해, 여보?”

“잠깐만. 꼭 여보라고 불러야겠어?”

“그럼 뭐라고 부릅니까.”

“허니랑 당신.”

“선택하세요.”

“여보는 징그러우니까 알아서 바꿔줘.”

“알았어요.”

“자기가 바람 잡는 게 중요해.”

“유나 씨가 타이밍을 잘 맞춰야죠.”


대한이 GPS를 꽉 쥐었다.

이제 대상자만 나오면 된다.

잠시 후.

철문이 열렸다.

한시원이 집에서 나왔다.

세단 앞에 주저앉은 유나를 발견했다.

바닥을 휘젓기 시작하는 유나.

대한이 연기를 시작했다.


“이 근처야? 출근시간 늦겠어.”

“이 근처야, 허니. 나도 속상하거든?”

“어이쿠. 사장님, 죄송합니다.”

“무슨 일입니까?”

“마누라가 콘택트렌즈를 떨어뜨려서요.”


한시원이 손목시계를 보며 말했다.


“오래 걸리겠소?”

“아닙니다. 금방 찾을 겁니다.”

“일단 차부터 탑시다.”

“잠시면 됩니다.”

“내가 후진해서 빠져나갈 테니까.”

“그러니까 조심 좀 하라고 했잖아!”

“아휴, 어쩜 좋아. 으앙, 허니.”

“이 칠칠치 못한 여편네야! 콱 죽어!”

“어떡해. 나 렌즈 잃어버렸나봐.”

“내가 이딴 걸 마누라라고.”

“허니.”

“에잇! 더러운 내 팔자야.”


대한이 휘적휘적 걸어갔다.


“도와주세요. 네? 여기쯤이에요.”


한시원이 망설이다, 쪼그리고 앉았다.

유나와 같이 땅바닥을 살폈다.

좋았어.

걸려들었어.

대한이 몰래 다가왔다.

정신없는 틈에 GPS를 한시원의 등에 붙이고. 손바닥으로 살짝 눌렀다.

작전성공.

이제 도망칠 때가 왔다.


“이제 찾았지, 여보?”

“여보? 허니가 아니고?”

“그러니까, 찾았냐고! 벌써!”

“여보! 찾았다! 그래 찾았어.”

“확실합니까, 아주머니?”

“네.”


유나가 검지 끝을 눈에 넣는 척했다.

진정한 오스카상 발연기였다.

한시원이 얼른 일어섰다.

세단에 올라탔다.

줄행랑쳤다.

휴.

대한과 유나도 얼른 빠져나왔다.

인상을 지우기 위해서였다.

부르릉.

세단이 골목을 벗어났다.

유나가 느닷없이 대한의 목을 졸랐다.


“뭐어? 여편네? 마누라아?”

“컥. 어쨌든 먹혔잖아요.”

“감히 선배한테 기어올라?”

“전 최선이었다고요.”

“한번만 더 그래봐. 응?”

“유나 씨.”

“아주 요절을 내줄 테니까. 알았어?”

“네. 제발 좀.”


유나의 손아귀에서 겨우 벗어났다.


“콜록콜록.”

“그나저나, 내 연기 어땠어?”

“발연기가, 아니 끝내줬습니다.”

“자기 얼굴은 들키지 않았지?”

“네. 저는 쳐다보지도 않았어요.”

“그럼 본부로 돌아가자.”


둘은 서둘러 리무진버스에 탔다.

문을 닫고 유나가 촐랑거렸다.


“임무완수.”

“봤어. 정말 어이없더라.”

“눈치 챘을까요?”

“아니길 빌어야지.”


이미 GPS가 가동 중이었다.


“영아, 따라잡아.”

“옛 썰.”

“내 연기력은? 아무도 칭찬 안 해?”

“여우주연상 감이었어요, 유나 누나.”

“후훗. 진짜?”

“집중 좀 하게 조용해줄래?”


드디어 미행이다.

대한은 흥분에 사로잡혔다.

다영이 GPS모니터를 계속 지켜봤다.

심영이 운전을 계속했다.


“다음엔 다영 씨랑 영이가 나가.”

“유나 씨!”

“우린 얼굴 팔렸어!”

“그렇게 본부에 있고 싶어?”

“다영 씨만큼 못할 줄 알아?”

“자긴 활동적인 체질이잖아. 안 그래?”

“난 돌아가면서 하잔 얘기야.”

“다른 옷이 있습니까? 변장도구라든가.”

“있어.”


다영이 바로 대답했다.


“실직자든 임산부든 얼마든지. 번갈아가면서 하자는 거지? 대환영이야. 메소드 연기가 뭔지 보여줄게.”

“기대해볼게. 그나저나 너무 피곤하다.”

“피곤하세요?”

“자기, 안마할 줄 알아?”

“안마를 원하십니까?”

“어디 한번 주물러 봐.”


대한이 유나의 어깨를 주물렀다.


“앙. 어이구, 시원하다.”

“대한 씨.”

“네, 팀장님.”

“시킨다고 다 해주지 마.”

“웃겨!”

“우린 동료라는 걸 명심해.”

“제가 좋아서 하는 일입니다.”

“좋아서?”

