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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 주식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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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창업
작품등록일 :
2020.05.11 10:24
최근연재일 :
2020.08.13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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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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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67,238

작성
20.06.11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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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지킬 것과 버릴 것 (2)

DUMMY

대한과 다영의 대화가 계속됐다.


“인생이란 그 두 가지 선택 아닐까요?”

“무슨 뜻?”

“지켜야 할 것과 버려야 할 것.”

“뭘 지키고 싶은데?”

“내 사람들이요.”

“믿을 수 있는 사람들?”

“네.”

“나도 믿을 수 있는 사람이야?”

“그럼요.”

“그럼 나도 지켜줘야 된다?”

“당연하죠.”

“유나 씨랑 영이도?”

“지킬 겁니다.”

“유나 씨는 빼.”

“왜요?”

“은근히 사람 속 뒤집잖아.”

“전생에선 반대였겠죠.”

“대한 씨는 전생을 믿는 거야?”

“여기에 와선 모든 걸 믿게 됐습니다.”


대한의 어깨를 매만지는 다영.


“둘은 내가 봐도 천생연분이야.”

“모두의 앞에 발가벗겨진 느낌이에요.”

“규정 속도만 지켜.”

“만나면 껴안고만 싶고.”

“좋은 걸 하려니까 그렇지 뭐.”

“좋은 건가요, 사랑이?”

“응. 아닌가?”

“조선 씨가 자꾸 뺍니다.”

“무작정 들이대니까 그렇지.”

“여자를 이해하기가 불가능해요.”

“여자 입장에서 생각해봐.”

“그게 전 안 돼요.”


대한이 볼멘 소리를 했다.


“겨우 한 번을, 그것도 어렵게 했습니다. 계속 그 생각만 나고요.”

“회수는 안 중요해.”

“그럼요?”

“만족을 시켜야지.”


대한의 호기심이 동했다.


“뭘 보면 알죠?”

“느낌. 그냥 느낌이 와.”

“여자가 자기 집으로 초대한다면?”

“그럼··· 반쯤은 허락하는 거지.”

“솔직하시네요.”

“사실적으로 말할까?”

“네.”

“숨이 턱턱 막혀. 온몸이 부들부들 떨려. 침이 바싹 마르고, 슬쩍 닿기만 해도 예민해져. 물론 뜨거워져야지.”

“굿모닝!”


유나가 들이닥쳤다.

외면하는 다영과 대한.


“뭐야. 둘이 내 욕했어?”

“2탄은 다음에 하자, 대한 씨.”

“아쉽네요.”

“둘이 뭐라고 했는데. 응? 으응?”


유나가 따돌림 당하면서 끝났다.

오전이 훅 지나갔다.

도청장치는 회장의 손에 들어갔을까?

조선도 들었을까?

점심시간.

뷔페식당으로 갔다.

이젠 혼밥이 습관처럼 편했다.

초밥과 스테이크를 먹고 있었다.

멀리 변영훈 씨가 보였다.

그의 곁으로 자리를 옮겼다.


“앞에 앉아도 되겠습니까?”

“무슨 볼일이라도 있소?”

“현재 생활에 관해 묻고 싶어서요.”

“맘대로 하쇼.”

“감사합니다.”


그는 예전보다 살찐 모습이었다.

변영훈의 진짜 영혼도 곁에 떠다녔다.

혹시 자기 몸을 그리워하나?

어쨌거나.

육체에 깃든 영혼한테 확인하고 싶었다.


“몇 주 후면 다시 영혼이 되시겠죠?”


변영훈 씨에게 물었다.


“그래야지. 당연히 그래야지.”

“무슨 소립니까?”

“약속을 이행 안할까 봐 그러쇼?”

“아니, 그게 아니고.”

“이 몸뚱이를 환불하고 싶어 죽겠소.”

“A/S를 신청하는 건가요?”

“당신이 직접 들어와 보구려.”

“좀 구체적으로 말해주시죠.”

“수면제를 얼마나 처먹었는지 적응이 안돼. 아침이면 멍만 때린다고. 신경통에 후두염에 무좀! 물건이 제대로 서길 하나.”


지켜보던 변영훈의 영혼이 울상이었다.


“후회막심이야. 영혼으로 지낼 걸.”

“사람 몸이니 불편하시겠죠.”

“사람 냄새가 그리워서 옮겨왔더니만.”

