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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님의 서재입니다.

영혼 주식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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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창업
작품등록일 :
2020.05.11 10:24
최근연재일 :
2020.08.13 18:27
연재수 :
132 회
조회수 :
17,693
추천수 :
719
글자수 :
567,238

작성
20.05.23 07:29
조회
135
추천
2
글자
10쪽

특수처리반 (5)

DUMMY

“왜 그래야 하지?”

“쉽잖아. 쪽팔릴 것 없어. 용서해줄게.”

“넌 죄를 용서할 수 없어.”

“그럼 예언이 뭔지 알려줄게.”

“예언? 나에 관한 예언?!”

“그래. 너와 영혼 주식회사의 악연.”

“알았어. 좋아.”


대한이 무릎을 털썩 꿇는다.


“이젠 내 손을 잡아.”

“그럼 알려준단 거니?”

“그래. 내가 틀린 말하는 거 봤어?”

“내가 꿈꾼 내용도 기억나게 해줘.”

“소름끼치게 기억날 거야.”

“잘 좀 부탁해.”


귓전에서 다영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뭐해? 대한 씨. OO이 OO을 하고 있어. OO한테 OO를 주지 마.”


두 손을 민구를 향해 들어올린다.

민구가 웃으면서 다가온다.

대한의 손을 잡으려한다.

정신이 혼미하다.


‘안 돼!’


그 목소리는 조선의 목소리다.

무의식이 그를 붙잡는다.

하지 말라고 외친다.

대한이 멈칫한다.


“뭐 하나만 물어봐도 될까?”

“어서 손 내밀어.”

“넌 개인병실로 옮겼어.”

“그래서.”

“영혼도 제자리를 찾았어.”

“빨리 손!”

“근데 어떻게 꿈이라는 거지?”

“널 만나러 왔잖아.”

“이곳은 게임 안인데?”

“영혼은 뭐든지 할 수 있어.”


대한이 일어서서 민구를 노려본다.

입에서 흐르던 피가 사라진다.

그가 유령처럼 흐릿해진다.


“암호를 대.”

“다시 무릎 꿇어.”

“암호를 대라, 민구야.”

“대한아, 우린 친구야.”

“그러니까 대답해. 운명거역자.”

“어서 내 손을 잡으라니까!”

“운명거역자 다음!”

“망할 자식!”

“영혼의 재활용. 그 말인 즉.”


대한이 산탄총을 민구한테 겨눈다.


“내 친구가 아니란 뜻이야.”


타앙!

산탄총의 총구가 불을 뿜는다.

민구의 형체가 불에 타 일그러진다.

온갖 추악한 얼굴들이 비명을 지른다.

너무 고통스러워서 귀를 막는다.

재들이 공중에 흩어진다.

헉!

마침내 최면이 풀린다.

거의 같은 순간.

일행이 장막을 헤치고 들어온다.


“대한 씨. 괜찮아?”

“휴우, 네.”

“1분 동안 꼼짝도 안했어.”

“겨우 1분이요?”

“미안해. 내가 조심시켜야 했는데.”

“다영 씨 잘못인가 뭐?”

“기분이 더럽지 않으셨어요?”

“다들 겪으셨습니까?”

“가시나무는 무의식을 스캔해.”

“처리속도가 엑사바이트지.”

“무슨 말씀인지.”

“이 가시나무는 환상을 만들어.”

“신참은 뭘 봤어?”

“아픈 친구요.”

“혼자서도 잘 처리했네. 미안해”

“다시 봤어, 신참.”

“이제 2단계는 끝인가요?”

“그래. 현실로 돌아갈 시간이야.”


유나가 대한의 어깨를 잡는다.

인정받는 기분이 든다.

묘한 경험이다.

오늘 처음 만나서 칭찬받다니.

다영이 모두를 주목시킨다.


“자, 셋 하면 고글 벗어.”

“좀 어지러울 테니까 참고해, 신참.”

“준비. 하나, 둘, 셋!”


고글을 벗었다.

이명현상이 일어났다.

귀에서 벌떼 소리가 들렸다.

웅웅.

순식간에 현실로 돌아왔다.

현기증이 나서 앞으로 쓰러질 뻔했다.

허릴 굽히고 겨우 숨을 쉬었다.

유나가 대한의 등을 만졌다.


“왜, 토할 것 같아?”

“제가 살아있기는 한가요?”

“다영 씨, 신참이 아주 체질인데?”

“형님은 짱 프로게이머십니다.”

“영아!”

“누나!”


둘이 하이파이브 했다.

다영이 대한을 부축했다.

