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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님의 서재입니다.

영혼 주식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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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창업
작품등록일 :
2020.05.11 10:24
최근연재일 :
2020.08.13 18:27
연재수 :
1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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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79
추천수 :
719
글자수 :
567,238

작성
20.06.07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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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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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기대치의 음모 (1)

DUMMY

“거짓말. 너는 거짓말쟁이야.”

“너는 억지쟁이야. 왜 나한테만 그래?”

“뭘?”

“왜 나한테만 억지를 써?”

“그건.”


대한이 말을 못한다.

소녀가 밀어붙인다.


“너랑은 결혼 안 할 거야.”

“해야 될 걸?”

“웃기지 마!”

“소리 지르지 마.”

“나 따라하지 마.”

“선이 넌 못된 애야. 아주 못됐어.”

“대한이 넌 왜 날 괴롭히는데?”

“너랑 결혼하고 싶어. 그게 다야.”

“난 싫다고 했어.”

“그러니까 넌 바보야.”

“의사 선생님!”


소녀가 의사를 부른다.

소녀의 침대가 대한에게서 멀어진다.

대한은 슬프다.

멀어지는 이 순간이 슬프다.

하지만, 결코 헤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이 섬에서만큼은.

탈출하지 않는 이상은.

그렇게 천천히 꿈에서 깬다.




* * *




꿈에서 깼다.

입에서 술 냄새가 났다.

예쁘게 포장된 초콜릿상자가 보였다.

조선 씨가 좋아했으면 좋겠는데.

한시원 님은 상무가 됐을까?

민구 녀석은 안전할까?

벌써 오후3시다.

서둘러야 했다.

양치질을 하고 향수를 뿌렸다.

13층으로 올라갔다.

띵!

상무이사실로 찾아갔다.

똑똑.

문이 잠겨 있었다.

전화번호라도 알아둘 걸.

천천히 대표이사실로 향했다.

조선 씨라면 한시원의 거처를 알겠지.

아뿔싸.

거기서 나오는 기대치와 마주쳤다.


“아주 제 집 드나들 듯 하는군.”

“대표님께선?”

“안 계셔. 일단 나 좀 보지.”


기대치가 의기양양해서 걸어갔다.

이상해서 기대치를 따라갔다.

전무이사실 안.

기대치가 소파에 앉았다.

대한도 마주 앉았다.

상자에서 시가 두 개를 꺼냈다.


“한 대 피우겠나?”

“주시면 받죠.”


기대치한테 시가를 받아들었다.

끝을 자르고 불을 붙여줬다.

해가 서쪽에서 뜨려나?

이놈이 또 무슨 꿍꿍이를.


“후우. 그래. 선이한텐 무슨 용건이지?”

“대표님께 직접 말씀드리겠습니다.”


기대치가 다리를 꼬고 쳐다봤다.


“한시원 씨가 상무가 된 건 알지?”

“벌써 절차가 끝났군요.”

“회장님께 많이 서운하겠군.”

“아뇨.”

“그래?”

“한시원 님은 저보다 능력자십니다.”

“나까지 위험하게 생겼어.”

“위험이요?”

“한시원이 기대이상이란 뜻이야.”

“회장님의 뜻이죠.”

“그래. 모든 게 회장님 뜻이지.”

“불만이십니까?”

“건방지긴. 정도껏 해.”

“노력은 해보죠.”

“조심해. 뭐 나한테 궁금한 건 없나?”


기대치한테서 구린내가 풍겼다.

뭔지 알 수만 있다면.


“없습니다.”

“그래? 게임오버다?”

“숙소를 알 수 있을까요?”

“한 상무? 나? 아니지. 조 대표겠지.”

“아십니까?”

“13층엔 비밀이 아주 많아.”

“한시원 님 전화번호를 아십니까?”

“한 상무야 필요하면 연락하겠지.”

“그렇겠군요.”

“이제 볼일 끝났으면 가게.”


산처럼 쌓였다, 인마


“저한테 김민구란 친구가 있습니다.”

“그래?”

“영혼의 재활용 실험에 휘말렸습니다. 강제로 신체를 강탈당했죠.”

“그럴 리가.”

“사실입니다.”

“그래서. 그걸 내가 했다?”

