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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님의 서재입니다.

영혼 주식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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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창업
작품등록일 :
2020.05.11 10:24
최근연재일 :
2020.08.13 18:27
연재수 :
132 회
조회수 :
17,759
추천수 :
719
글자수 :
567,238

작성
20.06.16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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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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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0쪽

구조대 (2)

DUMMY

“제가 왜?”


유나가 털썩 주저앉았다.

눈 뜨고는 못 볼 지경이었다.


“어, 어떡해. 대한 씨. 다영 씨.”

“회장님.”

“손 팀장은 부하관리가 안 되나?”

“죄송합니다.”


대한이 나섰다.


“유나 씨는 역설로 말한 겁니다.”

“뭐?”

“인원이 적으니까 더 잘하자, 같은.”

“맞습니다! 그런 뜻이에요!”

“이번만 용서하시죠. 실력이 좋은데.”

“실력이 좋아?”

“네. 원 샷 원 킬.”

“그럼 냉큼 일어서게.”

“감사합니다! 아이고, 살았네.”


유나가 벌떡 일어섰다.


“이번엔 운이 좋아.”

“네!”

“그 운을 악령과 싸우는 데 쓰게.”

“알겠습니다!”


드디어 적진이었다.

구조대가 바싹 긴장했다.

회장이 팔짱을 끼고 사자로 돌변했다.


“모두 주목! 우린 호랑이굴로 들어간다. 아니. 저승의 입구다. 각오만 가지고는 어림도 없어. 누군가는 희생당하게 돼. 그러니 결정해라. 지금 여기서! 안에서 빌빌대지 말고 영혼이든 사람이든 빠질 놈은 빠져. 알겠나!”


모두 침을 꿀꺽 삼켰다.

악령을 떼거지로 상대해야 하니까.

그들만의 힘으로 퇴치해야 하니까.

문득 궁금해졌다.

회장과 이곳과의 관계가.

조선 씨를 납치한 정확한 이유가.

걱정됐다.

조선 씨의 현재가.

영혼 주식회사의 미래가.

코앞에 드리워진 그들의 전쟁이.


“잘 알아들었어?”

“네, 회장님.”

“모두 알아들었나?”

“네!”

“박 중위도 발언해.”

“당장 쳐들어가고 싶습니다!”

“어서 들어가시죠!”

“로비에서 큰 저항이 있을 것이다.”

“문제없습니다!”


다영이 눈치 빠르게 대응했다.


“모두! 한 목소리로 말해.”

“네?”

“모두 네! 라고 해. 회장님 붙여서.”

“나도 그 생각했어.”

“옛 썰.”

“난 제군들을 믿는다.”

“네, 회장님!”

“진심으로 그대들이 고맙다.”

“네, 회장님!”

“살아 돌아오란 빤한 얘긴 않겠다.”

“네, 회장님!”

“이것도 제군들 운명이다.”

“네, 회장님!”

“운명에 따르겠나?”

“네, 회장님!”

“네! 네! 네!”


유나였다.


“들어가서 조 대표를 구하겠나?”

“네, 회장님!”

“자신 있나?”

“네, 회장님!”


회장이 계속 말했다.

이런 내용이었다.

길을 뚫어라.

자신을 바쳐라.

반드시 승리하라.

악령을 무릎 꿇려라.

일인당 천 마리를 격퇴하라.

이곳에서 다들 무사히 빠져나오자.


“자! 그럼.”


회장이 최후의 명령을 날렸다.


“돌격!”


마침내 입성.

회전문을 밀었다.

회장과 대한이 선두에서.

다영, 유나, 심영이 뒤를 따랐다.

영혼방위군이 힘차게 로비로 날아갔다.

악령들이 로비를 점거한 상태였다.

역시나 그들은 준비하고 있었다.

몇 마리인지 셀 수조차 없었다.

모두들 무기를 꺼내 겨눴다.

대한은 레이저 총.

다영도 레이저 총.

유나는 분말소화기.

심영은 바주카포.

영혼방위군도 바주카포.


“발사!”


다영이 외쳤다.

아수라장이 됐다.

시야가 순식간에 가려졌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여기도 악령.

저기도 악령.