“이젠 반대파가 되신 겁니까?”

“운이 나빴다고 봐.”

“어쨌든 리콜하고 싶으신 거잖습니까.”

“육체에 갇힌다는 것도 갑갑해.”

“변영훈 씨 원래 영혼이 곁에 계신데.”

“쳇! 그렇구먼.”

“뭐가요?”

“영혼도 왕따 신세야.”

“하고 싶은 말은 없으신가요?”

“빨리 바꾸자고 해주쇼.”

“알겠습니다. 맛있게 드십시오.”


대한이 일어나 옆 테이블로 갔다.

변영훈의 영혼이 그를 따라왔다.

오늘도 참 우울해 보였다.


“컨디션은 괜찮습니까?”

“제가 먼저 먹어도 될까요, 선생님?”

“그럼요. 한 접시 더 가져올까요?”

“아뇨. 이거면 됩니다.”


변영훈의 영혼이 서둘러 냄새 맡았다.

밥 한 끼가 영혼한테도 보약일까?

식사를 끝내더니 트림을 했다.


“왜 본인의 몸을 따라다니는 거죠?”

“안심이 안돼서요.”

“뭐가요?”

“제 몸을 막 다루는 것 같아서.”

“영혼의 재활용은 여전히 반대십니까?”

“네, 그럼요. 네.”

“원래 몸을 되찾고 나면.”

“열심히 살 겁니다.”

“최선을 다해서?”

“몸이 얼마나 소중한지. 이젠 압니다.”

“새 인생 잘 사십시오.”

“한편으론 두려워요.”

“네?”

“다시 왕따로 살까 봐서.”

“영훈 씨.”

“예.”

“성격을 고치지 그래요.”

“예?”

“우울증이어도 쾌활한 사람 많아요.”

“저도 고치고야 싶죠.”


잘 타일러보자.


“습관부터요. 피트니스센터에 가봤어요?”

“아뇨, 저는···.”

“민구랑 친하죠?”

“네. 친한 형님입니다.”

“몸부터 만들어달라고 하세요.”

“몸이요?”

“근육을 쓰면 도파민이 나와서 자신감이 생길 겁니다. 그럼 나아져요.”

“자신감?”

“그게 있으면 겁날 게 없죠. 누구라도 사랑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럴까요?”

“살아있을 때 바꿔야 해요.”

“왜죠?”

“정신 상태가 영혼에 영향을 끼치니까.”


자신도 똑같았다.

자신감이 이 영혼만큼이나 부족했다.


“부탁 하나만 들어줄래요?”

“뭔데요?”

“증인으로 서줄 수 없겠습니까?”

“제가요?!”

“겪은 사실만 발표하면 돼요.”

“다른, 영혼들한테요?”

“영혼의 재활용을 찬성하는 쪽한테.”

“그, 글쎄요.”

“얼마나 후회하는지만 알려줘요.”

“다들 정신병자 취급할 텐데.”


역시 안 되는 놈은 안 되는 건가?

대한이 영혼의 손등을 살짝 두드렸다.


“일단 천천히 생각해봅시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변영훈의 영혼이 사라졌다.

안타까운 만남이었다.

중요한 증인이 저 모양이라니.

대한도 식사를 마치고 일어섰다.


-식사했어요?


조선한테서 문자가 왔다.

뛸 듯이 기뻤다.

영혼을 비난하다니.

조선의 숙소로 들어가려는.

진짜 한심한 인간은 자신인데 말이다.

11층.

대강당으로 갔다.

어제 설치한 도청기를 회수했다.

증거인멸.

전화벨이 울렸다.

처음 보는 번호였다.


“네, 위대한입니다.”

-자넨가? 한시원일세.

“한 상무님이 어쩐 일로.”

-회장님 호출이야. 지금 올 수 있나?

“혹시 어제 일 때문입니까?”

-특수처리반에는 말해놨네.

“알겠습니다.”


13층으로 갔다.

기대치의 상판을 보고 싶었다.

상무이사실 앞으로 가서 노크했다.

여비서가 문을 열어줬다.


“위대한 씨?”

“네.”

“들어오세요.”


여비서를 따라 상무실로 들어갔다.

회장과 한시원 상무.

곁에는 조선 대표이사.

미리들 소파에 앉아 있었다.


“앉게.”


회장이 지시를 내렸다.