“명백한 불법이죠.”

“물론 불법이지. 난 하지 않았어.”

“삼자대면이라도 하고 싶네요.”

“그걸 왜? 내가 안했다는데.”

“훗.”


대한이 비웃었다.


“뭐야, 기분 나쁘게.”

“어떻게 말이 어제오늘 다르죠?”

“같은 태양이 뜨지는 않잖아?”

“확신하십니까?”

“한 번만 더 물으면 화낼 거다.”

“알겠습니다.”


대한이 재떨이에 시가를 비벼 껐다.


“그만 가보죠.”

“괜히 일을 확대시키지 마.”

“확대시키다니요?”

“헛소문이 나돌지 않도록 하란 말야.”

“아, 네.”

“괜한 오해도 사지 말고.”

“하긴 오해란 무서운 거죠.”

“자네도 위태롭게 됐어.”

“저요? 제가 왜.”

“이봐, 놀아도 점잖게 놀아야지.”

“점잖게요?”

“조 대표랑 장시간 외출했다는 소문이 돌더군. 오토바이까지 동원해서.”


젠장.


“소문일 뿐입니다.”

“회장님 귀에도 들어갔을 걸?”

“전혀 신경 안 쓰입니다.”

“넌 그 순간부터 요주의 인물이 됐어.”

“전무님도 소문을 믿으십니까?”

“안 믿어. 다신 일어나지 않을 테니.”

“어떻게 장담하시죠?”

“쥐도 새도 모르게.”

“아하.”

“바로 그렇게 될 게야.”

“조심해야겠군요.”

“명심해. 손에 뭘 묻히는 게 싫거든.”

“그만 나가보겠습니다.”


대한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곳은 회사야.”

“예?!”

“상하관계를 분명하게 해!”


살짝 목례를 했다.

속에서 천불이 느껴졌다.

밖으로 나갔다.

기다려라.

반드시 복수해주마.

증거 하나만 있으면 된다.

너도 인간인 이상 실수할 테니까.

시간이 3시18분이었다.

지갑을 열었다.

14만원이 남았다.

머리핀이라도 하나 살까?

다이아몬드 큐빅이 박힌 비싼 걸로?

띵!

회사 밖으로 뛰어나갔다.

회사근처에 대형마트가 있었다.

액세서리 매장에 왔다.

머리핀을 골랐다.

우아하고 고급스러웠다.

카트를 밀고 지나치는 연인이 보였다.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마트에서 쇼핑하는 사람들.

함께 섞인 대한과 조선.

둘의 미래.

10년 후.


“자기, 이거 하나 먹어봐요.”

“그냥 가.”

“얼른요. 한입만. 자아.”

“우물우물.”

“어때요? 맛있죠?”

“맛있어.”

“하나 살까요?”

“시식은 다 맛있어. 양이 적잖아.”

“어유. 그래쪄요?”

“당신 그 말투 자꾸 쓸래?”

“어쭈쭈, 우리 자기. 화나쪄요?”

“엄한이도 싫어해. 초등학생이라고.”

“하긴 사춘기죠, 걔가.”

“그래도 건강하게 자랐어.”

“당신한테 고마워요.”

“내가 뭘 했다고. 당신이 애썼지.”

“가만. 몇 시죠?”

“회사를 너무 비운 거 아냐?”

“오랜만에 나온 건데 좀 더 놀아요.”

“옛날의 조선 씨는 어디로 갔지?”

“요기요.”

“맞네.”

“한 상무님이 잘 하시잖아요.”

“올라가서 옷 하나 고를래?”

“당신 양복부터요. 회사전무라는 사람이, 아니 곧 대통령을 만날 사람이 변변한 셔츠 하나 없으니.”

“셔츠는 기대치가 잘 어울렸지.”

“기대치요? 그게 누구죠?”

“왜 있었잖아.”

“아, 그 사람? 감옥에서 풀려난?”

“어디 정신병원에서 산다지 아마?”

“인과응보죠 뭐.”

“지금도 궁금해.”

“뭐가요?”

“어떻게 내 일거수일투족을 알았는지.”


손님이 그와 부딪쳤다.

아쉽게도 상상이 깨져버렸다.