이들은 바로 내 사람들이다.

대한은 내심 뿌듯했다.

자신을 지켜냈다는 게 기뻤다.

조선의 목소리가 그를 도와줬다는 게.


“자, 어떡할까.”

“당근 쉬어줘야지.”

“대한 씨 환영회를 해야겠지?”

“무슨! 얼차려까지 해야지.”

“저만 빼고 다녀오십시오,”

“헐. 지금 빼는 거?”

“선약이 있으면 그렇게 하고.”

“다영 씨 뒤끝 엄청 긴데.”

“전부 없을 때 메일이 오면 어쩌죠?”

“10초 뒤면 폭발해.”

“네?!”

“유나 누나 말은 거의가 가짜에요.”


아직은 낯선 사람들이었다.

그렇지만 이들은 같은 팀이었다.

마음을 열어야만, 하나라도 얻는다.


“알겠습니다. 함께하죠.”


대한, 심영, 유나, 다영 순으로.

환영회는 레스토랑에서 했다.

샴페인이 터졌다.


“자, 자.”


다영이 샴페인 잔을 치켜들었다.


“앞으로 함께 할, 영원히 함께 할.”

“유치해. 차마 더는 못 들어!”

“위대한 씨에게 건배.”

“건배!”

“빨리 마시고 빨리 죽자!”

“유나 씨 건배사는 무효야.”

“왜? 그것도 하나의 선택인데.”

“우리 할 일을 잊은 거야?”

“아니!”

“좋은 건배사 많잖아. 지화자 빼고도 사이다, 진달래, 찬찬찬, 사우나, 오징어. 왜 찬물만 끼얹지? 왜 삐딱선인데?”

“오늘도 팀장님한테 한소리 들었군.”

“제발 한소리 안 하게 해줘.”

“전 괜찮습니다!”


모두가 대한을 주목했다.


“일종의 비유 아닐까요? 빨리 죽자는 말은 빨리 살자는 말의 역설이겠죠?”

“와, 신참이 국어 쌤이었니?”

“제가 충동적이라 늘 말실수를 합니다.”

“그게 걱정돼서 공부했어?”

“네, 팀장님.”

“이쯤에서 이름 불러. 빨리 편해지자.”

“으으, 차별여왕.”

“천천히 그러죠. 감사합니다.”

“또 내 편 하나 뺏겼네.”


역시나 까칠한 유나였다.

대한이 궁금해서 캐물었다.


“근데 업무는 언제쯤이나?”

“닥치면 다 하게 돼요, 형님.”

“걱정할 거 없어.”

“어디로 가서 뭘 할지 다 적혀 있어요.”

“그 다음은 외부출장인가요?”

“나가면 개고생이지.”

“특별수당도 나옵니까?”

“하하. 은근히 웃겨, 신참.”

“우리 목적은 운명거역자 보호야.”

“네.”

“이곳 병원까지 데려만 오면 돼.”

“악령과도 싸운다면서요?”

“싸움은 제일 나중에.”

“줄행랑은 치지 마. 다영 씨가 혼내.”

“대한 씨는 유나 씨만 조심해.”

“전 영이를 제일 조심할 겁니다.”

“야, 역시 지혜로우십니다. 제 술도 받으세요, 형.”


환영회가 끝나갔다.

유나와 심영은 곯아떨어졌다.

멀쩡한 건 다영과 대한뿐이었다.


“예전 인사고과 점수도 이어집니까?”

“오자마자 승진하려고?”

“네.”

“대한 씨, 너무 솔직하다.”

“저한텐 모든 게 흑과 백이에요.”

“뭔 말인지 알아. 그게 회사생활과는 안 어울리니 탈이지.”

“회장님을 꼭 만나 뵙고 싶습니다.”

“그분 정체는 나도 궁금해.”

“앞으로는 그분 지시만 따라야겠죠?”

“그럼. 뭐 따질 거라도 있어?”

“네?”

“하극상은 안 돼.”

“제 소문이 그렇게 났나요?”

“기대치전무님이 주목하고 계셔.”

“맙소사. 오래 일하긴 틀렸네요.”

“지랄을 해도 상사는 상사야.”

“알겠습니다.”

“난 기대가 커.”


대한이 손목시계를 봤다.

다영이 그를 떠밀며 말했다.


“나한테 맡기고 가봐.”

“함께 가야죠.”

“3차까지 가, 쟤들은.”

“어휴, 그럼.”

“내일 봐, 대한 씨.”

“감사합니다. 팀, 아니 다영 씨.”


대한이 공손히 절했다.

레스토랑을 성큼성큼 나왔다.