느닷없이 뛰쳐나오는 박쥐 떼.

공중을 지배하는 악의 무리였다.

차디찬 공포가 밀려들었다.

사방천지가 다 악령이었다.

구조대가 사방으로 흩어졌다.

대한이 자리를 잡았다.

심영이 방아쇠를 당겼다.

다영이 연속해서 발사했다.

악령들은 일시에 흩어졌다 모여들었다.

득달같이 달려들다가.

잽싸게 달아나는.

전술을 썼다.


“다 죽어랏!”


유나가 분말소화기를 사방에 뿌렸다.

뿌연 가루가 매몰차게 흩날렸다.

하지만, 그대로 가라앉았다.

전처럼 큰 효과가 없었다.

너무 큰 공간이어서?

어떻게 된 거지?

대한도 봤다.

단지 운이었다고?

실망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그녀가 소화기를 내동댕이쳤다.

땡그렁!

소화기가 쪼르르 굴러갔다.

무기 없는 유나가 바닥에 엎드렸다.


“받아, 유나 씨!”


다영이 레이저 총을 던졌다.


“자기는?”


다영이 전속력으로 달려갔다.

같은 시각.

1층 로비.

회장이 걷고 있었다.

대형 비석으로 가고 있었다.

신의 돌과 닮은꼴이었다.

단지 색깔만 희뿌연 하얀색이었다.

회장이 그 앞에서 멈췄다.


“회장님 지켜!”


다영이 회장한테 뛰어갔다.

대한과 영혼방위군은 싸우느라 바빴다.

거침없이 악령들을 쏴서 맞혔다.


“오, 마침내.”


하얀 비석 앞에 선 회장.

뭐에 홀린 것처럼 꼼짝도 안 했다.

악령의 최후는 우수수 떨어지는 먼지.

빛으로 변하지는 않았다.

악령의 잔해는 검은색이었다.

여긴 악령주식회사였기 때문이다.

회장이 비석을 물끄러미 올려다봤다.

다영이 멈춰 섰다.


“회장님!”


회장이 그녀를 뿌리치며 달아났다.

무아지경에 빠진 듯했다.

다영이 외쳤다.


“회장님! 제가 드린 거요. 주세요!”

“제발 날 내버려둬.”

“총만 주세요. 네?”

“자!”


회장이 내민 것은 오면서 건넨 무기.

레이저 총이었다.


“제 뒤로요. 어서!”


회장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아니, 그는 알고 있었다.

덤벼들지 않는다는 걸.

정말 그랬다.

공격당하지 않았다.

신기하게 회장만 무사했다.

악령들은 그의 존재를 알아챘다.

오히려 부딪칠까 조심하면서 다녔다.

꽁지 빠지게 방향을 틀었다.

있는 힘껏 달아났다.

어떻게 된 걸까?

의문이 꼬리를 물고.

구조대 전체가 비틀거렸다.

팩트 하나.

악령은 인간 앞에서는 강했다.

팩트 둘.

영혼군인 앞에서는 맥을 못 췄다.

결론.

영혼 싸움에 인간 등이 터져버렸다.


“괜찮으세요, 회장님?”


다영은 피해 다니는 악령들을 노렸다.

상황은 이렇게 흘러갔다.

앞서가는 영혼방위군.

백발백중의 적중률.

일사천리의 흐름.

일벌백계의 힘.

지치지도 않았다.

악령들이 나가 떨어졌다.

열세가 우세로 바뀌어갔다.

반면에 인간 팀은 망가져갔다.


“영아, 괜찮아?”

“괜찮아요. 누나 뒤!”

“아악!”

“잡았어요.”

“정말 잡았어?”

“내 팔 잡지 말아요!”

“미안.”

“서로 등을 대요, 우리.”

“든든하다.”

“또 온다!”

“에잇, 받아라!”

“3시 방향!”

“3시가 어디지?”

“어휴. 제가 쏠게요!”

“9시랑 헷갈려.”

“6시 방향.”

“죽어라!”

“밀지 마요!”


곡소리를 냈다.

여기저기서 튀어나왔다.

감당하기 벅찼다.

악령이 다영을 뒤에서 안았다.