대형마트에서 나왔다.

회사로 되돌아오다가, 회전문에서 나오는 다영을 발견했다.

그녀가 허둥지둥 걸어갔다.

사람들 눈을 피하는 것 같아보였다.

얼른 숨었다.

서로 마주치면 얼마나 어색했을까.


“휴우. 다영 씨가 무슨 일이지?”


회사 안으로 들어갔다.

신의 돌이 보였다.

그 앞에 서서 마음을 다잡았다.


‘정신 차리자, 위대한.’


놈은 항상 자신을 감시해왔다.

악령주식회사의 스파이였다.

온 천하에 폭로해야 했다.

기대치의 음모를 반드시.

능구렁이 같은 놈.

오래간만에 지하로 내려갔다.

영혼방위군의 박 중위를 만나러.

여느 때처럼 군인영혼들로 붐볐다.


“아니? 대한 군이 웬일인가.”


박 중위가 반가워하며 걸어왔다.


“박 중위님.”

“어서 오게. 이런!”

“네?”

“이젠 자넬 뭐라고 부를지 모르겠군.”

“저야 대한 군이죠.”

“능력 있는 실력자가 좋겠나?”

“아뇨.”

“기대치와 대결하는 바보가 좋겠나.”

“소문 한번 빠르군요.”

“영혼들끼리 도박판이 벌어지고 있어.”

“어느 쪽에 거셨습니까?”

“나야 이기는 쪽에 걸었지.”


대한이 질문을 던졌다.


“꼭 여쭤볼 게 있습니다.”

“해보게.”

“기대치를 따르는 영혼들이 많은가요?”

“그건 왜?”

“저에 대한 정보가 너무 노출돼서요.”

“영혼 중에 스파이가 있단 뜻인가?”

“네.”

“아니야. 영혼들은 중립을 지켜.”

“중립이요?”

“인간의 일에는 개입하지 않아.”

“하지만 수영장에서도.”

“그놈들은 회장님께서 벌써 쫓아냈네.”

“그래요?”

“캡슐에서 꺼내서 보호자한테 보냈지.”

“아.”

“교수, 사장, 정치인, 화가, 로비스트.”

“그랬군요.”

“영혼들한테 본보기를 삼으셨어.”

“그럼 제 사생활이 어떻게?”

“인간 중에 스파이가 있겠지.”

“인간 중에요?!”


스파이, 스파이?


“기대치를 얕잡아보지 마.”

“그럼요. 조심하고 있습니다.”

“자네와 아주 가까운 곳에 있을 걸?”

“그런 생각까진.”

“영혼들은 소문을 내고 다닐 뿐이네.”

“확신하십니까?”

“내 명예를 걸지.”

“저와 조 대표님 일은 어떻게 퍼졌죠? 하루도 안 지나 회장님이랑 기대치 모두 알아버렸습니다.”

“회장님께는 우리가 보고했어.”

“그래요?”

“모든 걸 알리는 게 원칙이니까.”

“기대치는?”

“기대치는 전무일 뿐이야.”

“군인 영혼을 매수하진 않았을까요?”

“절대 불가능해.”

“유혹했을 수도 있잖습니까.”

“모두 회장님께 충성하는 군인들이야.”

“그건 알지만.”

“기대치와는 원수지간일세.”

“왜죠?”

“복지에 전혀 신경을 안 쓰니까.”


박 중위 말이 맞는 걸까?

인간 스파이가 있다?


“스파이는 자네 주변에서 찾게.”

“제 주변에서요?”

“자네를 알려고 했겠지.”

“아!”

“기대치와도 자주 마주쳤을 거고.”

“전혀 의외의 인물이겠죠?”

“물론이지. 단서가 됐나?”

“네.”


됐고 말고.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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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반란의 조짐 (1) +22 20.06.10 94 1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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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기대치의 음모 (4) +14 20.06.09 88 9 10쪽
58 기대치의 음모 (3) +10 20.06.08 88 7 10쪽
57 기대치의 음모 (2) +12 20.06.08 90 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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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세레나데 (5) +10 20.06.06 92 6 10쪽
53 세레나데 (4) +10 20.06.06 90 7 10쪽
52 세레나데 (3) +16 20.06.05 94 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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