한시라도 빨리 민구를 만나고 싶었다.

5층 복도.

링거를 끌고 걷던 민구와 마주쳤다.


“민구야.”

“오, 위대한 씨.”

“이렇게 돌아다녀도 괜찮은 거야?”

“이러고 올림픽에 나갈 생각이야.”

“정보통이 누군지는 기억나니?”

“기대치는 아직도 못 죽였니?”

“피는 내가 묻힐게.”

“무슨 대사가 그래? 조폭영화 찍냐?”

“아무튼 기회가 올 거야.”

“넌, 훈련이 빡세던?”

“내 체질 같아.”

“얼굴이 십년은 늙어 보여.”

“그래. 너 땜에 죽을 뻔했다.”

“동료들하고 잘 지내라.”

“당연하지.”

“이 형님이 응원해줄게.”

“나중에 너도 들어와.”

“난 가늘고 길게 싸다 죽으련다.”


병실 앞이었다.


“다치지 말고.”

“응.”

“사고치지도 말고.”

“너나 간호사 꼬시지 마. 성추행이야.”

“오냐. 나중에 보자.”


민구와 헤어졌다.

갑자기 손등 생각이 났다.

부드럽고 따뜻했던 그 느낌이.

그 손등을 다시 어루만지고 싶었다.


“언젠가, 기회가 올까요?”


일주일이 지났다.


“빌어먹을! 안 쑤시는 데가 없네.”


캡슐에서 일어났다.

유도훈련은 늘 고통스러웠다.

후끈한 샤워가 몸을 회복시켰다.

특수처리반의 일곱째 날이 시작됐다.

취미생활이 시작됐다.

다영은 책과.

유나는 스도쿠와.

심영은 음악과 빠져들었다.

대한도 자신한테 맞는 일을 찾았다.

팀원들의 성격을 분석해봤다.


“책은 마음의 양식. 도서관에 가봤어? 영혼에 관한 책들로 가득해. 장담하지만 절대, 절대 실망 안 할 거야. 아무렴.”


손다영.

침착하고 사리분별에 밝은 지도자 타입.

논리적이며 대단히 섬세함.


“뭘 망설이지? 무조건 스도쿠야. 끝.”


정유나.

까칠하고 직선적인 아웃사이더 타입.

수다스러우며 자기애가 강함.


“자, 형님은 어떤 음악을 좋아하세요? 제가 다운받아드릴게요. 재즈? 레게?”


심영.

눈치 빠르며 성실한 보좌관 타입.

서글서글하며 고독을 즐김.


“결국 나만 문제구나.”


훈련 외에는 할 게 없었다.

승진과 별개로 할 일은 있었다.

변영훈의 진짜 영혼과 만나는 거였다.

점심시간.

9층 복도로 걸어갔다.

접수실에서 휴무라고 했다.

어떻게 정신치료에 휴일이 있지?

구경 다니는 영혼조차 없었다.

할 수 없었다.

5과 앞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섰다.

그때, 나오는 조선과 딱 마주쳤다.


“대한 씨?!”

“아, 네.”

“어머나.”


작가의말

오늘 하루도 힘내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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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악령주식회사 (1) 20.05.29 125 2 10쪽
36 회장과의 만남 (2) 20.05.28 118 2 10쪽
35 회장과의 만남 (1) 20.05.28 116 1 10쪽
34 첫 임무 (7) 20.05.27 115 3 10쪽
33 첫 임무 (6) 20.05.27 113 2 10쪽
32 첫 임무 (5) 20.05.26 117 4 10쪽
31 첫 임무 (4) 20.05.26 125 4 10쪽
30 첫 임무 (3) 20.05.25 125 2 10쪽
29 첫 임무 (2) 20.05.25 119 1 10쪽
28 첫 임무 (1) +2 20.05.24 136 3 10쪽
27 특수처리반 (7) 20.05.24 133 1 10쪽
26 특수처리반 (6) +2 20.05.23 141 4 10쪽
» 특수처리반 (5) 20.05.23 136 2 10쪽
24 특수처리반 (4) 20.05.22 138 3 10쪽
23 특수처리반 (3) 20.05.22 148 2 10쪽
22 특수처리반 (2) 20.05.21 140 2 10쪽
21 특수처리반 (1) 20.05.21 145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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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떠도는 영혼 (5) 20.05.20 150 3 10쪽
18 떠도는 영혼 (4) 20.05.19 169 5 10쪽
17 떠도는 영혼 (3) 20.05.19 175 5 10쪽
16 떠도는 영혼 (2) 20.05.18 166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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