비어있는 자리에 앉았다.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조선의 얼굴도 굳어 있었다.


“한 상무 말이 사실인가?”

“네.”

“뭔지 알고 네야.”

“제가 전무님 연설을 도청했습니다.”

“독자적으로 한 일인가?”

“제 영혼도 같이 했는데요.”

“노가리까지 마.”

“아, 네.”

“대치가 영혼들을 선동했어.”

“정확합니다.”

“또 누가 알아?”

“예?”

“자네 정보통이 누구야?”

“그건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이 자리가 우스워?”

“그게 무슨?”

“내가 물었으면 대답을 해.”

“비밀유지 때문입니까?”

“그럼 상장이라도 줄줄 알았나?”

“안심하십시오.”

“자넬 믿어라?”

“제 정보원입니다. 제가 책임집니다.”

“넌 누굴 보호할 처지가 아니야!”

“대한 군, 회장님께 말씀드려.”


한 상무가 일부러 꾸짖었다.


“뭐하나, 대한 군!”

“한 상무는 잠자코 있게.”

“어느 앞이라고 주제도 모르고.”

“자꾸 이러면 내가 화낼 수가 없잖나!”

“죄송합니다, 회장님.”

“위대한이!”

“네.”

“이 사실이 새나가면 원 아웃이야.”


어련하시겠어?


“왜 조 대표한테 말하지 않았지?”

“대표님한테요?”

“정보를 입수했으면 먼저 알렸어야지!”

“그 생각까진 못했습니다.”

“딴 생각하느라고 바빴군.”

“대한 군, 혼자 나선 건 잘못일세.”

“전 다만.”

“날 안 만났어도 보고는 했겠지?”

“무슨 말씀인지?”

“대표님한테 말이야. 안 그래?”

“네?!”

“그럴 생각이었잖아. 아닌가?”

“아마 그랬겠죠, 네.”

“규정을 위반하진 않았습니다.”

“거짓이야. 저놈 표정 좀 봐!”

“회장님, 일단 진정하시고.”


조선이 말렸다.


“당사자 말도 들어보셔야죠.”

“넌! 조 대표는 나서지 마!”


대한이 흥분해서 말했다.


“회장님.”

“뭐야.”

“우선 증거부터 잡고 싶었습니다.”

“역시. 꿍꿍이가 나오네.”

“그래야 믿으실 테니까요.”

“아니야.”

“네?”


회장이 선언했다.


“넌 도청부터 하고 싶었어.”

“그게 증거니까요.”

“어디서 수작질이야.”

“그럼 왜?”

“대치를 끔찍이 싫어했잖아.”

“절대 사심은 없었습니다.”

“대치를 자르고 싶어서 벌인 짓이야!”

“저도 공과 사는 구분할 줄 압니다.”

“믿어도 돼?”

“네.”

“한 상무, 이놈이 진심을 말했나?”

“맞습니다, 회장님.”

“저도 억울했습니다.”

“핑계 없는 무덤이 없지.”

“왜 기대치 전무만 감싸십니까?”

“너보단 쓸모가 많으니까. 끝!”

“끄응.”

“그럼 최종 결과를 알려주지.”


회장이 A4용지를 내보였다.


“대치한테는 따끔하게 얘기했어.”


퍽도 그랬겠다.


“그 어떠한 징계도 내리지 않기로.”


작가의말

오늘도 다들 애쓰셨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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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지킬 것과 버릴 것 (3) +12 20.06.12 81 6 10쪽
» 지킬 것과 버릴 것 (2) +12 20.06.11 84 7 10쪽
63 지킬 것과 버릴 것 (1) +12 20.06.11 85 7 10쪽
62 반란의 조짐 (2) +14 20.06.10 90 10 10쪽
61 반란의 조짐 (1) +22 20.06.10 94 13 10쪽
60 숙소 찾기 +14 20.06.09 86 8 10쪽
59 기대치의 음모 (4) +14 20.06.09 88 9 10쪽
58 기대치의 음모 (3) +10 20.06.08 87 7 10쪽
57 기대치의 음모 (2) +12 20.06.08 90 8 10쪽
56 기대치의 음모 (1) +8 20.06.07 94 7 10쪽
55 세레나데 (6) +14 20.06.07 92 7 10쪽
54 세레나데 (5) +10 20.06.06 92 6 10쪽
53 세레나데 (4) +10 20.06.06 90 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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