대한이 명중시켰다.

골로 갔다.

계속 피 말리는 전투였다.

피하는 게 일이었다.

조준.

히트.

발사.

분쇄되는 악령들.

근접한 악령들.

팀원들의 몸부림.

일방적인 공격.

개싸움을 방불케 했다.

영해전술이었다.

아니다.

그보다 심했다.

돌파구가 필요했다.

숫자로는 상대가 안됐다.

악령들을 깨부술 특별한 대책.

강 회장의 말이 다시금 떠올랐다.


“위기가 닥치면, 놈들 입장이 돼보게.”


놈들 입장.

놈들의 입장.

흰색.

흰색 공포증이 왜 안 먹혔지?

왜 여기선 안 통했을까?

바닥에 쌓이는 잿더미가 눈에 띄었다.

맙소사.


‘혹시?’


황급히 문밖으로 뛰쳐나갔다.

다행히 오는 길에 가게를 봤다.

한달음에 페인트 가게에 도착했다.

제기랄!

주인은 없었다.

출장 중이었지만.

지체할 수가 없었다.

옆에 쇠파이프가 있었다.

내리쳐서 자물쇠를 부쉈다.

안으로 들어갔다.

10리터짜리 페인트 통을 발견했다.

지갑에서 5만원을 꺼냈다.

책상에 수북이 올려놨다.

통 2개를 하나씩 들고 나왔다.

팔이 저리도록 내달렸다.

악령주식회사.

문을 밀고 들어왔다.

여전히 밀렸다.

벌써 20분 째.

체력이 고갈됐다.

잠시도 멈출 틈이 없었다.


“헉헉.”


대한이 옥내소화전을 열었다.

소방호스를 꺼냈다.

노즐을 조절했다.

최대한 조였다.

페인트 통 덮개를 열었다.

뚜껑이 닫혀 있었다.

아, 헤라라도 가져올 걸.

드라이버라도 하나 있었으면.

하느님.

제발.

천운이었다.

소화전 안에 십자드라이버가 있었다.

상관없었다.

뚜껑 틈새에 박고 쑤셨다.

손가락만한 틈이 벌어졌다.

반대편에도 같은 구멍을 뚫었다.

원리는 간단했다.

누군가 페인트 통을 기울인다.

줄줄줄 페인트가 흐른다.


“맞다!”


먼저 할일이 있었다.

페인트 통을 살살 기울였다.

손과 가슴에 잔뜩 묻혔다.

이 정도면 됐다.

만족스러웠다.

이제 모두를 구할 시간이었다.


“영아! 영아, 이리 와!”


제정신이 아니겠지.

악령보다 유나를 상대하느라.

달려갔다.

바닥에서 재가 일었다.

기다려라.

너희 악령들아.

잿더미로 만들어주마.

심영은 거의 탈진상태였다.

유나도 마찬가지였다.

대한이 심영의 손을 낚아챘다.


“형?”

“자기야.”

“같이 와요! 유나 씨!”

“모두 끝난 거야?”

“이제부터 진짜 시작입니다.”


다영이 달려왔다.


“빨리 피해!”

“네?”

“잠깐 물러났어.”

“끝난 거야?”

“더 크게 오려는 거야. 해일처럼.”

“어떡해. 난 못하겠어.”

“울지 마요, 누나.”

“엉. 어어엉엉.”

“정신 차려!”

“다영 씨.”

“왜?”

“회장님 모시고 따라오세요.”

“혹시?”

“네, 방법이 있어요.”

“알았어. 부탁해.”

“우리 다 죽는 거야?”

“네! 몰살당할 겁니다!”

“뭐?”

“유나 씨 하나 땜에요.”

“흑. 미안해.”

“눈물은 끝나고 흘리세요.”

“알았어. 뚝!”

“이유는 따지지 마요.”


대한이 자신의 가슴을 문질렀다.

찐득찐득한 페인트를 적셨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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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지킬 것과 버릴 것 (3) +12 20.06.12 81 6 10쪽
64 지킬 것과 버릴 것 (2) +12 20.06.11 83 7 10쪽
63 지킬 것과 버릴 것 (1) +12 20.06.11 85 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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