“안마를 하면 손가락 운동도 되니까요.”

“그래?”

“젊었을 때 제대로 배운 겁니다.”

“유나 씨는 호강하겠네.”

“아그, 좋아. 히잉. 최고.”


다음에는 자신이 운전해야겠다.

하나는 모셔도 둘은 못 모시겠다.


“회사로 진입합니다!”


심영이 단호하게 말했다.

세단이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갔다.


“어떡할까요. 따라 들어갈까요?”

“일단 멈춰.”

“옛 썰.”


리무진버스가 보도에 대기했다.

일단 방문목적이 없었다.

한시원을 집중마크 하면서.

악령이 있는지 확인해야 했다.


“좋아. 대상자를 뒤쫓을 사람?”

“난 안 돼.”

“자기가 왜?”

“바로 들킬 거야. 봤으면서?”

“뭘.”

“바로 곁에 있었다고. 아무도 안 믿겠지만 난 낯을 가려. 진짜야.”


두 여자가 대한을 쳐다봤다.

대한이 천천히 손을 쳐들었다.


“제가 하죠.”

“막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이?”

“네.”

“스릴 넘치는 삶을 꿈꿨지이?”

“네, 그럼요.”

“좋아. 됐어. 그럼 난 한숨 잘게.”


유나가 좌석을 눕히고 눈을 감았다.


“고마워, 대한 씨.”

“아닙니다. 부서가 어디죠?”

“여긴 손꼽히는 건설회사야.”

“네.”

“한시원은 총무과 부장이고.”

“그럼 직원인 것처럼 꾸며야겠군요.”

“좋은 생각이라도 있어?”

“용역회사 직원으로 침투하겠습니다.”

“역시 대한 씨밖에 없네.”

“작업복은 있겠죠?”

“물론이지. 잠깐만 기다려.”


다영이 큰 상자를 뒤적거렸다.

페인트 공 작업복을 꺼내들었다.

대한이 얼른 탈의하고 갈아입었다.

모자까지 쓰니 영락없었다.


“손목시계 무전기능은 알지?”


다영이 블루투스 이어폰을 건넸다.


“압니다. 오른쪽 단추를 누르고 대화.”

“좋아. 이어폰 착용하고 출발해.”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악령이 보이면 바로 뛰쳐나와.”

“한판 붙고 싶은데요?”

“객기 부릴 때가 아니야, 대한 씨.”

“악령이 있는지만 확인하죠.”


드르륵.

탁.

밖으로 나와 옷매무새를 바로 했다.

회사 정문으로 반듯이 걸어갔다.

이제부터는 혼자다.

어깨에 많은 짐을 짊어졌다.

회전문을 열고 들어갔다.

문제다!

입구부터 게이트다.

사원증이 있어야 통과가 가능하다.

임시사원증을 발급받아야만 했다.

모자를 눌러쓰고 경비한테 갔다.

게이트 옆에 서 있었다.


“실례합니다.”

“무슨 일이요?”

“그게, 사실은.”

“혹시 외부직원이쇼?”

“급하게 오느라 옷을 못 갈아입어서.”

“임시사원증이 필요한가?”

“네.”


경비가 대한을 자세히 훑어봤다.


“어딜 들어가려는 거요?”

“총무과에 볼일이 있습니다.”

“이렇게나 일찍?”

“일찍 오라고 하셔서요.”

“무슨 일인지 물어봐도 되겠소?”

“용역직원들 복지에 관한 회의참석차.”

“아, 용역직원 복지.”

“의심되시면 연락해보시죠.”

“아니 무슨.”


경비가 경비실로 들어갔다 나왔다.


“주민등록증?”

“없는데. 어떻게 안 될까요?”

“그럼 번호라도 대시오.”

“900314-OOOOOOO."

“이름이 뭐요?”

“위 아니, 변영훈입니다.”


거짓말이 술술 나왔다.


“본래는 주민등록증이 있어야 하지만.”

“죄송합니다. 수고가 많으시죠?”


경비가 임시사원증을 건넸다.


“돌아갈 때 꼭 반납하쇼.”

“그야 물론이죠.”

“젊은이가 참 인상이 좋구먼.”

“감사합니다, 선생님.”


깍듯이 인사하고 게이트를 통과했다.

정말 운이 좋았다.

한편으론 낯설었다.

영혼들이 전혀 안 보였으니까.

테이크아웃한 커피를 든 직원들.

청소미화원들만 드문드문 보였다.

엘리베이터로 갔다.

줄을 섰다.

안내판을 보니 총무과는 6층.

아침8시25분.


작가의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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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첫 임무 (4) 20.05.26 125 4 10쪽
30 첫 임무 (3) 20.05.25 125 2 10쪽
» 첫 임무 (2) 20.05.25 120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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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특수처리반 (7) 20.05.24 133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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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특수처리반 (5) 20.05.23 136 2 10쪽
24 특수처리반 (4) 20.05.22 138 3 10쪽
23 특수처리반 (3) 20.05.22 148 2 10쪽
22 특수처리반 (2) 20.05.21 140 2 10쪽
21 특수처리반 (1) 20.05.21 145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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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떠도는 영혼 (4) 20.05.19 169 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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